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미술선생이 2개월의 제주도 체류를 끝내고 돌아가는 날. 마지막 배웅이 필요할 것같아 오전에는 집에 머물러 있다가 12시 넘어서 집 밖으로 출발했습니다. 이제 날씨는 본격적인 가을이지만 아직 밖의 초목은 초록색이 훨씬 더 짙습니다. 여기저기 온통 억새가 물결치니 초록색을 벗고 곧 보조를 맞춰 줄 날이 한달도 안 남았습니다.
제주도 가을날들이 아까와서 밖으로 뛰쳐나오는 시간들이 황금같습니다. 오늘은 어딜가볼까?를 매일 고민하는 이 세월들이 남들의 부러움을 살만합니다. 자유만끽! 아직 뭔가 할일들에 대한 부담감들은 너무 뿌리가 깊어 쉽게 뽑혀나가지 못하지만 그건 진짜로 할 일들을 마무리할 때 거두어질 것이라 그냥그냥 신경쓰지 않고 오늘을 즐기는데 최선을 다하려 마음편히 먹습니다.
시간이 애매해서 휴애리나 가서 핑크뮬리 물결이나 보려고 가던 중에 발견한 흑염소편백포레스트체험농장. 편백숲이라 하니 잠시 보고갈까?하고 들렸는데 대~~박, 우리에게 딱 필요한 시설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설체험시설이라 입장료는 있지만 복지 할인혜택때문에 4명에 15,000원만 지불. 염소먹이까지 공짜로 줍니다.
입구를 지나 흑염소우리에 들어서니 준이는 질색팔색, 완이는 아무 관심없는 어디로 뛰쳐나갈까 자세라서 얼른 편백숲이나 가봐야지 하는 순간, 굵은 편백나무들 사이를 얽기설기 밧줄로 연결해서 그야말로 야외감통시설이 떡허니 펼쳐져 있으니 이게 왠 떡이랴? 정말 제가 만들고 싶었던 야외감통실,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정작 아이들은 올라오지도 않는 그물망 올라가기시범보이느라 혼자 애쓰는 모습을 태균이가 카메라에 담아주었네요. 시범보여주기 덕에 간만의 몸쓰기와 땀흘리기까지. 이직 이런 활동들이 가능하니 다행이다 싶습니다. 큰 덩치생각 안하고 뭐든 하려던 태균이도 이건 절대 시도하질 않네요.
완이가 엄청 좋아한 숲 속 펀라이더. 족히 40-50미터는 되어보이는 길이인데 수동으로 그네를 밧줄로 끌어서 높은 곳으로 가야 급경사를 타고 신나게 질주할 수 있으니, 완이가 하도 좋아해서 한 열번쯤 끌어주었더니 거의 극기훈련 수준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완이가 미치도록 좋아하니 딱 이런 수준의 감통놀이가 맞춤인 듯 합니다.
신나게 놀고는 우리는 천천히 편백나무숲을 산책했습니다. 길도 편하게 되어있고 중간중간 편백나무 벤취도 있어서 쉬엄쉬엄 피톤치드향이 뭔지는 몰라도 있겠거니 하면서...
그렇게 산책을 마치고 되돌아오는 길에 완이가 펀라이더로 뛰어가길래 두 번 열심히 태웠는데,좀 못되보이는 아이 하나가 계속 쫒아오면서 내놓으라는는 식으로 압박을 해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나왔습니다. 사람이 없어서 참 좋았는데 방문객이 들어오니 다른 기구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그걸 원한다하니 어쩔 수가 없었죠. 시간날 때마다 자주 가봐야 되겠습니다.
그 체험목장 안에 '고이악오름' 오름길이 있고 거길 오르면 한라산과 서귀포바다가 보인다고 하니 조만간 다시 시도해봐야 되겠습니다. 우연히 들렸지만 아이들과 계속가도 좋을 것 같아 자주 가려고 합니다.
첫댓글 👍 ~~~
제가 남원읍에 있었지만 거의 매일 바닷가만 가고, 이틀은 차 고쳐야해서 제주시 왕복하느라 이런 곳이 있는지 몰랐네요. 넘 아쉬워요~~
야간에는 서귀포쪽 새연교 음악분수 좋고요, 위미항다리도 좋습니다. 전 고소공포증 있어서 ㅜㅜ 모성애로 겨우 건넜습니다.
이 글은 벌써 읽었는데, 이제야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