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은난망(師恩難忘)
스승의 은혜를 잊기 어렵다
師 : 스승 사(巾/7)
恩 : 은혜 은(心/6)
難 : 어려울 난(隹/11)
忘 : 잊을 망(心/3)
사람이 훌륭하게 되는 데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것이라 한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잊지 못할 은혜를 입은 스승이 적지 않지만 필자에게 가장 큰 은덕을 내린 스승이 바로 연민(淵民) 이가원(李家源) 선생이다. 지난 5월 15일이 '스승의 날'이라 평소보다 더욱 선생의 은혜를 생각하게 됐다. 필자가 평생 한문학(漢文學)을 연구해 적지 않은 논문을 발표하고 저서를 낸 것은 선생의 은혜가 절대적이다.
필자는 거의 운명이라 할 정도로 10세 때부터 한문에 취미를 붙여 미친듯이 좋아했다. 열심히만 하면 될 줄 알았지만, 공부하는 방법을 몰랐다. 한문을 잘해 보겠다고 단단히 결심하고, 혼자서 옥편(玉篇)을 외우고, 국어사전에서 고사성어(故事成語)를 뽑아 사전도 만들고 해 봤지만, 한문 문리(文理)가 툭 트이지 않으니, 마음은 언제나 매우 답답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유명한 교수님들에게 한문 문법을 알려 달라는 편지를 보냈다. 다른 분들은 답장이 없고 오직 선생만 답장을 해 주었다. "한문 문법을 편지로 답하기는 어려우니 졸저 한문신강(漢文新講)을 사 보시길 바랍니다"는 내용이었다.
시골 고등학생이 일국의 대가로부터 친필 답장을 받았으니 너무나 기쁘고 공부하는 데 큰 힘이 됐다. 즉각 한문신강을 사서 여러 번 통독했음은 물론이다. 그 이후로 문장도 안 될 한문 편지를 지어 보내어도 꼭 답장을 했다. 필자는 학교에서 강의를 들은 것은 없고 편지를 주고받거나 댁으로 찾아가서 가르침을 받았다. 선생으로부터 받은 친필 편지와 한시가 수십 통 되는데, 앞으로 연옹수간(淵翁手簡)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낼 생각이다.
선생은 당당하여 누구에게나 눈치 보지 않고 할 말을 다했다. 이런 점이 선생의 최대 장점이지만, 너무 심하게 엄숙하게 하기 때문에 최대의 결점이 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미리 위엄에 눌려 아예 접근을 하지 않았다. 발길을 돌린 제자나 지인들도 적지 않다.
또 필자가 선생의 잘못이나 문제점을 지적하면 순순히 잘 받아들였다. 절대 권위를 내세워 거부하거나 변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람들은 선생의 위세에 눌려 앞에서 할 말을 못 했다. "'다음에 하지'하고 미루면 안 된다. 부지런히 글을 많이 잃고, 많이 생각하고, 글을 많이 짓고 책도 많이 내라"고 늘 격려하셨다.
연민 선생의 학문을 계승해 연구하는 연민학회가 있어, 활발한 활동을 해 한문학 한국학 계통의 대표적인 학회로 커 가고 있다. 필자는 별 능력이나 업적도 없이 14년째 연민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많은 분들이 크게 도와주어 나날이 발전해 나가고 있다.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연구해 후세에 영원히 남게 하는 것이 선생의 은혜를 조금이나마 갚는 길이라 생각한다.
■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자
5월은 가정의 달이고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날은 1964년에 청소년 적십자 단체에서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고 보답하자는 뜻에서 정해 실천하던 것이 전국적으로 확산해 실천하게 됐고 국민의 문맹 퇴치를 위해 한글을 창제하신 우리 민족의 스승이신 세종대왕의 탄생일인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하게 됐다고 한다.
부모는 나를 낳아 기르시고 스승은 나를 가르쳐 오늘의 나를 만드셨다. 두 분의 도움이 없었던들 내가 오늘의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을까?
