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산천, 이게 마지막은 아닐까?
오랫만에 고향에서 친족형제들이 모임을 한다기에 참석하였습니다. 갈수록 시력도 노화되고, 운전대 잡는 자체를 싫어해 웬만한 거리를 걷거나 범위를 넘어서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입니다.
지난해에도 강원도 외가모임에 차를 운전하여 오가려니 먼길이 힘들다는걸 느꼈었네요. 그래서 이번엔 버스 이어타기를 해볼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으나 그게 여의치 않았습니다.
진주에 살때 버스, 택시, 지하철 11번 옮겨타며 하룻만에 강화도 마니산 등산을 다녀오는 등 남의치 바꾸어 타는데는 일가견이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노령세대의 교통사고 발생율이 높다하여 운전면허증 반납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대중교통의 쇠퇴에 있습니다. 자가용 보유자가 늘어나고, 대중교통 이용자가 줄어드니 시외버스도 줄어들어 심지어 버스터미널 없어지는 곳도 늘어납니다.
그제도 진주를 갔다오는데, 버스가 줄어들어 출발시간과 좌석배정이 없는 버스표(선착순)를 받아들고, 한참을 기다리며 관계자들과 싱갱이를 하였습니다. 중소도시간의 정기여객버스가 시골장날 버스로 바뀌고 만셈이지요.
그러니 자영업을 하는 사람은 어차피 차가 있어야 할테지만, 그외 노인네들은 죽은듯 방콕(방안에 콕-)하거나, 드론을 기대하며 날아 다녀야 할 형편입니다.
무조건 '애를 낳아라.' '노인들은 운전 하지 말아라.' 일방적인 구호만 부르짖지 말고, 깊은 곳에 무슨 문제점이 있는지 정부의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시골은 들판 하우스를 제외한 산야는 온통 푸르럼으로 가득찼습니다. 요즘 농촌 농가는 인상된 과일 가격으로 비닐하우스 농사 재미가 솔솔한지 적지않은 밥값도 서로 내려하여 흐뭇한 웃음이 나왔습니다.
좋은 것만 있는게 아닙니다. 일이 너무 힘들고, 나름 의욕을 가지고 살아가려지만 노령화로 한집건너 두집이 비어가고, 몸아픈 사람들이 늘어가 서글프다네요.
고향도 오랫만에 가면 낯설어집니다. 찾아가는 입장에선 시골 인심이 변했다고 말하고, 그곳 사람들은 뜸한 발걸음에 서운함을 느끼게 됩니다.
고향가는 길은, 기계문명이 발달할수록 시간은 단축되지만, 마음은 점차 멀어지고 있습니다.
동네앞 도로가에 서서 이게 나에게는 마지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고, 예전에 올랐던 눈에 보이는 산들을 휴대폰에 담아보았습니다.
살아오며 마음속 그리웠던 고향, 야속한 일이 있었더라도 연어가 죽음 앞두고 고향을 찾아들며, 여우가 죽음에서 머리를 고향 방향으로 두듯, 가슴 깊은 곳에도 숨길수 없는 본향인가 봅니다.
어쩌면 이 나이엔 아름다운 꽃길보다 어릴적 뛰놀던 고향의 푸른 산과들의 모습이 가끔씩은 더 그리울 것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고향땅에 서서 타향에서 늙어가는 삶이 더욱 팍팍하게 느껴져 글 올려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