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텃밭 관리
나의 텃밭을 보면,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떠올려진다.
식물은 인간을 위해 자라지 않는다고 했건만..
내가 뭘해주었다고, 어쩌다 한 번 드르는 텃밭인데
올때마다 내게 귀한 선물을 준다.
그간 마트에서 내가 구매해 왔던 것들이랑 차이가 많아 생긴 것은 좀 많이 의심스럽게 생겼다.
맛도 좀 특별하다. 깻잎도 질기고, 가지도 씹는 식감이 거의 고기 수준이다.
다른 선생님들의 텃밭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내 텃밭의 가지의 가지는 그저 가지가지해 보이는데,
몇몇 선생님들의 텃밭의 가지와 고추는 거의 나무 수준으로 줄기가 튼실했다.
매달린 고추도 훨씬 크고 많았다.
중간중간 추비를 주지 못했고, 고추는 심을때부터 너무 얕게 심었는지 고추대가 삐뚤하게 힘겹게 서 있어 애처롭다.
내 밭에 풀이 많이 올라와서 그런지 고추도 빨갛게 익지 못하는 것 같다.
왠지 햇볕을 더 많이 받아야 빨갛게 익을 듯 한데 그러질 못해서 인가 싶다.
2. 감자수확
대학 동기가 여름방학 즈음이면 부모님 감자 농사를 돕고 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감자를 잘라서 심는 방법이며, 감자를 캘때는 너무 더워서 집에 가기 싫다는 이야기를 들어만 봤는데
오늘 50평생 처음으로 감자 캐기를 해보았다.
초등학교때 놀이터 흙을 파보면 동전이 막 나와서 아주 신나하던 철없던 개꿈처럼
호미로 흙을 들춰보면 감자들이 땅속에 고이 누워 있는 모습이 마치 땅속에서 돈을 줍는 기분이였다.
다른 작물들은 커가고 열매 맺는 모습이 다 보이지만 감자는 땅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 진행을 알 수 없었는데
마트에서 파는 감자와 비주얼 씽크로율이 100%인 감자들이 수확됨에 너무 놀라울 뿐이였다.
아침 일찍 나오신 2조 조장님이 미리 쪄 놓으신 감자의 비주얼은 껍질이 자연스럽게 갈라져있는 포슬포슬한 햇 감자 자태 그 자체였다.
맛은 마트 감자보다 오만배정도 더 맛있었고, 호미를 살살 써야지 살짝이라도 힘디 더 들어갔다 싶으면 호미 끝에 감자가 찍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