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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위정경(扶危定傾)
위태로움을 도와서 정확히 기울어지게 한다는 뜻으로, 위기를 맞아 잘못됨을 바로 잡고 나라를 바로 세운다는 의미의 말이다.
扶 : 도울 부(扌/4)
危 : 위태로울 위(卩/4)
定 : 정할 정(宀/5)
傾 : 기울 경(亻/11)
출전 : 주서(周書)의 이기전(李基傳)
북주(北周, 557∼581)의 역사를 기록한 '주서(周書)'에서 유래하였다. '주서'의 이기전(李基傳)에 "태조가 위기를 맞아 나라를 안정시켜 그 위엄과 권위가 왕을 두렵게 하였다(太祖扶危定傾, 威權震主)"고 하였는데, 태조는 중국 남북조시대의 나라인 서위(西魏)의 실권자 우문태(宇文泰)를 가리킨다.
우문태(宇文泰)는 선비족 출신으로 북주의 기초를 닦는 데 공헌하였으며, 수나라 문제(文帝) 양견(楊堅)과 당나라 태조 이연(李淵)의 인척이기도 하다.
534년 북위의 황제 효무제(孝武帝)가 실권을 쥐고 폭정을 일삼던 대승상 고환(高歡)을 제거하려 하였다가 실패하고 도주하였을 때 우문태(宇文泰)가 효무제를 보호하였다. 고환은 효정제(孝靜帝)를 옹립하고 수도를 업(鄴)으로 옮겨 동위(東魏)를 세웠으며, 우문태는 효무제를 제거하고 효문제를 옹립하여 서위(西魏)를 세웠다.
우문태(宇文泰)는 서위의 대재상이 되어 실권을 장악한 뒤 훗날 부병제(府兵制)의 근간이 된 24군제를 창시하고 주례(周禮)에 바탕을 둔 관제(官制)를 확립하였으며, 신법전 제정 등 여러 제도의 기원이 된 정책을 추진하였으며, 동위를 제압하고 사천(泗川) 지방을 빼앗아 영토를 확장하였다. 우문태가 죽은 뒤 그의 셋째 아들 우문각(宇文覺)이 대재상을 물려받았고, 557년 서위의 공제(恭帝)로부터 선양을 받아 북주를 세웠다.
이같은 배경에서 부위정경(扶危定傾)은 우문태(宇文泰)가 위기 상황의 나라를 안정시켰다고 치하하는 말로 사용되었는데, 이는 '주서'가 우문태의 외증손인 당나라 태종의 지시로 편찬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사자성어는 대한민국 청와대에 의하여 2010년 새해에 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부합하는 신년 화두(話頭)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 부위정경(扶危定傾)
윤석열의 대권 도전이 가시화되었다. 그의 출사표 윤곽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그의 출사 이유는 부위정경(扶危定傾)으로 요약된다. 위기를 불러온 잘못을 바로잡고, 나라를 바로 세운다는 것이다.
지금 이 나라는 위기다. 나라의 기강과 법도가 무너지고 여기저기서 불의와 불공정이 판을 친다. 기득권층이 공고해지면서 권문세족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특히 여러 정권을 거치면서 각 정권을 창출했던 공신들은 알게 모르게 대한민국의 권문세가가 되었다. 혼맥, 학맥, 지맥 등 각종 인맥과 금력으로 자신들만의 펜트하우스까지 만들었다.
일부 기득권층은 심지어 부(富)의 세습은 물론 권력 세습까지 공공연히 획책하면서 대한민국이 급기야 신분사회로 전환되는 조짐마저 일고 있다.
성공이라는 결과물이 국민 개인의 노력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가 속한 가정이나 가문의 힘으로 주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이 그 징표다. 가령 청년세대만 해도 보통 그들을 하나로 묶어 마치 청년이라는 집단이 같은 처지, 같은 상황에 있는 것처럼 일반화하지만 사실 그들의 운명은 그의 부모와 조무모의 권력이나 재력에 따라 너무도 다른 삶의 궤적을 그리게 된다.
잘못을 바로잡고 나라를 바로 세워야 한다. 재건축 수준의 대대적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재조산하(再造山河)의 자세로 권력과 금력의 독과점 구조를 깨야 한다. 더는 정치가 권력투쟁 수준에 머물러 있게 해서는 안 된다. 권력투쟁을 정책경쟁으로 바꾸는 정치개혁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신진 정책 세력들이 대거 국회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정치의 독과점 구조를 깨는 법과 제도의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정치의 초점을 권력투쟁에서 국가경영으로, 정치 주체를 기득권 운동권 세력에서 신진 정책 세력으로 키우는 정당 및 선거제도 개혁도 필요하다.
다만, 명심할 일은 국가개혁은 나라를 새로운 질서로 재편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다. 막스 베버는 "정치란 단단한 널빤지를 강하게, 그리고 서서히 뚫는 작업이라"고 했다.
설령 개혁이 아무리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담더라도, 사람들의 생각은 현재에 충격을 주는 모든 행위에 거부감을 느끼기 때문에 개혁에 방어적이다. 특히 기득권층은 그들이 누리던 특권을 지키기 위해 개혁에 매우 강하게 저항한다.
