■'FTA=자동적 가격 인하'가 아니다 유럽 화장품 값 변동없고 車는 겨우 100만원 인하 값 왜 안내리나 관세 찔끔찔끔 인하하면 대부분 유통마진에 흡수 인하 효과 내려면… 불필요한 유통단계 줄이고 경쟁촉진 등 제도 개선을 우리나라가 가장 먼저 자유무역협정(FTA)를 맺은 나라는 칠레. 2004년 FTA 발효 이후 칠레산 수입제품가격은 얼마나 인하됐을까. 포도 등 일부 과일은 값이 꽤 떨어졌지만, 대표적 수입품목인 와인은 2004~2009년 15%의 수입관세가 순차적으로 철폐됐음에도 값은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인 '몬테스알파'의 경우 관세가 완전히 없어진 최근 2년 사이 24%(3만8,000→4만7,000원)나 상승했다. 지난 7월 발효된 한ㆍ유럽연합(EU) FTA도 비슷했다. 대형마트가 직접 수입하는 식품이나 와인은 10% 안팎의 가격인하가 이뤄졌지만 공산품은 달랐다. 유럽산 유명브랜드 가방 중 가격을 조금이나마 내린 것은 에르메스와 샤넬 두 브랜드뿐. 화장품 값도 내린 게 없고, 수천만원짜리 자동차는 관세가 2.5% 내렸지만 소비자가는 인하폭이 100만원 미만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비준을 끝내고 정식 발효를 앞두고 있는 한미 FTA는 과연 어떨까. 정부는 한미 FTA로 소비자들이 실질적 혜택을 볼 것이라고 주장해 왔지만, 한ㆍ칠레 및 한ㆍEU FTA에서 드러난 것처럼 'FTA=자동적 가격인하'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체리 오이 등 두 자릿수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일부 농산물은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가격이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형마트에 판매되는 미국산 체리는 500g에 1만원 정도인데 24%의 관세가 철폐되면 8,000원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15%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캘리포니아 와인도 10%가량 싸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치즈 등 장기간에 걸쳐 조금씩 관세가 철폐되는 품목은 사실상 가격 인하를 체감하기 어려울 전망.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관세가 매년 1~2%씩 찔끔 인하되면 결국 수입ㆍ유통업자들의 마진으로 흡수돼 소비자가격엔 변동이 없을 것"이라며 "칠레 와인값이 내리지 않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의류는 8%관세가 즉시 철폐되지만 인건비가 싼 제3국에서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아예 FTA 대상이 되지 않는다. 국내에서 인기 높은 청바지 브랜드인 캘린클라인 관계자는 "유럽이나 중국에서 만들어 오는 옷도 많아 바로 가격을 내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가격인하 효과를 체감하려면 FTA 그 자체만으론 불충분하며, 유통구조개선과 경쟁촉진 등 별도의 제도ㆍ관행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상린 한국유통학회장(한양대 교수)은 "FTA로 관세가 철폐되더라도 작은 소매 단계를 여러 번 거치면 거래비용이 늘면서 인하효과가 상쇄된다"면서 "실질적 가격인하를 위해선 유통단계를 줄이고 기업들의 공정경쟁 노력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
첫댓글 칠레 fta 후 처음 키위 엄청 쌌죠. 그러고 키위 농가 줄어들고 지금 가격 엄청 올렸죠. 칠레산 키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