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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 스님, 구제역 순직 공무원 유가족 위로 | ||
18일 위로금 전달…“희망 가질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 | ||
[법보신문] |
아들을 잃은 노모의 슬픔에 어떠한 말도 꺼낼 수 없었다. 한참동안을 그렇게 흐느끼는 노모의 눈물을 그저 안타깝게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모든 아픔을 눈물과 함께 흘려보내고, 다시 희망과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위로에 노모는 또다시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1월18일 구제역 방역활동 중 순직한 안동시청 고(故) 금찬수 씨의 유가족과 영양군 고(故) 김경선 씨의 유가족을 만나 위로했다. 고 금찬수 씨는 지난해 12월1일 새벽 안동시 녹전면 구제역 방제초소에서 밤샘 근무도중 쓰러져 6일간 의식을 찾지 못하다 지난 7일 순직했다. 고 금찬수 씨는 영양군 방역초소 주변 모래를 살포하기 위해 이동하다 차량이 전복돼 유명을 달리했다.
한순간에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은 큰 슬픔에 어떠한 말도 하지 못했다. 안타깝고 서러운 마음뿐. 붉어진 눈동자에선 연신 굵은 눈물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유가족의 이러한 모습을 한참동안 지켜보던 자승 스님이 어렵사리 말문을 열었다.
“슬픔을 무엇으로 위로해야 할지 마음이 무겁습니다.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면 최대한 돕도록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어서 슬픔을 털고 용기와 희망을 되찾길 바랍니다.”
이 자리에는 고인들의 49재를 치르고 있는 안동 보광사 주지 자명 스님이 함께했다. 자명 스님은 “구제역 방제 활동 중 발생한 사고인데도 국가유공자로 지정받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종단 차원의 협조와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자승 스님은 “고인의 희생정신은 올곧이 계승돼야 한다”며 “가족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관련 부서에 지원 방안을 모색하도록 지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유족들의 손목에 단주를 걸어주고 위로금을 전달하며 “교계가 함께 아픔을 나누고 새로운 희망의 인연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자승 스님은 이날 “구제역 확산으로 국가적 비상사태에 직면한 지금, 구제역 방역에 동원된 공무원들이 피로와 부상, 심지어 운명을 달리하시는 분들까지 있어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다”며 “조계종은 구제역으로 아픔과 고통을 겪는 이들에게 희망을 전해줄 수 있는 일들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거듭해 강조했다.
한편 조계종은 1월19일 오후 2시 서울 조계사에서 구제역으로 희생당한 동물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고, 실의와 절망에 빠진 축산농가를 위로하는 천도재를 봉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