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를 꽂아라.
여자동창에게서 전화가 왔다. 언제나 밝게 웃고 매사가 긍정적인 친구다.
"메니에르라는데 어떻게 하면 돼?"
"누가 그래?"
"의사가.."
"그래? 양파를 꽂아."
"뭐? 그렇게 간단해? 정말이야?"
친구는 믿을 수 없는지 다시 되물었다. 병원에서는 특별한 치료방법이 없는 희귀질병이라면서 처방전을 주고 장기간 통원치료를 하라고 권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필자의 말을 듣고 황당해했다.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면 대충 답은 나온다.
사람은 누구나 중이염을 앓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은 사람은 없다. 목욕이나 수영 또는 세수나 간단한 샤워를 하다가도 귀에 물이 들어가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때로는 잠을 자다가 벌레가 들어가는 일도 있고 귀를 후비다 자신도 모르게 상처를 내는 일도 있다. 그리고 심한 몸살을 앓다가 귀청에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대부분 큰 무리 없이 자가치료가 되지만 심할 경우 염증군이 커져서 달팽이관을 자극하여 어지럼증이 생기고 속이 메스꺼움을 느끼기도 한다. 이비인후과를 찾는 대부분은 중이염으로 찾는다. 중이염이 심하면 몸에 열이 나기도 하고 이명과 난청으로 고생하기도 한다. 어찌보면 메니에르증상과 흡사하다. 메니에르는 대략 이렇다.
-내이의 막미로에 내림프액이 넘쳐나서 생기는 질환으로 발작성 회전성 어지럼증과 구토, 귀울림(이명), 난청, 이충만감(귀에 무엇이 꽉 차 있거나 막힌 듯한 느낌)이 주요 증상이다. 단순한 중추신경계 이상으로 여겨졌으나 1861년 프랑스의 메니에르(Prosper Meniere) 박사가 내이의 막의 문제로 발생하는 것을 추정하면서 메니에르 병(Meniere's Disease)이라 불리게 되었다. 그러나 메니에르병에 대한 연구는 비교적 더디게 이루어졌고 아직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메니에르병의 조직학적인 병명은 특발성 내림프수종(idiopathic endolymphatic hydrops)이다. 특발성은 원인을 모른다는 뜻이다. 내이 달팽이관 전정기관 안에 내림프액이 과도하게 생성되거나 흡수에 문제가 생겨 내림프액이 과도하게 쌓이게 돼 달팽이관과 전정기관이 점점 부풀어 메니에르병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무위키)
친구는 원인이 불분명한 질병이라는 의사의 말에 불안했는지 필자에게 전화를 한 것이다. 그런데 필자는 귀에 양파를 꽂으라는 간단한 처방을 내리자 황당해했던 것이다.
요즘 의사들은 환자들을 희귀질병으로 몰아간다. 물론 극히 소수는 희귀질병에 걸릴 수도 있다. 워낙 희안한 일들이 많이 벌어지는 세상이다보니 희귀질병에 걸리는 사람도 제법 있으리라.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
사람은 누구나 특별하고 싶은 마음이 뇌리 깊은 곳에 잠재되어 있기도 하다. 남성은 누구보다 강해보이고 싶은 잠재의식이 있고 여성은 누구보다 아름답고 여린 본능을 소유하고 싶어 한다. 때문에 가끔은 엉뚱한 발상을 하기도 하고 쌍팔년도 신파극의 주인공이고 싶어 하기도 한다. 이런 본능 아닌 본능을 자극하거나 책임회피의 구실로 삼거나 영업수단으로 이용하는 의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모든 이를 특별하게 대우?하는 것은 좋은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희귀질병의 마루타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매우 무책임하고 저질스런 치료방법이다.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자신은 희귀질병을 앓았고 그 질병을 이겨낸 슈퍼맨이나 원더우먼으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 어떤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예 종합병원이다. 그 모든 질병을 이겨낸 쌍팔년도 신파극의 주인공들도 많다. 그러나 슈퍼맨이나 원더우먼은 몽상일 뿐 현실은 대수롭지 않은 창작물에 불과한 캐릭터에 불과하다.
모든 사람은 특별하다. 그러나 특별하지 않은 특별함이다. 잘나거나 부족하거나 다 거기서 거기다. 먹고 싸고 자고 일어나 일상생활을 하는 보통사람들이다. 희귀질병이 영업의 수단이 되어서도 안 되고 또 희귀질병을 많이 앓아서도 안 된다. 그리되면 세상은 척박해져서 살아가기가 더 어려워진다. 의사는 환자를 상전으로 모시며 영업의 수단이 아닌 진실된 마음으로 치료해야하며 환자는 특별한 사람보다 보통사람이 되어 의사의 지시에 진실하게 따라야한다.
며칠 후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온집안 사람들이 너도나도 양파보청기를 꽂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말한다. 신기하다고..
신기할 것도 없다. 양파의 톡 쏘는 유황성분이 염증을 완화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몸살을 심하게 앓게 되면 귀에 염증이 생긴다. 특히 어린 아이에게 많이 발생하는데 늦은 시간 병원에 갈 상황이 되지 않을 때 양파를 보청기처럼 꽂으면 해결된다. 구급상식으로 알고 있어도 좋다.
해강.
약초연구소 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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