그러므로 개혁주도자들은 열정뿐 아니라 명확한 비전을 국민과 공유해야 하고 최고 권력자의 위세를 빌어 반대자를 강압적으로 억누르는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 먼저 설득을 통해 모든 주체가 개혁에 동참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고, 특히 불가역적 개혁을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바꾸는 제도개혁을 병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개혁에는 반드시 총체적인 전략과 지혜가 필요하다.
개혁이 실패하는 원인은 권력자가 개혁을 특정한 정치적 목적 달성의 수단으로 삼기 때문이다. 정치란, 근본적으로 대립과 갈등을 선포하는 것으로서, 합의보다는 갈등 요소를 강하게 지니는 분열 행위이기 때문에 지도자가 개혁을 자신의 정치적 목적 달성 수단으로 삼게 되면 필히 나라와 국민은 분열된다.
그 때문에 공자는 노나라의 권력자인 계강자가 정치의 참뜻을 묻자 "정치는 올바르게 하는 것이다. 그대 자신부터 바르게 한다면, 누가 감히 바르지 않으랴(政者正也 子帥以正 孰敢不正)"라고 했다. 정치는 결국 개인의 이익이 아닌 전체의 이익을 위해 바르게 해야 정치의 속성인 분열을 막고 국리민복이라는 근원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정치가 바르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는 국가는 총과 칼, 그리고 교도소를 가진 특혜 받은 유일한 집단, 즉 물리적 폭력의 사용을 독점하는 공동체인 까닭에 정치가 바르지 않으면 권력자가 권력 남용의 유혹에 빠져 권력을 자신의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폭력으로 이용해 국가와 국민을 피폐와 도탄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은 정치의 본령을 정확히 이해하고 법도와 기강이 무너져버린 이 나라를 구하는 데 신명을 다 바쳐야 한다. 그 방법은 오로지 국민을 믿고 국민을 바라보며 단단한 널빤지를 강하게, 그리고 서서히 뚫는 것이다.
■ 신언서판(身言書判)을 통한 부위정경(扶危定傾)
신언서판(身言書判)이란, 중국 당나라 요직의 관리를 뽑을 때 인물평가의 기준으로 삼았던 네 가지 판단기준을 말한다.
첫째 신(身)이란 체모(體貌). 즉, 몸가짐을 이르는 말로써 한마디로 사람의 풍채와 용모를 말하는 것이다. 이는 사람을 처음 대했을 때 첫 번째의 평가기준이 되는 것으로, 아무리 신분이 높고 재주가 뛰어난 재걸(才傑)이라 할지라도 첫눈에 풍채와 용모가 뛰어나지 못한 경우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게 되기 쉽다.
그래서 신(身)은 풍위(豊偉)일 것이 요구되었다. 흔히 차림새, 행동, 됨됨이 따위가 세련되고 아름다운 사람을 가리켜 '멋스러운 사람'이라고 한다. 외모를 치장하는 의복이야 얼마든지 그 시대의 유행을 따를 수도 있겠지만, 부모님이 만들어주신 신체의 일부를 그저 남과 다르게 보이기 위해 함부로 칼을 대는 것은 결코 해서는 안 될 일이다.
효경(孝經)에 이르기를,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라 했는데, 그 뜻은 "몸과 터럭과 살갗은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므로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몸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다"는 말이다.
아무리 제 멋에 산다지만 멀쩡한 턱뼈를 깎아 얼굴의 윤곽 자체를 물리적으로 바꾸고, 곱디고운 살갗에다 영원히 지울 수도 없는 해괴망측한 문신을 하는 자들을 보면 뭐라 딱히 해 줄 말이 떠오르질 않는다. 다만 시대의 유행은 언제나 복고(復古)되기 마련인데, 유행이 바뀌면 의복이야 얼마든지 바꿔 입으면 되지만, 한 시대의 유행이 지나가고 다시 새로운 유행이 다가와도 영원히 원상태로 되돌릴 수 없는 양악수술이나 영구문신은 지극히 위험한 발상인 것이다.
불과 이삼십년 전만해도 요즘의 대세인 깡마른 사람을 보고는 폐병환자 같다하여 통통하고 복스럽게 생긴 사람들을 보다 선호하는 시대였다. 물론 지금은 아니지만... 그러나 명심불망해야 할 것은 이런 시대의 유행은 언제든 한순간에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둘째 언(言)이란 사람의 언변을 이르는 말이다. 이 역시 사람을 처음 대했을 때 아무리 뜻이 깊고 아는 것이 많은 사람이라도 말에 조리가 없고, 말이 분명하지 못했을 경우,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게 되기 쉽다. 그래서 언은 옳고 그른 것을 따지어 바로잡을 수 있는 이른바 변정(辯正)이 요구되었다.
