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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산악회 강원 20대 명산 산행 계획에 따라 '노일분교 → 금학산 가든 → 경주 김씨 제각 → 금학산 → 북노일리 방향 → 해주 최씨 종가 → 송전탑 삼거리 → 원주민부동산'의 5.6km 홍천 금학산 구간을 3시간 동안, '팔봉산 매표소 입구 → 매표소 → 팔봉산 1봉 → 팔봉산 정상 → 3봉 → 해산굴 → 4봉 → 5봉 → 6봉 → 7봉 → 8봉 → 홍천강변 → 강변 길 → 매표소 → 팔봉교 → 주차장'의 4km 홍천 팔봉산 구간을 3시간 30분 동안 탐방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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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6일 화요일에는 대기업 안내산악회가 계획한 1+1 산행으로 홍천 금학산과 팔봉산행에 동행하기로 했다. 사실 인증꾼을 위한 1+1 산행은 좋아하지 않는 걸 떠나, 혐오할 정도지만, 이번 홍천 금학산, 또는 태백 연화산과 같이 인증꾼을 위한 1+1 산행이 아니면, 당일 산행으로는 도저히 갈 방법이 없는 산은 혐오고 뭐고 어쩔 수 없다. 사실 꼭 가고 싶은 산 중에는 산의 규모가 작거나, 다른 이유로 하루 코스 산행이 힘들어, 그나마 갈 수 있다는 것에 인증꾼에게 감사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1+1 산행은 여건상 하루 코스 산행을 할 수 없는 산과 하루 코스 산행이 가능한 근처의 산을 묶은 거로, 두 번째 산은 거의 이미 다녀온 산으로, 1+1을 위해 정상에서 인증만 찍고 오는 왕복 산행이 대부분이라, 먼저 초면의 산에 오른 후 구면의 산에 오를 때는 날머리에서 노닥거리기로 했다. 시간이 좀 길기는 하지만, 아마, 하산주를 마시고 있지 않을까?!
홍천 금학산은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산으로 까만 소 명산 100+에 포함된 산이다. 고로 인증꾼이라면 반드시 올라야 하는 산이라, 당연히 안내산악회에서 자주 갈 거로 생각하고, 산행 일정 게시판을 주시했으나, 2024년에는 5월 12일 홍천 팔봉산과 1+1 산행이 처음이라, 당연히 그걸 신청했다. 하지만, 성원을 채우지 못해 7월 16일로 연기됐다. 말인즉 한번 연기된 산행이고, 7월 10일 현재도 다섯 자리가 비었다. 해서 대기업 안내산악회에서 금학산으로 검색해 보니, 포천 금학산은 많은데, 홍천 금학산은 3건에 불과했다. 그중 앞선 두 건은 2020년 이전 산행이고, 그 이후는 이번 7월 12일 산행이 유일했다. 이걸 보면, 까만 소 명산 100+은 인증꾼도 거의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인증 프로그램이다. 얼마 전 까만 소의 명산 100과 100+의 산행 계획을 비교한 바 있는데, 그것도 내 생각을 뒷받침하고 있다.
와중에 기상청 중기예보를 보면, 산행 일인 7월 12일 경기와 강원은 비가 내린다는 예보다. 물론 보다 정확한 단기 예보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봐야 하겠지만, 이대로 간다면 다시 취소자가 속출해 아예 산행 자체가 취소되거나, 한 차례 더 연기될 확률이 높다. 만약 취소되는 사태가 발생하면, 내 머리에서 홍천 금학산을 지워버릴 예정이다. 그럼, 이 글도 등산방 카페 산행기에 등록되는 일이 없을 거다. 그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기를 빌 뿐이다! 다행히 예정대로 진행한다면, 두 번째 산행인 팔봉산은 두 번이나 올랐지만, 코스가 짧고 타는 재미가 있어, 다시 오른다. 물론 그래도 주어진 3시간 30분 중 2시간이면 충분해 1시 30분 동안 하산주를 즐길 수 있어, 이미 송어회와 매운탕이 최고라는 식당까지 확인했다. 다행히 이번 산행에는 목요 오지팀의 주당 선수 둘과 여성 인솔 대장도 동행이라, 하산주 자리는 목요 오지팀 산행 때와 비슷하다. 와중에 그 주 목요 오지팀 산행이 왕피천 계곡 트레킹이라 포기해 목요일 하산주 자리를 화요일로 옮긴 셈이다!
산행 일이 장마철 막바지고, 최근 뉴스에 의하면, 애당초 크게 신뢰하지도 않았던 기상청도 당황할 정도로 날씨 변동이 심하다고 해, 거의 매일 두세 번 예보를 확인했다. 산행 이틀 전에는 새벽에 비가 내린 후 두 번째인 팔봉산행 막바지에 다시 비가 내린다는 예보라, 다행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하루 전에는 12시부터 14시까지 2mm~5mm의 비가 내리는 거로 변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기상청을 믿을 수 없으니, 당일은 아예 비가 없을 수도 있다는 거! 그 반대도 있나? 어쨌든 기온은 26℃~29℃, 바람은 2m/s~3m/s, 습도는 75%~90%로 후덥지근한 날씨라는 예보라, 산행에는 차라리 가랑비가 나을 수도 있다. 어쨌든 비에 대비해 우산을 준비하기로 하고, 마지막으로 산악회 게시판을 둘러보다가, 기사가 바뀐 걸 알았다. 그리고 중간에 '상황에 따라 홍천 팔봉산 먼저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라는 내용이 추가돼 깜짝 놀랐다. 만약 순서가 바뀐다면 산행 계획이 엉망이 된다. 해서 지금 취소해도 페널티를 물어야 하는지 질문 게시판에 묻고, 답을 기다리는 중이다!
