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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송(惜誦)-굴원(屈原)
아쉬워하며 노래 부르다-굴원(屈原)
惜誦以致愍兮(석송이치민혜) : 지난 일을 애도하면서 근심을 일으키고,
發憤以抒情(발분이서정) : 분함을 드러내어 속마음을 떨쳐 보이니
所作忠而言之兮(소작충이언지혜) : 내가 한 일이 충성스러웠다고 말하는 것을
指蒼天以爲正(지창천이위정) : 푸른 하늘을 가리켜 맹세할 수 있도다
令五帝以木片中兮(령오제이목편중혜) : 오제로 하여금 공정하게 판단하게 하고
戒六神與嚮服(계육신여향복) : 육신으로 하여금 대질심문을 하도록 하겠다.
?山川以備御兮(비산천이비어혜) : 산천으로 하여금 대비하게끔 하고
命咎繇使聽直(명구요사청직) : 고도에게 명하여 곡직을 듣도록 하겠다.
竭忠誠以事君兮(갈충성이사군혜) : 충성을 다하여 군주를 섬겨왔거늘
反離?而贅?(반이군이췌우) : 도리어 뭇사람들에게서 멀어져 쓰이지 않고
忘?媚以背衆兮(망현미이배중혜) : 아첨하는 것을 잊어 뭇사람들을 등지고 말았으니
待明君其知之(대명군기지지) : 현명한 군주께서 알아주시기만을 기다린다
言與行其可迹兮(언여행기가적혜) : 말과 행동을 입증할 수 있으며
情與貌其不變(정여모기불변) : 속마음과 외모는 바뀌지 않았구나
故相臣莫若君兮(고상신막약군혜) : 옛부터 신하를 살피는 것은
所以證之不遠(소이증지불원) : 군주만한 사람이 없으니 증명하는 것이 멀지 않는다
吾誼先君而後身兮(오의선군이후신혜) : 마땅히 군주를 먼저하고 내 몸을 뒤로 하는데
羌衆人之所仇(강중인지소구) : 아! 뭇사람들이 원수라 여기는구나
專惟君而無他兮(전유군이무타혜) : 오로지 군주만을 생각하고 다른 마음이 없는데
又衆兆之所?(우중조지소수) : 또한 뭇사람들이 원수라 여긴다
壹心而不豫兮(일심이불예혜) : 마음을 한결같이 하고 주저함이 없었는데
羌不可保也(강불가보야) : 아! 나 자신을 보호할 수 없구나.
疾親君而無他兮(질친군이무타혜) : 급히 임금과 친해지려하고 다른 뜻이 없었거늘
有招禍之道也(유초화지도야) : 화를 초래하는 길이 있구나.
思君其莫我忠兮(사군기막아충혜) : 군주를 생각하는 것이 나보다 더 충성스러운 이 없고
忽亡身之賤貧(홀망신지천빈) : 내 몸의 빈천도 잊었도다
事君而不貳兮(사군이불이혜) : 군주를 섬김에 두 마음이 없는데
迷不知寵之門(미부지총지문) : 미혹되게 총애의 문을 알지 못하는구나.
忠何罪以遇罰兮(충하죄이우벌혜) : 충성한 것이 무슨 죄가 있어 벌을 받게 되었는데
亦非余心之所志(역비여심지소지) : 또한 내 마음이 뜻하는 바가 아니로다.
行不?以?越兮(행불군이전월혜) : 행실이 뭇 사람 같지 않아 넘어지고 말았으니
又衆兆之所?(우중조지소해) : 또한 뭇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도다
紛逢尤以離謗兮(분봉우이리방혜) : 빈번하게 허물과 비방을 받게 되었으니
?不可釋(건불가석) : 아! 풀 수가 없구나.
情沈抑而不達兮(정침억이불달혜) : 속마음이 억눌려 펴지지 않고
又蔽而莫之白(우폐이막지백) : 또한 가려져서 명백히 할 수 없도다
心鬱邑余侘?兮(심울읍여차제혜) : 마음이 울적하여 우울하게 있으니,
又莫察余之中情(우막찰여지중정) : 또한 내 속마음을 살필 수 없도다.
固煩言不可結?兮(고번언불가결이혜) : 진실로 번잡한 말을 드러낼 수 없으니
願陳志而無路(원진지이무로) : 원컨대, 뜻을 진술코자 하나 길이 없도다.
退靜?而莫余知兮(퇴정묵이막여지혜) : 물러나 고요히 침묵하고 있어 나를 알지 못하고
進號呼又莫吾聞(진호호우막오문) : 나아가 소리쳐보지만 또한 말을 들어주지 않는구나.
申侘?之煩惑兮(신차제지번혹혜) : 거듭 낙망하여 마음이 혼란스럽고,
中悶?之??(중민무지돈돈) : 가슴 속이 혼란하고 근심스럽구나.
昔余夢登天兮(석여몽등천혜) : 어제 내 꿈에서 하늘에 올랐는데
魂中道而無杭(혼중도이무항) : 혼이 도중에 건너지 못하였도다.
吾使?神占之兮(오사려신점지혜) : 내가 려신을 시켜 점을 치게 하였더니
曰有志極而無旁(왈유지극이무방) : 뜻이 지극하나 방법이 없다고 하는구나.
섭강(涉江)-굴원(屈原)
강물을 건너며-굴원(屈原)
余幼好此奇服兮(여유호차기복혜) : 나는 어려서부터, 남 다른 옷을 좋아하였는데
年旣老而不衰(년기로이불쇠) : 늙어서도 여전히 변하지 않았도다
帶長鋏之陸離兮(대장협지륙리혜) : 길게 늘어진 긴 칼을 차고
冠切雲之崔嵬(관절운지최외) : 아슬하게 높은 절운관을 썼었도다
被明月兮?寶?(피명월혜패보로) : 등에는 명월주 박힌 옷을 걸치고, 허리엔 아름다운 옥띠 둘렀도다
世?濁而莫余知兮(세혼탁이막여지혜) : 세상이 혼탁하여 나를 알아주지 않으니
吾方高馳而不顧(오방고치이불고) : 나는 먼 곳으로 달려서 세상을 되돌아보지 않으련다.
駕靑?兮?白?(가청규혜참백리) : 푸른 용, 흰 용이 이끄는 수레를 타고
吾與重華遊兮瑤之圃(오여중화유혜요지포) : 나는 순임금과 함께 옥으로 만들어진 동산에서 노니노라
登崑崙食玉英(등곤륜식옥영) : 나는 곤륜산에 올라가서 옥화를 따먹으며
與天地兮同壽(여천지혜동수) : 천지와 더불어 오래 살며
與日月兮同光(여일월혜동광) : 일월(日月)과 함께 빛나고 싶도다
哀南夷之莫吾知兮(애남이지막오지혜) : 남방의 오랑캐가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이 서러우니
旦余濟乎江湘(단여제호강상) : 아침에 나는 장강과 상수를 건너려 하노라.
乘鄂渚而反顧兮(승악저이반고혜) : 악저에 올라서 되돌아보노니
?秋冬之緖風(애추동지서풍) : 아! 가을 겨울 찬바람이 아직도 부는구나.
步余馬兮山皐(보여마혜산고) : 연못가에 나의 말을 천천히 몰아서
邸余車兮方林(저여거혜방림) : 방림(方林)에서 수레를 멈추었노라
乘?船余上沅兮(승령선여상원혜) : 창문 달린 배를 타고 원수(沅水)를 거슬러 오르고
齊吳榜以擊汰(제오방이격태) : 오지방의 노를 저어 물결을 가르노라.
船容與而不進兮(선용여이부진혜) : 배는 느릿느릿 나아가지 않고
淹回水而疑滯(엄회수이의체) : 소용돌이 물에 걸려 머물러 있었노라
朝發枉?兮(조발왕저혜) : 아침에 왕저를 떠나서
夕宿辰陽(석숙진양) : 저녁에 진양에서 머물었도다
苟余心其端直兮(구여심기단직혜) : 진실로 나의 마음이 바르고 곧으니
雖僻遠之何像(수벽원지하상) : 비록 멀고 동떨어진 곳이라 해도 무슨 근심이 있겠는가
入?浦余??兮(입서포여천회혜) : 서포에 들어가 배회하다가
迷不知吾所如(미부지오소여) : 아득하여 내가 갈 곳을 모르겠도다.
深林杳以冥冥兮(심림묘이명명혜) : 깊은 숲이 아득하여 컴컴한데
??之所居(원유지소거) : 그곳은 원숭이 사는 곳이어라
山峻高以蔽日兮(산준고이폐일혜) : 산은 험하고 높아서 해를 가리고
下幽晦以多雨(하유회이다우) : 아래는 깊고 음침해서 비가 많도다
霰雪紛其無垠兮(산설분기무은혜) : 싸락눈은 아주 많이 내려 끝이 없고
雲??而承宇(운비비이승우) : 구름은 자욱하게 처마에 닿아있도다
哀吾生之無樂兮(애오생지무락혜) : 내 삶의 무미함을 슬퍼하며
幽獨處乎山中(유독처호산중) : 홀로 이 외진 산중에 사노라
吾不能變心而從俗兮(오불능변심이종속혜) : 나는 마음을 바꾸어 속세를 따를 수 없으니
固將愁苦而終窮(고장수고이종궁) : 진실로 근심 속에 평생 고생하리라.
接輿?首兮(접여곤수혜) : 접여는 머리를 풀어 혜치고 미친 체 했고
桑扈?行(상호라행) : 상호는 발가벗고 돌아 다녔도다.
忠不必用兮(충불필용혜) : 충신이라고 반드시 등용되는 법은 없으며
賢不必以(현불필이) : 어진이도 기용되질 않는구나.
伍子逢殃兮(오자봉앙혜) : 오자서(伍子胥)는 재앙을 당했고,
比干菹?(비간저해) : 비간(比干)은 죽어서 소금에 절여졌도다.
