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신기한 물건을 만나면 놀랍기도 하고 다음엔 또 어떤 것들이 날 놀라게 할까 하는 호기심이 생긴다
이번 여행에서 짠딸이 준비한 물에 젖지 않는 책 때문에 무척 신기해 했다
물에 젖지 않는 원리를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증명하면 재미없으니
그냥 물에 젖지 않는 신기한 책으로 여기기로 한다
민음사에서 출간한 워터프루프 책이라고 하는데
원터프루프 화장품은 써봤어도 워터프루프 책이 있는 건 처음 알았다
신기할 따름
그리고 궁금했다
과연 물에 적시며 읽어도 되는지
빨리 실험해 보고 싶어 수영장 가방엔 책부터 담기
수영복은 입고 가요
위에 로브 하나 척 걸치고.
선크림도 챙기고 어제저녁 사놓은 코코넛칩도 담고
처음엔 물에 넣을 때 조마조마했었다
활자가 번질 까 주저하며 책을 담갔는데 전혀 변화가 없다
변화가 없으니 아주 막 담갔다 뺏다 자유자재다
재미있으니 이런저런 장난도 쳐 보며 아이처럼 좋아라 한다
오른손에 책이 들려있는 채로 수영장 끝까지 가 그늘에서 읽기도 한다
물에 그만큼 담그고 있었다는 얘기
마냥 신기해하면서 한 권을 다 읽었다
단편소설이라 읽기도 쉽고 집중력이 다소 떨어져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어 좋다
물속에 들어가서 읽다가 물기 있는 수영장 난간에 턱 걸쳐놔도 걱정 없어요
짠딸은 햇살 쨍할 때 호기 있게 물속에서 책 읽더니
나보다 더 진한 수영복자국을 만들었다
그런데 물속에서 책 읽는 기분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다
문제점이 하나 발견되었다
책이 젖지는 않는데 표지의 분홍빛색이 빠진다
워터푸르푸 물감은 아직 발명되지 않았나? ㅎㅎ
물에 젖으면 툭툭 털어 걸쳐놓거나
수건으로 닦아주면 금방 건조된다
물에 오래 들어가 있었다면 펼쳐서 골고루 거풍 시켜주면 좋다
이 책에 대해서는
과학적으로 별로 설명하고 싶지 않으니 궁금하면 검색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