2024년 7월 15일 20시 27분 현재 가타부타 답이 없다. 어쨌든 답을 기다리는 중에 기상청 팔봉산 산악날씨를 확인하니, 오전과는 달리, 비가 우로 시프트 해 15시에서 17시까지 내리는 거로 변했다. 와중에 강수량도 1mm~2mm로 대폭 줄었다. 역시 믿으면 안 되는 조직이다. 기상보다는 스스로에 관심이 더 많은 조직이라 어쩔 수 없나?1 비가 늦어지면서, 다른 건 변함이 없는데, 기온은 1℃ 정도 높아졌다. 고로 우중 산행이 아니라, 후덥지근한 산행을 예고하고 있다. 어쨌든 질문에 대한 답이 언제 달릴지 모르는 상황이라, 일단 내일 정상적으로 산행에 참석한 다음 문제를 계속 제기할 생각이다. 고로 평소와 같이 기상해, 연서시장표 김밥이 내가 먹기에는 양이 많아, 그보다 양이 적은 사당역표 김밥으로 대체하기 위해 연신내가 아니라 사당으로 간다. 물론 여벌의 옷과 우산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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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서시장표 김밥은 간단하게 먹기에는 양이 너무 많아, 좀 불편하더라도, 사당역표 김밥이 딱 적당한 양이라, 양재보다 5분 이른 5시 45분 집에서 출발해야 해, 5시 알람을 맞추고 잤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4시 반경 저절로 눈이 떠져, 더 자려고 애를 쓰다가, 40분경 기상했다. 그리고 매일 아침 루틴에 따라, 볼일을 보는 동안 밤새 변동 사항이 있는지 확인했다. 산악회는 신청자가 한 명 더 늘어, 최종 22명이 함께 하게 됐다. 그리고 문의 게시판에 올린 질문에는 아직 답이 없고, 날씨는 어제 오후 8시 예보와 같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좋음'으로 조망에 방해가 되는 건 없을 거라는 정보다. 이후 끓인 누룽지로 아침을 먹고, 5시 45분경 어제저녁 준비한 배낭을 둘러멘 후, 비가 오든 안 오든 홍천강 물놀이를 위해 아큐아 슈즈를 신고 집을 나서 사당역으로 가기 위해 구산역으로 갔다. 그리고 5시 58분 열차를 타고, 삼각지에서 4호선으로 갈아타, 6시 43분경 도착했다.
오랜만에 사당역 승차장에 내려 종합 판매대로 가, 채소 김밥 한 줄을 사, 주머니에 넣은 후 화장실에 들러 볼일을 보고 1번 출구로 나갔다. 그리고 공용 주차장으로 가, 산악회 버스가 주차해 있는 곳으로 가니, 세 대가 승객을 기다리는 중으로 금학산행 버스는 제일 뒤에 서 있다. 버스로 가 배낭을 짐칸에 넣고 여벌의 옷이 들어 있는 보조 가방만 들고 버스에 탔다. 당연히 몇 안 되는 익숙한 얼굴과 인사를 나눈 후 가장 편한 자세로 자리에 앉아, 책을 보려고 했으나,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 잠을 청했으나, 역시 잠도 오지 않아, 그냥 눈을 감고 있었다. 7시 정각 사당을 출발한 버스는 양재와 죽전에서 나머지 승객을 태우고 홍천 금학산 들머리로 향했다. 그런데, 언제 잠이 들었는지 모르게 잠이 들어 깨어 보니, 가평휴게소다. 현재 시각 8시 16분!
급한 건 아니나, 휴게소라 차에서 내려 화장실로 향하며,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었다. 그리고 밖으로 나와 뜨거운 햇살을 피해 휴게소 처마 그늘에서 같은 목요 오지팀 선두 조 산꾼과 산행에 관해 몇 마디 나누고, 버스로 가다가, 우연히 뒤를 돌아보니, 휴게소 뒤로 산줄기가 지나가는 게 보인다. 장락산맥이다! 올해 3월, 장락산맥 산행 때 바위 전망대 아래로 보이는 가평휴게소를 보고, 기록으로 남겼던 일이 떠올라[산행기], 이번에는 반대로, 휴게소 주차장 석축 위로 올라가 장락산맥의 모습을 파노라마로 남겼다. 휴식이 끝나고 버스가 출발하자, 인솔 대장이 먼저, 오후 비 소식이 있고, 비가 내리면 팔봉산 암릉은 위험하니, 순서를 바꾸는 게 어떻겠냐고 묻는데, 다들 꿀 먹은 벙어리다. 해서 내가, 그냥 공지대로 하자고 해, 그렇게 하기로 했다. 고로 처음 공지대로 금학산, 팔봉산 순으로 진행한다.
