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의 작은 거인 임기종씨
설악산(1,708m)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단어나 이미지는 각자마다 다를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설악산의 명물이라 하면 계곡폭포나 흔들바위
또는 천왕봉, 울산바위 등을 말할 것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설악산의 명물이나 지명등이 있겠지만
설악산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이가 설악산의 마지막 지게꾼(지게 명인)인
임기종씨입니다.
16살 소년 시절부터 지게를 지기 시작할 정도로 가난한 집안에서 자라났음에도,
그는 자신의 직업인 지게꾼을 천직으로 여기며 지금까지 설악산을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이분이 지금까지 설악산에 오르내린 지 어언 42년이 되었고,
걸어다닌 km 수가 자그마치 41만 5천키로라 합니다.
42년 동안 그가 걸은 길의 양은 대청봉을 14만 번 등반한 것과 같은 거리라 하니
대청봉을 한번도 올라보지 못한 저로서는 상상조차 되지 않습니다.
멘 몸으로도 오르기 힘든 설악산을 80kg의 무게가 나가는 짐을 지고
오르내리는 임기종씨를 향하여 방송 제작진이 왜 오르느냐고 묻자 그분의 답변입니다.
“상인들과의 신뢰이고 약속이니까 안 갖다 줄수가 없죠.
던지고 내려가 버리면(상인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내 생각만 하면 안 되니까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갖다주는 거죠.”
“이 길이 나한테 맞게 느껴지더라고요. 사람마다 다 자기 길이 있잖아요.
저는 짐 드는 일이 제 길이라 생각되더라고요.
당장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고 해도 두렵지 않아요.
내 할 일을 다하고 최선을 다해서 살아왔기 떄문에 행복해요 저는.”
임기종씨가 대단하다 싶은 또 다른 이유는 설악산 선배 지게꾼의 소개로 만난
지금의 아내는 지능지수가 7살에 멈추어버린 정신지체 장애 2급입니다.
고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귀가하면 아내의 수발을 들어야 함에도,
서로가 서로를 애틋하게 생각하는 모습이 방송에 고스란히 소개되었습니다.
“남편이 넘어질까 봐 항상 걱정이에요. 짐을 많이 지고 다니니까요.”
(참고 방송: 명물인생 37회, kbs 아침이 좋다)
일반적인 기준에서 생각하면 가장 바닥에서 살아가는 인생이라 할 수 있겠지만,
그러한 기준은 가진 자의 오만이고 사치스런 판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걸어가야 할 인생의 길을 하늘이 주신 천직으로 여기고 한걸음 한걸음 내 딛으며,
연약한 아내를 돌보면서 살아가는 임기종 명인의 질박(質樸)한 삶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부끄럽게 하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