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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부(士大夫)란 머리에 갓을 얹고 궁댕이 짓무르도록 공부를 해야 하는데
택리지의 글을 보면 "그들이 사는 곳은 인심이 고약하지 않은 곳이 없고
죄 없는 자를 가두고 자신의 행실을 단속하기보다 남의 행적(行跡)을 미워했고
그곳 지방을 쥐락펴락할 패권을 잡기를 좋아했다"고 적었다
이순신장군께서 삼도수군통제사에서 파직당한 뒤 의금부로 압송되어 모진 고문을 받고 이순신은 죽어야 한다는 내부의 적 왕실의 외척파이던 서인으로 인해 극형의 죽음을 눈앞에 두었다가 유성룡과 함께 동인이었던 정탁 선생이 신구차 상소문을 선조께 바쳐 구사일생 목숨을 구한다.
의금부에서 석방된 이순신 장군께서는 백의종군을 위해 1597년 4월 1일부터 8월 3일까지 한양-수원-평택-아산- 논산-삼례-전주 임실-남원, 구례, 순천-구례-악양-하동-산청-경남 합천 초계현 초계 향교 근처에 있던 권율 장군 진영에 이르기까지 걸어가셨던 640km의 종점이 바로 초계면이다.
"그대를 삼도 수군통제사에 임명하노라
하지만 군사가 없으니 육군으로 싸워도 좋다"
욕 나올 정도로 미운 선조였지만 장군께서는 어느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으니
합천 초계면은 다른 곳보다 스토리가 탄탄한 이유도 바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땅이기에 더욱 특별하다고 할 것이다.
초계향교
고려 충숙왕 때 세웠다고 하나 정확한 건 아니고
입구에 풍속을 교화시킨다는 뜻의 풍화루(風化樓)가 서있는데 다른곳과 다르게 입구 기둥아래 주춧돌이 거북의 형상을 하고 있는게 특징이다.
운석이 떨어진 고을이며 가장 완벽한 환종주길
멀리 대구의 비슬산이 높게 보이고 우측 멀리 창녕의 화왕산이 길게 보인다.
운석이 떨어진 시기는 대략 6만년전 구석기시대쯤 되었을 것 같고
가운데 보이는 곳은 초계면과 적중면으로 가로 8KM, 세로 5KM
산 아래 평야지대 둘레는 대략 20km
가로 세로 5㎢쯤되니 500헥타르 1,512,500평이다.
축구장 530개 정도 넓이다
운석공 둘레는 약 32KM이며 둘레에서 흐르는 물줄기는 최장의 유하천과 옥두천 상부천은 흘러 산내천이 되어
멀리 김천의 초점산 서쪽계곡에서 발원해 거창-합천을 거쳐 흘러온 황강에 합류해 낙동강으로 흐른다.
오늘은 짧은 하천이기에 집에서 천천히 나와 초계면 시장 맞은편 공용주차장에 주차하고
시장 옆 개인택시 사무실에 가서 합천군 대양면으로 넘어가는 큰고개재로 향한다.
기사님께 운석공 종주에 대해 여쭈어 보니 근래에 뉴스를 통해서 보도가 되어 그런지 상세하게 알고 계셨어 몇 가지 더 알아간다.
큰고개재에 도착해서 기사님은 다시 돌아가시고
예전에 없던 안내판이 두 팔 벌려 반기듯 서있고
날씨가 조금 쌀쌀한 기운이 느껴질 정도라 잠시 좋은 등로 따라 뛰며 예열해 본다
5억원 들여 만들었다는 일부 등로는 포크레인으로 작업을 해서 그런지 등로가 아주 넓고 잘 만들어져 있다
미타산 3,2KM 지점
옛날에 한노인이 날이 저물어 갈 무렵에 미타산에 올랐던 모양이다.
마침, 미타산 정상을 지키던 봉화지기에게 하룻밤 쉬어 가기를 청했는데
봉화지기가 "얼쩡거리지 말고 후딱 내려가슈!~~"라며 거절을 하자
노인께서 "에이!~ 이 거지 같은... 너의 심성을 보아하니 맑은 우물도 아까우니 흙탕물이나 실컷 먹으라"해서 지금까지
미타산 우물은 흙탕물 비슷하게 나온다는 설이있다
노인네 심성(心性)도 그렇게 좋지 못한 것 같은데... 종주길에 성터길 위에 있는 샘터의 흙탕물 한번 드셔 보시기 바라고
예전에 작은 암자가 있었는데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다.