이후 금학산에 관해 코스 소개와 주의 사항에 관해 설명을 시작하는데, 공지와 다른 게 없다. 그런데, 코스가 생각보다 외우기가 쉽지 않아, 언제든지 볼 수 있도록 핸드폰으로 캡처했다. 결과적인 얘기나, 한 번도 보지 않았다. 그리고 3시간의 소요 시간이나, 다들 일찍 내려와, 일찍 출발하면, 그만큼의 시간을 팔봉산행에 추가하겠다고 했다. 산세를 알 수 없어 확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으나, 도상 거리 5.6km면, 대략 2시간 30분이면 충분히 달릴 수 있는 거리라, 최소 30분 정도는 단축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설명이 끝나고 실내등이 꺼져, 다시 잠을 청했으나, 잠이 오지 않아 창밖을 구경하거나, 책을 뒤적였다. 그리고 고속도로를 벗어나는 순간, 벗어 놓았던 아큐아 슈즈를 신고, 끈을 조인 후, 바람막이를 벗었다. 그리고 9시 5분 들머리에 도착하자, 바람막이를 들고 버스에서 내려, 짐칸에서 배낭을 꺼내, 바람막이를 넣은 후 둘러메는 거로 산행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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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학산[金鶴山]
높이: 654.1m
위치: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노일리
금학산은 홍천군 북방면과 남면 경계에 있는 아담한 산이다. 정상에 서면 시야가 탁 트인 시원한 조망에 똬리를 틀며 굽이굽이 흐르는 홍천강과 봉미산, 나산, 장락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금학산 산행 기점은 홍천군 북방면 노일리 노일분교이다. 노일분교에서 300미터쯤에 있는 버스 종점의 콘크리트 길을 따라 북쪽으로 6분쯤 올라가면 목장 뒤쪽으로 산길이 이어진다. 목장의 왼쪽 능선으로도 길이 있다. 계곡 길을 따라 소나무 숲과 바위 지대를 지나서 1시간 정도 걸으면 전망대 바위이다. 여기서 정상까지 30여 분 걸린다.
하산은 두 가지 코스가 있다. 올라온 길로 200여 미터 되내려가 큰 소나무가 서 있는 삼거리에서 오른쪽 능선으로 내려가는 길과 또 한쪽은 동남쪽 능선이다.
정상 밑은 절벽이므로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조금 돌아 내려가 능선길에 올라 오른쪽으로 굽어지는 능선길로 내려간다. - 한국의산하
들머리의 고도를 확인하기 위해. 먼저 등산 앱의 '기록 시작' 버튼을 누른 후 동기화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둘러봤다. 늘 그렇듯이 빠른 산꾼은 벌써 저만큼 올라가고 있고, 그렇지 못한 일행은 등산지팡이를 준비하는 등 준비에 바쁘다. 이후 동기화가 끝나고 두 등산 앱의 고도를 확인했다. 95m~119m, 금학산의 높이가 652m니, 고도차는 533m~557m로 생각보다 낮다. 그걸 확인하고, 앞서가는 선두의 뒤를 따라가며 왼쪽으로 보이는 빨갛게 익은 인삼 열매를 구경하다가, 뒤따라오는 산꾼 대장에게 '새가 저 열매를 먹은 후, 산으로 날아가, 똥을 싸면 그게 산삼'이라고, 하자 옆에서 따라오던 다른 산꾼이 그래서 인삼밭 주변 산에는 산삼이 많은 거고, 알고 보면 산삼 별것이 아니라고 맞장구 친다. 그런 얘기를 나누며, 9시 10분 용수초등학교 노일분교를 지나, 13분 경주 김씨 제각에 도착했다. 여기서 우회전하면 본격적인 등산로의 시작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제각'에 대한 정의는 '묘제를 지내기 위하여 무덤 가까이에 지은 목조건축물. 제청·제사.'다. 사전을 들먹일 필요도 없이 제각(祭閣)을 글자 그대로 해석해도 제사를 지내는 집이다. 그럼, 근처에 무덤이 있어야 해, 주변을 둘러봤지만, 없다. 아니, 울창한 잡목에 가려 안 보인다. 과거에는 제각을 둘 정도로 잘 나가던 집안이 지금은 그렇지 못해 관리를 못하는 지경?! 어쨌든 우회전하면 본격적인 등산로고, 그 입구의 이정표에 의하면 정상까지는 2.1km, 1시간 30분 거리라는 정보다. 현재 시각 9시 13분 그럼, 10시 45분경 정상 도착이다. 생각보다 등산객이 많이 찾지 않아서인지, 울창한 수풀이 진행을 방해하는 등산로로 정상으로 향해, 9시 17분 '금학산 정상 2.0km' 이정표에 도착했다. 이정표 옆에는 안내도가 있어, 그걸로 이번 산행을 다시 검토했다. 이후 다시 길을 재촉해, 급경사를 올라, 9시 18분 능선에 올라섰다.
일단 능선에 올라서자,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완만한 경사가 이어져, 유유자적 능선 위 등산로로 20여 분을 가니, 경사가 급해지기 시작해, 앱으로 남은 거리와 등고선을 살펴봤다. 현재 고도 285m~306m로 앱 기준 수직으로 200m가량 올라왔다. 고로 남은 높이는 330여 미터다. 거리로는 1km가량! 문제는 이 지점부터 급경사라는 거다. 고로 등산로는 갈지를 그리며 올라가고 있다. 급한 거 없는 산행이라, 서두르지 않고 페이스에 맞춰 급경사를 올라, 9시 49분경 선두가 쉬고 있는 곳에 도착해, 물 한 모금하며, 서서 잠깐 휴식을 취했다. 그런데, 산행 시작 전에는 비가 오지 않기를 빌었는데, 산행 후에는 비가 오기를 빌고 있다. 습도와 기온이 높아, 후덥지근한 날씨라, 땀이 소나기 오듯 떨어지고, 속옷은 물론 겉옷까지 땀에 절어, 끈적거려 걷는 것도 쉽지 않다! 와중에 숲을 벗어나면 따가운 햇살이라, 정말 산행에는 최악의 날씨다.
