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걸"
벨라는 간신히 부여잡은 떨리는 다리를
호영의 어께에 기대 지탱했다
"호노카, 나를 도와라"
"..."
"저 괴물을 저지하고
힘을 우리것으로 하는거다"
호영은 웃음을 터뜨렸다
"...저보다 더 강히면 강했지
부족하지 않아요"
"나보다 더 약하면 약했지
강하지 않다"
호영은
막대를 집었다
팔을 터뜨리려는 압박을
미친듯 부여잡았다
마치 심박이 뛰듯
주기적으로 어께까지 아파왔다
"...환상적이군"
[절대적인 힘 앞에
무릎을 꿇어라]
소리는 없었다
하지만
머리에 울리는 소리
아인들은 바닥에 머리를 박곤
떨고 있었다
[네녀석의 몸,
무한한 마나를 담을 수 있더군 언데드]
"칭찬인가?
그렇다면 고마운데"
[떨림이라는게 없구나]
"스모키, 미안하지만 네녀석은
나와 함께 천사를 끌어내려줘야겠다"
호영은
막대를 어께넢이까지 들곤
앞으로 나아갔다
"...절대적인 힘 앞에
무릎을 꿇어라"
나는 악당이 좋더라
금빛 건물에
큰 기둥들
햇빛이 벽에 반사되어
요한의 눈에 들어왔다
타고온 말도
사원앞에서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너도 알고있는거냐"
요한은
목을 툭툭 두드리곤
말에서 내렸다
금빛으로 반사된 빛이
흰 말의 몸에 비추었다
요한은
수많은 계단을
한걸음씩 내딛었다
언덕 위에 위치한 신전은
웅장하게 요한을 맞았다
빈 사원의 문을
힘주어 민 요한은
밝은 사원 안으로 들어갔다
툭
툭
툭
발걸음을 내딛을때 마다 울리는
소리는
메아리쳐 요한에게 돌아왔다
사원 중앙의 성수는
아무도 없었음에도
흔들려 아무것도 반사되 보이지 않았다
조용히 목걸이를 제단에 올려놓은
요한은
짧게 기도를 올렸다
"...세상에 마왕이 내려와
어지럽히고 있습니다"
그는
목걸이를 집어
성수에 던져넣곤
크게 외쳤다
"새 용사가 필요해요!
신이시여, 작은 양의 부름에...!"
-용사는, 이미 전부 태어났다
요한은
반짝이는 눈으로
하늘을 올려다 봤다
-마법사 둘
궁수 하나
전사 하나
수인 둘
아인 하나
그리고
호노카 프란체스카
"...프란체스카?"
-각 모두를 모아
호영을 쓰러뜨려
평화를 되찾아라
"그들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어디에 있고...!"
요한은
다시 자신의 소리가 메아리쳐 돌아오자
입을 다물었다
"...전사 하나 궁수 하나
마법사 둘 수인 둘
그리고 호노카 프란체스카..."
요한은
금빛 머리를 쓸어올렸다
"...호영을 쓰러뜨려라"
*
끈적이는 기운이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팔은 터질듯 아파왔고
흥분은 조금씩 솓았다
"...이 몸에 감정이 느껴 질 줄이야"
없는 심장이지만
쿵쿵 뛰었다
"호노카, 바로 시작해"
호노카는
모자를 한손으로 잡고
자세를 낮추었다
밝은 하늘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미개한 도마뱀의 머리라
마법엔 한계가 있어"
벨라는
큰 낫을 꺼내들었다
"...아리온, 진짜 괜찮은거지?"
"...걱정마라 벨라
너는 꼭 지켜주지"
"잘생겼으면 설렜을까?"
"아니, 넌 남혐이잖아"
호영은
코웃음을 쳤다
"호노카가 버프를 걸어주면
바로 시작한다
뒤에서 흔들어
그럼 바로 처리하지"
훨씬 빨라진 몸에
짧아진 스킬 쿨타임
호영은
불덩이와 검은 안개를 남발했다
"...제길...!"
벨라의 낫이 거려는 방향으로
스모키의 몸은 갈라졌다 붙었다
"아무겄도...!"
"벨라!"
벨라의 등 뒤로 달려드는 촉수를
번개로 막아세운 호노카는
자신의 뒤로 오는 그림자는 보지 못하고
발목을 잡혀 끌려갔다
"꺄아...!"
"호노카!"
버프가 끊기자
흔들린 벨라는
바로 달려드는 그림자에
다리를 맞곤
바닥으로 떨어졌다
"-뇌격-"
또다시 갈라진 몸
아인쪽에서 큰 소리가 났다
[이런]
그림자는
붉은 눈을돌려
아인들을 잠깐 바라봤다
둘이 죽었다
[...]
"-뇌격-"
또다시 달려드는 번개
이번엔
막지 않았다
몸으로 받아낸 그림자는
전기를 사방으로 뿜었다
"벨라! 움직일 수 있나?"
"응.."
"그럼 바로 아인을 전부 죽여라!"
그의 말에
그림자는 미친듯 벨라에게 뻗어나갔다
"...-퐁페-"
한번의 마법에
호영의 몸이 휘청였다
그림자 아레의 땅에서
솓아난 검은 그림자들은
'그것'을 붙잡고 아에로 끌어당겼다
멈춘 촉수
그림자에서 솓아나는
검은 손들이
미친듯 아레로 끌어당겼다
"벨라! 바로 죽여라"
벨라는
절뚝임 없이 공중으로 날아
아인을 전부 잘라갔다
2등분
4등분
비명을 지르며 뛰어다니는 아인들
그리고
미친듯 꿈틀대는 그림자
[그만!]