교육은 가정과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교육 현장에는 배우는 학생과 가르치는 선생이 있다. 교육은 사랑으로 이루어지며 사랑이란 대가성 없이 진정한 마음으로 도움을 주는 것을 말하고 있다. 가정교육은 부모가 가정에서 대가성 없이 사랑으로 자녀를 가르치고 있으며, 학교에서 선생님께서 부모의 교권을 이어받아 대가성에 얽매이지 않고 사랑으로 가르칠 때 스승이란 말을 하게 되며 스승의 가르침을 받고 배우는 학생을 제자라고 한다.
스승과 제자는 사랑의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으며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고 보답하자는 뜻에서 정해진 스승의 날인데, 본의 아니게 지난 제38회 스승의 날 일부 학교에서는 촌지가 무서워 휴교하고 교문을 닫은 사례가 있었다. 이것은 스승과 제자의 참사랑 연결고리를 끊는 처사로서 스승과 제자를 괴롭히는 스승의 날이었다고 본다.
모든 사람은 가르침을 받기 때문에 제자가 될 수 있고 가르침을 주기 때문에 스승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스승과 제자가 단 하루만이라도 은혜를 생각하며 감사하는 시간을 갖자는 것이 스승의 날이라고 본다. 나를 가르쳐주신 스승의 안부를 묻고 소식을 전하는 것이 스승의 날에 할 일이며 스승의 은혜를 알게 하는 날이 스승의 날이어야지 대가성에 얽매인 촌지가 무서운 스승의 날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군사부(君師父)일체란 말이 있다. 군은 임금(국가)을 말함이요, 사는 스승을 말함이며 부는 부모를 말함이다. 이 세분들은 나를 훌륭한 국민으로, 효도하는 자녀로, 남을 도울 수 있는 능력 인으로 길러준 은인들이시다. 따라서 스승을 사부(師父)라고도 한다. 부모와 동격으로 부르는 호칭이다. 우리는 부모와 스승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운다.
배운다는 것은 깨우쳐 익혀서 내 것을 만든다는 의미가 된다. 스승으로부터 지식 정보와 기능도 배우지만 그분들이 보여준 행동으로써 교훈은 나에게 꿈과 희망을 품게 해 주었고 그 꿈과 희망은 오늘의 나를 만들게 된 것이다. 나를 가르친 첫 번째 스승은 부모다. 다음은 학교라는 형식을 갖춘 집단에서 가르침을 주신 선생님들이다. 그분들의 가르침은 지식정보 기능적인 면도 있지만, 그분들이 나에게 보여준 도덕적인 행위로서, 할 수 있다는 인간 승리의 꿈이라고 본다.
컴퓨터에서 지식 정보는 얻을 수 있지만, 덕성은 얻을 수 없다. 그러므로 지금도 우리의 머릿속에 남아 있는 것은 스승 하면 그때 배운 지식 정보인 것보다 그분들의 근면 성실 친절함을 내가 닮았고 그것들이 쌓이고 쌓여 오늘의 나를 만들어 간 것이다. 스승의 은혜는 바다보다 넓고 하늘보다 높다고 한다. 그러한 스승의 은혜를 우리는 망각하고 있다. 어버이날만이라도 어버이의 은혜를 잊지 않고 효를 실행하는 심정으로 스승의 날을 맞이하는 우리 제자들은 내 마음 구석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면서 그분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생각해내는 것이 스승의 날 할 일이다.
부모 없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이 없듯이 스승 없이 성장한 사람이 없다. 누군가의 가르침을 받고 자란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스승이 없는 사람이 없으며 모두가 제자이다. 스승의 날을 맞이하면서 스승 찾아뵙기, 안부 편지 보내기, 모교 및 자녀학교 방문하기 등의 운동에 참여하고, 교육에 헌신 전념하는 우수 교원을 발굴하고, 교원의 사기 북돋우기와 스승에 대한 존경 풍토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스승의 날은 나에게 꿈과 희망과 가능성을 일깨워주신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는 날이 됐으면 한다. 수많은 스승님 중에서 단 한 분만이라도 찾아가 정담을 나누는 하루가 됐으면 한다.