휴식이 끝나고 선두가 출발하는 걸 보며, 정상까지 남은 거리가 궁금해 앱으로 확인했다. 남은 높이는 250여 미터, 남은 거리는 600m~700m 정도로 보인다. 그런데, 산경표 지도에는 등산로가 정상적으로 표기되는데, 산길샘의 네이버 지도에는 등산로가 없다! 다시 등산을 시작해 5분가량 올라가자, 등산로가 기존의 흙길에서 돌길로 바뀐다. 물론 중간중간 커다란 바위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안전 가드가 설치되어 있다. 바위 지대에 설치된 밧줄을 무시하며, 위로 올라가자, 뒤로 지금까지는 보이지 않던, 조망이 조금씩 트이기 시작해, 울창한 숲사이로 보이는 걸 감상하고 사진으로도 담았다. 아직은 숲이 방해하나, 조금만 더 올라가면, 전망대가 있을 거라는 게 내 생각이다. 그런데, 우연히 본 금학산 소개에서 태극을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라는 내용을 본 듯한데, 그 태극이 뭘 얘기하는지는 보지 못했다. 해서 아래를 보며 태극을 찾았으나, 감이 안 잡힌다. 혹시 굽이쳐 흐르는 홍천강?
10시 4분 위로 하늘이 보이기 시작하는 게 정상이 멀지 않아 보여, 앱으로 현 위치의 고도와 정상까지 남은 거리를 확인했다. 아직 수직으로 150여 미터를 더 올려야 하나, 남은 거리는 300m~400m에 불과하다. 그럼, 정상까지는 지금까지 그 어느 구간보다 더 급경사란 얘기다. 해서 정신 바짝 차리고 위로 향하는데, 위에서 내려오는 등산객이 보여, 우리 선두가 정상을 찍고 돌아오는 거로 생각했다. 버스에서 인솔 대장이 들머리 직전 창밖을 가리키며 날머리가 저기라고 했었다. 고로 환 종주가 아니라, 왕복해도 된다. 그런데, 내가 알기로는 날머리는 들머리 전이 아니라, 들머리에서 더 가야 한다. 해서 대장이 뭘 잘못 알고 있거나 착각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내려오는 등산객에게 길을 양보하며, 지나가는 걸 보니, 우리 일행이 아닐뿐더러, 작은 개와 함께인 게 가까운 동네 주민인 듯했다. 그리고 다시 길을 재촉해 급경사를 5분가량 오르자, 오른쪽 위에서 선두의 대화 소리가 들리는 걸 보면 정상이 멀지 않다.
이정표가 없으니, 앱으로 남은 거리를 확인했다. 맞다. 정상이 코앞이다. 다만, 20m 등고선으로 봤을 때, 올려야 할 고도는 50m 이상이다. 어쨌든 정상이 가까워,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10시 19분 정상이라 생각한 곳에 도착해 보니, 정상이 아니라 갈림길이다. 정상은 오른쪽으로 0.1km, 왼쪽은 북노일 나루터로 2.1km다. 그런데, 문제는 선두가 두고 간 배낭이다. 말인즉 갈림길에서 정상을 왕복한다는 거다. 난 정상에서 고드래미로 하산하는 거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북노일 나루터로 하산하는 거로, 위 지도의 코스다. 그럼, 대장이 버스에서 날머리에 관해서 했던 얘기가 맞다.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이제라도 진실을 알았으니, 다행이다. 혹시 내가 선두였다면 잘못된 코스로 내려갔을 테니, 선두가 아닌 것에 감사하며, 배낭을 벗어 이정표 옆에 두고 다시 동영상을 촬영하며 정상으로 향했다. 암릉을 타기도 하고, 정자에서 쉬고 있는 선두와 몇 마디 얘기도 나누며 가, 예상보다 20분가량 빠른 10시 23분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은 전망 갑판으로 생각보다 큰 정상석이 버티고 있고, 예닐곱의 일행이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을 찍고 있거나, 전망대에서 주변을 감상하고 사진을 찍고 있다. 해서 정상석이 비기를 기다리며, 갑판 끝으로 가 아래를 내려다봤다. 홍천강이 그리는 태극이 선명하다! 태극의 궁금증을 풀었다. 물론 사진도 찍었다. 이후 산꾼으로 참여한 여성 인솔 대장의 도움으로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을 남겼다. 그리고 정상석 앞 홍천강의 모습은 방해물이 없어 제대로 찍었으나, 뒤 춘천 금병산 방향은 울창한 숲이 감상을 방해해, 전망대보다 높은 곳을 찾다가, 전망대 난간이 적당해 보여 위로 올라갔다. 여전히 숲이 방해하기는 하나, 그래도 전망대보다는 좋은 조망을 감상하고 사진도 찍었다. 물론 홍천강의 모습도 난간에서 다시 감상하고 사진도 찍었다. 이후 난간에서 내려와, 애초 진행 방향이라 알고 있었던 갈림길로 가 혹시 나중을 위해 기록을 남겼다. 끝으로 금학산 정상의 안내도도 사진에 담고, 배낭을 두고 온 남노일 강변 갈림길로 갔다.
10시 29분 남노일 강변 갈림길에 도착해, 내려놓았던 배낭을 들어 올려 다시 둘러메고, 선두의 뒤를 따라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했다. 날머리인 북노일 나루터까지는 2.1km, 하산길이니, 빠르면 30분 내에도 도착이 가능하다. 하지만, 등산 때와 마찬가지로 하산 또한 급경사라 속도는 빠르지만, 약간은 위험한 구간도 몇 있다. 다행히 등산객이 자주 다닌 건 아니나, 하산로 자체는 등산로와는 달리, 상당히 양호해, 기대 이상의 속도가 났다. 그리고 한국의 산이라면 하산이라고 빠질 수 없는 기복이 의외로 적어, 아주 편하게 내려가, 10시 41분 북노일 갈림길에 도착했다. 이정표에 의하면 북노일까지 남은 거리는 1.8km다. 그런데, 그 이정표만 믿고 북노일 방향으로 우회전하면 날머리를 놓친다. 여기서는 남노일 방향으로 직진해야 한다. 결과적인 얘기나, 후미의 일행 한 명이 이정표 옆의 안내도를 확인하지 않고, 북노일 방향으로 가는 실수를 했으나, 다행히 버스 진행 방향이라, 팔봉산으로는 가던 중 픽업했다.