與前世而皆然兮(여전세이개연혜) : 에부터 모두 다 그러했는데
吾又何怨乎今之人(오우하원호금지인) : 내가 어찌 오늘날의 사람들을 원망하리오
余將董道而不豫兮(여장동도이불예혜) : 나는 바른 길을 따라서 주저하지 않다가
固將重昏而終身(고장중혼이종신) : 거듭 어두운 세상을 만나 이 목숨을 마치리라.
亂曰(난왈) : 난은 다음과 같다
鸞鳥鳳皇日以遠兮(난조봉황일이원혜) : 난새, 봉황새 같은 길조들은 나날이 멀어져 가고
燕雀烏鵲巢堂壇兮(연작오작소당단혜) : 제비, 참새, 까마귀, 까치 같은 잡새들은 고당과 뜰에 깃들고
露申辛夷死林薄兮(노신신이사림박혜) : 신초와 신이풀이 무성한 숲 속에서 죽어 버린다
腥??御芳不得薄兮(성조병어방부득박혜) : 비린내 나는 것은 잘도 쓰이는데, 향기 나는 것은 쫓나는구나
陰陽易位時不當兮(음양역위시부당혜) : 음과 양의 자리가 바뀌어져 있고, 때가 온당치 않으니
懷信侘?忽乎吾將行兮(회신차제홀호오장행혜) : 진실한 마음을 품고서 실의에 젖어 있다가 나는 장차 떠나가리라
애영(哀?)-굴원(屈原)
영도를 슬퍼하며-굴원(屈原)
皇天之不純命兮(황천지불순명혜) : 하늘의 천명은 한결같지 않으니
何百姓之震愆(하백성지진건) : 어찌 백성들로 하여금 두렵고 허물 있게 하겠는가.
民離散而相失兮(민리산이상실혜) : 백성들은 흩어져 서로를 잃고
方仲春而東遷(방중춘이동천) : 바야흐로 좋은 봄날에 동쪽으로 옮기게 되었다.
去故鄕而就遠兮(거고향이취원혜) : 고향을 떠나 멀리 가니
遵江夏以流亡(준강하이유망) : 장강과 하수를 따라서 흘러가는 구나.
出國門而軫懷兮(출국문이진회혜) : 성문을 나서며 애통해하니
甲之?吾以行(갑지조오이행) : 갑일의 아침에 나는 가는구나.
發?都而去閭兮(발영도이거여혜) : 영도를 출발하여 마을을 나서니
荒忽其焉極(황홀기언극) : 아득히 홀연히 다하겠는가.
楫齊揚以容與兮(제양이용여혜) : 노를 나란히 들고
哀見君而不再得(애견군이불재득) : 애타게 임금을 만나려 해도 다시 만날 수 없구나.
望長楸而太息兮(망장추이태식혜) : 큰 가래나무를 바라보며 크게 탄식하니
涕淫淫其若霰(체음음기약산) : 흐르는 눈물이 싸라기눈처럼 내리는구나.
過夏首而西浮兮(과하수이서부혜) : 하수의 어구를 지나서 서쪽으로 떠나며
顧龍門而不見(고용문이불견) : 용문을 돌아보니 보이지 않는다.
心嬋媛而傷懷兮(심선원이상회혜) : 마음이 끌리어도 아프기만 하니
?不知其所蹠(묘불지기소척) : 아득히 멀어서 닿을 곳을 모르겠네,
順風波以從流兮(순풍파이종류혜) : 풍파를 따라서 흐르는 물을 쫓아
焉洋洋而爲客(언양양이위객) : 넓고 넓은데 나그네 되었도다.
?陽侯之氾濫兮(릉양후지범람혜) : 출렁이는 양후 신의 큰 파도를 타고
從?翔之焉薄(종고상지언박) : 쫓아 날아올라서 어디에 머물 것인가.
心?結而不解兮(심괘결이불해혜) : 마음에 맺혀 답답하여 풀리지 않고 생
思蹇産而不釋(사건산이불석) : 각이 휘어져 막혀 트이지 않는다.
將運舟而下浮兮(장운주이하부혜) : 배를 띄워 떠내려가서
上洞庭而下江(상동정이하강) : 동정호로 올랐다가 다시 장강으로 내려가네.
去終古之所居兮(거종고지소거혜) : 조상의 거처를 떠나서
今逍遙而來東(금소요이래동) : 이제 헤매다가 동쪽으로 왔도다.
羌靈魂之欲歸兮(강령혼지욕귀혜) : 아! 나의 영혼은 돌아가고 싶으니
何須臾而忘反(하수유이망반) : 어찌 한순간엔들 잊을 수 있으리.
背夏浦而西思兮(배하포이서사혜) : 하구를 등지고 서쪽을 생각하니
哀故都之日遠(애고도지일원) : 고향땅이 갈수록 멀어져 가는 것을 슬퍼한다.
登大墳以遠望兮(등대분이원망혜) : 큰 뚝방에 올라 멀리 바라보며
聊以舒吾憂心(료이서오우심) : 문득 나의 수심을 해소한다.
哀州土之平樂兮(애주토지평악혜) : 고향의 안락함이 내 마음을 더 슬프게 하고
悲江介之遺風(비강개지유풍) : 강개의 남은 풍속을 생각하니 마음이 쓰리다.
當陵陽之焉至兮(당릉양지언지혜) : 양후 신의 큰 파도를 타고 어디로 가는가.
?南渡之焉如(묘남도지언여) : 아득히 남쪽으로 가서 어디로 가야할까.
曾不知夏之爲丘兮(증불지하지위구혜) : 큰 집이 언덕이 될지 몰랐고
孰兩東門之可蕪(숙양동문지가무) : 영도의 두 동쪽 문에 잡초가 자랄지 누가 알리오.
心不怡之長久兮(심불이지장구혜) : 마음이 편치 않은 지 오래니
憂與愁其相接(우여수기상접) : 근심과 걱정이 끊이지 않네.
惟?路之遼遠兮(유영로지료원혜) : 영도로 가는 길이 멀기만 하니
江與夏之不可涉(강여하지불가섭) : 장강과 하수를 건널 수 없다.
忽若去不信兮(홀약거불신혜) : 문득 떠난 것이 믿어지지 않으니
至今九年而不復(지금구년이불복) : 이제 구년이 다 되었어도 돌아가지 못하는구나.
慘鬱鬱而不通兮(참울울이불통혜) : 슬프고 답답하여 펼 길이 없으니
蹇侘?而含?(건차제이함척) : 아! 실의에 차서 슬픔을 머금고 있네.
外承歡?約兮(외승환작약혜) : 임금의 환심을 사느라고 아첨을 하니,
諶荏弱而難持(심임약이난지) : 임은 진실로 힘이 약하여 버티기 어렵구나.
忠침침而願進兮(忠침침이원진혜) : 충성이 두텁고 나아가 헌신하고 싶지만,
?被離而?之(투피리이장지) : 질투가 많아서 그 길을 가로 막는다.
堯舜之抗行兮(요순지항행혜) : 요순 임금의 고결한 품행은
瞭杳杳而薄天(료묘묘이박천) : 너무도 높고 맑아서 하늘에 닿았다.
衆讒人之嫉?兮(중참인지질투혜) : 참소하는 무리들이 질투가 심하여
被以不慈之僞名(피이불자지위명) : 나는 자애롭지 않은 더러운 명분을 뒤집어썼다.
憎?윤之脩美兮(憎?윤지수미혜) : 온화한 나의 아름다움을 싫어하고
好夫人之?慨(호부인지강개) : 남의 거짓 소리를 좋아한다.
衆??而日進兮(중첩접이일진혜) : 소인들이 날마다 저벅저벅 벼슬길에 나가고
美超遠而逾邁(미초원이유매) : 미인은 점점 멀리 떠나가는 구나.
亂曰(난왈) : 난에서 말하노라
曼余目以流觀兮(만여목이류관혜) : 나의 눈으로 멀리 두루 보면서
冀壹反之何時(기일반지하시) : 한번만 돌아갈 것을 기대한다.
鳥飛反故鄕兮(조비반고향혜) : 새는 날아 고향으로 돌아오고
狐死必首丘(호사필수구) : 여우도 죽을 때는 머리를 살던 언덕으로 돌리는데
信非吾罪而棄逐兮(신비오죄이기축혜) : 진실로 내 죄를 버림받은 것이 아닌데
何日夜而忘之(하일야이망지) : 어찌 밤낮으로 잊을 수 있겠는가.
영혼이 신실하고
추사(抽思)-굴원(屈原)
생각을 짜내어-굴원(屈原)
心鬱鬱之憂思兮(심울울지우사혜) : 마음이 울적하고 답답하여 근심에 잠겨
獨永歎乎增傷(독영탄호증상) : 홀로 깊이 탄식하니 슬픔만 더하는구나
思蹇産之不釋兮(사건산지불석혜) : 심사가 뒤틀려 풀리지 않는데
曼遭夜之方長(만조야지방장) : 바야흐로 밤이 길어지는구나.
悲秋風之動容兮(비추풍지동용혜) : 슬픈 가을바람 불어 초목이 모습을 바꾸니
何回極之浮浮(하회극지부부) : 어찌 천지의 운행이 저렇게도 일정치 않는가
數惟蓀之多怒兮(삭유손지다노혜) : 군자의 더욱 노여워하심을 자주 생각하니
傷余心之??(상여심지우우) : 나의 마음이 아프고 울적하구나
願搖起而橫奔兮(원요기이횡분혜) : 바라기는, 멀리 떠나 내 멋대로 달리고 싶지만
覽民尤以自鎭(람민우이자진) : 백성들이 오히려 죄를 받고 있는 것을 보니 스스로 진정된다.
結微情以陳詞兮(결미정이진사혜) : 나의 작은 속마음을 글로 늘어놓아
矯以遺夫美人(교이유부미인) : 올려서 저 군주께 보내 드리고 싶어라.
昔君與我誠言兮(석군여아성언혜) : 옛 군주께서는 나와 언약하시기를
曰黃昏以爲期(왈황혼이위기) : 황혼을 기약으로 삼자고 말씀하셨도다.
