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로도항(羅老島港)
나라도 제1교를 건너 외나로도 제2교를 지나 나로도항을 오면서 왜 '나로도(羅老島)'라 했는가 지명의 유래를 생각해 보았다. 지금까지 전하여 오는 나로도의 어원으로는 두 가지 설이 전하여 온다.
--'바다에서 나로도를 바라보면 마치 오래된('老') 비단이('羅') 바위를 덮고 있는 형상 같이 아름다워서 '나로도(羅老島)'라 하였다.
--조선 중엽에는 이 섬의 이름을 '국도(國島)'라 하던 것을 순우리말로는 '나라도'라 하여 오다가 일본 강점기에 우리 지명을 한자로 바꾸는 과정에서 '나로도'로 바뀌었다고 한다. 필자는 국문학도라 이를 문법적으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ㅏ' 와 'ㅏ'가 동음(同音)이므로 이화 작용(異化作用)에 의해서 음편(音便) 현상에 따라 'ㅏ' 'ㅗ'로 바뀌어 '나로도(羅老島)'로 바뀐 것 같다고-,
나로도항에는 수산시장, 식당, 여객선터미널이 있다. 여수에서 출발한 배가 나로항을 들려 거문도를 가면서 도중에
몇 개의 섬을 들리는 모양이다. 그중 관심있는 것은 '나로도 일주 유람선(遊覽船)'이다. 그러나 보통 때는 물론 성수기 주말이라도 기상 악화나 정원 20명이 안 될 경우에는 운항을 중지하는 모양이다.
이 유람선의 코스가 내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남기고 가고 싶은 '한국 국립해상공원 섬 여행기' 책자에 싣고 싶은 고흥의 '다도해 해상공원'이니, 다시 오기 어려운 천리 밖 수도권과의 거리와 90세를 앞둔 나이에 이대로 그냥 발길을 돌리기가 여간 섭섭한 것이 아니다. 하여 여기에 그 정보와 그림이나마 남기고 간다.
나로도 일주 유람선 : 거리 27.1km/소요시간 : 2시간코스/ 출발시간: 오전 11:00, 오후 14:00 /요금 17,000원 (연락처 061-834-8112 ) 외나로도 유람 코스: 나로도항 → 서답 바위 → 부채바위 → 곡두여 → 카멜레온 바위 → 용굴(쌍굴)→ 사자바위 → 선녀탕 → 용굴(쌍굴) → 부처바위 → 나로호 발사대 →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 → 남근바위 → 상록수림(봉래면의 →나로도항
*. 삼치 이야기
나로도항은 옛부터 삼치 잡이로 유명한 항구다. 일제 강점기 때부터 삼치의 어업전진기지여서 파시(波市)가 열렸고 나로도 삼치회는 그 싱싱한 회맛이 전국에서도 최고로 치던 곳이다. 식사를 할 겸 해서 식당에 들어 삼치회를 시켰더니 삼치는 겨울철 생선이라서 오늘 같은 5월의 먹거리는 아닌 모양이다. 그래도 삼치 고장, 삼치 거리에 왔으니 먹고 가지는 못할망정 삼치 이야기나 하고 가자.
3월 7일은 술꾼들이 좋아하는 '삼치 데이( Day)'라 한다. 해양수산부와 한국원양산업협회가 공동으로 어류 소비 촉진을 위하여 2006년부터 삼치와 참치의 각자 첫 자가 'ㅅ'과 'ㅊ'과 음이 비슷한 3월 7일을 '삼치, 참치 데이(Day)'로 정하였다. 그런데 삼치 이름은 왜 삼치라 하였을까? 다음은 삼치 대한 민간 어원설(民間語源說)이다.
- 조선시대 한 지방관이 갓 잡은 삼치 맛이 하두 좋아 중앙의 고관에게 선물로 보냈다. 그러나 삼치는 잡자마자 죽어버리는 생선으로 보관이 어려운 생선이라서 상한 삼치를 먹은 고관으로부터 크게 꾸지람을 듣고 오히려 좌천되는 바람에 '망할 놈의 물고기'라 하여 '망어(亡魚)'라 했다 한다.
그 후 '망어'가 음운 회피를 위한 동음 생략(同音省略) 현상에 따라 앞의 'ㅇ' 이 생략되어 '마어(麻魚)'로 바뀌었다.
그 '麻(마)' 자의 훈(訓, 뜻) 이 '삼' 이어서 '삼+ 치(물고기 접미사)'가 되어 '삼치'라 부르게 되었다. 그래선가 삼치는 사대부들이 먹기를 꺼려하는 음식이라 하였고, 1930년대 들어서는 관혼상제에 삼치를 제상에 올리지 않는 풍습이 생겼다 한다. -'출처: 'ilman의 국내외 여행기' 블로그
*. 쑥섬 이야기
나로항 바로 건너 배로 5분 거리에 쑥섬이 있다. 쑥섬은 면적이 0.326㎢, 해안선 길이 3.2km에 불과한 작은 섬으로, 섬 모양이 남북으로 길게 소가 엎드려 있는 모습을 하고 있는 오지의 외딴 절해고도(絶海孤島)였다.
이 섬에 연안 어업이 활황기였던 1970~80년대에는 70여 가구 300여 명이 살고 있었는데 지금은 15 가구에 30명 정도가 살고 있다.