금학산 정상으로 오를 때도 정상 부근에 도착해서야 주변이 보이기 시작했으니, 내려가는 하산이야 더 말할 필요도 없이 가면 갈수록 울창한 숲이라, 보이는 게 없으니, 찍을 것도 없어, 그저 앞만 보고 내려가야 했다. 와중에 날머리까지 남은 거리가 궁금해 가끔 앱으로 확인도 했다. 10시 58분 확인할 때는 날머리까지 1km가 채 안 되는 지점이다. 그리고 11시 5분에는 500m 내외 지점으로 다 왔다. 11시 8분 '등산로 아님' 갈림길? 이정표에 의하면 날머리인 북노일 강변까지 남은 거리는 0.41km다. 마지막으로 이정표 옆 안내도를 기록으로 남긴 후 계속 하산해, 11시 10분 개 짖는 소리 요란한 등산로 입구에 도착했다.
등산로에서 임도로 내려서 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날머리로 향하다가, 앞서가는 일행이 왼쪽을 향해 사진 찍는 걸 보고, 그 위치에 도착해 왼쪽을 바라봤다. 금학산이다. 전경을 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산행 내내 금학산의 모습이 궁금했으나, 볼 방법이 없었다. 해서, 마을에서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기록으로 남겼다. 그리고 11시 11분 임도를 벗어나 마을을 관통하는 포장도로에 도착해, 활짝 핀 해바라기를 사진에 담기도 하며, 강변을 향해 내려가, 11시 17분 버스가 기다리는 날머리에 도착하는 거로 홍천 금학산행을 마감했다. 이어서 일행이 속속 도착했으나, 정작 일찍 도착하면, 일찍 팔봉산으로 출발하겠다며, 빠른 산행을 권했던 인솔 대장이 아직이다.
먼저 도착한 선두를 건물 앞 그늘진 잔디밭에 자리를 펴고, 간식을 먹거나, 막걸리 한잔하고 있어, 그 옆에 배낭을 내려놓자, 목요 오지팀 선수 중 앞서간 산꾼이 보이지 않는다며, 행방을 아는지 묻는다. 물론 모르나,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 길을 건너 홍천강으로 갔다. 예상대로 수영 중이다. 나 또한 그대로 홍천강으로 뛰어들고 싶으나, 팔봉산을 올라야 해 참고, 판을 벌인 일행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 배낭에서 사당역표 김밥을 꺼내, 막걸리를 반주로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역시 내 위에는 사당역표 김밥이 맞다. 2시간만 지나면 다시 배가 고프다는 문제가 있으나, 그건 하산주를 더 맛있게 할 주요 요인일 뿐이다. 어쨌든 점심을 다 먹을 때까지 대장이 도착하지 않아, 주변을 돌아다니며, 여기저기 구경하다가, 차라리 에어컨이 가동 중인 버스가 더 시원할 거 같아, 버스에 타서 앞의 온도계를 보니, 11시 47분 현재, 37.6℃다.
다행히 대장이 마감인 12시 5분 전에 도착해, 인원을 점검하더니, 버스를 출발시킨다. 그러자, 뒤에서 한 명이 안 탔다고 외친다. 이에 대장이 그 등산객은 갈림길에서 북노일 방향으로 가는 바람에 우리 앞에 있어, 가는 중에 픽업할 거라고 알려줬다. 날머리에서 대략 1.2km가량 가, 알바한 등산객을 픽업했다. 그리고 팔봉산으로 출발하려는데, 갑자기 인솔 대장의 핸드폰이 울린다. 막 날머리에 도착한 등산객이다. 즉 한 명이 더 있었다. 누군가 했더니, 내 바로 뒷자리다. 산악회 원칙에 의하면 버리고 가야 하나, 버스 기사가 기지를 발휘해 후진으로 날머리까지 다시 가, 그도 태웠다. 그리고 12시 6분경 다시 팔봉산으로 향하는 거로 금학산행을 최종 마감했다.
안내산악회 강원 20대 명산 산행 계획에 따라 '노일분교 → 금학산 가든 → 경주 김씨 제각 → 금학산 → 북노일리 방향 → 해주 최씨 종가 → 송전탑 삼거리 → 원주민부동산'의 8.46km(산길샘) 코스를 2시간 11분 동안 달렸다. 이동 2시간 10분, 휴식 1분!
까만 소가 왜 홍천 금학산을 명산 100+로 선정했는지, 의문이다. 100도 그렇지만, 특히 100+은 이해가 안 되는 산이 너무 많다. 그래서 인기가 없는 듯하고!
비는 오지 않았으나, 기온과 습도가 높아, 땀이 소나기 내리듯 떨어지고, 옷도 다 젖어 차라리 비가 내리기를 빈 산행이다. 어쨌든 날이 맑아 정상에서 홍천강의 모습과 주변 산세는 볼 만했다.
굳이 찾아갈 만한 산은 아니나, 혹시 주변에 갈 일이 있다면, 한 번 정도 오르는 것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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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봉산[八峰山]
높이: 327m
위치: 강원도 홍천군 서면
강원도 홍천, 홍천강 중간 지점의 강변에 솟은 여덟 봉우리가 팔봉산이다. 팔봉산은 여름철 피서로 인기 있는 홍천강과 함께 알려진 산으로 해발 309m에 불과하지만 크고 작은 여덟 봉우리가 팔짱 낀 8형제처럼 이어진 자태가 아름답다. 더욱이 숲 사이로 뾰족뾰족 솟은 암벽 및 기암괴석이 굽이굽이 감도는 홍천강의 맑은 물줄기와 어울려 한 폭의 동양화를 감상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할 만큼 주위 경관이 수려한 산이기도 하다.