▶️ 師(스승 사)는 ❶회의문자로 师(사)의 본자(本字)이다. 왼쪽(지층의 겹)과 오른쪽(골고루 돎)의 합자(合字)이다. 옛날에는 언덕에 사람이 모여 살고 또 군대(軍隊)가 주둔했으므로 사람이 많다에서, '군대'의 뜻이 되었다. 또 사람의 모범이 되어 남을 이끄는 사람에서, '선생'의 뜻이 되었다. 사람이 많다는 뜻에서 '수도(首都)'도 師(사)라 한다. ❷회의문자로 師자는 '스승'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師자는 阜(언덕 부)자와 帀(두를 잡)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帀자는 '빙 두르다'라는 뜻을 표현한 모양자이다. 그러니 師자는 언덕을 빙 두른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師자는 본래 군대 조직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로 고대에는 약 2,500명의 병력을 일컫는 말이었다. 그러니 師자는 군인의 수가 언덕 하나를 빙 두를 정도의 규모라는 뜻이었다. 師자는 후에 '스승'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는데, 가르침을 얻기 위해 스승의 주변을 제자들이 빙 둘러 앉아있는 것에 비유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師(사)는 (1)스승 (2)고대(古代) 중국의 군제(軍制)에서, 여(旅)의 5배, 곧 2천 500인을 이르던 말 (3)조선시대 때의 세자사(世子師)를 달리 이르던 말 (4)조선시대 때 세손사(世孫師)를 달리 이르던 말 (5)고려 때 세자사(世子師)를 달리 이르던 말 등의 뜻으로 ①스승 ②군사(軍士), 군대(軍隊) ③벼슬아치 ④벼슬 ⑤뭇 사람 ⑥신령(神靈), 신의 칭호(稱號) ⑦전문적인 기예를 닦은 사람 ⑧악관(樂官), 악공(樂工) ⑨육십사괘의 하나 ⑩사자(獅子) ⑪스승으로 삼다, 모범으로 삼다 ⑫기준으로 삼고 따르다, 법으로 삼게 하다 ⑬수효가 많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스승 부(傅),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아우 제(弟)이다. 용례로는 모든 행동과 학덕이 남의 스승이 될 만한 모범이나 본보기를 사범(師範), 스승으로 섬김을 사사(師事), 학예에 뛰어나 남의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을 사장(師匠), 스승과 제자를 사제(師弟), 스승의 의견이나 학설을 사설(師說), 가르침의 은혜가 높은 스승을 아버지처럼 높이어 일컫는 말을 사부(師父), 학식과 덕행이 높아 세상 사람의 표적이 될 만한 사람을 사표(師表), 스승의 집을 사가(師家), 스승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사법(師法), 스승과 벗을 사우(師友), 스승의 은혜를 사은(師恩), 학술이나 기예를 가르치는 스승을 교사(敎師), 병을 진찰 치료하는 사람을 의사(醫師), 학교의 부탁을 받아 강의하는 교원을 강사(講師), 은혜를 베풀어 준 스승이라는 뜻으로 스승을 감사한 마음으로 이르는 말을 은사(恩師), 으뜸 장수 밑에서 작전을 짜고 군대를 지휘하는 사람을 군사(軍師), 스승과 제자가 함께 길을 감 또는 스승과 제자가 한 마음으로 연구하여 나아감을 일컫는 말을 사제동행(師弟同行), 군사를 출정시킬 때에는 엄한 군법으로 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사출이율(師出以律), 자기의 생각만을 옳다고 함을 이르는 말을 사심자시(師心自是), 스승이 엄하면 자연히 가르치는 道도 존엄해짐을 이르는 말을 사엄도존(師嚴道尊), 스승에게서 제자에게로 법이 이어져 전해 감을 일컫는 말을 사자상승(師資相承), 덕을 닦는 데는 일정한 스승이 없다는 뜻으로 마주치는 환경과 마주치는 사람 모두가 수행에 도움이 됨을 이르는 말을 덕무상사(德無常師),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다 나의 스승이라는 뜻으로 세상일은 무엇이나 내 몸가짐에 대한 깨우침이 될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선악개오사(善惡皆吾師),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의 은혜는 똑같다는 말을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 후세까지 오래도록 모든 사람의 스승으로 숭앙되는 덕과 학문이 높은 사람을 일컫는 말을 백세지사(百世之師), 어찌 일정한 스승이 있으리오 라는 뜻으로 성인에게는 일정한 스승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하상사지유(何常師之有), 책 상자를 지고 스승을 좇는다는 뜻으로 먼 곳으로 유학감을 이르는 말을 부급종사(負芨從師), 제자는 스승을 존경하고 스승은 제자를 사랑한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존사애제(尊師愛弟) 등에 쓰인다.
