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멀쩡한 아침.
오늘은 비가 온다고
푸념처럼 내까린,
내 한 말 한마디가 맞았다.
기상청
자료를 슬쩍 보니
구름이 비가 될지 아닐지가 어렵푸시 가물가물 가을 앞에 보였다.
싸가지 없이 지 푼수를 모르고
떠나지 않을려는 더위에
이 아침 비는 보약이였었다.
오늘
모란 장날
하는일 없는 9월의 길은, 참새처럼 시끄럽고 복잡하다.
(내 창가 작은 모이통에, 새우깡을 부셔 놓으면 수십마리 새들이 모여든다)
50번 버스가 모란장터 앞에 날 내려놓는다.
할일 없는 주름진 나이는 나 뿐아닌가 보다
동지들이 너무 많아지천이다.
지팽이에
수레가 달린 가방이 장터 명동을 왕창진창 복작인다.
할머니가
할아버지를 팔고
할아비가
할미에게
주름진 입으로
지름길을 돌아
묻는다
이 바 바 요 요ㅡ
그 삭힌 고 고추추는 얼얼마요? 하고
할머니 말씀
달라는 대로 줍니다
흑색 비닐봉투 속으로
웃고 입떨렸었던 고추장아찌들이 들어간다
와 - - -
그래서
모란장날은
이렇게 늙음이 늙음을 삭히며 어루만져 숙성된 세월의
멋을 파는 장터이다.
난
한쪽 젊은이 내외? 가
펄펄뛰는 듯한 꽃게들을
시끄럽게 팔고있다.
오세요~
오세요~
킬로에 10,000원이요 .10,000원--
하지만
만 오천원짜리를ㅡ
옛말에
값을 모르면 좋은 것 사라는,
빛나는 조상님들 말씀을 거울 삼아..........
진짜다-
오늘이
희망찬
내일(아름다운 님들, 율동의 미학방을 사랑하는 님들이 모인다)을 기다린다
왜?
그리움이 삭혀져 더 그려지는 그림이 있다.
이 나이와 함께 삭혀진 삭힘 맛이라
그렇다............
에라
꽃게야 미안하다
오늘
자네가 술 다 마셔라...............
난 옆에서
니 껍데기만 잘 치워줄께....................
꽃게가
신나 내술을 다 마신다........................
난?
뭐야?
건방진 넘ㅡ
2023년 9월 14일
모란 장날에 ..........
,
첫댓글 늘 봐도 도랑님 글씀에는 민속적이면서
해학적이고 품위가 있습니다
역시 프로님의 글에 미소짓고 갑니다
예전엔 왁자지껄 시골 오일장 다니는 재미도 참 쏠쏠 했었는데 ..
이젠 지난 추억입니다
오일장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술은
꽃게가 마셨는데
취하는건
도랑선배님께서?........^^
껍데기만 치우다가
꽃게 대신 오른
취기 나 숙취땜시
오늘 영신에
잘~~~ 오시려남유?...^^
옛날에는 오리지날 똥개 개고기 사려면
모란시장으로 가라구 했는데~~~
암튼 재래시장은 인정이 넘치는 고향향수같은 포근함이 있어서 좋아유
도랑선배님은 구석구석 관심덩어리속에서
건강을 유지하나봅니다
저도 그렇게 닮고싶은데~~
그기 잘안되네요
재밋는글 잘읽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