8개의 봉우리가 험준하게 솟아 있어 얕잡아 볼 수 없는 산으로 초심자들은 산 높이가 낮은 것에 자신을 갖고 오르다가 대부분 중턱에서 한숨을 내쉬며 후회하는 산으로도 유명하다.
팔봉산은 여덟 개의 봉우리가 대부분 암봉으로 되어 있고 밧줄을 잡고 암릉을 오르거나 수직에 가까운 사다리를 오르내리는 구간이 있어 등산화를 반드시 착용하고 올라야 한다. 홍천강에 물놀이하다 준비도 없이 오르기는 무리이다.
팔봉교를 건너면 다리 끝에 매표소가 있는데 매표소부터 산행이 시작된다. 35분 정도면 1봉을 오르고 8봉까지 다음 봉우리를 오르는데 10~20분 정도 소요된 총산행 시간은 3~4시간. 8봉은 오르는 코스가 가파른 암릉인데다 하산 코스도 급경사에 밧줄을 잡고 하산하는 코스로 노약자 부녀자 등은 위험하다. - 한국의 산하
12시 5분경 금학산 날머리를 떠난 버스는 12시 25분경 팔봉산에 도착했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주차장에 버스를 세우기 마련인데, 산악회 소속 버스 기사라, 웬만한 산의 들머리와 날머리는 꿰고 있어, 주차장이 아니라, 매표소 바로 앞에 차를 세웠다. 이런 면에서는 대기업 안내산악회가 참 편리하다. 이왕 안내산악회를 이용하려면 다른 분야와 같이 대기업이 좋다는 건데?! 어쨌든 배낭을 두고 가기로 했으나, 이 더위에 물이 없으면 안 되고, 또한 핸드폰도 들고 가야 한다. 그럼 작은 가방이 하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니, 배낭에서 바람막이를 꺼내, 입은 게 아니라, 스님의 가사처럼, 대각선으로 둘러, 앞에서 팔끼리 묶었다. 이후 바람막이 주머니에 500mL, 생수 한 병과 핸드폰을 넣는 걸로 산행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앱으로 현 위치의 고도를 확인하고 매표소로 가자, 우리를 단체로 착각한 요원이 몇 명이냐고 묻는데, 단체가 아니라, 각자라고 답하고, 제일 먼저 목요 오지팀 선수 것과 두 장의 표를 끊고 바로 산행을 시작했다.
땅에 나무판자를 박아 만든 계단으로 오르자, 12시 33분 갈림길에 도착했다. 풍파에 시달려 잘 보이는 않는 이정표가 가리키는 왼쪽이 ‘쉬운 길’이다. 그럼 ‘어려운 길’도 있다는 건데, 방향 지시가 없다. 매표소에서 의도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정확히는 떨어져 나갔다. 말인즉 직진이 어려운 길이다. 명색이 목요 오지팀 선수들인데, 쉬운 길로 갈 수는 없어, 이정표도 없는 어려운 길로 갔다. 당연히 사람이 찾지 않는 길이라, 중간중간 길의 흔적이 사라지거나, 길이 여기저기 복잡하게 분기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오지를 다닌 경험으로 길을 찾으며 올라가, 12시 41분 쉬운 길과 다시 합류했다. 그런데, 어려운 길이 지름길이라 생각했는데, 우리 한참 뒤에 있던 일행을 만났다. 역시, 지름길은 괜히 체력만 소모하지 빠른 길은 아니다! 결과적인 얘기나, 아래에서와 같이 대부분 봉우리 직전에는 '갈만한 길 또는 쉬운 길'과 험한 길 또는 어려운 길'로 나눠진다. 이건 지름길의 의미가 아니라, 우회로다. 말인즉 갈만한 길은 봉우리로 올라가지 않는다.
여덟 봉우리 정상에 올라가지 않으려면 팔봉산에 올 이유가 없어, 당연히 험한 길로 갔다. 여덟 봉우리가 암봉이니,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암벽이다. 해서 암벽에 철봉이나, 디귿 형의 쇠를 박아 밝거나 잡고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들어 놨다. 해서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 그리고 두 발이 아니라, 네발로 오르는 거라, 체력 소모도 덜 하다. 그렇게 네발로 올라, 12시 43분 등산로에서 벗어난 절벽 끝의 첫 번째 전망대 바위로 올라갔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3시에 내린다던 비가 지금 내리는 흐린 날씨라 어두워 제대로 조망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 비라는 게, 우리가 전망대에 있을 때 내려 조망을 방해하고, 전망대가 없는 본격적인 팔봉산행 때는 내리지 않아, 금학산보다 더 후덥지근한 지옥을 맛봐야 했다. 어쨌든 전망대에서 내려와 다시 네발로 기어 1봉으로 향하다가, 정상이 멀지 않아 보여 동영상을 찍으며 갔는데, 정상 직전 두 번째 전망대다. 당연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뒤로 돌아 동영상을 찍는 그대로 등산로에서 벗어난 바위 전망대로 올라가 주변을 사진이 아닌 동영상으로 남겼다.
