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기침으로 동네 내과에서 엑스레이 찍고 기관지염으로
진단 받았는데 그날 오후 늦게 병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옆방에 다른 의사가 우연히 엑스레이를 다시 봤는데
뭔가가 보인다고 소견서 써줄테니 큰 병원에 가라는 겁니다
헉...
당시 많은 스트레스로 체한 듯한 느낌이 계속들어
정신과 약도 먹는 중이었습니다
ㅇㅇ병원 흉부외과에서 흉부CT를 찍었습니다
그날이 크리스마스 이브 밤이었습니다
남들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때 말이죠
그리고 며칠 후
교수 : "악성 입니다"
나 : "그럼 얼마나 살 수 있나요?"
(뒤늦게 생각하니 황당한 질문이었죠)
교수 : "모릅니다!!!(버럭) 밖에서 기다리세요!!!!"
와이프는 복도에서 울고 저는 머릿속이 새하얘졌습니다
도저히 이 병원에선 안될것 같아 CT자료를 들고
다른 병원에 갔습니다
교수 : "수술이 어렵겠는데요"
그리고 찾아간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 "일단 조직 검사부터 해보시죠"
가슴에 기다란 바늘을 여러번 찌르는
무서운 조직검사를 거치고
그동안 흉선암인줄 알았는데 림프종으로
판명나고 김태민 교수님을 만나서 r-epoch로 항암을
시작했습니다
종격동에 10여cm의 종앙이 심장,폐를 압박하고 있어서
기침을 심하게 했고 식도를 막아서 물도 겨우 넘겨서
심하게 체한 느낌이 들었던 것입니다
(그런줄도 모르고 정신과 약을 먹은 것이죠)
최종 기수는 심장에 물이 찬 4기(PMBCL) 였습니다
6차에 관해가 되었고 수년이 지나
어제 졸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매번 외래때마다 병실 복도에서 겪었던 극도의 불안과
두근거림은 3년 반쯤 지나니 아주 조금 괜찮아 졌고
외래 전에 늘 있었던 온몸 여기저기 이상 증세 역시
그때쯤되니 아주 조금 무덤덤해졌습니다
하지만 어제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인지
며칠 전부터 겨드랑이도 이상하게 쑤시고 해서
다시 극도의 불안을 겪었지요
실은 이전 외래때 다음 일정 잡으시면서
그냥 평소대로 CT를 찍을줄 알았는데
교수님이 "마지막에 애매해지는 경우가 있었다"며
PET CT를 찍겠다고 하셔서
미세한 무시무시한 무언가가 보일까봐
전전긍긍 했던것입니다
결과는 깨끗했습니다
교수님께 큰절을 올리고 꽃다발을 드리니
이런적은 처음이라고 당황해하셨네요
그렇게 교수님과 사진도 찍고 짧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5년간 정들었던 교수님과 헤어졌습니다
담배는 오래전에 끊었고요
예전에 맥주를 너무 좋아했는데
5년간 입에도 대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아직도 일년에 딱 한병만이라도 마시고 싶지만
그 마음만 생각하려고 합니다
커피는 몇개월 전부터 유일한 일탈이라고 생각하며
휴일엔 두잔도 마십니다
건강식으로
케일 녹즙은 주6회 마시다가 얼마전부터
주3회만 마시고요
브로콜리는 거의 매일 조금 먹습니다
그리고 비타민도 이것저것 챙겨 먹고 있습니다
항암이 끝나고 회를 제외(술 생각이 나서요)
모든걸 다 먹었습니다
라면도 일주일에 한번 맛나게 끓여서 밥도 말아 먹습니다
운동은
매 싸이클 항암이 끝나고 동네 트랙이나 천변을
매일 걸었습니다
현재는 주중에 회사 피트니스센터에서 매일
딱 30분 합니다
일요일엔 아파트내에서 하고요
격일로 근력운동과 빨리 걷기를 합니다
5년 이후 글을 보며 너무 부러웠습니다
내게도 5년 졸업글을 쓰는 과연 날이 올까
감히 기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특히 지금..
