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도지사가 25일 경남의 미래 50년 사업 등 차기 임기 중 추진할 정책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 특화산단 3곳 국비 확보에 매진
- 진해 테마파크 조성 역량 집중
- 골든타임 체제 등 안전망 구축
- 맞춤형 복지로 취약계층 보살펴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지난 6·4지방선거에서 58.85%의 득표율을 기록, 차점자인 새정치민주연합 김경수 후보를 20%포인트 이상 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2012년 12월 경남지사 보궐선거에서 이겼던 홍 지사는 이로써 재선 도지사가 됐다.
홍 지사는 새누리당 당내 후보 경선에서 박완수 전 창원시장과 맞붙어 힘겨운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당선 소감을 통해 "2기 도정은 '여민동락(與民同樂)' 이라는 문구가 의미하듯, 도민과 함께하는 도정을 펼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기 도정이 진주의료원 폐업사태에서 보듯 갈등과 긴장의 연속이었다면, 2기는 미래경남을 설계하면서 도정의 과실을 소외계층과 나누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이겠다는 구상을 언급, 주목을 받았다.
-2기 도정은 어느 쪽으로 운영할 계획인가.
▶안전한 경남, 깨끗한 경남, 행복한 경남, 서부권 대개발, 경남 미래 50년 사업으로 정해 임기 내 기틀을 잡아 놓겠다. 안전한 경남을 위해 도민 안심 경남 안전망을 구축, 골든타임 내에 신속한 구조구급이 되도록 해 도민생명을 보호할 것이다. 이를 위해 안전총괄과를 만들어 지휘체계 혼선을 막고, 모든 재난을 총괄하도록 조직개편을 했다. 또 최적화된 분야별 재난 현장 대응 매뉴얼을 새로 만들고, 수시 모의훈련을 통해 지속적으로 대응체계를 점검하도록 했다.
-차기 도정에서 특히 중점을 둘 사항은 어떤 것이 있는가.
▶경남 미래 50년 사업, 진해 웅동 글로벌 테마파크 개발 등에 역량을 집중하겠다. 지난 3월 정부의 지역경제 활성화 합동대책 발표에서 도의 미래 50년 주요 사업인 사천·진주 항공산단, 밀양 나노융합 산단, 거제해양플랜트 산단 등 3곳이 국가지원 특화산단으로 최종 지정됐다. 이는 사실상의 국가산단 지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향후 국비지원 등을 통해 사업추진이 속도를 낼 것이다.
창원국가산단도 정부의 혁신산단에 지정돼 기계 등 중공업에서 첨단산단으로의 변신 등 구조조정을 기하게 됐다. 미국의 20세기 폭스가 투자를 결정한 진해 웅동 글로벌 테마파크 사업도 최근 도와의 양해각서 체결로 사업이 본궤도에 올라, 국내외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경남 서부권 개발을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실현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 다른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다. 진주의료원을 도청 서부청사로 활용하자는 데는 반대 여론도 많다.
▶서부 대개발 사업은 경남 전체 면적의 절반이 넘지만 인구는 22%, GRDP(도민 총생산)은 17%에 불과한 서부경남의 획기적 발전을 도모해 균형발전을 이루자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항공우주산업 육성과 산청·함양을 중심으로 한 지리산 항노화 산업, 도청 서부청사 조기건립, 도 산하 공공기관 일부 이전 등의 사업을 조기 마무리해 목표를 달성할 것이다. 6대 핵심사업을 포함한 미래 50년 사업의 기반을 3년 내에 마련해 경남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 도청 서부청사 이전은 이런 계획을 실현시키기 위한 첫 번째 발걸음이라 보면 된다.
-서민복지를 강화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구체적 내용으로는 어떤 것이 있는가.
▶보편적 복지가 아닌 선택형, 맞춤형 복지로 서민들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 주요 내용으로는 취약계층의 자립·자활을 도울 '희망 울타리 지킴이 사업' 등이 있다. 또 홀몸노인 고독사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어르신 5~10인용 공동주거사업을 전 시·군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더불어 여성·가정 육아 지원을 위해 '우리 아이 함께 키움터 조성 사업'도 실시하겠다. 이는 이웃 간 어울림 공간을 이용한 공동육아 개념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안상수 창원시장 당선자가 창원광역시 승격을 공약으로 내걸어 논란이 되고 있다.
▶창원을 광역시로 승격시키려면 수원·안양·성남 등 인구 등의 규모가 비슷한 수도권 도시들도 함께 해줘야하고, 법을 제·개정해야하는 등 복잡한 문제가 따른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통합된 지 4년도 안된 창원시를 다시 광역시로 전환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안 당선자도 이를 잘 알 것이다.
# 4선하며 여당 대표 역임, 차기 대권 후보 반열에
■ 홍준표는 누구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경남 창녕이 고향으로 대구 영남고와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서울·부산·광주·청주지검에서 검사로 근무했다. 검사시절 전직 대통령 측근비리 수사, 서울시내 조직 폭력배 척결에다 슬롯머신 비리를 적발해 당대 실세를 줄줄이 구속했다. 이 때문에 드라마 '모래시계' 속 주인공 모델이 됐다.
1995년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 신한국당 소속으로 국회에 입성해 내리 4선을 했다. 국회의원 때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대표 최고위원을 역임했다. 2012년 12월 경남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홍 지사에게는 엇갈린 평가가 따라 다닌다. 진주의료원 폐업 등에서 보여준 추진력 때문에 강단 있는 도지사라는 호의적인 시각이 있는가 하면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일부에서는 홍 지사가 지난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함에 따라 차기 대권 후보 반열에 올려 놓기도 한다. 본인도 기회가 되면 대권도전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