동영상을 찍는 그대로, 두 번째 전망대에서 내려와 1봉 정상으로 향해, 12시 46분 도착했다. 인증꾼도 아니고 여덟 봉우리 모두에서 인증을 남길 생각은 없고, 팔봉산의 상봉인 2봉에서만 인증을 남기면 되는 거라, 정상석만 기록으로 남기고 바로 2봉으로 향했다. 그리고 역시 정상이 멀지 않아 보이는 곳에서 동영상을 촬영하며 갔다. 이 역시 여덟 개 봉우리 모두 같다. 그런데, 다른 봉우리와 달리 팔봉산의 상봉인 2봉 정상에는 두 채의 전각이 있다. 그중 하나는 산신각 다른 하나는 삼부인당이다. 일단 정상에 도착해 먼저 산신에게 무사산행을 기원하고,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을 남겼다. 이후 삼부인당으로 가니, 딱 세 명의 여성이 당 안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어, 방해하지 않도록 조심하며, 당만 기록으로 남겼다. 이후 당 앞에 있는 철골로 만든 전망대로 가 진행 방향의 3봉과 그 주변을 파노라마로 남겼다.
2봉을 떠나 3봉으로 향하자, 1봉이나 2봉과는 달리 3봉으로 오르는 길은 철 계단이다. 그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고, 2봉과 3봉 사이의 고개에 도착했다. 인솔 대장이 혹시 시간에 쫓기거나, 비가 내리면 탈출하라고 한 하산로다. 고로 갈림길이다. 그 갈림길을 지나 직진해 2봉에서 내려오며 봤던 철 계단으로 위로 오르자, 전망대라, 먼저 뒤로 돌아, 2봉 정상의 모습을 사진에 담고, 홍천강과 나란히 달리는 능선도 촬영했다. 그리고 동영상을 촬영하며, 다시 정상으로 향해, 1시 6분 도착했다. 역시 정상석만 기록으로 남기고 정상에서 내려와, 4봉으로 향하며 아래를 보니, 3봉과 4봉을 잇는 철다리다. 그리고 그 아래에 ‘해산굴 유래’라는 안내문이 보인다. 당연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그 안내문이 있는 곳으로 가 내용을 읽어봤다. 역시 지난 벼락바위봉 아래 해산굴[산행기]과 같이 마치 애가 나오듯이 비좁은 굴을 통과한다는 의미의 해산굴이다. 고로 여기는 조금 전에 본 철다리가 있기 전 4봉으로 오르는 좁은 굴이다.
비록 굴을 통과하지는 않더라도 굴의 모습은 확인해야 해, 동영상을 촬영하며 굴로 올라갔다. 그리고 굴의 모습을 유심히 살펴봤다. 과거 철다리가 없을 때 여기를 기어올라, 통천문이라 불러도 좋을 머리 위의 저 좁은 굴을 통과해 4봉에 올랐다는 얘기다. 한 번쯤 통과해 보고 싶다는 의욕이 생기게 만드는 굴이다. 그런데, 북한산 비봉의 굴통보다 더 좁고, 굴까지 올라가는 게 쉽지 않아 보여, 일단 다음을 기약하기로 하고, 철다리를 건너 1시 11분 4봉 정상에 도착했다. 역시 정상석을 기록으로 남기고, 정상에서 내려와, 해산굴을 위에서 찍었다. 그리고 노닥이는 까마귀의 모습을 구경하다가, 4봉을 떠나 5봉으로 향했다. 4봉에서 5봉은 아주 짧은 거리라, 쉽게 정상에 도착한 시각이 1시 15분이다. 그런데, 5봉이 전망대라, 떠나기 전 보이는 모든 걸 기록으로 남겼다.
앞에 보이는 6봉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며, 고개로 향해 1시 21분 도착했다. 과거에는 5봉과 6봉 사이 고개도 탈출로였으나, 지금은 낙석 위험 때문에 폐쇄했다는 안내문이 서 있다. 하지만, 이정표는 여전히 아래를 가리키고 있다. 역시 철계단으로, 정상으로 향해, 1시 23분 6봉 정상에 도착했다. 그런데, 6봉에서 7봉 가는 길도, 4봉에서 5봉 가듯이 바로 옆에 붙어 있어, 1시 32분 7봉 정상에 도착했다. 7봉 정상에서 뒤로 돌아 6봉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고 정상을 떠나, 마지막 8봉으로 향하며, 위압적으로 다가오는 8봉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과거 산행 때도 마지막 8봉의 위압적인 모습에 위축됐었는데, 이번에도 그렇다. 어쨌든 역시 7봉과 8봉 사이의 고개에도 탈출로가 있다. 그리고 이정표 옆에는 가장 사고가 많이 나는 봉우리라는 경고문이 서 있다. 혹시 과거 이걸 본 기억이 남아 있어 겁을 먹는 건가?
지금까지 봉우리로 올라가는 철계단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 급경사 거의 수직에 가까운 철계단으로 올라, 1시 46분 정상에 도착했다. 그런데, 막상 정상에 올라서면, 특별히 다른 봉우리보다 힘들고 위험하다는 생각은 안 든다. 오히려 더 쉽게 올라, 애걔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어쨌든 마지막 8봉 정상석을 기록으로 남긴 후 뒤로 돌아 7봉의 모습을 찍은 후 아래 홍천강을 향해 내려갔다. 그런데, 그 하산길이 생각보다 더 급경사 암벽이라, 안전 가드가 마치 평행봉처럼 좌우로 나란히 아래로 내려간다. 그리고 암벽에 디귿 형의 철판을 박아 계단을 만들었다. 문제는 그 계단이 비가 내린 후라 미끄럽다는 거다. 물론 바위도! 해서 계단에 의지해 내려가기보다는 좌우의 철봉을 평행봉 하듯이 이용해 내려갔다. 그 결과 산행 후 이틀이 지난 이 글을 쓰고 있는 7월 18일까지도 팔을 어깨 위로 들어 올리지 못하고 있다. 아주 당연히 그렇게 내려갈수록 홍천강은 가깝게 보여, 2시 정각에 홍천강 언저리에 도착했다.