조리가 없이 말을 이러쿵저러쿵 지껄이는 것을 가리켜 횡설수설(橫說竪說)이라고 하는데 순우리말로는 '선소리'라고도 한다. 그래서 이치에 맞지 않는 서툰 말을 하는 사람에게 "익은 밥 먹고 선소리하지 마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말본새가 가닥이 잡힌 달변가들은 대체로 의로운 사람이 많다. 하지만 결코 궤변(詭辯)을 잘 늘어놓는 사람을 가리켜 달변가라 하지는 않는다. 역사속의 리더들은 달변가가 많았는데,
오늘날 미국인들로부터 역사상 가장 많은 존경을 받는 대통령인 링컨이 상원의원 입후보 때 반대파의 더글러스와 유세전을 벌이던 중 더글러스는 링컨의 약점을 잡아 비방하였다. "링컨은 그가 전에 경영하던 상점에서 금주령을 어기고 술을 팔고 있었습니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상원의원이 되겠습니까?" 이에 링컨이, "물론 더글러스 후보가 말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당시 저의 최대 고객은 더글러스 후보였습니다. 저는 이미 그 가게를 떠났지만 지금도 더글러스후보는 그 가게의 충실한 고객으로 남아 있습니다."
당황한 더글러스는, "링컨은 말만 그럴듯하게 하는 두 얼굴의 이중인격자입니다." 링컨은 이에 당황하지 않고, "더글러스의 말대로 제가 두 얼굴의 소유자라면 오늘같이 중요한 날에 왜 이 못생긴 얼굴을 가지고 나왔겠습니까?" 이말 한방으로 유세전은 끝나 버렸다.
셋째 서(書)는 글씨로, 필적(筆跡)을 가리키는 말이다. 예로부터 필적은 그 사람의 됨됨이를 말해 주는 것이라 하여 매우 중요시하였다. 그래서 인물을 평가하는데, 글씨는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글씨에 능하지 못한 사람은 그만큼 평가도 받지 못한 까닭에 서(書)에서는 준미(遵美)가 요구되었다.
중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명필가에는 단연 진(晉)나라의 왕희지를 손꼽을 것이며, 우리 조선 역사 최고의 명필로는 우리에게 한석봉으로 잘 알려진 한호, 세종의 셋째아들인 안평대군, 가장 유명한 시조중의 하나인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의 봉래 양사언, 추사 김정희, 자암 김구 등이 손꼽힌다.
다소 상충되는 이야기이지만, "천재는 악필이다"는 말도 있다. 유명인 중에 악필의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전쟁과 평화'의 저자인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소문난 악필이었다. 남이 글을 알아보기가 하도 어려워서 그의 아내 소피아가 남편의 원고를 해독하여야만 했다고 한다.
또한 위대한 악성 베토벤의 수작 '엘리제를 위하여'는 베토벤이 그가 사랑했던 여인 테레제 말파티를 위하여 만들고 그 제목을 '테레제를 위하여'로 붙였다고 하는데, 작품의 명칭이 오늘날에 '엘리제를 위하여'로 굳어진 것은 1867년 초 처음으로 이 작품을 출판한 루트비히 놀이 친구 브레들의 집에서 베토벤 자필 악보를 보며 하도 악필이라 글자를 잘못 읽었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깃발' '행복' 등으로 유명한 청록파시인 유치환은 그의 자서전에서 "세상에 나 같은 악필은 드물 것이라"고 밝힌 바가 있다.
넷째로 판(判)이란 사람의 문리(文理), 곧 사물의 이치를 깨달아 아는 판단력을 뜻하는 말이다. 사람이 아무리 체모가 뛰어나고, 말을 잘하고, 글씨에 능하다 해도 사물의 이치를 깨달아 아는 능력이 없으면, 그 인물됨이 출중할 수 없다하여 문리의 우장(優長)할 것이 요구되었다. 판단력(判斷力)이란, 사물을 인식하여 논리나 기준 등에 따라 판정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아울러 '당서(唐書)' 선거지(選擧志)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무릇 사람을 가리는 방법에는 네 가지(신수, 말씨, 글씨, 판단력)가 있다. 네 가지를 신언서판이라 하여 이를 모두 갖춘 사람을 으뜸으로 덕행, 재능, 노효(勞效)의 실적을 감안한 연후에 주요 관직에 등용한다."
사람이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란 것이 사실 쉽지 않음에 옛 성현들은 전선(銓選) 즉, 알맞은 사람을 골라 뽑아 제대로 기용하는데 있어 객관적이고 엄격한 판단 기준을 만들어 놓고 항상 신중하게 인재를 뽑았던 것이다. 알맞은 인재를 뽑아 알맞은 자리에 기용하는 적재적소(適材適所)의 판별이야말로 집단이나 단체를 지배, 통솔하는 수장으로서의 '으뜸 덕목'이 아닌가 싶다.
북주의 역사를 기록한 '주서(周書)'의 이기전(李基傳)에 의하면 "태조가 위기를 맞아 나라를 안정시켜 그 위엄과 권위가 왕을 두렵게 했다(太祖 扶危定傾, 威權震主)"고 하였다. 여기서 부위정경(扶危定傾)이란, "위기를 맞아 잘못됨을 바로 잡고, 나라를 바로 세운다"는 뜻의 사자성어이다.