잠시 오르막길을 오르면 첫 번째 687M의 천황산이 나오는데 이곳 동, 북쪽에서 유하천이 발원되지만
동쪽에 있는 또 다른 천황산에 가본다. 잠시 진달래 군락지를 지나 600m 가면 천황산이 나온다
두 번째 655M의 천황산 조망은?
멧선생께서 밭갈이하듯 갈아놓은 땅 위로 마빡만 겨우 내밀고 있는 삼각점이 옛 친구를 만난 듯 반갑기는 한데
조망이 조금뿐이라 아쉬운 생각이 든다.
조망은 적중면만 빼꼼히 내려다 보이고
정상 주변은 이렇게 편안한 쉼터가 만들어져 있고
다시 돌아가서 발원지 찾으러 간다.
다시 첫 번째 천황산에 와서
조망은 없다. 하지만 이곳을 선담이라고 하는데
돌(石)이 서 있다는 전설이 있으며 신선들이 장기를 두던 장대(將臺) 바위가 바로 아래에 있다.
이곳에서 북동쪽 계곡으로 내려가면 유하천 13km의 발원지다.
정상에 진달래 군락지가 있어 온통 진달래나무가 빼곡하고
잡목과 덩굴이 막아서고
지난날 걸었던 산청의 단계천에 비하면 아주 좋은 편이다.
그렇지만 한여름이라면 고생 좀 할 듯
계곡으로 조금 내려왔지만 등산로에서 보면 대략 20미터 아래에 있는 발원지
갈수기지만 그래도 물이 나오는데 파이프 하나 설치하면 식수터로 사용해도 될듯하다
잠시 보이던 물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내려온 곳
너덜 지대가 있으며 푸른 이끼가 자주 보이는데
보잘것없는 물은 바위너덜 속으로 흐르는 것 같다.
꽤 큰 높은 폭포에 얼음이 얼어있는데.
어느 여인네의 한(恨) 서린곳인가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조심조심 내려와
5단 폭포
잡목이 심했던 큰 골짜기를 다 빠져나오면 신촌 저수지가 나오는데
초계면과 적중면에서 크고 작은 저수지 41개 중에서 적중면의 명곡저수지에 이어 2번째로 큰 저수지다.
상류에 아무것도 없다 보니 물은 아주 맑고
멀리 천황산이 보이고
내려가는 길에
물은 깨알같이 맑은 저수지에서 기다리는 것만으로 부족했나
무엇을 얻고, 지키고자 좁은 시멘트 방수포 사이 수로 따라 아래로 아래로 내려올까?
고여있는 검푸른 물속에서 금방이라도 뭔가 나올 것 같은 분위기라 더 서있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다.
하천가에 자리 잡은 웅덩이
물이 깊어 보이고 선녀가 목욕할 수 있을 정도의 크기다
정곡마을 주민들께서 버린 하천가 쓰레기들
내려가야 할 하천가
원형의 통발 삼형제
"다 잡는다"상표의 통발은 물속에는 동해바다 고래 빼고 다 잡을 영웅의 기세(氣勢)였겠으나
물밖에 나와있으니 그 기세등등하던 모습은 어디 가고 초라하기까지 하다.
삼각형의 통발 삼형제도 보이고
요즘 많이 하는 유투브 먹방계의 최종 보스격인 통발인듯한데
세상에 얼마나 먹을 게 많은데 조그만 물고기를 잡겠다며 이러는지... 남해바다 용궁의 기둥까지 빼올 듯한 사람들이다
저걸로 피라미를 잡을까? 송사리를 잡을까?
저도 촌놈 출신이지만 송사리와 피라미 구분은 늘 애매하고 힘든다.
다만, 송사리는 수심이 얕고 고인 물에 살고 있으며 고만고만한 녀석들이 무리 지어 살고
피라미는 하천가 여울에 사는데 보통 2-3 급수에 서식한다고 보면 될듯하다.(여름철에 만나기 쉬운 물고기다)
*피라미와 송사리 그리고 동해바다에 사는 뼈대 높은 가문의 멸치대왕과 크기가 비슷하니
등골뼈 44개, 볼기뼈 46개로 도합 90개의 뼈로 양가모두 지체 높은 집안이라 할 수 있겠다
이곳에는 어떤 물고기가 잡힐까?