羌中道而回畔兮(강중도이회반혜) : 아, 도중에 배반하셨는가
反旣有此他志(반기유차타지) : 도리어 다른 곳에 뜻을 두시었다니
矯吾以其美好兮(교오이기미호혜) : 그대 용모의 아름다움으로 나에게 자랑하고
覽余以其脩?(람여이기수과) : 그대 내면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시었는데
與余言而不信兮(여여언이불신혜) : 나와 언약을 지키지 않으시고
蓋爲余而造怒(개위여이조노) : 어찌해 내게 화를 내시는가.
願承閒而自察兮(원승한이자찰혜) : 원컨대, 한가한 틈타서 속마음 털어 놓으려니
心震悼而不敢(심진도이불감) : 마음이 너무 울렁거려서 감히 말할 수 없었도다.
悲夷猶而冀進兮(비이유이기진혜) : 슬픔에 머뭇거리다가 진언하려 하였는데
心?傷之憺憺(심달상지담담) : 마음이 너무도 서글퍼서 심란하기만 하도다.
玆歷情以陳辭兮(자력정이진사혜) : 이에 나의 마음을 솔직히 말해 보려 하지만
蓀詳聾而不聞(손상롱이불문) : 군주는 귀머거리인 양 들으려 하지 않으십니다.
固切人之不媚兮(고절인지불미혜) : 진실로 충직한 사람은 사랑해 주시지 않으며
衆果以我爲患(중과이아위환) : 아첨꾼들은 나를 골칫거리로만 여기는구나.
初吾所陳之耿著兮(초오소진지경저혜) : 애초 내가 한 말이 너무도 명백했거늘
豈至今其庸亡(기지금기용망) : 어찌하여 지금에 와서 잊으셨단 말이신가.
何毒藥之??兮(하독약지건건혜) : 독약과 같은 충신의 말) 너무도 충직하니
願蓀美之可完(원손미지가완) : 바라건대, 군주의 미덕을 온전케 하게 할 수 있었으면
望三五以爲像兮(망삼오이위상혜) : 삼황오제를 모범 삼으시길 바라며
指彭咸以爲儀(지팽함이위의) : 나는 팽함을 담기를 기대하노라.
夫何極而不至兮(부하극이부지혜) : 어느 끝에도 이르지 못한 곳이 있겠는가.
故遠聞而難虧(고원문이난휴) : 그러므로 멀리까지 명성을 얻어 문드러지지 않을 것이다.
善不由外來兮(선불유외래혜) : 선행은 밖에서부터 오는 것이 아니고,
名不可以虛作(명불가이허작) : 명성은 그저 내실이 없이 세워질 수 있는 것 아니로다.
孰無施而有報兮(숙무시이유보혜) : 누가 베풀지 않고도 보답을 얻을 것이며
孰不實而有穫(숙부실이유확) : 누가 심지 않고서 수확을 할 수 있을 것인가.
少歌曰(소가왈) : 소가에 써있다
與美人抽怨兮(여미인추원혜) : 군주와 함께 근심을 다 쏟아 붇고 싶어서
幷日夜而無正(병일야이무정) : 밤낮 없이도 시비를 가릴 길이 없구나.
?吾以其美好兮(교오이기미호혜) : 나에게 자랑하시던 아름다움이여
敖朕辭而不聽(오짐사이불청) : 내 말을 탐탐치 않게 여기고 들으려 하지도 않으신다.
倡曰( 창왈) : 창에서 말했다
有鳥自南兮(유조자남혜) : 새가 있는데 남쪽으로부터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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來集漢北(내집한북) : 한수의 북쪽에 모여들었다
好?佳麗兮(호과가려혜) : 아름답고도 아름잡도다
?獨處此異域(반독처차이역) : 무리에서 떨어져 외딴 곳에 홀로 거쳐하고 있다
旣?獨而不?兮(기경독이불군혜) : 고독하고 고독해서 다른 사람과 같이 하지 않고
又無良媒在其側(우무량매재기측) : 좋은 중매쟁이가 군주 곁에는 없도다.
道卓遠而日忘兮(도탁원이일망혜) : 길이 아득히 멀어 나날이 잊혀져 가고
願自申而不得(원자신이부득) : 자신을 토로하고 싶어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구나.
望北山而流涕兮(망북산이류체혜) : 북녘 산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며
臨流水而太息(임류수이태식) : 흐르는 물가에서 깊이 탄식하도다.
望孟夏之短夜兮(망맹하지단야혜) : 한여름의 짧은 밤을 바라봄이
何晦明之若歲(하회명지약세) : 어스름부터 밝아기까지 마치 한 해와 같구나.
惟?路之遼遠兮(유영로지료원혜) : 영도에 돌아가는 길은 너무 멀어도
魂一夕而九逝(혼일석이구서) : 나의 영혼은 하루 밤에도 아홉 번이나 다녀온다
曾不知路之曲直兮(증부지로지곡직혜) : 즉 내가 가야할 길의 잘잘못을 모르고
南指月與列星(남지월여렬성) 남쪽의 달과 늘어선 별만 바라보노라.
願徑逝而未得兮(원경서이미득혜) : 곧장 지름길로 떠나가고 싶어도 못 가건만
魂識路之營營(혼식로지영영) : 내 영혼만이 길을 잘 알아 바삐 왔다가 갔다가 한다.
何靈魂之信直兮(하령혼지신직혜) : 아 어찌 이다지도 영혼이 신실하고 정직한가
人之心不與吾心同(인지심불여오심동) : 군주의 마음은 나와 같지가 않으시구나.
理弱而媒不通兮(이약이매불통혜) : 중매가 약해서 통하지 않으니
尙不知余之從容(상부지여지종용) : 나의 참모습을 아시지 못 하시는구나.
亂曰(난왈) : 난사에 말하였다
長瀨湍流(장뢰단류) : 긴 여울이 급히 흘러
?江潭兮(소강담혜) : 강가를 거슬러 올라간다
狂顧南行(광고남행) : 미친 듯이 남쪽을 돌아보며 달리다가
聊以娛心兮(료이오심혜) : 에오라지 마음이 즐겁구나.
軫石?嵬(진석위외) : 모난 돌이 우뚝 솟아 있으니
蹇吾願兮(건오원혜) : 아, 나도 이같이 고고하기를 바라노라.
超回志度(초회지도) : 멀리 지향하는 의지를 생각하며
行隱進兮(행은진혜) : 아픔을 품고 나아가리로다
低?夷猶(저회이유) : 방황하고 머뭇거리다가
宿北姑兮(숙북고혜) : 북고에서 잠을 자노라
煩寃?容(번원무용) : 마음속이 괴롭고 몰골이 초췌해져
實沛?兮(실패조혜) : 진실로 물결 따라 고향 가고 싶어라.
愁歎苦神(수탄고신) : 고향 생각에 근심으로 피폐해진 내 영혼
靈遙思兮(영요사혜) : 내 혼은 멀리 고향생각을 해보나
路遠處幽(노원처유) : 길은 멀고 후미진 곳이라
又無行媒兮(우무행매혜) : 또한 중매쟁이조차도 없노라
道思作頌(도사작송) : 가는 길에 생각하며 노래를 지어
聊以自救兮(료이자구혜) : 에오라지 내 마음을 달래보지만
憂心不遂(우심불수) : 근심 어린 마음을 아직 다 표현하지 못했으니
斯言誰告兮(사언수고혜) : 이말을 누구에게 하소연하리오.
회사(懷沙)-굴원(屈原)
모랫돌을 가슴에 안고-굴원(屈原)
滔滔孟夏兮(도도맹하혜) : 왕성한 초여름에
草木莽莽(초목망망) : 초목이 무성한데
傷懷永哀兮(상회영애혜) : 근심에 찬 마음 한없이 슬퍼하며
汨?南上(골조남상) : 남녘땅으로 가도다.
?兮杳杳(현혜묘묘) : 이리저리 남녘땅의 아름다움 경치를 보니
孔靜幽?(공정유묵) : 들판이 조용하고 아늑하도다.
鬱結紆軫兮(울결우진혜) : 마음이 답답하게 맺혀있으니
離愍而長鞠(이민이장국) : 오랜 고생 속에 근심이 차 있도다.
撫情效志兮(무정효지혜) : 마음과 뜻을 달래며
寃屈而自抑(원굴이자억) : 원한이 있어도 스스로 누르고
?方以爲?兮(완방이위환혜) : 모난 것을 깎아 둥글게 하니
常度未替(상도미체) : 상도를 없앨 수 없도다.
易初本迪兮(역초본적혜) : 초지를 바꾸고 상도를 벗어나니
君子所鄙(군자소비) : 군자가 수치로 여기도다.
章畵志墨兮(장화지묵혜) : 명확한 자와 선명한 먹줄처럼
前圖未改(전도미개) : 지난날의 나의 뜻을 바꿀 수 없도다.
內厚質正兮(내후질정혜) : 속마음이 온후하고 바탕이 올바르니
大人所盛(대인소성) : 대인께서 찬미하는구나.
巧?不?兮(교수불착혜) : 솜씨 좋은 추가 깍지 않으면
孰察其撥正(숙찰기발정) : 누가 그 굽은 것과 바른 것을 가릴 수 있겠는가.
玄文處幽兮(현문처유혜) : 검은 무늬가 어둠에 있는데
朦?謂之不章(몽수위지부장) : 장님은 그것을 밝지 않다고 하며
離婁微?兮(이루미제혜) : 눈 밝은 이루가 눈을 가늘게 뜨니
?以爲無明(고이위무명) : 장님은 이를 눈멀었다고 부른다.
變白以爲黑兮(변백이위흑혜) : 흰색이 변하며 검게 되고
倒上以爲下(도상이위하) : 위가 바꾸어 아래가 되는구나
鳳皇在?兮(봉황재노혜) : 봉황새가 광주리에 갇히고
鷄鶩翔舞(계목상무) : 따오기가 날아 춤춘다. 옥
同?玉石兮(동유옥석혜) : 과 돌이 함께 섞여 있으며
一槪而相量(일개이상량) : 하나의 평두목으로 같이 달려고 하는구
夫惟黨人之鄙固兮(부유당인지비고혜) : 당파지은 소인배들이 비루하고 완고한 것을 생각하니
羌不知余之所臧(강부지여지소장) : ,아, 나의 좋은 점을 알아주지 아니하도다.
