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나들이] 곱창볶음집/ 쫄깃쫄깃 매콤달콤한 그 맛
거칠고 투박한 모습과 특유의 향 때문인지 곱창은 서민 음식으로
여져졌지만, 요즘은 고기 구이 보다 더 비싼 별식이 되었다. 그러나
대학가와 골목식당에선 여전히 부담없는 메뉴이기도 하다. 야채와
양념으로 특색을 살린 곱창 볶음 집 두 곳을 소개한다.
서울 안암동 고려대 앞 안암 전철역 3번 출구를 빠져나오면 큰길 가에
특이한 바가 하나 보인다. 맥주 바나 양주 바가 아닌 곱창 바. 상호가
‘빠곱창’(02-926-2188)인 이 식당은 이름처럼 통 유리창을 따라 바가
길게 놓여져 있다. 주 메뉴는 양념 곱창(6900원)과 닭꼬치(5900원).
조리가 된 채로 내오는 곱창 볶음은 고체 연료로 따뜻하게 먹을 수 있다.
양념은 중국식 블랙 빈 소스를 모방한 듯, 진하고 달지만, 매운 맛이 강하다.
곱창은 부드러운 질감과 꼬들꼬들한 씹는 맛이 모두 살아, 피망·양파와
섞여 입 안에서 춤춘다. 멸치 국물에 소면을 말아 호박과 김, 깨를 뿌린
옛날 국수(1500원)로 마무리하면 해장국이 필요 없다.
저녁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함지곱창(02-3444-6919)은 서울 논현동 영동시장 먹자 골목 안에 있다.
곱창 볶는 요란한 소리와 진동하는 향내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식당
안. 식탁이 고작 6개뿐인데다 부엌이 좁아 곱창 볶는 공간을 밖으로
옮겼는데, 이것이 오히려 손님들 발길을 붙잡는다. 곱창 볶음은
김치·감자·양파와 함께 식탁 위 철판에 오른다. 양념에 버무리지 않은
소곱창(9000원), 양곱창(1만4000원)은 곱창만 따로 소금에 찍어 고소한
맛으로 먹는다. 양념과 기름에 볶아주는 밥(2000원)도 맛있다. 영업
시간은 오후 4시부터 새벽 4시까지. 일요일은 쉰다.
(강지영·앤디새먼·부부음식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