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선련사 개원식
박승한 시카고 주재기자:
지난 1992년 8월호에 실린 국제불교운동 선련사 회주인 삼우스님과의 특별대담에서 이미 소개한 대로 시카고 지역에 불타사, 불심사, 봉불사, 한마음선원에 이어 다섯번째 한국사찰인 선련사(Zen Buddhist Temple : 1710W.Cornelia, Chicago. IL 60657-1219 Tel.312 528-8685, 9909)의 개원법회가 8월 8일 (토) 오후 6시에 열렸다.
기독교 국가라고 자처하는 미국땅에서 기독교 교회가 불교 사찰로 바뀌는 뜻깊은 이날 법회에는 시카고 지역의 한국사찰의 스님들과 원불교 교무님은 물론 태국, 일본계 사찰 등의 스님들이 20여명이 참석했고 시카고 일대의 불자 뿐 아니라 캐나다 및 오하이오주 등 미주 각지에서 선련사 개원을 축하하러 온 200여명의 불자들로 성황을 이루었다.
삼우스님이 미주에서 서양인을 포교해야겠다는 서원을 가지고 지금까지 수행해 온 바 개원식장에서 영어로 식이 진행되었고 시간관계로 완벽한 우리말 통역은 못하고 식순만 우리말로 진행해 참석했던 한국인들중에서 영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에게 이 점이 유감스러웠으리 라 생각된다.
이날의 행사는 법회와 의식을 거행하는 제1 부 『평화와 질서(Peace and Harmony),와 부처님과 사부대중을 위한 노래공양과 개원법회를 마무리하는 제2부 『기쁨과 행복 (Joy and Happiness-Dharma Swings in America)」의 순서로 2층 법당에서 진행되었고 식이 끝난 뒤에는 1층 식당에서 많은 불자들의 정성으로 마련된 음식과 다과를 들면서 환담하는 자리도 마련되었다.
제1부 행사는 삼우스님의 주재로 헌향예불과 삼귀의 (Offering of Incense and Three Refugees)를 시작으로 입정, 영어 사회를 맡은 제리 라아킨(Geri Larkin)의 선련사의 내력 소개, 국제운동본부 승가협의회(The Sangha Council of the Buddhist Society of Compassionate Wisdom) 의장인 수카스님 (Rev. Sukha Linda Murray 의 인사말이 있은 뒤에는 시카고지역 태국계 사찰의 원로스님인 프라라차산웨티스님 (Ven. Phra Rachasarnwetee), 삼우스님의 오랜 도반인 비베카난다 나가시리스님(Ven.
Vivekananda Nagasiri), 시카고의 일본계 원로스님인 교메이 구보세 스님 (Ven. Gyomay Bubose) 등 세분의 원로스님의 격려사가 있었다. 특히 프라 라차산웨티스님의 태국어 설법 후에 시카고의 태국사찰인 왓 담마람 (Wat Dhammatam)의 광참스님(Ven. Dr.C.Phangcham)의 통역과 라차산웨티스님에 대한 소개도 있었다.
삼우스님은 우리말로 한 인사말에서 "불교는 서양에서 새로 시작하고 있으므로 가진 것이 없으니 이런 상황에서 어찌 깨닫지 않을 것이며 도우면서 살아나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며 불교포교에 대한 강력한 당부의 말씀을 해 주었다. 미중서부 불교협의회(The Buddhist Council of Midwest)의 부회장인 순난 구보세 스님 (Rev. Sunan Kubose)은 환영사를 통해 삼우스님의 삼우(三友)가 일본불교에서 법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의 뜻을 갖고 있다고 소개하자 삼우스님이 시카고 선련사 개원식을 준비하기 위해 제자들과 함께 절을 치우고 수리하면서 땀흘려 일하신 것을 아는 대중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삼우스님의 법문온 그 자리에 참석한 미국 및 캐나다 불자와 한국 불자들을 위해 영어와 우리말로 행해졌는데 영어로 한 스님의 법문에서는 스님이 미주에 와서 고생하면서 겪은 수행 이야기와 오늘날의 선련사가 있기까지를 담담하게 소개했고 특히1967년에 미국에 와서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뉴욕에 가서 탁발을 하다가 경찰서에 끌려가 탁발에도 허가증이 있어야 된다는 걸 처음 알았다고 하시면서 웃음지으실 때 참석한 대중들도 따라 웃긴 했지만 개척자로서 고달팠던 삼우스님의 구도의 길에 숙연해졌고 시카고 선련사를 개원하기까지 절 내부를 . 수리하고 정리하느라
애 많이 쓴 삼우스님의 제자인 화산행자 (Hwasan Bill Epperly)와 안젤리 행자 (Anjali Jacques Oule)가 나와 절을 수리하면서 경험한 수행담을 대중들에게 회향하는 순서도 가졌다.