任重載盛兮(임중재성혜) : 맡은바 책임이 무겁고 많은데도
陷滯而不濟(함체이부제) : 뜻을 펴지 못하고 이루니 못하니라.
懷瑾握瑜兮(회근악유혜) : 미옥을 품고 보석을 지니고 있으도
窮不知所示(궁부지소시) : 곤궁하여 누구에게 보일지 모르겠도다.
邑犬之군吠兮(邑犬之군폐혜) : 마을의 개들이 떼 지어 짖으니
吠所怪也(폐소괴야) : 짖는 것이 이상하도다.
非俊疑傑兮(비준의걸혜) : 준걸한 사람을 비난하고 의심하니
固庸態也(고용태야) : 진실로 비천한 태도로다.
文質疏訥兮(문질소눌혜) : 나의 외모와 바탕이 성글고 나쁘니
衆不知余之異采(중부지여지이채) : 뭇사람들은 나의 뛰어난 점을 알지 못하도다.
材朴委積兮(재박위적혜) : 아직 쓸 만한 재능이 쌓여 있는데
莫知余之所有(막지여지소유) : 나의 지닌 바를 알지 못하는구나.
重仁襲義兮(중인습의혜) : 인의를 중히 여기며
謹厚以爲豊(근후이위풍) : 삼가고 온후함이 매우 크구나.
重華不可?兮(중화불가?혜) : 순임금을 만날 수 없으니
孰知余之從容(숙지여지종용) : 누가 나의 온화한 거동을 알겠는가.
古固有不竝兮(고고유불병혜) : 예부터 진실로 성현이 동시에 나오지 않으니
豈知其何故(기지기하고) : 어찌 그 까닭을 알겠는가.
湯禹久遠兮(탕우구원혜) : 탕임금과 우임금은 떠나신지 오래이니
邈而不可慕(막이불가모) : 너무 아득하여 흠모하기 어렵도다.
懲連改忿兮(징연개분혜) : 한을 억누르고 분노를 바꾸어서
抑心而自强(억심이자강) : 맺힌 마음을 달래며 스스로 힘쓰겠노라
離愍而不遷兮(이민이불천혜) : 환난을 당해도 마음을 바꾸지 않으리니
願志之有像(원지지유상) : 나의 뜻이 표상이 되기를 바라노라.
進路北次兮(진로북차혜) : 북쪽으로 길을 나가서 머무나니
日昧昧其將暮(일매매기장모) : 해가 어둑어둑 저물려 하는구나.
舒憂娛哀兮(서우오애혜) : 근심을 떨치고 슬픔 속에도 즐겨 하리니
限之以大故(한지이대고) : 죽으면 끝나는 것이로다.
亂曰(난왈) : 난에 노래하였다
浩浩沅湘(호호원상) : 넓고 넓은 원수와 상수는
分流汨兮(분류골혜) : 나누어 흘러간다.
脩路幽蔽(수로유폐) : 긴 길이 막혀있고
道遠忽兮(도원홀혜) : 멀고 아득하도다.
懷質抱情(회질포정) : 온유한 성품과 마음을 지녀서
獨無匹兮(독무필혜) : 홀로 짝 할이 없으니
伯樂旣沒(백락기몰) : 백락이 이미 죽었으매
驥焉程兮(기언정혜) : 준마를 어찌 분별하리오.
萬民之生(만민지생) : 뭇사람이 살아가는데
各有所錯兮(각유소착혜) : 각각 어긋나는 것이 있으니
定心廣志(정심광지) : 마음을 바르게 하고 뜻을 넓히며
余何畏懼兮(여하외구혜) : 내가 무얼 두려워 하리요.
曾傷爰哀(증상원애) : 더욱 상심하여 슬퍼지니
永歎?兮(영탄위혜) : 길게 탄식할 뿐이라
世?濁莫吾知(세혼탁막오지) : 세상이 혼탁하여 나를 알아주지 아니하니
人心不可謂兮(인심불가위혜) : 사람의 마음일랑 말하기도 싫도다.
知死不可讓(지사불가양) : 죽는 것을 피할 수 없는 줄 알면서도
願勿愛兮(원물애혜) : 아쉬워하지 않으니
明告君子(명고군자) : 군자에게 밝히 아뢰나니
吾將以爲類兮(오장이위류혜) : 나의 충절이 후세의 사표가 되리라.
사미인(思美人)-굴원(屈原)
미인을 그리워하며-굴원(屈原)
思美人兮(사미인혜) : 아름다운 님을 그리다
擥涕而佇貽(람체이저이) : 눈물을 훔치고서 홀로서서 멀리바라보네.
媒絶路阻兮(매절로조혜) : 중매도 끊어지고 길도 막히고
言不可結而?(언불가결이이) : 글로 적어서 줄 수가 없도다.
蹇蹇之煩?(건건지번원) :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괴로운 심정
陷滯而不發(함체이불발) : 수렁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네.
申旦以舒中情兮(신단이서중정혜) : 몇 날을 내 마음 전하려 하여도
志沈?而莫達(지침울이막달) : 그 뜻은 가라앉고 맺혀 전할 수 없네.
願寄言於浮雲兮(원기언어부운혜) : 뜬 구름에 내 말을 전하고 싶었는데
遇?隆而不將(우풍륭이불장) : 벼락의 신 풍륭을 만났건만 이 내 말 들어주질 않네.
因歸鳥而致辭兮(인귀조이치사혜) : 돌아가는 새가 있어 내 말 전하려하였는데
羌迅高而難當(강신고이난당) : 아! 높이 빠르게 높이 날아올라 감당하기 어려워라.
高辛之靈盛兮(고신지령성혜) : 옛날 고신씨는 성스러워라
遭玄鳥致?(조현조치이) : 제비를 만나 알을 받았지만
欲變節以從俗兮(욕변절이종속혜) : 절개를 버리고 세속을 따르려 해도
?易初而屈志(괴역초이굴지) : 초지를 바꿔 굽히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로다.
獨歷年而離愍兮(독력년이리민혜) : 나 홀로 숱한 세월을 시름 속에 지내지만
羌馮心猶未化(강풍심유미화) : 아, 이 울분 가셔지지 않는구나
寧隱閔而壽考兮(녕은민이수고혜) : 차라리 가슴치며 이대로 오래 살아보아도
何變易之可爲(하변역지가위) : 어찌 이 마음을 변할 수 있으리오
知前轍之不遂兮(지전철지불수혜) : 전철을 밟으면 아니 될 줄 알면서도
未改此度(미개차도) : 이러한 태도를 고치지 못하네.
車旣覆而馬顚兮(거기복이마전혜) : 수레가 전복되고 말이 넘어져도
蹇獨懷此異路(건독회차이로) : 절뚝거리며 홀로 이 다른 길을 걸어가노라
勒騏驥而更駕兮(늑기기이갱가혜) : 천리마에 재갈을 물리어 다시 수레를 부려서
造父爲我操之(조보위아조지) : 조보에게 날 인도하도록 하고는
遷逡次而勿驅兮(천준차이물구혜) : 뒤로 물러나 천천히 달리게 한다.
聊假日以順時(료가일이순시) : 한가한 나날을 보내며 때를 기다리고자
指??之西?兮(지파총지서외혜) : 파총산 서쪽 기슭을 가리키며
與?黃以爲期(여훈황이위기) : 황혼녘을 기약으로 삼노라
開春發歲兮(개춘발세혜) : 봄이 시작되고 새해가 열려서
自日出之悠悠(자일출지유유) : 하얀 해가 서서히 솟아오르니
吾將蕩志而愉樂兮(오장탕지이유락혜) : 나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즐거움을 느끼고자
遵江夏以娛憂(준강하이오우) : 강하수 가를 거닐며 시름을 달래노라.
擥大薄之芳?兮(람대박지방채혜) : 우거진 덤불 속에서 방초를 캐고
?長洲之宿莽(건장주지숙망) : 길다란 모래톱에서 숙망을 캐지만
惜吾不及古人兮(석오불급고인혜) : 옛 성현과 시대를 같이 할 수 없으니 애달프고
吾誰與玩此芳草(오수여완차방초) : 누가 있어 이 방초를 가지고 함께 노닐까.
解?薄與雜采兮(해편박여잡채혜) : 덤불과 여러 향기 나는 풀들을 풀어 쌓았다가
備以爲交佩(비이위교패) : 묶어서 허리에 차다.
佩?紛以?轉兮(패빈분이료전혜) :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광채 돌더니
遂萎絶而離異(수위절이리이) : 끝내는 버려져서 불 품도 없이 되었구나.
吾且??以娛憂兮(오차천회이오우혜) : 나는 잠시 배회하며 시름을 달래다가
觀南人之變態(관남인지변태) : 남쪽 사람들이 태도를 바꿀 것을 기대하고
竊快在中心兮(절쾌재중심혜) : 이 내 심지 굳음을 남몰래 기꺼워하며
揚厥憑而不?(양궐빙이불사) : 울분을 토하고 나면 바랄 것이 없도다.
芳與澤其雜?兮(방여택기잡유혜) : 향기와 악취가 섞여서 풍기더라도
羌芳華自中出(강방화자중출) : 아, 아름다운 꽃은 절로 피어나는 것이로다.
紛郁郁其遠承兮(紛郁郁기원승혜) : 아름다운 향기 물씬물씬 먼 곳까지 이르는 건
滿內而外揚(만내이외양) : 안에 가득 차서 밖으로 나오는 것이니
情與質信可保兮(정여질신가보혜) : 충정과 소박함을 진실로 보전한다면
羌居蔽而聞章(강거폐이문장) : 아! 가려져 있지만 그 명성은 빛나리라.
令??以爲理兮(영벽려이위리혜) : 벽려로 이 마음을 설명하려 해도
憚擧趾而緣木(탄거지이연목) : 발을 들어 나무에 타기 겁난다.
因芙蓉而爲媒兮(인부용이위매혜) : 연꽃에게 다리를 놓아달라고 하려 해도
憚蹇裳而濡足(탄건상이유족) : 옷을 걷고 갔다 발 더러운 물에 적실까 두려워라.