"-절개-"
공기어린 미소가
벨라의 얼굴로 퍼졌다
"전부 죽어라...!"
"그만!"
도마뱀이
그림자 안에서 뛰어나왔다
"-마타-"
호영의 마법은
아인에 정신팔린 스모키에게
날아갔다
어께를 관통한 마법은
상처에 남아
스모키의 몸을 휘감았다
"...연습을 해야겠네"
호영은
몸을 휘청대며
스모키에게 다가갔다
호영에겐 눈길도 주지 않는
스모키는
쓰러지는 아인만 바라보고 있었다
"안돼..."
피비린내가
공기를 뒤덮었다
공포에 질린 핀과 칸타
그리고
정신없는 뎁을 지나친 벨라는
절뚝이며 호여에게 다가왔다
"전부 죽였어
아이도, 여자도"
벨라는
손에 뭍은 피를
목 주변에 닦았다
"전부"
"...내 노력의 결실들이..."
앞으로 넘어진 스모키는
중얼댔다
"..."
"호노카, 괜찮나?"
"발목이.. 부러진거 같은데"
바닥에 주저앉은 호노카는
막대를 집어던졌다
"스모키, 함부로 우리에게 덤빈 결과다"
"..."
"우리가 그냥 선한 악당인줄 알았나?
계약을 받아들인 줄 알았는데
내 몸을 원하고 있었다니"
호영은
뼈로만 이루어진 발로
스모키의 뒤통수를 밟았다
"..."
"평생 후회해라
평생 미안해 해라"
호영은
그대로 자세를 낮추었다
"...마법이 통하지 않는다니
꽤나 놀랐잖아"
"..."
"그럼 다시 물어볼까?
나와 함께 천사를 죽이겠나?
이번엔 일방적이군"
"...죽여"
"그럴 줄 알았다"
호영은
서슴없이 머리에 마법을 남발했다
*
몸이 붕 뜨는 감각
어딘가를 수영하는 느낌
따뜻한 공기가
스모키를 감쌌다
형체가 없는 몸이였지만
처음 발생했을때의 그 느낌
그리고
무언가 손을 내밀었다
[어머니]
그를 만들어 낸
손
따뜻하고 부드러운
손을 부여잡은 그는
손에 이끌려 수면 밖으로 튀어나갔다
"흐아...!"
거친 숨
온 몸이 마비가 들려
움직여 지지 않았다
"아, 생각보다 금방 일어나는군"
막대를 손에 쥔
뼈
스모키는 눈을 돌려
뼈를 쫒았다
"...아리온"
"그래"
스모키는
필사적으로 몸을 움직이려
몸을 흔들었다
"..."
"새 몸은 어때"
"...새 몸?"
"그래. 죽었었잖아?
뇌가 전부 박살난 상태로"
호영은
막대를 집어넣었다
"몸이 회복되면 이야기 하지"
"...날 살린거야?"
호영은
벨라에게 손짓을 해 내보내곤
스모키를 돌아봤다
"자"
지팡이 끝에 나타난
빛으로 이루어진 거울
매끈한 몸에
쭉 빠진 팔, 다리
그리고
검푸른 눈동자
"...인간이 됐어"
"약속을 지켰을 뿐
그럼 쉬어라
나는..."
"잠깐!"
스모키는 다시
호영을 불러세웠다
"...당신이 죽인 아인들도
전부 살려줄 수 있어?"
"...내가? 왜?"
"..."
호영은
웃음을 터뜨렸다
"2할짜리 창조주도 창조주라는건가?
웃기는군"
"...부탁할께
아니, 부탁드리겠습니다
전 만드는 능력이 있어도, 죽음을 거스를 순..."
스모키는
몸을 바닥으로 내던졌다
바닥에 나체로 엎드린
마비에 관절을 전부 굽히지도 못하는
스모키는
엎드려 호영에게 빌었다
"...부탁드립니다"
"웃기는군"
"뭐라도 하겠습니다
제가
이 몸이 전부 회복되면..."
호영은
막대를 스모키에게 집어던졌다
그리곤
문을 나섰다
"..."
지키지 못했다
자신이 만든 창조물
삼십도 되지 않는 숫자도
지키지 못한 창조주는
몸을 떨었다
"스모키님...!"
문을 받차는 소리
"켄타...!"
하체가 말인 남성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인간이 되셨군요"
"넌... 어떻게 살아있는거냐?
분명 모두가..."
"잘린 몸이 붙고
날아갔던 영혼이 돌아왔습니다
그 언데드가..."
"아리온...!"
"...저희를 다시 이 세계로 돌려보냈어요"
"..."
스모키는
이전까지 느끼지 못한
감정에 휩싸였다
"...나를 부축해 다오
그분께 가야겠다"
"일단 옷을 입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긴 여행을 할 예정이다"
"여행 말씀이십니까?
어디로 가시는지요?
저희가 끝까지..."
"아니, 그분이 가는데까지
내가 쫒아간다"
"...그 언데드 말씀하시는겁니까?"
"그래
이젠 나의 주인이시니
말을 조심하거라"
"..."
스모키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다시 침대에 걸터앉았다
"...그분을 이 세계의
신으로 만들어 드려야겠다"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