막 검사를 시작하신 분들,
1차 항암이 끝나고 언제 다 끝나냐하고
막연해하시고 있는 분들,
머리카락 빠지기 시작하시는 분들,
백혈구 촉진제 맞으시고 온몸이 쑤셔서 힘드신 분들,
외래 앞두고 불안하신분들,
손톱이 까매지고 손가락 마디마디가 저려서
컵들기도 힘드신분들,
항암으로 모든게 힘드신 분들께
자신있게 말씀드립니다
매일 햇빛 받으시면서 열심히 걸어주세요
그리고 밥도 최선을 다해 드세요
잠도 열심히 주무시고요
힘들때도 있겠지만
그렇게 하루하루 지내시다보면
어느덧 몸은 점점..서서히 괜찮아 집니다
그러다보면
어느 노래가사처럼
'웃고 떠들며 오늘을 추억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그리고 평생 관리하면서
다같이
오래오래 폭삭 늙을때까지 살아가시지요.
바람아~거대b셀관해149개월 완치님 감사합니다
건강 또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넘 축하드립니다 저희도 기운받아갈게요ㅎ
네 감사합니다 많이 많이 받아가시고 건강하세요 ^^
축하드려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시간 많이 보내세요! 좋은 기운이 저에게도~~~^^
감사합니다 좋은 기운 팍팍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행복하시고요 ^^
이런글이 제일제일 좋은글같아요^^
축하드립니다☆^^ 그리구 감사합니다^^
세상의소금님 감사합니다
저도 관해나 5년글 읽는 짧은 시간동안 희망을 더 생각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자세하게 써 주신 글 볼때
더 그랬습니다
건강하시고 나중에 완치글 꼭 써주세요 ^^
축하드립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광명콜맨님 감사드립니다
건강 또 건강하세요 ~^^
축하드려요.저는 관해1년차인데..결국 술을 먹어버렸네요.회도 가끔먹고,술은 맥주.막걸리 몇병 마셨어요.먹고나면 후회하면서도 어렵네요..
베링블루님 감사합니다
교수님이 외래 5년동안 그리고 이번에도 강조한게
딱 하나였습니다
"술,담배 안하죠? 그것만은 절대 안됩니다!"
저도 예전에 저녁 공복에 마시는 맥주를 위해
점심을 대충 먹을 정도로 맥주를 사랑했습니다
그 마음만은 지금도 그렇고요
하지만 공포조차 삼켜버렸던 절망의 시간들을
맥주가 이길수는 없었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정말 축하드려요~~이런 글 보며 저희도 희망을 얻습니다~~항상 건강하시길 기도드려요~
난나2님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드립니다
반드시 다시 일상을 되찾으실거예요 ^^
너무 좋고 감사하고 또 눈물이 핑도는 글 감사합니다~~ 마지막 부분 읽고 또 읽었네요ㅎ
이 카페의 모든 분들께 좋은 기운이 전해졌을 거 같아요!!
앞으로 더 더 더 건강하셔요~~
감사합니다 제글이 도움을 드리게되서
저도 기쁩니다
드림7877님도 곧 건강해지시고 행복하시길
기원드립니다 그리고 여기에 꼭 5년글 써주세요 ^^
좋은 기운 잘 받아갈게요. 지금 관해 1년 지났는데 목감기 걸려서 괜히 걱정중이에요. ㅜㅜ
감사합니다 제영맘님 기운 많이 많이 받아가세요
감기에도 신경 많이 쓰이시죠? 감기 인줄 아는데도
자꾸 다른 생각이 나고요
이제 조금 지나면 그러려니 할 때가 올겁니다
감기 빨리 나으시고 건강 또 건강하세요 ^^
너무너무 축하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