登高吾不說兮(등고오불열혜) : 높이 오르는 걸 나는 좋아하지 않고
入不吾不能(입불오불능) : 속세의 흐름을 따름도 나는 할 수 없으니
固朕形之不服兮(고짐형지불복혜) : 진실로 나는 본시 성품이 너무 곧아서
然容與而狐疑(연용여이호의) : 주저주저 갈피를 못 잡고 있도다.
廣遂前?兮(광수전화혜) : 예부터 품은 뜻을 한결같이 이루려고
未改此度也(미개차도야) : 아직도 이러한 태도 바꾸지 않았도다.
命則處幽吾將罷兮(명칙처유오장파혜) : 운명이라면 그윽한 곳에 처하며 장차 마치며
願及白日之未暮(원급백일지미모) : 저 해가 저물지 않기를 바랄 뿐이로다.
獨??而南行兮(독경경이남행혜) : 홀로 외로이 남녘으로 가면서
思彭咸之故也(사팽함지고야) : 팽함의 옛 일 그리워하노라.
소와 질투를 스스
석왕일(惜往日)-굴원(屈原)
지난날이 아쉬워라-굴원(屈原)
惜往日之曾信兮(석왕일지증신혜) : 지난날에 일찍이 신임을 받은 것이
受命詔以昭詩(수명조이소시) : 서글프니 명령을 받아 정치를 올바르게 했도.
奉先功以照下兮(봉선공이조하혜) : 여러 군주를 받들어 민중을 밝게 하고
明法度之嫌疑(명법도지혐의) : 법도 가운데 혐오스럽고 의심스러운 것을 밝게 하였다.
國富强而法立兮(국부강이법립혜) : 나라가 부강하고 법이 제대로 집행되어
屬貞臣而日?(속정신이일?) : 군주는 올곧은 신하에게 맡기어 나날이 즐거웠다.
秘密事之載心兮(비밀사지재심혜) : 군주의 비밀스런 일들을 나의 마음에 품었고
雖過失猶弗治(수과실유불치) : 나의 과실을 군주는 다스리지 않았다.
心純?而不泄兮(심순방이불설혜) : 마음은 순직하고 후덕하여 누설하지 않았는데
遭讒人而嫉之(조참인이질지) : 참소하는 사람을 만나 시기하여 질투를 당하였다.
君含怒而待臣兮(군함노이대신혜) : 군주는 노여움을 띄고 신하를 대하니
不淸澈其然否(불청철기연부) : 그런 연고가 옳은지 그른지 밝히려 하지 않는다.
蔽晦君之聰明兮(폐회군지총명혜) : 군주의 총명을 가리어
虛惑誤又以欺(허혹오우이기) : 거짓되게도 미혹되게 하여 기만하고
弗參驗以考實兮(불참험이고실혜) : 사실을 고려하지 않고 고문하여
遠遷臣而弗思(원천신이불사) : 멀리 추방하고 진실을 생각지도 않는구나.
信讒諛之?濁兮(신참유지혼탁혜) : 혼탁한 참소와 아첨을 믿고
盛氣志而過之(성기지이과지) : 군주는 기세와 뜻을 성하게 하여 과실을 책망하였으니
何貞臣之無皐兮(하정신지무고혜) : 어찌 올바른 신하가 아무 죄가 없어도
被離謗而見尤(피리방이견우) : 비방을 당하여 원망을 받게 하는가.
慙光景之誠信兮(참광경지성신혜) : 햇빛의 성실함이 부끄러워
身幽隱而備之(신유은이비지) : 은둔지에 숨기고 몸을 닦고 있었다.
臨沅湘之玄淵兮(임원상지현연혜) : 원수와 상수의 깊은 물에 임하여
遂自忍而沈流(수자인이심류) : 마침내 스스로 참아 물에 빠지리라.
卒沒身而絶名兮(졸몰신이절명혜) : 끝내 투신하여 이름을 끊으려함에
惜壅君之不昭(석옹군지불소) : 군주의 총명을 막아 밝히지 못한 것이 애석하게 하도다.
君無度而弗察兮(군무도이불찰혜) : 군주는 법도가 없어 현명하지 못하니
使芳草爲藪幽(사방초위수유) : 꽃다운 풀들을 늪지로 만들게 하도다.
焉舒情而抽信兮(언서정이추신혜) : 어찌 진심을 펼쳐 뽑아내어 믿게 할 수 있으fi
恬死亡而不聊(념사망이불료) : 죽음을 편안히 여겨 구차히 하지 않으리라
獨?壅而蔽隱兮(독장옹이폐은혜) : 다만 막혀서 은폐되니
使貞臣爲無由(사정신위무유) : 올 곧은 신하로 하여금 말미암지 못하는 것뿐이로다.
聞百里之爲虜兮(문백리지위로혜) : 백리해가 포로가 되었던 것을 들었고
伊尹烹於?廚(이윤팽어포주) : 이윤도 부엌에서 요리하는 일이었다.
呂望屠於朝歌兮(여망도어조가혜) : 여망은 조가에서 도축을 했고
?戚歌而飯牛(녕척가이반우) : 영척은 노래하며 꼴을 먹였다.
不逢湯武與桓繆兮(불봉탕무여환무혜) : 당ㆍ무ㆍ제ㆍ목의 어진 군주를 받들지 못했다면
世孰云而知之(세숙운이지지) : 세상의 누가 이야기를 해서 그들을 알 수가 있었으랴
吳信讒而弗未兮(오신참이불미혜) : 오나라왕은 참소를 믿어 오자서를 믿지 않자
子胥死而後憂(자서사이후우) : 오자서가 죽어 뒷날에 근심이 있게 하였도다.
介子忠而立枯兮(개자충이립고혜) : 개자가 충성스러웠으되 선채로 죽게 하였으나
文君寤而追求(문군오이추구) : 문공은 깨닫고 그를 추대하여
封介山而爲之禁兮(봉개산이위지금혜) : 개산을 봉하고 벌채를 금하여
報大德之優游(보대덕지우유) : 위대한 큰 덕에 보답하려 했다.
思久故之親身兮(사구고지친신혜) : 자신을 시중하던 옛 일을 생각해서
因縞素而哭之(인호소이곡지) : 흰 관복을 입고 그에게 애도했다
惑忠信而死節兮(혹충신이사절혜) : 어떤 이는 충성되게 절개에 죽고
惑??而不疑(혹이만이불의) : 어떤 이는 군주를 기만해도 의심을 받지 않으니
不省察而按實兮(불성찰이안실혜) : 이는 자세히 살펴 사실을 조사하지 않고
聽讒人之虛辭(청참인지허사) : 아첨하는 이의 거짓말을 들어서이다.
芳與澤其雜?兮(방여택기잡유혜) : 방향과 광택을 지니고 있지만
孰申旦而別之(숙신단이별지) : 누가 며 칠 동안 변론해 줄 것인가
何芳草之早?兮( 하방초지조요혜) : 어찌 나의 꽃다운 몸은 일찍 죽어야 하는가
微霜降而下戒(미상강이하계) : 작은 서리가 내려와 백성들이 경계하니
讓聰不明而蔽壅兮(양총불명이폐옹혜) : 진실로 군주는 총명하지 않아 가리어 져서
使讒諛而日得(사참유이일득) : 참소와 아첨하는 이들을 나날이 득세하게 했도다.
自前世之嫉賢兮(자전세지질현혜) : 전세로부터 어진 이를 질투하는 것이
謂蕙若其不可佩(위혜약기불가패) : 혜ㆍ약은 너무 향기로워 몸에 찰 수 없다 일렀다.
?佳冶之芬芳兮(투가야지분방혜) : 아름다운 미인을 투기하고
幕母?而自好(막모교이자호) : 막모와 같은 추녀가 교태로서 자신을 예쁘다고 하니
雖有西施之美容兮(수유서시지미용혜) : 비록 서시 같은 미모가 있어도
讒?入以自代(참투입이자대) : 조정에 와서 참소와 질투를 스스로 대신하리라.
願陳情以白行兮(원진정이백행혜) : 진실한 마음을 밝히고자 하나
得罪過之不意(득죄과지불의) : 불의의 처벌을 받았다.
情寃見之日明兮(정원현지일명혜) : 내가 처벌을 받은 것에 진위를 밝혀지는 것은
如列宿之?置(여렬숙지조치) : 마치 하늘에 널려진 별이 제자리에 있는 것과 같다.
乘騏驥而馳騁兮(승기기이치빙혜) : 군주는 천리마를 타고 여기 저기 달리는데
無?銜而自載(무비함이자재) : 고삐도 재갈도 없이 제멋대로 타며
乘氾?以下流兮(승범부이하류혜) : 뗏목을 타고 아래로 내려가는데
無舟楫而自備(무주즙이자비) : 노도 없이 자기 혼자 조종한다.
背法度而心治兮(배법도이심치혜) : 법도에 어긋나게 정치를 제멋대로 하고 있으니
?與此其無異(벽여차기무이) : 이것은 위의 비유한 내용과 다른 것이 없다.
寧?死而流亡兮(영합사이류망혜) : 차라리 나는 갑자기 죽어 떠돌지 않으리오
恐禍殃之有再(공화앙지유재) : 재앙이 거듭될까 두렵구나.
不畢辭而赴淵兮(불필사이부연혜) : 말을 채끝내지도 못하고 연못에 이르니
惜壅君之不識(석옹군지불식) : 군주의 총명을 가린 죄를 군주가 알지 못함이 안타깝도다.
마를 타고 여기
귤송(橘頌)-굴원(屈原)
귤을 노래함-굴원(屈原)
后皇嘉樹(후황가수) : 천지간에 아름다운 나무가 있으니
橘徠服兮(귤래복혜) : 귤이 우리 땅에 내려왔도다.
受命不遷(수명불천) : 타고난 성품은 바뀌지 않으니
生南國兮(생남국혜) : 강남에서 자라는구나.
深固難徙(심고난사) : 뿌리가 깊고 단단하여 옮기기가 어려우니
更壹志兮(갱일지혜) : 한결같은 뜻을 지녔음이라.
