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3. 1. 3. 화요일.
햇볕이 났다.
이 글을 쓰는 시각은 15 : 15.
내 방 안으로 겨울햇볕이 길게 들어왔다.
햇볕이 나면 나는 은근히 기운이 난다.
마치 햇볕을 받아 광합성을 일으키는 식물의 잎처럼 나는 밝고 강한 햇살을 기다린다.
지난 며칠간 심하게 재치기를 했고, 콧물도 줄줄 흘렸다.
바깥에 나갈 생각은 전혀 하지도 못한 채 아파트 방안에서만 맴돈다.
지금도 재치기를 연방했고, 콧물도 흐른다.
화장지로 코를 감싸쥐고는 킁킁 하고 코를 풀어야 할 터.
지난 12월 22일 동지가 지나면서 낮의 길이가 자꾸만 늘어난다.
열흘이 더 지난 오늘에는 낮의 길이가 더 길어졌을 터.
오늘도 신문에는 '계모년'이 왔다고 숱하게 보도한다.
나한테는 아직은 아니다. 지금은 임오년의 마지막 달인 섣달이다.
내 생일은 섣달 하순에 있기에 아직은 생일상도 받지 않았다.
그런데도 정부와 뉴스에서는 2023. 1. 1.부터 계모년이 시작되었다고 보도해서 나를 속상하게 한다.
'아직은 아녀. 더 있어야 해.'
2023. 1. 1.은 '음력 임오년'이고, 2023. 1. 22.부터 음력 계모년이 시작된다.
아직도 19일 뒤에나 계모년 설이 온다.
오늘 점심밥을 먹는데 아내가 내 의향을 물었다.
'이번 설(구정)에는 큰아들네는 대구에 내려가라고 할까요? 당신 생일이 지난 뒤에 설이 오기에 ...'
'그래.'
나는 얼른 대답했다.
대구에는 큰아들한테는 처가, 며느리한테는 친정, 손녀손자한테는 외가이다.
사돈댁은 서울의 외손녀와 외손자가 내려오면 무척이나 기뻐하실 게다. 쓸쓸하던 대구집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릴 테니까.
큰아들 내외는 대구로 갈 때에는 자동차가 아닌 기차를 이용한다. 그게 훨씬 편하다고 한다. 기차표를 미리 예매해야 할 터.
내 음력 생일은 앞으로 열흘 더 뒤에나 온다.
내 큰아들네는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 건너편 이웃 아파트 단지에서 살기에 마음만 먹으면 금방이면 오고 간다.
나도 임인년 섣달 말쯤에 있는 내 생일에는 케이크에 촛불을 붙였으면 싶다.
물론 촛불을 끌 때에는 내 차례는 전혀 오지 않을 게다. 아직껏 기저귀를 찬 외손자가 먼저 입을 내밀어서 후 ~ 하고는 촛불을 끌 게다.
나한테는 자식이 넷인데도 겨우 친손녀 1명(초등학교 2학년), 친손자 1명(초등학교 1학년), 외손자(유치원생)뿐이다.
* 나는 임인년 섣달 말쯤에 있는 내 생일을 갖고 싶다. 그러니 아직 오지도 않은 '계묘년'이 1월 1일부터 시작한 것인 양 앞질러서 말하면 안 된다.
지금은 오후 3시 40분.
내 방안으로 햇볕이 잠깐 비추더니만 금세 사라진다.
해의 기울기가 무척이나 빠르다는 뜻.
내 몸은 서울에 있어도 마음은 늘 시골에 내려가 있다.
나날이 햇볕이 밝아지고, 낮의 길이가 길어질수록 더욱 그렇다.
시골에서 텃밭농사나 짓던 촌사람이 함께 살던 어머니가 아흔일곱 살이 된 지 며칠 뒤에 돌아가셨기에 나 혼자서 시골 살기가 뭐해서 처자식이 있는 서울로 되올라왔다. 서울에서는 내가 할 일이 아무것도 없다. 그냥 빈둥거려야 하기에 땡전 한닢조차도 벌지 못하는 백수건달이다. 나한테는 날마다가 똑 같다. 날마다 일요일, 공휴일, 쉬는 날, 노는 날이나 이어진다.
오늘도 그렇다. 시간이라도 보내려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인터넷 뉴스나 보고, 개인 카페에 들락거리면서 남의 글이나 읽고, 나도 이렇게 컴퓨터 자판기를 눌러서 끄적 끄적거린다.
지금은 오후 3시 50분.
바깥이 무척이나 어둬졌다.
오늘이 1월 3일이니 일년 가운데 가장 춥다는 시기가 곧 다가온다.
24절기 가운데 23번째인 소한은 1월 6일.
소한과 대한(2월 20일)을 지나야만 추웠던 날씨가 서서히 풀릴 게다.
요즘에는 한겨울이 자꾸만 다가온다.
어제부터 코 밑 언저리가 부르트며 헐기 시작한다.
몸이 더 약해진 탓일 게다.
아내가 작은 연고(피부 약)을 가져와 내 코 밑에 발라준다.
'당신은 고기류를 별로 잡수시지 않아서 그래요. 제발 좀 고기를 드세요.'
라고 핀찬했다.
오늘 저녁 밥상에도, 내 국그릇에는 명태 한 토막이 들었고, 게 다리가 들었는데도 나는 모두 꺼내놨다.
그런 뒤에서야 국물에 밥 말아서 먹었다. 그래도 비린내가 심하게 난다.
설마하니 내가 영양실조라서 코밑이 부르트며, 헐었을까?
.............. ..........
답답하다.
그냥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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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더 다듬어야 할 터.
이런 생활일기를 쓰면서 나는 글쓰기 공부를 더 한다.
2023. 1. 3. 화요일.
첫댓글 최선생님 힘내소서 응원합니다ㆍ 건강 하세요
댓글 고맙습니다.
저는.. 이상하리만큼 어떤 품목에 대해서는 냄새에 민감해서...
예컨대 생선 비린내, 육류 비린내를 싫어하지요.
물론 갯것, 쇠고기, 닭고기 등을 먹기는 해도.... 별로이지요.
오늘 아침밥을 먹으면서 아내한테 또 지청구/구사리를 먹었지요.
'제발 좀 단백질을 섭취하세요.'라면서 핸드폰으로 당뇨와 육류 생선류의 자료를 보여주대요.
심 선생님.
올해에도 즐거운 한 해가 되기를 빕니다.
안전운행에 늘 조심하시고요.
그리고 삶에서 건져낸 글을 더 많이 올려주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