■ 부위정경(扶危定傾)과 화이부동(和而不同)
청와대에서 신년 화두로 '부위정경(扶危定傾)'을 정한 모양이다. 주석을 보니 아주 그럴싸한 말이다. '위기를 맞아 잘못됨을 바로 잡고 나라를 바로 세운다'고 해석해 놓았다. 이 말을 다름아닌 정모 전 성균관 대학 총장께서 지정해 주셨다고 하는데, 사실 나는 이 말을 듣고 배꼽을 잡고 웃었다. 사자성어란 적절한 곳에서 적절한 때에 사용해야 하는 법이다. 그래서 의미는 물론 역사적 배경까지 살펴보고 나서 적절히 사용해야 하는 법인데 조금 생뚱 맞아서 한심스러운 생각까지 들었다.
우선 청와대에서 사용하는 말로서 너무 생소하고 어려운 사자성어이다. 그래서 한자 그대로만 해석하면 '위태로움을 도와서 정확히 기울어지게 한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갸우뚱해 하는 사람도 보았다. 물론 한자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의 헤프닝 쯤으로 여겨지지만, 뜻도 어려울 뿐더러 거의 사용하지도 않는 말인데 마치 유식함을 자랑이라도 하려는 것 처럼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쉬운 사자성어도 많고 예쁜 우리말도 많은데 왜 굳이 잘 씌이지도 않는 사자성어로 거창하게 표현하는지 모르겠다.
무엇보다 이말의 역사적 배경을 살펴 보면 중국 북주의 역사서인 '주서' 이기전에 나오는 말로 "太祖(태조) 扶危定傾(부위정경) 威權震主(위권진주)" 라는 문구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런데 '위권진주(威權震主)' 라는 말이 무엇인가? '위엄과 권위가 왕을 두렵게 했다'는 뜻이다.
북주의 태조 우문태는 선비족 출신으로 북위의 내란중에 일개 병사에서 출발해 출세한 인물로, 후일 북위의 효무제를 독살한뒤 문제를 옹립해서 서위를 건국 했다고 한다. 당시 효무제가 고환이라는 신하의 전횡이 두려워 우문태에게 의탁했는데 그렇게 살해한 모양으로 보아 상당히 부도덕한 인물로 여겨진다.
고환은 효무제가 도망을 가자 효정제를 내 세워 동위를 세우게 되고, 우문태 역시 효무제를 살해한 후 문제를 옹립해 서위를 세우게 되는데, 동위와 더불어 북위를 분활하게 된다. 물론 역사가 그렇듯 서위와 동위는 우문태와 고환이라는 실력자에게 정권이 넘어가기 위한 과정에 불과했기 때문에, 후일 우문씨의 북주와 고씨의 북제로 바뀌게 된다.
'부위정경(扶危定傾)'은 이런 역사적 배경에서 우문태의 업적을 치하하는 가운데 등장한 말이다. 동위에 대한 방어전에서 몇번의 승리로 인해 업적을 쌓으면서, 그의 왕인 북위의 '효무제'와 서위의 '문제'를 두렵게 했다는 의미의 말이다.
물론 우문태는 군제를 정비해서 동위에 대항 할 수 있는 국력을 만들었지만 그래봐야 동위에 대해서는 군사력이나 경제력으로 항상 열세를 면하지 못했다. 즉 왕이 치세를 잘 했다는 이야기도 아니고, 특정 인물이 국가를 부강하게 했다는 이야기도 아니다. 단지 특정한 신하가 몇번의 전공과 강력한 카리스마로 정권을 잡는 과정에서 왕을 두렵게 했다는 뜻으로, 이 말의 핵심은 우문태의 위엄과 권위를 찬양하는 말이다.
사실 '주서'에서 우문태를 띄어 주는 이유를 살펴보면, 우문태는 한족과 선비족의 융합 정책(엄밀히 말하면 선비족의 한족화)을 펴게 되는데, 이 와중에 탄생한 '관롱 집단'이 후일 수, 당 시대에까지 중국을 지배하게 되는 세력으로 성장하게 된다.
이들은 또 지들끼리 혈연관계로 맺어 지게 되는데 이들이 수, 당의 건국에도 관여하게 되는 것이다. 수를 건국한 '양'씨나 당을 건국한 '이'씨가 모두 '관롱집단' 출신이다. 그래서 당태종때 편찬된 '주서'도 우문태가 바로 당태종의 외증조 할아버지가 되기 때문에 당의 정당성 확보를 위해서 우문태의 업적을 치하하는 내용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냉정하게 평가했을때, 우문태의 업적 역시 몇번의 방어전에서 승리를 거두었을 뿐 동위의 위협을 완전히 제거 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동위를 능가 하는 나라를 만들지도 못했다. 다만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 후일 북주가 동위의 후신인 북제의 내분을 이용해 흡수했기 때문에 그렇게 기록된 것 일 뿐이다.