삼우스님의 우리말 법문에서는 진리가 책에서 오지 않으며 금생에 윤회에서 열반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힘주어 말씀했다. 또한 재미있었던 것은 이 건물이 절이 되기 전에 여기서 목회를 하던 미국목사가 나와 환영사를 해 종교간의 화해의 좋은 본보기를 보여준 점이다. 범종교계 양심수 석방운동본부
(The Interfaith Prisoners of Conscience Project)의 마이클 야수다케목사 (Rev. Michael Yasutake)의 태평양 전쟁 당시의 종군위안부에 대한 일본정부의 만행과 보상문제 소홀에 대한 분노와 참회가 담겨있는 메시지를 92세된 어머니의 방문으로 불참케 된 야수다케 목사를 대신해 사회를 본 제리 라아킨 (Geri Larkin)이 낭독했다. 시카고 한국영사관을 대표하여 최성호영사가 인사를 해주었고 시카고 불교연구원장인 이장수거사가 시카고 지역의 한국불교 개척사를 영어로 발표해 주었다. 이어 시카고에 한국불교가 첫발을 내디딜때 부터 불교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대지 임관헌거사가 우리말로 시카고 지역의 한국불교를 회고해 주었다.
제2부 기쁨과 행복순서는 나싸니엘 니들 (Nathaniel Needle)거사가 자기가 작곡한 영어로 된 찬불가를 전자 오르겐을 직접 연주하면서 육바라밀(Six Paramitas), 관세옴보
(The Boddhisattva of Great Compassion) 등을 독특한 기법으로 열창해 대중들의 좋은 호옹을 얻었으며 아름다운 한복 차림으로 나온 민요가수인 무량심 최정자 보살은 창부타령, 성주풀이, 새타령의 세 곡의 한국 민요를 열창해 청중의 열떤 박수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수카스님이 발원문을 낭독하여 이 날의 개원법회를 끝맺었다. 법회 후에는 1 층 식당에서 시카고의 한국불자들이 정성껏 준 비한 간단한 식사와 다과가 있었다.
과거 20년전 시카고에 이민오는 한국인들에게 이민생활의 고달픔을 달래는 만남의 터로 이용 되었던 한국교회가 미국인 교회로 바뀌었다가 이제 서양인들에게 한국불교를 전파하는 한국계 불교사찰인 선련사로 새롭게 출발하게 된 사실을 돌이켜 볼때 재미있는 역사의 과정을 느끼며 미중서부 지역을 미국포교의 중심으로 삼겠다는 삼우스님의 결의 또한 미국을 불국토로 바꾸고야 말겠다고 서원하고 있는 많은 스님과 불자에게 큰 횃불이 되리라고 믿는다.
이 날 우리말 사회를 맡은 인연으로 삼우스님과 스님의 미국계와 캐나다계의 제자분들과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었고 그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가 있었는데. 한국불교가 미국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보다 한국적인 불교를 해야 되겠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삼우스님이 이 교회건물을 인수해 들어와서 십자가 앞에서
3주일을 예배하고 참선을 한 뒤에 부처님을 모신 것이며 개원법회 때 이 교회를 판 미국목사가 나와 축하해 준 것이 이번의 선련사 개원에 서 가장 아름답게 기억에 남는다.
또한 태국, 일본등 다른 민족계 사찰의 승려와 신도가 참석해준 것과 시카고 원불교당의 유수일 교무가 바쁜 중에도 개원식에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준 것도 고마운 일이었다.
그러나 이 날의 개원식이 4시간 이상 진행되어 저녁식사도 안하고 참석한 대중들이 아주 곤혹스러워 했던 것과 식이 끝날 때 쯤에는 이미 많은 사람이 떠나 자리가 많이 비었던 점이 유감스러웠는데 이런 시간관리의 문제는 각종불교행사에서 꼭 시정되어져야 할 것이다. 끝으로 지독히도 낡은 교회건물을 부처님 도량으로 개조해 나갈려면 삼우스님 및 스님의 제자들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물론 재정적으로 엄청난 어려움을 겪어야 하리라 여겨지는데 뜻있는 불자들의 도움과 부처님의 가피력에 힘입어 순조롭게 불사가 이루어져 부처님의 법문이 미주에 울려 넘치기를 간절히 서원한다.
1992년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