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들뜬 분위기를 틈탄 바이러스가 올해도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돼 컴퓨터 사용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2년간 연말연시면 어김없이 사용자를 독특한 방법으로 유혹하는 바이러스가 많이 등장했다. 크리스마스 카드나 신년 연하장을 가장하는가 하면 컴퓨터 사용에 필요한 주요 프로그램의 업데이트 파일로 둔갑하는 경우도 있다. 또 크리스마스를 전후해서는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파일뿐 아니라 컴퓨터의 입출력시스템(BIOS)까지 파괴하는 강력한 바이러스가 활동한다.
이에 따라 백신 업계에서는 크리스마스나 신정 휴일에도 바이러스 대응 인력을 가동해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바이러스 피해에 대응할 계획이다. 백신 업계에서는 “연말연시가 되면 사회적으로 분위기가 들뜨기 때문에 이를 노리는 신종 바이러스가 등장했으며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과거 사례=연말연시에 나타나는 바이러스의 특징은 사용자를 현혹한다는 것이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크리스마스 카드로 위장하는 방법이다. 작년에는 ‘Happy New Year’라는 제목에 ‘Christmas.exe’라는 첨부파일을 가진 바이러스가 나타난 바 있으며 2000년에는 스페인어로 크리스마스를 의미하는 나비다드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렸다.
컴퓨터의 필수 프로그램으로 둔갑하는 방법도 눈에 띈다. 2000년 12월 안철수연구소의 백신인 V3 업데이트 파일이라고 속이는 V3 바이러스가 등장했으며 작년 12월에는 아웃룩익스프레스 업데이트 파일로 위장한 지거 바이러스와 화면보호기를 가장한 고너 바이러스가 나타났다. V3 바이러스와 지거 바이러스는 하드디스크 포맷해 모든 데이터를 파괴하며 고너 바이러스는 보안 관련 프로그램을 삭제한다.
또 2000년 연말에 큰 피해를 입힌 하이브리스 바이러스는 감염될 때마다 바이러스 파일 이름이 바뀌는 특징이 있으며 올해 초에는 당시 입적한 혜암종정의 이미지 파일로 둔갑한 바이러스도 나타났다. 특히 올해 초에는 닷넷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최초의 바이러스인 도넛 바이러스가 나타난 바 있다.
◇올해 예상=정보보호 업계에서는 올해 크리스마스 카드로 위장한 스팸메일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한다. 대부분 광고를 목적으로 하는 스팸메일이지만 그 가운데는 데이터를 파괴하거나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바이러스가 들어있을 가능성도 높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등장한 크리스마스카드를 가장한 e메일은 사용자도 모르게 수상한 프로그램이 실행되기도 한다. 이러한 e메일은 ‘○○○ today mailed you an e-card ×××’라는 실명이 들어간 영어제목을 갖고 있다. 크리스마스카드가 왔다는 반가운 기분에 e메일을 열면 e메일 발송 프로그램이 자동실행돼 e메일 프로그램 주소록에 저장된 사람들에게 같은 내용의 e메일을 계속 발송한다.
이 스팸메일은 아직 바이러스의 기능을 보이지는 않지만 간단히 바이러스를 추가할 수 있어 위험이 예상된다. 특히 최근 기승을 부리는 트로이목마가 추가될 경우 중요한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활동하는 특정일 바이러스는 크리즈, 크리즈 변종, CIH 변종 등 3종으로 24일에는 크리즈 변종, 25일에는 크리즈, 26일에는 CIH 변종이 활동한다. 하지만 2000년을 정점으로 작년에는 피해가 큰 폭으로 줄어 올해도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피해가 적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