이런 이름 없는 절해 고도인 낙도(落島)가 이렇게 새로운 관광지로 태어나게 된 뒤에는 이 오지(奧地)의 섬을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수십 년 간의 김상현, 고채훈 부부를 중심으로 한 쑥섬 주민들의 노고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쑥섬의 원래 이름은 쑥 ‘艾’(애) 자를 써서 '艾島'(애도)였는데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 순 우리말 '쑥섬'으로 개명한 섬이다.
이름만 들으면 쑥 천지의 섬 같지만 쑥섬에는 그 유명하다는 쑥보다 난대 원시림이 울창한 당숲에다가 그 능선길에 인공으로 만들어 정성껏 가꾸어 놓은 국내 유일의 해상 꽃 정원,으로 더 유명한 곳이 되었다.
쑥 섬은 요즘 들어 갑자기 뜨고 있는 국내의 유명한 관광지다. 유튜브로 쑥섬의 요란한 선전을 본 우리 아내와 딸들에게 요번 가족여행 제1번지 여행지로 꼽혀 이곳까지 올 정도이니 말이다.
다음은 그 요란한 쑥섬 선전 광고들이다.
부부가 평생 노력으로 가꾸어 놓은 거제도의 우도(牛島)를 고흥에다 재현시키고자 하는 의도였던 것 같다.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2021~2022년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
-휴가철 찾아가고 싶은 33섬에 선정(2016~2022년 행안부 한국관광공사 )
-깨끗하고 아름다운 마을 경진대회 동상 수상(2020년 농협)
-대한민국 아름다운 숲(2017 누리상 수상)
-전남 1호 민간 정원
-난대림(暖帶林) 생명의 숲( 산림청 주관)
다음은 1시간 30분 쑥섬 관광코스다.
선착장--(5분/왕복 2,000원)--갈매기 카페--난대 원시림--환희의 언덕--몬당길--우두 정원(꽃 정원)--여자 산포 바위--남자 산포 바위--신선대--동백길--사랑의 돌담길
쑥섬에는 앞서 소개한 대로 현재 주민 30여 명이 살고 있지만, 사람보다 더 많은 50여 마리 고양이가 사는 마을이기도 하다. 그래서 무심코 지나쳐온 쇠로 된 구조물을 자세히 보니 고양이 상이었다.
주민들은 고양이 이외의 개 등 어떤 가축이나 동물도 쑥섬에서는 키우지 않고, 하나의 무덤도 없는 섬을 만들었다. 청정(淸淨)의 섬으로 가꾸기 위해서였다.
꽃게 펜션을 지나
바다 위 정원 카페와 갈매기 지붕 화장실 사이의 탐방로 입구의 이정표가 말하는 대로
가파른 90m를 올라갔더니
멋진, 정말 멋진 난대 원시림(暖帶原始林)이 시작되고 있다.
그 길에는 밀림 속을 거니는 것처럼 수백 년 묵은 동백나무, 맥문아재비, 육박나무, 팽나무, 후박나무, 푸조나무 등 수백년 묵은 나무들이 하늘을 꽉 막아선 원시림 지대가 계속되고 있다.
쑥섬 사람들은 장난꾸러기인가. 그 각 나무 생긴 모양대로 제각기
얼굴 나무, 코알라 나무, 등 별명까지 지어놓았다.
. 이를 직진하다 보니 하늘이 뻥 뚫리는 곳이 있다.
이를 통과하니 여기가 비로소 능선이 시작된다.
'환희의 언덕' 같다.
바다 너머로 나로항이 우리를 우러르고 있고 바다를 향해 쑤욱 뻗어나간 작은 쑥섬에는 그 절벽 바위에 쑥섬 인어가 산다고, 쑥섬 큰 바위 얼굴도 있다고, 저 섬 절벽 바위에서 우리들에게 찾아보라고 하는데
그 촬영 포인트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가족이 있다.
엄마와 누나들의 사진을 찍고 있는 나의 맏상제인 내 아들이다.
여기가 이정표가 말하는 '별 정원'인가 전남 1호라는 '민간 정원'인가 . 능선 따라 '꽃의 정원'이 시작되고 있다.
바다 가운데 섬, 그 능선에 웬 정원인가 하는데 쑥섬에서는 춘하추동 언제나 꽃을 피우고 싶었는가. 계절마다 피는 꽃이 간판에 요 란하게 피어있다.
'웃어도 예쁘고
웃지 않아도
예쁘고
눈을 감아도
예쁘다
오늘은 네가 꽃이다.'
우리 가족도 그렇다.
나태주의 '오늘은 꽃'이 시(詩)로서 피어있다.
백번을 잘해 봐라.
한 번만 잘못해도
매정하게 할퀴는
고양이.
우리 마누라도
고양이다.
-ilman
강화 인진쑥보다 더 좋다는 쑥섬 쑥을 보았으니 이젠 하산하려는데
바위에 뿌리를 뻗고 자란 연지송 석부작이 발길을 붙든다.
하산한 길 마을엔 생명수였던 두레 우물도 있고, 돌담도 있고
고양이 많은 집에서는 고양이 사료도 팔고 있었는데
이곳 사는 주묘(住猫) 고양이가 잘 가라 우리를 환송 나왔다.
"그래 안녕히 잘 갈게 잘 있거라, 쑥섬 고양아!"
-2021. 6.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