綠葉素榮(녹엽소영) : 푸른 잎에 흰 꽃은
紛其可喜兮(분기가희혜) : 어지러이 즐겁게 하며
曾枝剡棘(증지섬극) : 겹겹의 가지와 날카로운 가시를 가지고서
圓果?兮(원과단혜) : 둥근 과일이 맻혀 있도다.
靑黃雜?(청황잡유) : 푸르고 누런 과일이 조밀하게 열리어
文章爛兮(문장란혜) : 색깔이 빛나는구나.
精色內白(정색내백) : 매끄러운 겉 빛깔에 속이 희어서
類可任兮(류가임혜) : 중한 일을 맡길 수 있을 것 같도다.
紛縕宜脩(분온의수) : 무성한 잎은 잘 가꾸어져서
?而不醜兮(과이불추혜) : 아름다워 밉지가 않구나.
嗟爾幼志(차이유지) : 아! 너의 어릴 때의 뜻은
有以異兮(유이이혜) : 남다른 바가 있었지.
獨立不遷(독립불천) : 홀로 우뚝 서서 변치 않으니
豈不可喜兮(기불가희혜) : 어찌 사랑하지 않을 건가!
深固難徙(심고난사) : 뿌리가 깊고 단단하여 옮기기 어려우며,
廓其無求兮(곽기무구혜) : 훤하여 따로이 바랄 게 없도다.
蘇世獨立(소세독립) : 속세에 홀로 깨어 우뚝 서서
橫而不流兮(횡이불류혜) : 가로질러 속세와 아울리지 않는구나.
閉心自愼(폐심자신) : 마음을 굳게 닫아 스스로 삼가하여
不終失過兮(부종실과혜) : 끝내 실수하지 않는구나.
秉德無私(병덕무사) : 덕을 지니어 사사로움이 없으며
參天地兮(참천지혜) : 천지의 조화에 참여하는구나.
願歲幷謝(원세병사) : 원컨대, 세월이 다가도록
與長友兮(여장우혜) : 너와 더불어 우정을 오래 갖고 싶도다
淑離不淫(숙리불음) : 조촐히 세속 떠나 지나치지 않으며
梗其有理兮(경기유리혜) : 단단하게 조리를 지켜가노라.
年歲雖少(연세수소) : 나이는 어려도
可師長兮(가사장혜) : 본받을 만하고
行比伯夷(행비백이) : 행실은 백이와 같아서
置以爲像兮(치이위상혜) : 표상이 될 만하도다.
복거(卜居)-굴원(屈原)
살만한 곳을 찾아-굴원(屈原)
屈原旣放三年(굴원기방삼년) : 굴원이 이미 쫓겨난 지 삼년이 지나도록
不得復見(부득부견) : 다시는 임금을 만날 수가 없었도다.
竭知盡忠(갈지진충) : 있는 지혜 다 짜내고 충성을 다했건만
而蔽?於讒(이폐장어참) : 간악한 참소질로 임금과 벽이 생겨서
心煩慮亂(심번려란) : 마음은 답답하고 생각이 어지러워
不知所從(부지소종) :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도다.
往見太卜鄭詹尹(왕견태복정첨윤) : 태복 정 첨윤을 가서 만나
曰余有所疑(왈여유소의) : 말하기를, ‘내게 결정 못할 의심되는 일이 있으니
願因先生決之(원인선생결지) : 원컨대 선생께서 결정을 내려주시오.’라 하니
詹尹乃端策拂龜(첨윤내단책불구) : 첨윤은 곧 톱풀을 바로잡고 거북의 껍질을 닦으며
曰君將何以敎之(왈군장하이교지) : 말하기를, ‘당신은 무엇을 일러줄까.’
屈原曰(굴원왈) : 굴원이 말하기를,
吾寧??款款(오녕곤곤관관) : ‘나는 차라리 정성을 다하여
朴以忠乎(박이충호) : 소박하면서 충성을 할 것인가.
將送往勞來(장송왕로래) : 아니면, 세속에 맞추어 권세에 아부하며
斯無窮乎(사무궁호) : 이런 곤궁을 면하게 살 것인가.
寧誅鋤草茅(영주서초모) : 차라리 띠풀을 호미질하며
以力耕乎(이력경호) : 힘써 밭이나 갈 것인가.
將游大人(장유대인) : 아니면 귀인과 어울리며
以成名乎(이성명호) : 이름을 낼 것인가.
寧正言不諱(영정언불휘) : 차라리 바른 말하여 거리끼지 않으면서
以危身乎(이위신호) : 몸을 위태롭게 할 것인가.
將從俗富貴(장종속부귀) : 장차 세속의 부귀를 따라
以?生乎(이유생호) : 아첨하며 살까
寧超然高擧(영초연고거) : 차라리 초연히 고상하게 살아
以保眞乎(이보진호) : 순진한 이 천성을 간직할 것인가
將??栗斯(장족자률사) : 입에 발린 말을 하고 거짓꼴로 따르며
?이儒兒(?이유아) : 간사한 웃음을 억지로 웃으면서
以事婦人乎(이사부인호) : 임금에게 사랑을 받는 계집처럼 섬길까
寧廉潔正直(영렴결정직) : 차라리 바르고 곧은 마음으로
以自淸乎(이자청호) : 스스로 청결하게 살아갈까
將突梯滑稽(장돌제골계) : 이리 둥글 저리 둥글 익살이나 떨면서
如脂如韋(여지여위) : 기름처럼 가죽처럼
以潔楹乎(이결영호) : 각 없이 기둥이나 닦을 것인가
寧昻昻若千里之駒乎(영앙앙약천리지구호) : 천리마처럼 혼자 멀리 달리리까
將氾氾若水中之鳧乎(장범범약수중지부호) : 물 속을 헤메는 오리들처럼
與波上下(여파상하) : 파도에 실린 채로 떴다가 잠기면서
全吾軀乎(투이전오구호) : 안전만을 꾀하리까.
寧與騏驥亢?乎(영여기기항액호) : 천리마와 함께 멍에 들어 달리리까
將隨駑馬之迹乎(장수노마지적호) :둔한 말의 꽁무니를 따라 다니리까
寧與黃鵠比翼乎(영여황곡비익호) : 고니랑 나란히 청천을 날으리까
將與?鶩爭食乎(장여계목쟁식호) : 닭과 오리랑 먹이를 다투며 살으리까
此孰吉孰凶(차숙길숙흉) : 어느 것이 길하고 어느 것이 흉하며
何去何從(하거하종) : 어느 쪽을 버리고 어느 쪽을 따르리까.
世?濁而不淸(세혼탁이불청) : 혼탁한 세상이라, 하는 짓도 더러워
蟬翼爲重(선익위중) : 매미 얇은 날개를 무겁다 하고
千鈞爲輕(천균위경) : 천균이나 되는 무개를 가볍다고 하는구나
黃鐘毁棄(황종훼기) : 황종같은 좋은 악긴 깨뜨려 버리고
瓦釜雷鳴(와부뢰명) : 질그릇 가마를 천둥치듯 쳐 울린다.
讒人高張(참인고장) : 사람 잡는 참소군은 대단한 척 높이 앉았고
賢士無名(현사무명) : 착하고 어진 선비는 이름조차 없도다
?嗟??兮(우차묵묵혜) : 아, 세상에는 침묵만이 있도다
誰知吾之廉貞(수지오지염정) : 결백한 이 사람을 그 누가 알아주리오
詹尹乃釋策而謝(첨윤내석책이사) : 침윤이 이 말 듣고 톱풀을 던지며
曰夫尺有所短(왈부척유소단) : 같은 한 자라도 짧을 수가 있고
寸有所長(촌유소장) : 같은 한 치라도 길 수가 있으며
物有所不足(물유소부족) : 물건 가운데는 모자라는 것도 있고
智有所不明(지유소불명) : 지혜로서도 어두운 곳이 있다네.
數有所不逮(수유소불체) : 수로도 헤아릴 수 없는 곳이 있고
神有所不通(신유소불통) : 신의 힘으로도 막히는 게 있다네
用君之心(용군지심) : 그대는 그 마음을 그대로 써서
行君之意(행군지의) : 그대의 생각대로 따라가 보게나
龜策誠不能知事(구책성불능지사) : 거북점 톱풀로는 안 되겠다고 거절하네.
구변1(九辯1)-송옥(宋玉)
悲哉秋之爲氣也(비재추지위기야) : 슬프구나, 가을이 되는 기운이여
蕭瑟兮草木搖落易變衰(소슬혜초목요락이변쇠) : 소슬하구나, 초목이 떨어지고 쇠하게 변하고,
?慄兮若在遠行(료율혜약재원행) : 먼 길을 떠나는 것처럼 마음이 아파오는데
登山臨水兮送將歸(등산임수혜송장귀) : 산을 올라 강물에 임하니 사람을 보내는 듯 하고
沆寥兮天高而氣淸(항요혜천고이기청) : 적막한 하늘은 드높고 기운은 청명하여
寂寥兮收?而水淸(적요혜수료이수청) : 고요히 흐르는 가을 물은 맑기도 하다
?悽增?兮(참처증희혜) : 슬픔에 잠겨 탄식만 나오는데
薄寒之中人(박한지중인) : 추운 기운이 사람을 덮치는구나.
愴???兮(창황광량혜) : 한스럽고, 슬프도다.
去故而就新(거고이취신) : 옛 사람과 헤어져 새 사람에게로 가다니
坎?兮貧士失職(감름혜빈사실직) : 너무나 가난한 선비에게서 모든 것을 앗아가니
而志不平(이지불평) : 불평한 마음이 생겨나
廓落兮?旅而無友生(곽락혜기여이무우생) : 멍하니 우뚝 서 있네, 벗도 없는 나그네 신세여.
?愴兮而私自憐(추창혜이사자련) : 서글픈 마음을 스스로 달래보노라.
燕翩翩其辭歸兮(연편편기사귀혜) : 제비는 훨훨 날며 집으로 돌아가려 하고
蟬寂漠而無聲(선적막이무성) : 매미는 조용히 아무 소리 내지 않는구나.