▶️ 恩(은혜 은)은 ❶형성문자로 음(音)을 나타내는 因(인→은)과 마음(心)으로 도와 준다는 뜻을 합하여 은혜를 받음을 뜻한다. 因은 의지(依支)하는 일, 恩(은)은 의지(依支)가 되는 마음(心)→사람을 소중히 다루는 일, 본디는 惠(혜;자비를 베풀다)와 같은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恩자는 '은혜'나 '온정'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恩자는 因(인할 인)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因자는 침대에 大(큰 대)로 누워있는 사람을 그린 것으로 '~로 인하여'나 '의지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의지하다'라는 뜻을 가진 因자에 心자를 결합한 恩자는 '의지(因)가 되는 마음(心)'이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恩자는 그러한 의미에서 '은혜'나 '온정'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恩(은)은 (1)은혜(恩惠) (2)은공 (3)은덕(恩德)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은혜(恩惠) ②인정, 온정 ③혜택(惠澤) ④사랑하다 ⑤감사(感謝)하게 여기다 ⑥(은혜를)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은혜와 공로를 은공(恩功), 하늘이 내리는 우로의 은택 또는 임금이나 웃어른으로부터 받는 혜택을 은광(恩光), 은혜와 덕 또는 은혜로 입은 신세를 은덕(恩德), 은혜를 베풀어 준 스승이라는 뜻으로 스승을 감사한 마음으로 이르는 말을 은사(恩師), 은혜와 원한을 이르는 말을 은원(恩怨), 은혜와 위엄을 이르는 말을 은위(恩威), 은혜를 베풀어 관대하게 다룸을 은유(恩宥), 은혜를 베풀어 준 사람을 은인(恩人), 나라에서 내리는 혜택에 관하나 특전을 은전(恩典), 높은 사람에게서 받는 특별한 은혜와 사랑을 은총(恩寵), 은덕이 백성에게 미침이나 은혜로써 백성을 교화함을 은화(恩化), 은혜가 깊은 어머니를 은모(恩母), 은사로부터 물려받은 물건을 은물(恩物), 은혜와 사랑 또는 부모 자식 사이나 부부 간의 애정을 은애(恩愛), 갚아야 할 의리 있는 은혜를 은의(恩意), 은혜를 베풀어 격려함을 은장(恩獎), 은혜로 사랑하는 마음이나 은애의 마음을 은정(恩情), 자연이나 남에게서 받는 고마운 혜택을 은혜(恩惠), 사랑으로 남을 도움이나 은혜로 도움을 은휼(恩恤), 사면 또는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 일정한 죄인을 놓아 주는 일을 은사(恩赦), 갚아야 할 의리와 은혜를 은의(恩義), 은혜로 보살펴 주는 일을 은고(恩顧), 은혜가 도리어 원수가 됨을 이르는 말을 은반위구(恩反爲仇), 산과 바다같이 크고 넓은 은덕을 일컫는 말을 은산덕해(恩山德海), 은혜와 원수를 분명히 한다는 뜻으로 은혜를 준 자에게는 반드시 은혜로 원한을 품게 한 자에게는 원한을 갚음을 이르는 말을 은수분명(恩讎分明), 사람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이 도에 지나치면 도리어 원망을 사게 됨을 일컫는 말을 은심원생(恩甚怨生), 은혜와 위엄을 아울러 베풂을 일컫는 말을 은위병행(恩威竝行), 은혜가 태산같이 큼을 일컫는 말을 은중태산(恩重泰山) 등에 쓰인다.