청와대가 위와 같은 역사를 알면서 사용 했을지의 여부는 잘 모르겠지만, 한가지 더 짚고 넘어 가자면 '관롱집단'이라는 것도 팔주국(八柱國)과 십이대장군(大將軍)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인맥정치'를 지칭하는데, 한마디로 자기들 끼리만 끼리끼리 해 먹었다는 이야기와 같다. 절대 배타적인 특성을 지니는게 바로 '관롱집단'인 것이다.
그래서 역사적 배경까지 알고 사용했다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더욱 많이 염려스럽다. 혹시 '주변인맥'끼리만 해 먹자는 말과 연결되는 것은 아닐련지? 이것이 지나친 기우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러한 역사적 배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가운데 굳이 어려운 말을 끄집어 내어 사용했다면, 그런 생각부터가 매우 권위적으로 여겨진다. 또 어떤 잘못됨을 바로 잡겠다는 생각 인지 모르겠지만, 굳이 위기감을 조장 해서 위태한 나라를 구하겠다는 발상도 영웅주의적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여진다.
지도자라면 위기감 보다는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는게 더욱 타당할지 싶다. 왜 집안에 위기가 닥쳐도 가장은 겉으로라도 태연한척 해야 식솔들이 안심하는 법이다. 그렇게 가족들을 안심시킨 연후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법이다. 그런데 누구나 지금이 위기인지 알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에서 앞장서서 '위기론'을 부각 할 필요가 있었을까?
신년 화두로 '희망'보다는 '위기'를 부각 시켰다는 것이 조금 당황스럽다. 위기감을 조장해서 독선적으로 "나를 따르라" 라거나 "내가 진리요 길이다"는 식이 되지나 않으련지. 이런 위기 조장론에 대한 의심의 근거는, 머리 좋으신 분들이 모를리도 없을텐데, 작년에도 대통령과 장관의 발언을 통해서 내포되어 금융시장의 혼란을 초래한 전력들이 있어서 하는 말이다.
분명히 민주국가에서는 주인이 국민이다. 앞서 말했듯 '부위정경' 속 에는 어떤 한 신하의 강력한 카리스마를 통한 위엄과 권세가 내포되어 있다. 제발 우리나라에 신하의 권세가 도를 넘어 '위권진주'의 뜻이 국민을 두렵게 하겠다는 뜻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배타적으로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다 해먹겠다는 생각도 염두에 두지 않았으면 한다.
결론적으로 '부위정경'은 청와대의 신년 화두로 사용하기에 너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잘 사용하지도 않는 사자성어 에다 원문의 역사적 배경상 적절하지도 않다. 그런 어려운 말보다는 차라리 교수 신문에서 선정한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는 말이 더욱 좋을지 싶다. '진심으로 어울려 조화롭지만 의리를 굽혀 가면서 까지 모든 견해에 같이 되기를 구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한다.
즉 화합하되 다름을 인정하는 자세를 원한다는 의미일것 같은데, 서로의 견해를 충분히 인정하고 화합하는 자세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굳이 불필요하게 국론을 분열시켜 가면서까지 자기 주장을 관철 시키려 하지 말고 화합에 중점을 맞추었으면 좋겠다.
국민은 주인이지 다스려야 할 대상이 아니다. 시위 현장에서 마스크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댓글에 조금이라도 비방하지 못하게 하고... 지금 이런것이 중요한게 아니다. 요즘 여당에서 다수결 다수결 하는데 민주주의는 다수결 이전에 대화와 타협이다. 민주주의에서 다수결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하지 선결 수단이어서는 안된다.
여당 대표의 예전 발언처럼 "다수결로 모든 것을 결정하려 한다면 야당의 존재 이유는 없다"는 말을 되살려 보자. 그러기 위해 서로 상대를 인정하고 화합하는 것이야 말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화이부동(和而不同)!! 기억 하시라.