여기서부터는 홍천강 변을 따라 설치된 철 갑판 길을 따라, 매표소로 향하면 된다. 2시 11분 2봉과 3봉 사이의 탈출로 입구를 통과하고, 2시 13분 매표소에 도착하는 거로 사실상 홍천 팔봉산 환 종주를 끝냈다. 일단 매표소에 도착한 후 화장실로 가, 목에 두르고 다니며 땀을 닦던 수건을 찬물로 깨끗이 빨아 머리에 뒤집어썼다. 그렇지 않으면 더위에 죽을 거 같았다. 그리고 같이 움직인 오지팀 선수와 함께 주차장으로 걸어갔다. 가면서, 또 다른 오지팀 선수에게 전화해 보니, 산행은 포기하고 밑에서 노닥거렸다는 거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산꾼이 팔봉산에 오르지 않고, 홍천강에서 놀았다. 그 선수에게 어디서 씻었는지 물어보니, 화장실에서 씻었단다. 애초 홍천강으로 다이빙할 생각이었으나, 강까지 내려가는 게 귀찮아, 다이빙은 포기하고, 화장실에서 씻기로 하고, 여부의 옷이 든 가장을 가지러 버스로 갔다. 2시 26분 버스에 도착하면서, 트랙 기록을 중지하는 거로 7년 만이자 세 번째 홍천 팔봉산행을 마쳤다.
안내산악회의 1+1 산행 계획에 따라 두 번째 산행으로 '팔봉산 매표소 입구 → 매표소 → 팔봉산 1봉 → 팔봉산 정상 → 3봉 → 해산굴 → 4봉 → 5봉 → 6봉 → 7봉 → 8봉 → 홍천강변 → 강변 길 → 매표소 → 팔봉교 → 주차장'의 5.85km(산길샘) 코스를 1시간 59분 동안 즐겼다. 이동 1시간 58분, 휴식 1분!
안내산악회에서 주어진 시간이 너무 많아, 홍천 팔봉산을 세 번째 환 중주했다.
금학산과는 다르게 초반에는 비가 좀 내렸으나, 비가 그친 이후 기온과 습도가 높아, 땀이 소나기 내리듯 떨어지고, 옷도 다 젖어 차라리 비가 내리기를 빈 산행이었다. 하지만 바위 능선이 비에 젖어 야간 위험했다.
팔봉산이야 워낙 유명하니, 관광으로도 한 번쯤은 다녀왔을 거로 생각하지만, 혹시 그렇지 않다면 다녀오기를 권한다. 특히 암릉 산행을 좋아하는 사람!
3
주차장에서 대기 중인 버스로 가, 갈아입을 여벌의 옷이 든 보조 가방을 들고, 화장실로 가려고 차에서 내리며 뒤쪽을 보니 야외 공연장 옆으로 또 다른 화장실이다. 아무래도 저곳이 더 한가해 보여 일단 그곳으로 갔다. 그런데, 세면대가 유일해, 샤워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그럼, 오지팀 선두 조 산꾼이 씻었다는 화장실은 샤워가 가능할 수도 있어, 야외 공연장 옆 화장실에서 나와, 소형 차량 주차장 옆의 화장실로 갔다. 그 화장실 또한 먼저 갔던 화장실과 환경은 같았으나, 팔봉산행을 하지 않은 선두 조 산꾼이 바가지 대신 2L 생수병에 물을 담아, 나와 같이 도착한 산꾼을 등목해 주고 있다. 그의 등목이 끝나고 나 또한 그 산꾼의 생수병을 이용하는 등목을 받은 후, 머리까지 감겨주는 서비스를 받았다. 그런데, 비록 여벌의 옷이 있으나, 아래를 씻지 못해 갈아 입을 형편이 못돼, 윗도리만 깨끗이 빨아서 다시 입었다.
이후 하산주를 마시기 위해 미리 조사한 송어회를 먹으러 가자고 제안했으나, 정자에 자리 잡은 일행이 술을 마시고 있으니, 편의점에서 술을 사서 거기에 합류하자는 안을 두 주당이 찬성하는 바람에 일단 정자로 갔다. 그 정자에는 팔봉산은 많이 올라 더는 관심이 없는 여섯이 모여 앉아, 막걸리를 마시고 있었다. 와중에 산꾼으로 참여한 여성 대장도 있다. 그런데, 그 분위기가 우리하고는 맞지 않아, 막걸리를 마시지 않는 주당과 정자에서 나와 송어회는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에 정자 옆 ‘팔봉산쉼터식당’으로 갔다. 그리고 가장 시원한 식탁에 자리를 잡고 앉아, 제육볶음 2인분과 맥주 이슬이 등을 주문했다. 먼저, 소맥을 만든 후 술을 안 마시겠다고 버티는 주당과 산꾼 대장을 불러, 넷이 4시까지 이슬이와 맥주 몇 병을 마셨는지 기억이 없다. 와중에 차림표 감자전 옆에 누군가 쓴 '강추'라는 글에 끌려, 안주로 감자전도 주문했다.
사장의 음식 솜씨가 좋아, 밑반찬부터 제육볶음, 감자전에 이르기까지 맛이 좋았다. 혹시 다시 팔봉산에 갈 일이 있으며, 그 식당에 간다. 당연히 차에 타자마자 잠이 들어, 주당 중 한 명이 깨워 눈을 뜨니 죽전이다. 그리고 사당에서 한 잔 더 하자고, 양재에서 내리지 말라고 해,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양재에 가까워져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 상태에서 더 마셨다가는 집에 갈 수 없을 거 같아, 도저히 더는 못 마신다고 하고, 6시 30분 양재에서 내렸다. 그리고 퇴근 시간이라 붐비는 열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내내 잠이 들지 않으려고 애를 써, 간신히 잠이 들지 않고 한 번에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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