▶️ 難(어려울 난, 우거질 나)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새 추(隹; 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근; 난)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진흙 속에 빠진 새가 진흙에서 빠져 나오기 어렵다는 뜻이 합(合)하여 '어렵다'를 뜻한다. 본래 菫(근)과 鳥(조)를 결합한 글자 형태였으나 획수를 줄이기 위하여 難(난)자로 바꾸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새의 이름을 가리켰다. ❷형성문자로 難자는 '어렵다'나 '꺼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難자는 堇(진흙 근)자와 隹(새 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堇자는 진흙 위에 사람이 올라서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근, 난'으로의 발음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難자는 본래 새의 일종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나 일찌감치 '어렵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었기 때문에 어떠한 새를 뜻했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새의 일종을 뜻했던 글자가 왜 '어렵다'라는 뜻을 갖게 된 것일까? 혹시 너무도 잡기 어려웠던 새는 아니었을까? 가벼운 추측이기는 하지만 전혀 근거가 없지만은 않아 보인다. 그래서 難(난, 나)은 (1)어떤 명사(名詞) 아래에 붙어서 어려운 형편이나 처지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어렵다 ②꺼리다 ③싫어하다 ④괴롭히다 ⑤물리치다 ⑥막다 ⑦힐난하다 ⑧나무라다 ⑨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⑩공경하다, 황공해하다 ⑪근심, 재앙(災殃) ⑫병란(兵亂), 난리(亂離) ⑬적, 원수(怨讐) 그리고 ⓐ우거지다(나) ⓑ굿하다(나) ⓒ어찌(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쓸 고(苦), 어려울 간(艱)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쉬울 이(易)이다. 용례에는 어려운 고비를 난국(難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난문(難問), 어려운 문제를 난제(難題), 전쟁이나 사고나 천재지변 따위를 당하여 살아 가기 어려운 처지에 빠진 백성을 난민(難民), 풀기가 어려움을 난해(難解), 일을 해 나가기가 어려움을 난관(難關), 무슨 일이 여러 가지 장애로 말미암아 순조롭게 진척되지 않음을 난항(難航), 꺼리거나 어려워하는 기색을 난색(難色), 어려움과 쉬움을 난이(難易), 견디어 내기 어려움을 난감(難堪), 바라기 어려움을 난망(難望), 처리하기 어려움을 난처(難處), 잊기 어렵거나 또는 잊지 못함을 난망(難忘), 어떤 사물의 해명하기 어려운 점을 난점(難點), 뭐라고 말하기 어려움을 난언(難言), 병을 고치기 어려움을 난치(難治), 이러니 저러니 옳으니 그르니 하며 시비를 따져 논하는 것을 논란(論難), 남의 잘못이나 흠 따위를 책잡아서 나쁘게 말함을 비난(非難), 경제적으로 몹시 어렵고 궁핍함을 곤란(困難), 뜻밖에 일어나는 불행한 일을 재난(災難), 힐문하여 비난함을 힐난(詰難), 괴로움과 어려움을 고난(苦難), 위험하고 어려움을 험난(險難), 공격하기 어려워 좀처럼 함락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난공불락(難攻不落), 잊을 수 없는 은혜를 일컫는 말을 난망지은(難忘之恩), 누구를 형이라 아우라 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누가 더 낫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서로 비슷함 또는 사물의 우열이 없다는 말로 곧 비슷하다는 말을 난형난제(難兄難弟), 마음과 몸이 고된 것을 참고 해나가는 수행을 일컫는 말을 난행고행(難行苦行), 어려운 가운데 더욱 어려움이 있다는 말을 난중지난(難中之難),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일에서 생겨난다는 말을 난사필작이(難事必作易), 어렵고 의심나는 것을 서로 묻고 대답함을 일컫는 말을 난의문답(難疑問答), 매우 얻기 어려운 물건을 일컫는 말을 난득지물(難得之物), 변명하기 어려운 사건을 일컫는 말을 난명지안(難明之案), 교화하기 어려운 어리석은 백성을 이르는 말을 난화지맹(難化之氓) 등에 쓰인다.
