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통합 대테러 훈련 현장에 가다
기사입력 2022. 08. 24
속전속결…‘시민의 발’ 지하철 지킨다
수방사·특전사·56보병사단·화생방사
테러범 제압·화생방 대응·드론 격추 등
국가시설 복합테러 맞서 대응력 향상
실전적 작전 수행에 참관단 탄성·환호
완벽하게… 독가스 탐지·제독
신속하게…인질테러 진압
24일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본사에서 열린 민·관·군·경 통합 대테러 훈련에서 육군수도방위사령부 태호대대 장병들이 테러범 진압작전을 펼치고 있다
테러범 진압작전을 전개하고 있는 특전사 특수임무단과 수방사 태호대대 장병들.
테러범 진압작전을 전개하고 있는 특전사 특수임무단과 수방사 태호대대 장병들.
우리 군의 우수한 작전수행 능력이 통합 대테러 훈련에서 빛을 발했다. 24일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에서 열린 민·관·군·경·소방 통합 대테러 훈련에 참여한 육군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태호대대(특수임무대대),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특수임무단, 육군56보병사단 5분전투대기부대,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화생방사) 화생방특수임무단은 여러 테러 상황에 따라 발 빠른 대응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특히 완벽한 레펠 하강은 물론 화생방 정찰로봇, 대드론 장비 등 위기 상황에서 우리 군만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능력을 공개해 참관단의 큰 박수를 받았다. 글=맹수열/사진=조종원 기자
이날 우리 군은 테러범 제압, 화생방 테러 대응, 테러용 드론 격추 등 훈련의 성패(成敗)를 좌우하는 중요한 임무를 책임졌다. 테러범이 인질을 잡고 농성하는 사이 수방사 태호대대, 특전사 특수임무단 장병들은 영화 속 ‘스파이더맨’을 연상시키는 멋진 레펠 하강을 선보였다. 7층 높이 건물 옥상에서 목표지점인 관제센터에 진입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3분 남짓. 유리창을 부수고 건물 안으로 진입한 장병들이 테러범을 제압하는 모습은 ‘속전속결’ 그 자체였다.
같은 시각 다목적 작전 차량을 타고 지상으로 투입된 장병들도 저격수의 엄호를 받으며 테러범들이 위치한 관제센터로 향했다. 굳게 잠긴 출입문을 확보하기 위해 재빨리 폭발물을 설치한 장병들은 깨진 유리문을 박차고 힘차게 진입했다. 30초나 지났을까? 수많은 총성이 오가는 가운데 장병들은 테러범을 순식간에 제압하고 인질 구출에 성공했다.
우리 군의 실전적인 대테러 작전을 지켜본 참관단 사이에서는 탄성과 환호가 터져 나왔다. 자폭을 위해 날아오던 테러범들의 드론도 우리 장병들이 운용한 대드론 장비의 재밍(전파 방해)에 의해 낙엽처럼 떨어졌다.
화생방사 화생방특수임무단의 최신 장비도 관심을 받았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원거리 화학감시 차량과 화생방 정찰로봇. 원거리 화학감시 차량은 최대 10㎞ 거리의 화학 작용제와 유해 화학물질을 실시간으로 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화생방 정찰로봇은 작전요원을 대신해 테러 원점을 정찰하고, 표본을 수집해 정밀분석을 도왔다.
자갈밭을 헤치며 테러 원점으로 향한 화생방 정찰로봇이 수집한 화학 물질이 ‘사린 가스’로 판명되자 화생방특임단 장병들은 곧바로 확산을 막기 위한 방폭 텐트를 설치하고 정밀 분석을 했다. 액체·고체·기체 상태의 화학 물질 수만 종을 파악할 수 있는 휴대용 정밀분석장비 덕분에 상황은 보다 신속하게 정리될 수 있었다.
중화제 살포기로 방폭 텐트 안팎을 제독하는 작업을 끝으로 화생방특임단은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이날 우리 군이 가용 전력 가운데 최정예 요원들을 현장에 투입한 것은 서울교통공사가 가진 기능적 중요성 때문이었다. 특히 테러범들이 점거한 관제센터는 서울의 통합방위작전에서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곳. 수방사 관계자는 “서울교통공사, 특히 관제센터는 유사시 서울에서 군사작전을 펼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적의 위협으로부터 반드시 방어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이뿐만 아니라 1000만 명에 육박하는 서울 시민들의 발이 되는 지하철과 선로 역시 꼭 지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 중요시설을 방호하는 훈련에서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 장병들의 각오도 평소보다 더욱 굳건했다. 훈련에 참가한 태호대대원 가운데 유일한 여군인 이은주 중사는 “많이 하는 훈련이지만 이번만큼은 더더욱 완벽한 작전 수행을 위해 준비를 거듭했다”고 말했다. 옥상에서 건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유려한 역레펠을 선보여 큰 박수를 받은 이 중사는 훈련을 마친 뒤 “앞으로도 테러에 대비한 완전작전 수행태세와 능력을 키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정예 특임요원으로서 기량을 닦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글= 맹수열 기자
사진= 조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