▶️ 扶(도울 부, 기어갈 포)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手; 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더한다는 뜻을 가진 夫(부)로 이루어졌다. 일손을 돕는다는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扶자는 '돕다'나 '부축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扶자는 手(손 수)자와 夫(지아비 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 나온 扶자를 보면 大(큰 대)자의 손 부분에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다. 이것은 누군가를 부축한다는 뜻이다. 금문에서는 夫자에 又(또 우)자를 그려 넣은 형태로 바뀌게 되었다가 소전에서는 手자로 바뀌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그래서 扶(부, 포)는 먼저 '도울 부'는 ①돕다 ②지원하다 ③떠받치다 ④붙들다 ⑤더위잡고 오르다 ⑥부축하다(겨드랑이를 붙잡아 걷는 것을 돕다) ⑦다스리다 ⑧바로잡다 ⑨곁, 옆 등의 뜻이 그리고 '기어갈 포'는 ⓐ기어가다(≒匍) 따위의 뜻이 있다. 유의어로는 佑(도울 우), 佐(도울 좌), 助(도울 조, 없앨 서), 幇(도울 방), 弼(도울 필), 援(도울 원), 毗(도울 비), 毘(도울 비), 翊(도울 익), 裨(도울 비), 襄(도울 양), 護(도울 호), 贊(도울 찬), 輔(도울 보) 등이다. 용례로는 남의 큰일에 돈이나 물건 등을 도와줌이나 남을 거들어서 도와줌을 부조(扶助),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 갈 수 없는 사람의 생활을 돌봄을 부양(扶養), 고생이나 어려움을 견디어 배김을 부지(扶持), 뿌리를 박아 심음 또는 도와서 서게 함 또는 영향을 주어 사상이나 세력 따위를 뿌리박게 함을 부식(扶植), 서로 도움이나 서로 부축함을 상부(相扶), 남을 거들어서 도와줌을 부익(扶翼), 몹시 센 바람을 부풍(扶風), 도와서 보호함을 부호(扶護), 힘을 모아 도와줌을 협부(協扶), 힘을 모아 도와줌을 협부(挾扶), 배를 땅에 대고 기어감을 부복(扶伏), 노인은 부축하고 어린아이는 이끌고 감을 부휴(扶携), 겨드랑이를 붙들어 걸음을 돕는 것을 부액(扶腋), 본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주석서를 부소(扶疏), 눈 귀 코 혀 따위의 외형적 감각기관을 부근(扶根), 도와서 기름을 부육(扶育), 부축하여 일으킴을 부기(扶起), 서로서로 도움을 이르는 말을 상부상조(相扶相助), 약한 나라를 구제하고 기울어지는 제신을 도와서 붙들어 줌을 이르는 말을 제약부경(濟弱扶傾), 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도와줌을 이르는 말을 억강부약(抑強扶弱), 인륜의 얼을 바로 세움을 이르는 말을 부식강상(扶植綱常), 약한 자를 억누르고 강한 자를 도와줌을 이르는 말을 억약부강(抑弱扶強), 위기를 맞아 잘못을 바로잡고 기울어 가는 것을 바로 세움을 이르는 말을 부위정경(扶危定傾), 노인은 부축하고 어린아이는 이끌고 감을 일컫는 말을 부로휴유(扶老携幼), 서로 돕는 일을 일컫는 말을 상호부조(相互扶助), 겨우겨우 배겨 나가거나 겨우겨우 견뎌 나감을 일컫는 말을 근근부지(僅僅扶持) 등에 쓰인다.
▶️ 危(위태할 위)는 ❶회의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병부절(卩=; 무릎마디, 무릎을 꿇은 모양)部와 厃(우; 사람이 벼랑가에 선 모양, 깎은 듯이 선 벼랑, 쳐다보다, 위태롭다)로 이루어졌다. 또는 뜻을 나타내는 병부절(卩)部와 厃(우, 위)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危자는 '위태롭다'나 '불안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危자는 '재앙'을 뜻하는 厄(재앙 액)자와 人(사람 인)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또는 厃(우러러볼 첨)자와 㔾(병부 절)자가 결합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厄자는 기슭 아래에 사람이 굴러떨어진 모습을 그린 것으로 '재앙'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재앙'을 뜻하는 厄자 위로 사람을 그려 넣은 危자는 절벽 아래로 굴러떨어진 사람이 '위태롭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危(위)는 높고 험한 경사진 땅으로 위태롭다, 위성(危星)의 뜻으로 ①위태하다, 위태롭다 ②불안하다 ③두려워하다, 불안해하다 ④위태롭게 하다, 해치다 ⑤높다, 아슬아슬하게 높다 ⑥엄하다(매우 철저하고 바르다), 엄정하다(엄격하고 바르다), 엄하게 하다 ⑦발돋움하다 ⑧병이 무겁다, 위독하다 ⑨바르다, 똑바르다 ⑩빠르다 ⑪마룻대(용마루 밑에 서까래가 걸리게 된 도리), 용마루(지붕 가운데 부분에 있는 가장 높은 수평 마루) ⑫별의 이름 ⑬거의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편안 안(安)이다. 용례로는 위험한 고비를 위기(危機), 실패하거나 목숨을 다치게 할 만함을 위험(危險), 형세가 매우 어려움을 위태(危殆), 위태롭고 급함을 위급(危急), 병세가 무거움을 위중(危重), 매우 간절함을 위간(危懇), 두렵고 불안함을 위공(危恐), 아주 위독함을 위극(危劇), 위급하고 절박함을 위발(危悖), 매우 피로함을 위비(危憊), 병세가 매우 중하여 생명이 위태로움을 위독(危篤), 위태로워 망하려 함을 위망(危亡), 두려워함 또는 그런 느낌을 위구(危懼), 위험한 상황 또는 위험스런 지역을 위역(危域), 처신이나 행동이 매우 그릇됨을 위왕(危枉), 위험한 말을 적은 글장이란 뜻으로 직언의 상소문을 이르는 말을 위장(危章), 위험을 무릅쓰는 심정을 위종(危悰), 중형에 해당하는 죄를 위죄(危罪), 위태로운 목숨을 위천(危喘), 위독한 병세가 지속됨을 위철(危綴), 위험을 무릅쓰는 충정을 위충(危衷), 대단히 황망함을 위황(危惶), 편안함과 위태함을 안위(安危), 외롭고 위태함을 고위(孤危), 위급한 것을 구함을 구위(救危), 위험한 지경에서 벗어남을 탈위(脫危), 형세가 위태로움을 경위(傾危), 위태롭게 여김을 회위(懷危), 위태한 때를 탐을 승위(乘危), 위태로운 처지를 붙들어 줌을 지위(持危), 머리털 하나로 천균이나 되는 물건을 끌어당긴다는 뜻으로 당장에라도 끊어질 듯한 위험한 순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위기일발(危機一髮), 알을 쌓아 놓은 것같이 위태롭다는 뜻으로 몹시 위태로움을 이르는 말을 위여누란(危如累卵), 아슬아슬한 순간 또는 아주 급한 순간을 일컫는 말을 위여일발(危如一髮), 아침 이슬은 해가 뜨면 곧 사라지듯이 위기가 임박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위여조로(危如朝露), 몹시 위험함을 일컫는 말을 위험천만(危險千萬), 위험한 곳에 들어가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위방불입(危邦不入), 매우 위태함을 일컫는 말을 위태위태(危殆危殆), 시국이나 병세가 매우 위급하여 안심하기 어려움을 일컫는 말을 위다안소(危多安少), 위험이 조석에 달려 있다는 말을 위재조석(危在朝夕) 등에 쓰인다.