▶️ 忘(잊을 망)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마음 심(心=忄, 㣺;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亡(망; 숨다, 없어지다)의 합자(合字)이다. ❷회의문자로 忘자는 '잊다'나 '상실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忘자는 亡(망할 망)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亡자는 날이 부러진 칼을 그린 것으로 '망하다'나 '잃다', '없어지다'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없어지다'는 뜻을 가진 亡자에 心(마음 심)자를 결합한 忘자는 '마음을 없애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잊으라는 뜻이다. 忘자를 보니 '미망인'이란 단어가 생각난다. 하지만 미망인은 '아직 잊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未忘人(미망인)이 아니라 ‘아직 따라 죽지 않은 사람’이란 뜻의 未亡人(미망인)이다. 그래서 忘(망)은 주의하는 마음이 없어지다, 잊다는 뜻으로 ①잊다, 기억(記憶)하지 못하다 ②버리다, 돌보지 않다 ③끝나다, 단절되다 ④소홀(疏忽)히 하다 ⑤망령되다 ⑥상실하다, 잃어버리다 ⑦없다 ⑧건망증(健忘症)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떤 사실을 잊어 버림을 망각(忘却) 또는 망실(忘失), 집안을 망치는 못된 언동을 망덕(忘德), 은혜를 잊음을 망은(忘恩), 잊어 버림을 망기(忘棄), 나이를 잊음을 망년(忘年), 근심을 잊는 일을 망우(忘憂), 여덟 가지 덕목을 잊어버렸다는 뜻에서 무뢰한을 일컫는 말을 망팔(忘八), 보고 듣는 것을 자꾸만 잊어 버림을 건망(健忘), 잊기 어렵거나 또는 잊지 못함을 난망(難忘), 잊지 아니함을 불망(不忘), 잊지 않게 하려는 준비를 비망(備忘), 기억에서 사라짐을 소망(消忘), 잊을 수가 없음을 미망(未忘), 정신이 흐려 잘 보이지 않음을 혼망(昏忘), 노인이 서로 가까이 교제하는 젊은 벗을 일컫는 말을 망년우(忘年友), 자신과 집안의 일을 잊는다는 뜻으로 사私를 돌보지 않고 오직 나라와 공公을 위해 헌신함을 이르는 말을 망신망가(忘身忘家), 입은 은혜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뼈에까지 사무쳐 잊혀지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각골난망(刻骨難忘), 일을 이루려고 끼니조차 잊고 분발 노력함을 이르는 말을 발분망식(發憤忘食), 남에게 입은 은덕을 잊고 배반함을 이르는 말을 배은망덕(背恩忘德), 죽어도 잊지 못할 큰 은혜를 입음이란 뜻으로 남에게 큰 은혜나 덕을 입었을 때 고마움을 표시하여 이르는 말을 백골난망(白骨難忘), 자나깨나 잊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오매불망(寤寐不忘), 그리워서 잊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연연불망(戀戀不忘), 나이 차이를 잊고 허물없이 서로 사귐을 이르는 말을 망년지교(忘年之交), 눈앞의 이익을 보면 탐내어 의리를 저버림을 이르는 말을 견리망의(見利忘義), 자꾸 생각나서 잊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염념불망(念念不忘), 마음에 새기어 오래오래 잊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명심불망(銘心不忘), 사랑하는 남녀가 서로 그리워해 잊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상사불망(相思不忘), 사람으로써 알아야 할 것을 배운 후에는 잊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함을 이르는 말을 득능막망(得能莫忘), 잠을 안 자고 밥 먹는 것도 