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44) - 큰 바위 얼굴
내 고향에서 가까운 산자락에는 큰 바위 얼굴을 연상시키는 ‘애기 업은 바위’가 늘 시야에 들어와서 지금도 고향 길에 그 바위를 보면 어머니의 등에 업힌 아이처럼 마음이 포근해진다. 이번 피란길 걷기 행사 중 고향이 가까워지자 애기 업은 바위가 이디쯤 있을까 궁금하여져서 동생들에게 ‘저 고개를 넘으면 애기 업은 바위가 보이겠지?’하니 조금 더 가야 나타난다고 대답한다. 그 바위를 스쳐 지나며 먼발치에서 사진을 찍으니 애기 업은 바위가 선명하게 잡혀서 모두들 기뻐하였다.
나는 중학시절에 나다니엘 호손이 쓴 ‘큰 바위 얼굴’에 크게 매료되어 이를 몇 번이나 읽었다. 나도 큰 바위 얼굴을 닮고 싶다는 내면의 욕구가 있었을까, 둘째아들의 이름을 큰 돌(대석, 大石)이라 지은 것도 이에 영향을 받은 바 크다. 고향의 애기 업은 바위를 가까이서 바라보며 내가 좋아하는 큰 바위 얼굴을 여러분에게 소개하고 싶어졌다. 우리 모두 큰 바위 얼굴을 닮으면 좋으리라. 그 줄거리와 전문(첨부파일에 있음)을 실으니 살펴보시기를.
큰 바위 얼굴 전문.hwp
***** 줄거리 *****
높은 산들에 둘러싸인 분지에 살고 있는 어린 어니스트는 절벽 위에 조각한 것처럼 보이는, 인자하고 장엄하게 생긴 큰 바위 얼굴의 형상을 날마다 보면서 자라게 된다. 그리고 그 큰 바위 얼굴의 모습을 한 사람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는 예언의 실현을 기다리면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간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그의 마을에는 많은 재물을 가진 부자, 전쟁 영웅인 장군, 유창한 언변을 지닌 정치가, 훌륭한 글을 쏟아내는 시인이 큰 바위 얼굴의 모습을 지닌 인물로 기대되며 마을 사람들 앞에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은 순수한 선(善)과 진실을 지닌 큰 바위 얼굴로는 모두 어딘가가 부족한 인물들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니스트의 설교를 듣던 시인이 어니스트의 모습을 보며 ‘큰 바위 얼굴’과 닮았다고 외친다. 큰 바위 얼굴을 스승으로 삼아 평생 동안 내면의 덕을 갈고 닦아 말, 사상, 생활의 일치를 이룬 겸손한 어니스트가 바로 시인의 말처럼 진정 큰 바위 얼굴과 같은 인물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말을 마친 어니스트는 큰 바위 얼굴과 똑 같은 현명하고 착한 사람이 빨리 나타나기를 기원하면서 집으로 돌아간다
첫댓글 감동적인 글을 읽게 되어 행복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닮아야 할 진정한 인간의 모범을 제시하신 김교수님의 간절함이그대로 표출된 좋은, 매우 유익한 글이어서 가족들에게 읽히려 인쇄하였습니다. 주안에서 장정의 노독을 말끔하게 씻고 카페를 통하여 정작 "인생은 아름다워"가 계속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