???而南遊兮(안옹옹이남유혜) : 기러기는 기럭기럭 남쪽으로 날아가는데
????而悲鳴(곤계조찰이비명) : 곤계는 서글픈 울음소리를 내는구나
獨申旦而不寐兮(독신단이불매혜) : 밤마다 홀로 뜬눈으로 새우나니
哀??之宵征(애실솔지소정) : 밤이면 귀뚜라미의 소리가 날 더욱 슬프게 하고
時??而過中兮(시미미이과중혜) : 세월은 쉬지 않고 흘러 절반이 넘었으나
蹇淹留而無成(건엄유이무성) : 고생하며 머물러도 긴 세월 이룬 것 하나 없어라.
悲哉秋之爲氣也(비재추지위기야) : 슬프구나, 가을이 되는 기운이여
蕭瑟兮草木搖落易變衰(소슬혜초목요락이변쇠) :소슬하구나, 초목이 떨어지고 쇠하게 변하고,
?慄兮若在遠行(료율혜약재원행) : 먼 길을 떠나는 것처럼 마음이 아파오는데
登山臨水兮送將歸(등산임수혜송장귀) : 산을 올라 강물에 임하니 사람을 보내는 듯 하고
沆寥兮天高而氣淸(항요혜천고이기청) : 적막한 하늘은 드높고 기운은 청명하여
寂寥兮收?而水淸(적요혜수료이수청) : 고요히 흐르는 가을 물은 맑기도 하다
?悽增?兮(참처증희혜) : 슬픔에 잠겨 탄식만 나오는데
薄寒之中人(박한지중인) : 추운 기운이 사람을 덮치는구나.
愴???兮(창황광량혜) : 한스럽고, 슬프도다.
去故而就新(거고이취신) : 옛 사람과 헤어져 새 사람에게로 가다니
坎?兮貧士失職(감름혜빈사실직) : 너무나 가난한 선비에게서 모든 것을 앗아가니
而志不平(이지불평) : 불평한 마음이 생겨나
廓落兮?旅而無友生(곽락혜기여이무우생) : 멍하니 우뚝 서 있네, 벗도 없는 나그네 신세여.
?愴兮而私自憐(추창혜이사자련) : 서글픈 마음을 스스로 달래보노라.
燕翩翩其辭歸兮(연편편기사귀혜) : 제비는 훨훨 날며 집으로 돌아가려 하고
蟬寂漠而無聲(선적막이무성) : 매미는 조용히 아무 소리 내지 않는구나.
???而南遊兮(안옹옹이남유혜) : 기러기는 기럭기럭 남쪽으로 날아가는데
????而悲鳴(곤계조찰이비명) : 곤계는 서글픈 울음소리를 내는구나
獨申旦而不寐兮(독신단이불매혜) : 밤마다 홀로 뜬눈으로 새우나니
哀??之宵征(애실솔지소정) : 밤이면 귀뚜라미의 소리가 날 더욱 슬프게 하고
時??而過中兮(시미미이과중혜) : 세월은 쉬지 않고 흘러 절반이 넘었으나
蹇淹留而無成(건엄유이무성) : 고생하며 머물러도 긴 세월 이룬 것 하나 없어라.
매미는 조용히
구변2(九辯2)-송옥(宋玉)
悲憂窮戚兮獨處廓(비우궁척혜독처곽) : 슬프고 답답하기 그지없어 홀로 사는 집
有美一人兮心不繹(유미일인혜심불역) : 아름다운 한 사람이 있어, 마음 편치 않다
去鄕離家兮徠遠客(거향이가혜래원객) : 고향을 버리고 집 떠나 먼 곳에서 나그네 되어
超逍遙兮今焉薄(초소요혜금언박) : 멀리로 떠돌다가 지금은 어느 곳에 멈추리오.
專思君兮不可化(전사군혜불가화) : 오직 임금만을 그리워하며 마음 변함 없건만
君不知兮可奈何(군불지혜가내하) : 임금님 알아주지 않으니 어찌할거나.
蓄怨兮積思(축원혜적사) : 쌓인 원망과 그리움 때문에
心煩憺兮忘食事(심번담혜망식사) : 마음이 번잡하여 식사도 잊었다.
願一見兮道余意(원일견혜도여의) : 원컨대 한 번 뵙고 나의 뜻 말하려도
君之心兮與余異(군지심혜여여이) : 임금의 마음은 나와 다르도다.
車旣駕兮?而歸(차기가혜걸이귀) : 수레를 타고 고국으로 가고 싶어도
不得見兮心傷悲(불득견혜심상비) : 뵈러 가지 못하니 마음만 슬프구나.
倚結?兮長太息(의결령혜장태식) : 수레 난간에 기대어 길게 한숨 쉬니
涕潺湲兮下霑軾(체잔원혜하점식) : 눈물이 흘러 떨어져 방석을 적신다.
?慨絶兮不得(강개절혜불득) : 마음의 분함이 절정에 다다름을 알지 못하고
中?亂兮迷惑(중무란혜미혹) : 어지러운 중에 방향도 알지 못하는구나.
私自憐兮何極(사자련혜하극) : 내 스스로 가련하지만 어찌 다하리오.
心??兮諒直(심평평혜량직) : 마음의 충직함을 그대로 알리고 싶어라.
구변3(九辯3)-송옥(宋玉)
皇天平分四時兮(황천평분사시혜) : 하늘은 고르게 사계절 나누시니
竊獨悲此?秋(절독비차름추) : 생각하면 쌀쌀한 가을철은 유난히도 슬퍼진다
白露旣下百草兮(백로기하백초혜) : 흰 이슬 이미 온갖 풀에 내렸으니
奄離披此梧楸(엄리피차오추) : 노나무와 오동나무 잎이 우수수 떨어진다.
去白日之昭昭兮(거백일지소소혜) : 환한 대낮의 밝은 빛을 버리고
襲長夜之悠悠(습장야지유유) : 영원히 어두운 밤 속에 들었도다.
離芳?之方壯兮(이방애지방장혜) : 한참 꽃다운 시절인데
余萎約而悲愁(여위약이비수) : 이 몸은 시들어 쓸쓸해지는구나.
秋旣先戒白露兮(추기선계백로혜) : 가을이 돌아옴을 백로가 알리는데
冬又申之以嚴霜(동우신지이엄상) : 매서운 서리가 또 겨울을 알리는구나.
收恢台之孟夏兮(수회태지맹하혜) : 만물을 길러주는 여름기운 거두고
然??而沈藏(연감제이심장) : 구덩이에 빠뜨려 깊이 감춰버리신다.
葉?邑而無色兮(엽어읍이무색혜) : 잎이 말라서 고운 색 없어지고
枝煩拏而交橫(지번나이교횡) : 가지는 부딪쳐 소란스레 옆으로 누웠구나.
顔淫溢而將罷兮(안음일이장파혜) : 핏기 없는 얼굴은 지쳐 넘어질 듯하고
柯彷彿而萎黃(가방불이위황) : 큰 가지는 말라서 누렇게 되었도다.
???之可哀兮(소소삼지가애혜) : 앙상한 나뭇가지 너무도 애처로워
形銷?而瘀傷(형소삭이어상) : 형체는 다 녹아 골병들어 상했도다.
惟其紛?而將落兮(유기분유이장락혜) : 이대로 너와 나 떨어질 일 생각하니
恨其失時而無當(한기실시이무당) : 좋은 일을 만날 때에 때를 잃어 한스럽다
擥??而下節兮(람비비이하절혜) : 고삐를 휘어잡고 천천히 말을 몰아
聊逍遙以相佯(요소요이상양) : 할 일 없이 소요하며 노니는데
歲忽忽而?盡兮(세홀홀이주진혜) : 덧없는 세월이 총총걸음으로 달아나니
恐余壽之弗將(공여수지불장) : 두려워라, 이내 목숨 오래 살지 못하리라
悼余生之不時兮(도여생지불시혜) : 때 못 만나 때어난 나의 인생 슬퍼하며
逢此世之?攘(봉차세지광양) : 두렵고도 걱정 많은 이 세상을 내가 만나
澹容與而獨倚兮(담용여이독의혜) : 나만 오다가다 외로이 기대어 있노라
??鳴此西堂(실솔명차서당) : 귀뚜라미는 이 서당에서 울음 우니
心??而震?兮(심출척이진탕혜) : 가슴이 울렁거리고 흔들리며 끓어오른다.
何所憂之多方(하소우지다방) : 어찌하여 근심거리 그리도 많은가
?明月而太息兮(앙명월이태식혜) : 맑은 달을 쳐다보고 긴 한숨을 지으며
步列星而極明(보렬성이극명) : 별빛 아래 거니니 달빛은 지독히도 밝구나 의혜) : 나만
구변4(九辯4)-송옥(宋玉)
竊悲夫蕙華之曾敷兮(절비부혜화지증부혜) : 여기저기 피어나는 해초꽃이 애닯도다
紛??乎都房(분의니호도방) : 꽃동산에 나풀나풀 아름다우나
何曾華之無實兮(하증화지무실혜) : 어찌나 그 꽃이 열매가 없어서
從風雨而飛?(종풍우이비양) : 비바람 부는대로 날러가 버리리니
以爲君獨服此蕙兮(이위군독복차혜혜) : 홀로 그대만이 혜초를 입었대도
羌無以異於衆芳(강무이이어중방) : 아, 다른 많은 꽃들과 다를 바가 없도다
閔奇思之不通兮(민기사지불통혜) : 보배로운 이 생각이 통하지 않아
將去君而高翔(장거군이고상) : 애태우다 그대를 버려두고 가려하니
心閔憐之慘悽兮(심민련지참처혜) : 애틋한 이 마음 너무도 슬퍼구나.
願一見而有明(원일견이유명) : 한번만 뵈옵고 밝히려 했지마는
重無怨而生離兮(중무원이생리혜) : 아무런 허물없이 생이별을 당하다니
中結軫而增傷(중결진이증상) : 가슴을 찢는 듯 저리고 아파온다.