잊는다는 뜻으로 매우 열심히 공부함을 이르는 말을 폐침망식(廢寢忘食), 나이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교제하는 벗을 이르는 말을 망년지우(忘年之友), 잊어버리고 별로 생각하지도 않음을 이르는 말을 치지망역(置之忘域), 시름을 잊게 하는 물건 또는 술의 이칭으로 술을 마시면 근심 걱정을 잊게 된다를 이르는 말을 망우지물(忘憂之物), 배가 고픈데도 먹는 일을 잊어버리고 있다는 뜻으로 걱정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기이망식(飢而忘食), 편안한 가운데서도 늘 위험을 잊지 않는다는 뜻으로 늘 스스로를 경계하여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어려움에 대처함을 이르는 말을 안불망위(安不忘危), 밤이 되어도 잠자는 것을 잊는다는 뜻으로 일에 열중함을 이르는 말을 야이망침(夜而忘寢), 사모해 잊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사모불망(思慕不忘), 눈에 스쳐 지나가면 잊지 않는다는 뜻으로 한번 본 것은 잊어버리지 않는다를 이르는 말을 과목불망(過目不忘), 자꾸 잊어 버리기를 잘함을 이르는 말을 선망후실(先忘後失), 사람이 이 세상에 새로 태어날 때에는 전세의 일을 모두 잊는다를 이르는 말을 격세즉망(隔世卽忘), 잊을 수 없는 은혜를 이르는 말을 난망지은(難忘之恩), 영원히 은혜나 은덕을 잊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만세불망(萬世不忘), 뜻을 얻어 자신의 형체마저 잊어버리다는 뜻으로 매우 기뻐하여 정상적인 상태를 벗어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득의망형(得意忘形), 즐겨서 시름을 잊는다는 뜻으로 도를 행하기를 즐거워하여 가난 따위의 근심을 잊는다를 이르는 말을 낙이망우(樂而忘憂), 잊을 수 없는 은혜를 이르는 말을 난망지택(難忘之澤), 잊지 못할 은혜를 이르는 말을 불망지은(不忘之恩), 이 시름을 잊는 물건이라는 뜻으로 술을 이르는 말을 차망우물(此忘憂物), 어떠한 것의 근본을 잊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불망기본(不忘其本), 한 번 보면 잊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일람불망(一覽不忘), 영구히 잊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영세불망(永世不忘), 물고기를 잡고 나면 통발을 잊는다는 뜻으로 바라던 바를 이루고 나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썼던 사물을 잊어버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득어망전(得魚忘筌), 은혜를 잊고 의리를 배반함을 이르는 말을 망은배의(忘恩背義), 어떤 생각이나 사물에 열중하여 자기 자신을 잊어버리는 경지를 이르는 말을 망아지경(忘我之境), 한 가지 일을 알면 다른 열 가지 일을 잊어버린다는 뜻으로 기억력이 좋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득일망십(得一忘十), 바닷가에서 갈매기와 해오라기 노는 것을 보며 세상 일을 잊는다는 뜻으로 숨어 살면서 속세의 일을 잊음을 이르는 말을 구로망기(鷗鷺忘機), 침식을 잊고 일에 심혈을 기울임을 이르는 말을 폐침망찬(廢寢忘餐), 이사하면서 아내를 잊어버린다는 뜻으로 건망증이 심한 사람이나 의리를 분별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사가망처(徙家忘妻), 가엾게 여겨 항상 생각함을 이르는 말을 권권불망(眷眷不忘), 집을 옮기며 아내를 잊어버린다는 뜻으로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소중한 것을 잊어 버린다를 이르는 말을 사택망처(徙宅忘妻)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