▶️ 定(정할 정/이마 정)은 ❶형성문자로 㝎(정)의 본자(本字), 顁(정)과 통자(通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정(正)의 고자(古字)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正(정; 바르다, 정돈하다)과 사당이나 집 안(宀)의 물건을 정돈하여 넣기 위해 자리를 정한다는 뜻이 합(合)하여 '정하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定자는 '정하다'나 '안정시키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定자는 宀(집 면)자와 正(바를 정)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正자는 성을 향해 진격하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바르다'나 '올바르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바르다'라는 뜻을 가진 正자에 宀자를 결합한 定자는 '집이 올바르다' 즉 '집이 편안하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집안이 무탈하여 매우 안정적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지금은 正자의 의미가 확대되면서 '정하다'나 '바로잡다', '평정하다'와 같은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定(정)은 마음을 한 곳에 집중(集中)하여 움직이지 않는 안정(安定)된 상태(狀態). 선정(禪定)의 뜻으로 ①정(定)하다 ②정해지다 ③바로잡다 ④다스리다 ⑤평정하다 ⑥편안하다 ⑦안정시키다 ⑧머무르다 ⑨준비하다 ⑩자다 ⑪그치다 ⑫이마(앞머리) ⑬별의 이름 ⑭반드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정할 전(奠)이다. 용례로는 정해진 값을 정가(定價), 작정한 시각을 정각(定刻), 일정한 규례를 정례(定例), 규정에 의하며 미리 정해진 인원수를 정원(定員), 일정한 방식을 정식(定式), 일정한 수효나 수량을 정수(定數), 정한 기한이나 기간을 정기(定期), 일정한 시기나 시간을 정시(定時), 결정된 안건을 정안(定安), 일정한 직업이나 업무를 정업(定業), 어느 곳에 자리잡아 오래도록 사는 것을 정착(定着), 예정한 계산을 정산(定散), 죄를 판단하여 결정함을 정죄(定罪), 일정한 액수를 정액(定額), 일정한 분량을 정량(定量), 마지막으로 작정함을 결정(決定), 옳다고 믿고 정하는 일을 인정(認定), 이제부터 할 일에 대하여 미리 정하여 두는 것을 예정(豫定), 규칙으로 정하는 것을 규정(規定), 꽉 결단하여서 틀림없이 정함을 확정(確定), 추측하여 판정함을 추정(推定), 분명히 그렇게 가리켜 정하는 것을 지정(指定), 일이나 마음이 평안하게 정하여 짐을 안정(安定), 어떤 일을 잠깐 임시로 정함을 잠정(暫定), 골라 내어 정함을 선정(選定), 헤아려 정함을 측정(測定), 아침 저녁으로 부모의 이부자리를 보살펴 안부를 묻고 따뜻하고 서늘하게 한다는 뜻으로 자식이 부모를 섬기는 도리를 이르는 말을 정성온청(定省溫淸),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지게 되어 있다는 뜻으로 인생의 무상함을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 할 수 없는 이별의 아쉬움을 일컫는 말을 회자정리(會者定離), 저녁에는 잠자리를 보아 드리고 아침에는 문안을 드린다는 뜻으로 자식이 아침저녁으로 부모의 안부를 물어서 살핌을 이르는 말을 혼정신성(昏定晨省), 바둑을 두는 데 포석할 자리를 결정하지 않고 둔다면 한 집도 이기기 어렵다는 뜻으로 사물을 명확한 방침이나 계획을 갖지 않고 대함을 일컫는 말을 거기부정(擧棋不定), 관 뚜껑을 덮고 일을 정한다는 뜻으로 사람은 죽고 난 뒤에라야 올바르고 정당한 평가를 할 수 있다는 말을 개관사정(蓋棺事定), 노인도 소년도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뜻으로 사람의 목숨은 덧없어 정명을 알 수 없으므로 죽음에는 노소가 따로 없음을 이르는 말을 노소부정(老少不定), 풍채와 안색이 일정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금방 기뻐했다 금방 성냈다 함을 이르는 말을 채색부정(采色不定), 겨울은 따뜻하게 여름은 시원하게 밤에는 잠자리를 정하고 아침에는 안부를 살핀다는 뜻으로 부모를 섬기는 도리를 이르는 말을 온정정성(溫凊定省), 