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오남구 시인 시비 제막식
11월 28일 오후 12시에「꽃의 문답법」과「노자의 벌레」란 시집으로 널리 알려진 핑명 오남구(본명 오진현) 시인 시비 제막식이 한국시문학문인회 주최로 거행 되었다.
한국현대시인협회 및 월간 시문학사와 부안문인회, 부안군청 후원으로 이뤄진 이날 행사에는 예술원 회원이신 문덕수 원로와 현대시협 전회장인 심상운 시인과 손해일 현회장과 시문학문인회 회원 50여이 서울에서 갔고 현지에서는 부안 문인회 회원이 참석하였고 부안군수 및 부안문화원장이 자리를 같이 했다.
남북시 동인 활동을 같이한 심상운, 김용언, 손해일, 이혜선(현 동국문학인회 회장)은 고인이 된 오남구 시인을 회상하며 인생 무상을 새삼 되뇌었다.
시비는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벽, 멈추어 서버린 그곳”이 오석 위에 올려졌다.
벽 , 멈추어 서 버린 그곳
오남구
차마 헤어질 수가 없다
눈길 꽃상여를 따라가다 따라가다
멈추어 서 버린
그곳. -싸르륵
저 흙을 던지는 캄캄한 일순
벽이 보인다
이승과 저승 사이의 냉정한
벽, -싸르륵! 싸륵! 싸륵!
덮는 핏빛 흙
덮는 눈발
삭풍소리 억새칼잎 소리 소리란 소리
세상의 차가운 것들
덮어서 쌓여서 솟은
이쁘게 만들어서 더 슬픈 봉분
새삼 보는 벽이다. 벽
더는 따라갈 수 없고 멈추어
서 버린 그곳, -싸륵! 싸륵!
긴 발자국을 되밟아서 오는 우리
흰옷 머리 숙여 눈 쌓이고
만들 잃은 체
눈 위에 그린 한 폭 수목화다
* 하관: 모친의 하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