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역사] 떡볶이
조선시대 땐 간장으로 만든 궁중 음식… 고추장 양념은 1953년 개발됐어요
입력 : 2021.08.24 03:30 조선일보
떡볶이
▲ /조선일보 DB
학교 근처 분식점에서 싼값에 사 먹던 떡볶이가 크게 변신하고 있어요. 전문점이 많이 생기고 가격도 올라갔을 뿐 아니라 로제 떡볶이, 짜장 떡볶이, 치즈 떡볶이 등 종류도 엄청 늘었답니다. 떡볶이<사진>는 적당하게 자른 가래떡에 양념을 해서 조리한 한국 음식이에요. '국민 간식'으로 불리는 떡볶이는 어떤 역사를 갖고 있을까요?
떡볶이는 궁중과 사대부 집안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떡을 포함해 떡볶이에 들어가는 재료들이 당시 서민들이 먹기엔 비싼 고급이었기 때문이에요. 조선 시대 '승정원일기'에는 영조(재위 1724~1776년)의 생모 숙빈 최씨가 오병(熬餠)이라는 요리를 좋아했다는 기록이 나와요. 오병은 한자로 '볶을 오(熬)'에 '떡 병(餠)'을 써서 '볶은 떡', 즉 떡볶이란 뜻이죠.
1800년대 쓰여 양반가에 전해지는 요리책에도 떡볶이가 나와요. 대부분 우리가 '궁중떡볶이'라고 부르는 간장 양념 떡볶이와 비슷한 모양새죠. '시의전서'에는 '흰 떡을 썰어 잠깐 볶은 후 각종 재료를 넣고 물과 간장을 부어 쪄서 만든다'고 쓰여 있고, '주식시의'에는 떡을 잘라 기름을 많이 두른 후 가늘게 채 썬 쇠고기와 함께 볶는 요리라고 쓰여 있죠. 1924년 출간된 요리책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는 '흰떡과 고기·버섯·달걀·파·당근 등을 재료로, 간장과 참기름을 양념으로 만든다'고 설명하고 있답니다.
현재 우리가 즐겨 먹는 고추장 떡볶이는 1953년 마복림씨가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마씨는 해방 직후 남편과 함께 미군 물품을 팔았는데, 어느 날 중국 양념으로 요리한 떡 요리를 대접받았다고 해요. 그때 고추장처럼 칼칼한 양념이 들어가면 더 맛있겠다고 생각해 가래떡과 야채·어묵을 춘장과 고추장을 섞은 양념에 볶아서 파는 음식을 개발했어요. 마씨의 가게가 서울 중구 신당동에 있어서 신당동은 지금도 떡볶이 골목으로 유명해요. 1990년대 마씨가 고추장 광고에 출연해 "우리 집 고추장 비밀은 며느리도 몰라"라고 한 말은 유행어가 되기도 했죠. 떡볶이에 라면 등 각종 사리를 넣어 끓이는 '즉석 떡볶이'도 마씨가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씨의 고추장 떡볶이 외에도 고추장에 재운 가래떡을 기름에 넣고 볶은 '기름 떡볶이'도 한국전쟁 직후 탄생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떡볶이가 대중화된 데는 1960년대 말 본격 시작한 정부 주도의 '분식장려운동'(쌀 소비를 줄이고 밀가루 소비 늘림)도 영향을 줬다고 해요. 그때부터 떡볶이에 밀가루로 만든 떡이 주로 사용됐대요.
김현철 서울 영동고 역사 교사
21세기 영어교육연구회 / ㈜ 파우스트 칼리지 제공
도서구입 전화 : 1599-9039
이메일 : faustcollege@naver.com / ceta211@naver.com
Blog : http://blog.daum.net/ceta21 21세기 영어교육연구회
http://blog.naver.com/ceta211 21세기 영어교육연구회
Cafe : http://cafe.daum.net/21ceta 21세기 영어교육연구회
http://cafe.naver.com/ceta21 21세기 영어교육연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