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 여름, 전라도 어느 낚시터에서 본 아름다운 한 쌍의 학춤과는 다르다.
한 쌍의 학은 빙빙 돌고 솟구쳐 내려와 입맞춤과 다리로 서로를 부둥켜안는 듯 오묘했건만 오늘의 독수리들은 그 큰 날개를 활짝 펴고 큰 원을 그리며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더욱 더 오르고 있을 뿐이었다.
오늘 아침 성찬에 대한 답례인가? 아니면 죽은 자의 영혼을 하늘로 승천키 위한 절차인가?
참으로 독수리 떼들은 인간의 희망을 저버리지 않고 자기들의 임무에 충실하려는 듯 했다.
힌 뭉게구름, 푸른 하늘, 계곡 물소리, 산들바람, 하늘의 밝은 태양, 100여 마리 독수리 비상, 오늘 장례를 치른 유족은
흐뭇하리라.
사자의 영혼이 하늘로 승천했다고 의심치 않으리라. 10여분 비상 후 감쪽같이 독수리들은 사라졌다.
티벳에 와서 일주일 동안 고산병에 시달린 마음 고생이 한편의 독수리 군무, 비상으로 모두 씻기어 날아가고 있었다.
(뚝배기 저. <쉰아홉의 배낭여행>중 아! 처절한 조장, 독수리 군무에 위로를 받고중 일부 303P에서)
어제 저녁 여름장기걷기 번개모임이 있어 나가던중 사촌매형으로 부터 전화를 받았다.
자네가 준 책가운데 티벳 조장에 대해서 읽어본것이 10여년이 지났지만 잊혀지지않는데 오늘저녁 모방송국에서 9시40분에 티벳천장(조장)에 대해서 방영하니 보라는 친절한 전화였다.
7시 모임에 장기팀 18명 전원이 참석해서 저녁을 먹고 2차 노래방에 갔지만 본인은 서둘러 집에와서 TV를 켜서 보았다.
2002년 여름 내가 찾아간 티벳의 드리궁틸사원은 15위안의 입장료를 받고는 사원동쪽의 조장터에서 집행하는 장례절차를 볼 수 있도록 관광객들에게 허락했지만 그 후에는 중국당국에 의해 금지되었다고 한다.
입장객 누구에게도 촬영이 허락되지 않는데 이번 방영은 어떨까 호기심속에서 지켜보았지만 역시나 장례절차의 제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조장하면 죽은 시체를 독수리들이 그냥 쪼아먹는가 생각했건만 내가 본 조장터에서는 네명의 장례집행위원(돔덴이라 부름)이 탁자위에 안치된 시신을 칼로 배로부터 살점을 도려내어 볶은 보리가루(짬파라 부름)를 뭍혀 앞에 다소곳이 앉아 대기하고 있는 독수리앞에 뿌려주면 독수리들이 먹고, 그후 정강이 뼈등, 그리고 마지막으로 머리통을 함마로 부수어 짬파에 뭍혀 3차례에 걸쳐서 독수리들 먹기좋게 조각내어 주는 끔찍하고 처절한 장례절차였다.
한쪽에서는 죽은자의 옷과 향을 피워 하늘에 올리고 승려들은 독경을 하며 독수리들은 질서있게 기다리다 서열에 의해
먼저 먹고나면 나중에 대기하고있던 독수리들이 먹고 그 틈사이로 까마귀와 참세들도 살과 뼈족각들을 주어먹고..
시신을 다 먹고나면 유족들은 승려들께 힌천에 돈을 싸서 답례로 건네주고 관광객과 상주들 모두 자리를 뜬후 독수리들은 대기했다 하늘로 날아오르고...내가 본 여러나라의 장례풍습중 가장 처절했다.
마지막 가는 길. 매장이나 화장등을 하지않고 나만이라도 의료기관에 기증해 마지막 봉사함이 좋을듯 싶은데 아내는 펄쩍 뛴다. 아내왈 죽은 자는 말이 없고 아무 능력이 없는데 어찌하랴. 산자들의 권한이란다.
첫댓글 터키방 식구들 오랫만입니다. 소식이나 전하고 싶어 이곳에 부합하지않는 글이지만 올렸으니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주가 인연으로..늘
이 뜨거운 여름...변함없이 도보도 하시고,,,대단하세요..건강하시길....기도하겠습니다..
바람의딸1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가을 방어축제때쯤 다시한번 제주도에서 뵙기를. 건강하시고 즐거운 나날되세요.
죽은 자의 영혼은 비상하는 독수리를 따라 훨훨 날아 허공에 머물다 이생에 지은 업보에 따라 다음생에 받을 육신을 고르지 않을까요
죽음을 슬프게 받아들이지 않고 더 나은 세상으로 가기 위한 통과 관문으로 여긴다면 죽음은 억겁의 세월에서 하나의 점에 불과할지도
한번 뵈야지요
산조아님 더운 여름 잘지내고 계시죠? 더위가 한풀 꺽이면 몇몇이 소주라도 한잔.
그들의 장례절차에도 깊은뜻이 숨겨져 있겠지만은 그래도 우리로써는 분명 잔인하리만큼 끔찍하고도 처절한 장례임에는
틀림없는것같습니다요...중국당국도 장례절차가 넘 잔인해서 관광객들에게 보여주는것을 금지했는지도 모르죠....ㅠ
끔찍한 가운데서도 가족들은 통곡도 안하고...호기심많은 우리이지만 부서지는 뼈조각과 튀는 살점들을 보면서
꼭 정육점과 비교되든군요. 성찬에(?) 답례하는 독수리들을 보면서 위로랄까.
그들의 자연환경이 그런 장례문화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봅니다.
고원지대라 땅 파기도 어렵고 설령 매장 한다고 하더라도 썩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럼 더 큰 문제를 가져 올수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