豈不鬱陶而思君兮(기불울도이사군혜) : 아, 가슴 치며 그대 생각 않을까만
君之門以九重(군지문이구중) : 구중궁궐 깊이 계서 뵈올 수가 없구나.
猛犬??而迎吠兮(맹견은은이영폐혜) : 사나운 개 왕왕거리며 날 맞아 짖어대고
關梁閉而不通(관량폐이불통) : 궁문도 돌다리도 꽉 막혀 갈 수 없구나.
皇天淫溢而秋霖兮(황천음일이추림혜) : 하늘은 그지없이 비를 내리시니
后土何時而得?(후토하시이득건) : 아, 이 땅은 어느 때나 마를 건가
塊獨守此無澤兮(괴독수차무택혜) : 외로이 나 혼자서 은혜를 못 입고서
仰浮雲而永歎(앙부운이영탄) : 뜬 구름 바라보며 한없이 탄식하노라 노라.
處濁世而顯
구변5(九辯5)-송옥(宋玉)
何時俗之工巧兮(하시속지공교혜) : 아, 시속의 교묘한 재주여
背繩墨而改錯(배승묵이개착) : 먹줄을 버리고 멋대로 고치며
?騏驥而不乘兮(각기기이불승혜) : 그 좋은 천리마는 타지도 않고
策駑?而取路(책노태이취로) : 노둔한 말을 잡고 의젓이 길을 간다
當世豈無騏驥兮(당세기무기기혜) : 지금이라 세상에 천리마가 없으리오
誠莫之能善御(성막지능선어) : 말 잘 아는 사람이 없는 탓이로다
見執?者非其人兮(견집비자비기인혜) : 말고삐 잡은 이가 사람 아닌 걸 보고는
故國跳而遠去(고국도이원거) : 네 굽을 곤두세워 멀리 피해 달아나는구나
鳧?皆?夫粱藻兮(부안개삽부량조혜) : 물오리 기러기는 먹이 찾아 배부르고
鳳愈飄翔而高擧(봉유표상이고거) : 봉황은 훨훨 날아 높이도 오르는구나.
?鑿而方?兮(환착이방예혜) : 둥그런 구멍에 네모진 자루야
吾固知其??而難入(오고지기서어이난입) : 못 들어 갈 것을 내가 정말로 알고 있다.
衆鳥皆有所登棲兮(중조개유소등서혜) : 온갖 새들은 저 살 곳이 다 있어도
鳳獨遑遑而無所集(봉독황황이무소집) : 봉황은 쩔쩔매며 의지할 곳 없도다.
願銜枚而無言兮(원함매이무언혜) : 저를 입에 가로물고 말하지 않으려도
嘗被君之渥洽(상피군지악흡) : 옛날에 입었던 그 은총 생각하면
太公九十乃顯榮兮(태공구십내현영혜) : 태공은 구심에야 영화를 얻었지만
誠未遇其匹合(성미우기필합) : 아, 나는 지금까지 성군을 못 만났다니.
謂騏驥兮安歸(위기기혜안귀) : 천리마가 간다더니 어디로 돌아갔나
謂鳳皇兮安棲(위봉황혜안서) : 봉황은 훨훨 날아 어디 가서 사는가
變古易俗兮世衰(변고역속혜세쇠) : 옛법을 얻었으니 세상은 다 되었구나
今之相者兮擧肥(금지상자혜거비) : 말 잘 안다는 사람은 살찐 것만 치켜준다
騏驥伏匿而不見兮(기기복익이불견혜) : 천리마는 깊이 숨어 나타나지 않고
鳳皇高飛而不下(봉황고비이불하) : 봉황은 높이 올라 내려오지 않는구나
鳥獸猶知懷德兮(조수유지회덕혜) : 새 짐승도 이렇게 덕을 볼 줄 아는데
何云賢士之不處(하운현사지불처) : 어째서 어진 이가 없다고들 하나.
驥不驟進而求服兮(기불취진이구복혜) : 천리마는 미련도 없이 가버리고
鳳亦不貪?而妄食(봉역불탐위이망식) : 봉황도 애서 먹이를 탐내지 않는구나.
君棄遠而不察兮(군기원이불찰혜) : 그대가 아주 버려 돌보지 않으니
雖願忠其焉得(수원충기언득) : 충신을 원한다 하여도 어떻게 얻을 것인가
欲寂漠而絶端兮(욕적막이절단혜) : 고요히 소리없이 인연을 끊으려도
竊不敢忘初之厚德(절불감망초지후덕) : 두터운 옛 은혜 잊을 수가 차마 없서
獨悲愁其傷人兮(독비수기상인혜) : 혼자서 애통하며 이렇게나 애을 태우니
馮鬱鬱其何極(풍울울기하극) : 가슴 가득 쌓인 울분 어찌해야 다하리오
구변6(九辯6)-송옥(宋玉)
霜露慘悽而交下兮(상노참처이교하혜) : 이슬 서리 모질게 번갈아 내려도
心尙幸其弗濟(심상행기불제) : 이 마음 아직은 꺾이지 않았도다.
霰雪雰?其增加兮(산설분유기증가혜) : 여기다가 진눈깨비 펄펄 날리어 덮쳐도
乃知遭命之將至(내지조명지장지) : 이 생명 다할 때라 이제야 느껴진다.
願?幸而有待兮(원요행이유대혜) : 그래도 살아볼까 요행을 기다리며
泊莽莽與?草同死(박망망여야초동사) : 청청한 이대로 들풀과 같이 죽어가리라
願自往而徑遊兮(원자왕이경유혜) : 나 혼자 곧바로 가볼까 하여도
路壅絶而不通(노옹절이부통) : 길 가리위지고 막혀서 통할 수가 없도다
欲循道而平驅兮(욕순도이평구혜) : 남이 가는 길을 따라 달려갈까 싶어도
又未知其所從(우미지기소종) : 이제야 좋을지 갈피를 못 잡겠구나.
然中路而迷惑兮(연중노이미혹혜) : 그래서 중도에서 어쩔 줄을 모르다가
自壓?而學誦(자압안이학송) : 마음을 진정하고 시를 높이 읊어보노라.
性愚陋以?淺兮(성우누이편천혜) : 어리석은 천성에 소견이 좁고 앝아
信未達乎從容(신미달호종용) : 그 깊은 도량을 아직 얻지 못했지만
竊美申包胥之氣盛兮(절미신포서지기성혜) : 신포서의 기백을 남몰래 기다리다
恐時世之不固(공시세지부고) : 시세가 다른 것에 새삼 놀란다.
何時俗之工巧兮(하시속지공교혜) : 아, 시속의 기막힌 재주여
滅規矩而改錯(멸규구이개착) : 그림쇠를 없애고 멋대로 고치는데
獨耿介而不隨兮(독경개이부수혜) : 나만 혼자 절개 지켜 따르지 않니 하고
願慕先聖之遺敎(원모선성지유교) : 오직 옛 성현의 가르침을 사모하노라.
處濁世而顯榮兮(처탁세이현영혜) : 어지러운 세상에서 영화를 누리는 것
非余心之所樂(비여심지소낙) : 진정 마음이 원하는 바가 아니어라.
與其無義而有名兮(여기무의이유명혜) : 의리을 저버리고 이름을 얻기보단
寧窮處而守高(녕궁처이수고) : 차라리 궁한 채로 절개를 지켜 가리라.
食不?而爲飽兮(식부유이위포혜) : 배불리 먹기를 행여나 원하며
衣不苟而爲溫(의부구이위온) : 따뜻하게 옷입기를 내가 어찌 자라리오
竊慕詩人之遺風兮(절모시인지유풍혜) : 시인의 유풍이나 남몰래 사모하며
願託志乎素餐(원탁지호소찬) : 저 할 일 하고 먹는 큰 사람을 본받고자
蹇充?而無端兮(건충굴이무단혜) : 부귀가 좋다고 끝도 없이 날뛰는데
泊莽莽而無垠(박망망이무은) : 이 몸은 산 속에 이웃 하나 없도다.
無衣?以御冬兮(무의구이어동혜) : 추위를 막아낼 옷 하나 없이
恐?死不得見乎陽春(공합사부득견호양춘) : 아, 미처 새 봄 못 보고 죽을까 두려워라
구변7(九辯7)-송옥(宋玉)
??秋之遙夜兮(정초추지요야혜) : 고요한 늦가을 기나긴 밤
心??而有哀(심료려이유애) : 슬픔에 얽힌 마음 애처롭구나.
春秋??而日高兮(춘추탁탁이일고혜) : 봄 과 가을은 훌쩍 지나가고, 해는 높아
然??而自悲(연추창이자비) : 넋 잃고 시름하다 스스로 슬퍼한다.
四時遞來而卒歲兮(사시체내이졸세혜) : 사시절 바꿔들고 세월이 다하여도
陰陽不可與儷偕(음양부가여려해) : 음양의 이치를 따라할 수가 없도다
白日?晩其將入兮(백일원만기장입혜) : 빛나는 해는 천천히 서산에 지려는데
明月銷?而減毁(명월소삭이감훼) : 보름달은 점점 녹아 이지러져 가는구나.
歲忽忽而?盡兮(세홀홀이주진혜) : 세월 총총히도 멀어져 가고
老??而愈弛(노염염이유이) : 늙음은 성큼성큼 눈앞에 다가오는구나.
心搖悅而日幸兮(심요열이일행혜) : 아음은 두런두런 기뻐서 행운을 빌어보며
然??而無冀(연초창이무기) : 그러나 서글퍼지며 기대할 것이 없도다.
中?惻之悽愴兮(중참측지처창혜) : 마음 속 참담함에 절망스러워
長太息而增?(장태식이증희) : 길게 한숨쉬며 거듭 탄식하노라.
年洋洋以日往兮(년양양이일왕혜) : 시절은 벌써 봄인가, 세월은 덧없이 흘러가고
老?廓而無處(노교곽이무처) : 늙음은 헛되이 발붙일 곳이 없도다.
事??而?進兮(사미미이기진혜) : 만사에 거침없이 나아가길 원하여도
蹇淹留而躊躇(건엄류이주저) : 아, 이대로 머물며, 오도가도 못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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