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정치 이야기는 배제하겠습니다. 정말 주식시장만을 바라보는 개인 견해입니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우리 국민들이 이렇게까지 주식시장에 진심인 모습을 못 봤습니다.
주가 말고, 시세차익을 거두는 일 말고 '주식시장' 그 자체 말이죠.
그도 그럴 것이, 기업 경영에서 주가는 항상 후순위 고려 대상이었고, 주식은 재벌과 일부 대주주들의 전유물이었습니다.
개미들이 손해를 보던 말던 이사회는 주가 하락이 뻔히 보이는 물적분할을 아무 눈치 없이 했고,
우리나라 주주환원율은 전 세계 최하 수준이었습니다.
많은 소위 '오너'들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주가 빠지게 그런 걸 왜 해?"라는 말을 하는 것도 몇 번이나 봤는지 모릅니다.
이런 모습들이 '보통'이라고 생각하던 것이 변하기 시작한 것은 누가 뭐라 해도 '상법 개정'부터였죠.
이제 사람들이 조금씩 주주환원율을 높이라고 목소리를 내고, 무분별한 기업 분할에 제도적 제동이 걸리고,
일반 주주들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생긴 것은 누가 뭐라 해도 상법 개정이 신호탄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긍정적인 변화와는 별도로, 모든 사람들이 너무 급하게, 너무 과하게 환호를 했습니다.
코스피 9000을 돌파할 때 저는 "이러면 안 되는데"라고 했습니다. 너무 급했거든요.
그래서 9000 돌파했을 때 저는 수년 동안 투자하던 종목들 중 상당수를 이익 실현했습니다.
기관들의 리밸런싱도 같은 맥락이었다고 봅니다.
저따위 개인도 어느 정도 예측되었던 '불에 뛰어드는 불나방'과도 하락인데, 투자를 진지하게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너무 급하다. 뭔가 불안하다'는 마음을 떨칠 수 없었을 테니까요.
새로 진입했다가 손해 보신 개인 투자자들께는 안타까운 말씀이지만, 저는 현재의 상황을 '어쩔 수 없이 거쳐 가야 하는 진통 과정'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예전에도 "민주주의는 빠르게 바뀌지 못한다. 천천히, 온갖 진통을 겪으며 천천히 바뀔 수밖에 없다.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라는 글을 여러 차례 올렸습니다.
저는 지금이 딱 그런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주식 시장이 일반 투자자들을 그야말로 개미 보듯 무시하는 재벌과 대주주들의 전유물에서, 모든 투자자가 진짜 '주주'로써 대접받고 그에 걸맞게 행동할 수 있는 선진적이고 민주적인 시장으로 가는 어쩔 수 없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개별 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물론 잘못된 정책입니다. 숙고 과정이 생략된 설익고 어설픈 정책이지요.
하지만 "레버리지 상품이 하락장을 유발했다"는 고민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엄청난 변동성은 유발했지만, 레버리지 상품이 방향을 결정할 힘이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회의적입니다.
"너무 급하게 올랐고, 급하게 오른 만큼 빠르게 내려왔다"
제가 생각하는 원인은 이겁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외국인의 매도, 국민연금 리밸런싱, 개인의 신용잔고 강제청산, 레버리지 상품 문제 등 다양한 변수들이 버무려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미친 폭락을 만들어 내긴 했죠.
하지만 급하게 올라온 것은 급하게 빠지게 마련입니다.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그래서, 그냥 망했으니 손가락 빨고 있으라는 거냐?"
당연히 아닙니다. 이성을 되찾자는 거지요.
우리나라 수출은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대치를 찍고 있습니다.
코스피 급등이 시작된 시점과 지금, 변한 건 없습니다.
물론, 항상 그러하듯 선택은 개인의 자유이고, 그 책임도 개인에게 귀속됩니다.
글이 용두사미가 되었는데, 어쨌든 투자하시는 분들 모두 일단 한 발 떨어져서 숨을 고르고 차분히 생각할 시간을 가져보시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전달하며 횡설수설 마무리합니다.
첫댓글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슬램덩크 이미지가.. 지금 제 상황과
너무 똑같네요.. ^^;; ㅋㅋㅋㅋㅋ
(저는 3개월..)
지금 저는 지옥같은 상황인데,
시간이 정말 오래 걸리겠지만..
내년 2분기에는 8000 선은 회복 할 것 같습니다.
(초보지만, 개인적으로는 9000 선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진짜 3개월이 꿈만 같네요...^^;;;;;;;;;;;;;
말씀하신대로 여전히 우리기업들 잘하고 있고 빨리 오른거 밷어내는 과정같아요. 결과적으로는 다시 9000갈거 같슴자
좋은 글 감사합니다
지금 상황에 생각나는 대사가 매트릭스 2의 마지막 즈음에 나오는 모피어스의 절망 가득한
"나는 한 꿈을 꾸었도다...하지만 그 꿈은 이제 사라졌네"
항상 느끼는건데
어려운 내용을 쉽게 잘 풀어쓰시는거 같네요
항상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국민연금 리밸런싱 유예 / 레버리지 출시는 역대급 똥볼입니다.
무리하게 주식시장 부양하다가 부작용이 너무 커졌습니다.
게다가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 없습니다. 이게 제일 실망입니다.
주식판이 도박판이 되었는데, 이게 참. 정책실패인지, 종특인지.
원래 도박이란 좋은 패가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는 맛이죠
좋은 글 감사합니다.
급하게 올라온 만큼 급하게 내려가는게 맞죠.
코스피 8천 넘어가면서 8200쯤 레버리지 상품 나올때 주변인들한테 경고했어요.
고점에서 레버리지 상품 나왔고, 코스피 차트에는 온갖 매도신호가 나오고...
그래도 주식하는 주변인들 한명도 익절 안하더군요...
결국 6월 월봉 과매수상태에서 음봉도지 출현하고 7월에 시원한 이브닝스타 떠버리네요.
주봉에서도 거대한 하락 다이버전스가 중첩됐었고 일봉은 기억에 4중 하다 중첩이었을 겁니다.
피보확장값으로도 이미 지수가 3.618을 넘겼는데...
전 진짜 투자하면서 차트공부는 필수라 봅니다. 차트 볼줄 모르는 분들이 레버리지 투자하시는 모습을 보면
불속에 뛰어드는 불나방보다 더 위험해보이구요... 안타깝네요... 레버리지에서만 56조 손실이라는데
대부분이 개미일텐데 말이죠..
닉스삼전이 200/30을 뚫고 젠슨황 오면서 모든 개미들이 돈싸들고 매수하고 말도 안되는 펌핑을 했죠.당시 수급보면 외인은 폭탄매도 없이 착실하게 최고가 수익실현했구요, 그러면서 레버리지 도입되며 사람들은 도파민에 쩔어서 어차피 본주가 레버다라는 착각에 본주 안사고 레버리지에 투입하기 시작했고,시총 2000조 짜리가 하루 플마10퍼를 왔다갔다하는 변동성이 시작됐다고 봅니다. 모든 수급은 레버리지로 쏠리기 시작하고 투심자체가 죽었죠. 그래서 이걸 본 저는 절대 포모에 안휘둘리고 반도체와 로봇주를 다 정리하고 다른 실적주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40퍼를 같이 맞았죠. 내꺼는 왜 죽이냐 오르지도 않았는데 이 나쁜놈들아 ㅠㅠ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공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