무엇이든지 하나의 규칙이나 척도에 맞추려고 하는 융통성 없는 태도를 이르는 말을 표자정규(杓子定規), 한 번 정하여져 바뀌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일정불역(一定不易), 죽일 죄인을 죽이지 아니하고 귀양을 보냄을 이르는 말을 감사정배(減死定配), 바람이 자고 파도가 잔잔해진다는 뜻으로 들떠서 어수선한 것이 가라앉음을 이르는 말을 풍정낭식(風定浪息), 짐을 실을 수 있는 정량을 일컫는 말을 적재정량(積載定量), 비위가 뒤집혀 가라앉지 아니한다는 뜻으로 밉살스런 꼴을 보고 마음이 아니꼬움을 이르는 말을 비위난정(脾胃難定), 확실한 안심을 얻어서 마음이 흔들리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안심결정(安心決定), 믿음을 얻어서 극락왕생이 틀림없음을 이르는 말을 왕생일정(往生一定), 한 번 정하여져 바뀌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일정불변(一定不變), 태도만 침착할 뿐 아니라 말도 안정케 하며 쓸데없는 말을 삼감을 일컫는 말을 언사안정(言辭安定) 등에 쓰인다.
▶️ 傾(기울 경)은 ❶형성문자로 頃(경)이 본자(本字), 倾(경)은 간자(簡字), 顷(경)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사람인변(亻=人; 사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머리를 기울이다의 뜻을 가지는 頃(경; 즈음, 기울어지다)으로 이루어져, 頃(경)과 구별하여 특히 기울어지다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傾자는 '기울다'나 '바르지 않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傾자는 人(사람 인)자와 頃(잠깐 경)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頃자는 匕(비수 비)자와 頁(머리 혈)자가 결합한 것으로 마치 수저로 얼굴을 내리치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졌다. 그래서 이전에는 頃자가 '머리가 삐뚤어지다'나 '기울어지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하지만 후에 頃자가 '잠깐'이나 '잠시'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人자를 더한 傾자가 '기울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傾(경)은 ①기울다 ②기울어지다 ③마음을 기울이다 ④비스듬하다 ⑤바르지 않다 ⑥다투다 ⑦다치다 ⑧잠깐,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기울 측(仄), 기울 왜(歪)이다. 용례로는 마음이나 형세가 어느 한쪽으로 향하여 기울어짐을 경향(傾向), 비스듬히 기울어짐을 경사(傾斜), 주의를 기울여 열심히 들음을 경청(傾聽), 기울어진 각도를 경도(傾度), 늙어서 앞으로 살날이 적음을 경명(傾命), 을 기울임을 경건(傾虔), 성품이 비뚤어지고 교활함을 경교(傾狡), 한 나라를 기울어지게 한다는 경국(傾國), 한쪽으로 비스듬히 기욺을 사경(斜傾), 아래쪽으로 기울어 짐을 사경(下傾), 정치 사상 등이 좌익의 경향을 띰을 좌경(左傾), 우익으로 기울어짐 또는 그러한 경향을 우경(右傾), 한 성을 기울어 뜨릴 만한 미색을 일컫는 말을 경성지미(傾城之美), 경개는 수레를 멈추어 깁양산을 기울인다는 뜻으로 한번 만나보고 친해진다는 말로 잠시 만났어도 구면처럼 친함을 이르는 말을 경개여구(傾蓋如舊), 광주리를 기울이고 상자를 엎는다는 뜻으로 가진 것을 남김없이 다 내놓아 극진히 환대함을 이르는 말을 경광도협(傾筐倒篋), 창고에 쌓아 두었던 쌀을 전부 내놓는다는 뜻으로 자기 속마음을 하나도 숨김없이 털어 놓는다는 말을 경균도름(傾囷倒廩), 나라를 기울일 만한 여자라는 뜻으로 첫눈에 반할 만큼 매우 아름다운 여자 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는 말을 경국지색(傾國之色), 성도 무너뜨리고 나라도 무너뜨린다는 뜻으로 한번 보기만 하면 정신을 빼앗겨 성도 망치고 나라도 망치게 할 정도로 뛰어난 미인을 이르는 말을 경성경국(傾城傾國), 궤변을 농하여 국가를 위태로운 지경에 몰아넣는 인물을 일컫는 말을 경위지사(傾危之士), 한 번 돌아보면 나라가 기운다는 뜻으로 뛰어난 미인을 이르는 말을 일고경국(一顧傾國)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