어지간하면 어물전에 가서 사서 드시는 게 더 싸게 치일 것 같다
이쪽은 초계면 저짝은 적중면인데 멀리 보이는 산은 합천 쌍책의 필봉인듯하다
이곳에 국내 최고의 운석박물관을 3천억 원 들여서 만든다고 한다.
박물관으로 인해서 인구 소멸지역에 사시는 분들의 경제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길 바라고
인근의 고령의 대가야 박물관, 합천 해인사, 대야성, 낙동강 창녕보와 무심사 같은 곳과 연계하면 좋을 것 같다
훗날 이곳에 박물관이 멋지게 설 자리다.
쑥 캐고 계시는 할머니
지방하천 유하천
계절이 봄이니
하천가에 산수유와 매화는 당연하다
만물이 추위에 떨고 있을 때 남들보다 먼저 꽃을 피워 봄을 알려주는 나무로
매화는 불의에 굴하지 않는 소신으로 선비정신의 표상으로 삼는 꽃이고
산수유는 한 겨울에도 흰 눈을 덮어쓰고 있는 붉은 열매는 신선이 먹는 열매로 알려져 있다
집 나온 "디진다 쓰레기"들이 보이는데
사람 사는 곳으로 내려온 깨끗하지 못한 물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하천가에 쓰레기는 버리지 말았으며
산 위에서 볼 때는 마치 선계의 무릉도원처럼 보이던 곳이지만 산 아래서 보면 허탈한 마음이 먼저 든다
들판 한가운데 자리 잡은 적중면 정토리 300년 된 느티나무
태백산에서 흘러온 물이며
인근 논에서 떠내려온 비닐이 많이 보인다.
쓰레기만 없다면 좀 깨끗할 것 같은데 그렇다고 더럽지 않은 건 아니다.
어딜 가나 보이는 버려진 비닐들
이곳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곳이고 그 가운데 넓은 평지의 땅 위에 두 개의 면(面)에서 조금만 신경 써서 관리한다면
도연명의 도화원기 속의 무릉도원 그곳이 이곳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참 안타깝다는 마음이다.
고려말 풍수의 대가 도선대사께서 이곳을 찾으셨다면 뭐라고 말씀하셨을까?
양파 속같이 꽁꽁 숨겨놓은 땅, 어느 누가 보더라도 최고의 관광 상품이 될 수 있는 곳인데
이곳에 사는 주민분들은 그걸 모르는 모양이다.
하천은 많이 넓어졌으나
수량도 얼마 되지 않으니 이런 곳에는 송사리나 피라미도 살지 못할 것 같다
멀리 보이는 산은 대암산 방향
좌측은 미타산이고 능선 지나 우측은 천황산
하천가에 보이는 텃밭인데 온통 쓰레기? 혹은 쓰지 못하는 농사자제?
산에서 느껴지던 맑은 기운(氣運)이 이곳에서는 전혀 느껴지지 않고 흐트려지는데 이유가 뭘까
걸음을 걸으면서 맑은 기운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꿀벌 보이시나요
"매화는 추워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 하였는데
꿀벌에게 그 도도(滔滔)한 속살마저 허락하였다.
인간이 가장 사랑하는 곤충인 꿀벌
한 마리가 4만 번 움직여야 겨우 1kg을 만들 수 있다
봄바람은 불고
나른한 날씨에 따뜻한 꿀차 한잔 생각도 나고
벌의 비행하는 소리 참 정겹고 좋다
좌측은 천황산이나 미타산에서 흘러온 유하천이고
우측은 산내천으로 대암산에서 흘러온 물이다.
두 물은 합류하면서 산내천이란 이름으로 5km가량 더 흘러 황강에 합류한다.
상부천과 옥두천 그리고 산내천이 만나는 곳에서 본 미타산과 천황산
운석공 입구의 비석군들인데
좌측은 절충장군(정삼품 당상관 벼슬을 하셨고 무관이니 준장급의 벼슬) 강씨 비석이고
우측은 가선대부((도지사급의 벼슬)오씨 그다음은 모르고 맨 끝에는 김효자비로 보인다.
이제 적중면과 초계면을 감싸고 있던 울타리를 빠져나와
하천은 많이 넓어졌고 물은 많이 맑아져 있다
운석이 떨어진 불의 땅에서 밖으로 나와 탁 트인 곳에 서니 이제야 기운이 맑아지는데
이제야 알 것 같다
산정에서 보면 기운과 그 속에서 밖으로 나와보는 기운이 많이 다르다는 걸
산내천
지나온곳
이제 다 와 가는 곳이고
논 건너편은 황강
지나온 하천길과 앞에 보이는 산은 조망 없는 옥두봉
멀리 황강 건너편에 보이는 산은 황강 북쪽 지맥(수도지맥) 길인 성산이고
물은 이곳에서 5KM가량 더 흘러가 경상도 땅을 고루 적시며 흘러온 낙동강 품에 안긴다.
우리나라 유일의 운석이 떨어진 불의 자리 한번 찾아보시기 바라며
"비록 세월 적은 달력 없지만 사계절은 저절로 한해를 이룬다"는 도연명의 도화원기가 생각나는
초계, 적중면이다.
차가운 바람은 불고 목을 길게 빼고 "잘 가라" 인사하는 포크와 인사
나누고 집으로 향한다.
첫댓글 운성공환종주의 유하천 강행 후기 잘 봅니다.
산 위에서 내려다본 초계면 적중면 마을들에
매화 벚꽃나무 배꽃나무 등 백옥같이 하이얀 꽃들이 만개한 모습을 그려보니
무릉도원이 지상에 있다면 이곳이 딱이겠구나 싶습니다.
복숭아꽃 나무도 어여쁠 듯.
산과 꽃이 어우러지면 벌과 나비는 저절도 날아들 듯.
단, 쓰레기 많고 인심이 나쁘면 말짱 도루묵
합천군에서 쓰레기 단속 철처히 하길 바라며
제가 사는 논산쪽은 뭐 지도상에서 찾아볼게 없을까
잠시 클릭하며 요리조리 살펴보는데... 특별한게 없어요.
이 동네 확실히 신통하게 생기긴 했네요.
운석이 떨어졌다는 사실이 밝혀지지도 않았을 때
이 운석공환종주 길을 찾아내서 처음 걸었던 방장님도 실로 대단~
범접할 수 없음에 억수로 경외하며 존경합니다.
이때까지 수 없이 가야산, 매화산만 왔다 갔다 했는데,
운석공 환종주 조만간 후딱 다녀 와야 겠습니다.
잘 녹는 화장지도 아니고 저런 쓰레기는 안 버렸으면 좋겠는데,
매번 혼자 잔을 기울이며 방장님 산행기 친구 삼아 잘 봅니다.
감사합니다.
오! 백의종군의 마지막 종착지가 여기였군요!ㅠㅠ 성한 몸으로도 640키로는 힘든데... 온갖 고신으로 만신창이 된 상태에서 백의종군을 하셨을텐데~ 그때나 지금이나 지도자가 중요하고 정치하는 위정자들이 중요한듯 합니다.
세상돌아가는게 싫어 클럽후기를 더 유심히 보는데 갑자기 정치가 생각이 나서... 슬픔니다.ㅠㅠ
운석공환종주길을 끼고 도는 하천길
2탄으로 유하천 강행길을 걸으셨군요.
500고지밖에 안되는데 아직도 얼음이
얼어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하고....
운석공안에 갖혀서 물이 밖으로
빠져 나갈만한 길이 있을까?
궁금해서 다시 봤는데 물길은 있군요....ㅎ
우리시골이 조금만 더 깨끗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등산로 새단장해서 길이좀 수월할듯 하네요...단상암 물도 보충하고 커피도 한잔하고 인심좋은 암자 였는데
철거한지 몇년지난거 같습니다 멋진 조망 선사하는 대암산~~ 다시 한번 가봐야할듯~~
합천 운석공환종주 주변으로 이어지는 천의 줄기
아직도 우리나라 하천 다하실려면 세월이 걸리겠네요.
주변의 풍경과 역사적인 지식 다양하게 접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전국 어딜가나 쓰레기 없는곳이 없는것 같습니다 인간들 때문에 쓰레기가 생겨나는것 이겠지요
인간으로 인해 세상이 발전하고 인간으로 인해 세상이 망해가는것 같아서 아이러니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