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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fmkorea.com/7111741325
브금
육상에서 가장 빠른 동물은 치타다.
치타는 최대시속이 113km/h에 달한다.
그러나 하늘로 시선을 돌리면 굉장히 많은 새들이 치타보다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매Falco peregrinus가 먹잇감을 노리고 폭격기처럼 급강하할때의 순간속력은 가뿐히 300km를 넘기며
래너매 Falco biarmicus 의 급강하 모습
때로는 500km에 육박한다고한다.
수직비행이 아닌 수평비행만 치더라도,
유럽칼새 Apus apus 는 치타의 순간 최고 스피드인 110km/h를 유지한채로 여유롭게 하늘을 날고,
신청옹과 Diomedeidae 의 알바트로스들은 130km/h,
바늘꼬리칼새 Hirundapus caudacutus 는 무려 170km/h에 가까운 속도로 날아다닌다고 한다.
비겁하게 날아다니는 녀석들이 아니더라도, 치타보다 빠른 동물들은 있다.
바다에서는 돛새치(Genus:Istiophorus)가 치타의 최고속력과 비슷한 빠르기로 헤엄치며,
흑새치 Istiompax indica 의 속력은 무려 130km/h라고 한다.
그런데 문득 이런 비교는 불공평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에 거주하는 동물들은 수압을 극복해야하고, 땅에 발딛고 사는 동물들은 중력을 극복해야하며, 하늘을 나는 새들 또한 공기의 흐름에 의존하거나 중력을 활용해 급강하 속력을 얻는다.
이들을 둘러싼 환경이 곧 최대속력을 제한하는 제약으로서 작용하는 것이다.
또한 동물의 속력은 크기에 비례할 수 있다. 몸집이나 보폭 자체가 절대적으로 거대하다면 움직임은 둔해보여도 절대적 스피드가 높다.
(기린은 60km/h)
그러나 우리는 무언가가 빠르다고 할 때, 단순히 절대적 스피드만을 고려하진 않는다.
설치목 뛰는쥐과의 일종인 작은다섯발가락뛰는쥐 Scarturus elater 는 몸길이가 겨우 10cm 정도에 몸무게는 100g도 안되지만 최대 스피드가 48km/h에 이른다.
수치로만 생각하면 치타의 절반도 안되는 느릿한 속력이지만, 눈으로 쫓아가기 힘들정도로 쏜살같은 몸짓을 자랑한다.
몸길이는 겨우 치타의 10분의 1 수준이니 상대적으로는 다섯배 가량 빠르다고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어쩌면 생각보다 자그마한 생물이 상대적으로는 가장 빠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자그마하고도 빠른 생물 중에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녀석들이 있을 지 모른다.
오늘 알아볼 녀석은 용수철처럼 튀어나가듯 움직이는 칼슘기반엔진이 부착된 종벌레다.
종벌레속(Vorticella) 일종인 보티셀라 콘발라리아 Vorticella conballaria라는 이 녀석들은 겨우 세로로는 50μm에 가로로는 35μm에 직경55μm에 불과한 자그마한 몸집을 가지고 있다.
종벌레속(Vorticella)의 일종인 보티셀라 콘발라리아 Vorticella conballaria라는 이 녀석들은 겨우 세로로는 50μm에 가로로는 35μm에 직경55μm에 불과한 자그마한 몸집을 가지고 있다.
1μm는 백만분의 1m이자 만분의 1cm로서 인간의 머리카락 두께가 최대 50µm 정도이므로 얘네들은 그냥 머리카락을 짧은 가래떡 절편처럼 싹둑 썰었을 때와 비슷한 정도의 미세한 크기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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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최소식별가능크기가 100µm = 0.1mm 가량이므로 육안으로 식별 불가능한 정도의 크기다.
참고로 가장 큰 세균이라 불리는 티오마르가리타 나미비엔시스 Thiomargarita namibiensis 가 평균적으로 300μm 정도, 즉 0.3mm 정도의 크기인데 큰 개체는 무려 0.7mm에 이른다고도 한다.
이 박테리아들은 우리와 역 (Domain:Bacteria) 자체가 다른 반면, 보티셀라 콘발라리아라는 이 종벌레들은 우리와 같은 진핵생물역에 속하며, 쌍편모생물군(Bikonta)의 일종이다.
참고로 가장 큰 세균이라 불리는 티오마르가리타 나미비엔시스 Thiomargarita namibiensis 가 평균적으로 300μm 정도, 즉 0.3mm 정도의 크기인데 큰 개체는 무려 0.7mm에 이른다고도 한다.
이 박테리아들은 우리와 역 (Domain:Bacteria) 자체가 다른 반면, 보티셀라 콘발라리아라는 이 종벌레들은 우리와 같은 진핵생물역에 속하며, 쌍편모생물군(Bikonta)의 일종이다.
참고로 식물도 쌍편모생물군의 일종이다. 그러니까 종벌레들은 동물(Animalia)보다는 식물(Plantae)에 가깝다는 것이다.
한자어 동물이 움직인다는 뜻을 갖고, 식물이 어딘가에 심어져 있다는 뜻을 갖고있는 걸 생각해보면 아이러니하게도, 이 '심어져 있는 것'과 가까운 이 녀석들이 바로 세상에서 가장 (상대적으로) 빠르다고 알려진, 움직이는 생명체다.
세실리다목(Sessilida)의 종벌레과(Vorticellidae)에 속하는 종벌레(Vorticella)들은 마치 식물처럼 평상시엔 기다란 줄기를 어딘가에 고정시켜놓고는 휴면한다.
이 줄기에는 소용돌이모양의 수축성소기관(Contractile organelle)이 있는데 만일 어떤 이유에서든지 이들의 외부환경이 급변하여 이동의 필요성이 생겨난다면 내부에 저장돼있던 칼슘이 이곳으로 방출된다.
이 수축성소기관의 단백질섬유(Protein filament)는 방출된 칼슘이온 농도 증가에 반응해 엄청난 속도로 수축하고, 이 반작용을 활용해 훨씬 긴 시간 동안 천천히 이완하며 나아간다.
이 수축-이완 운동을 반복해 종벌레는 튀어나가듯 이동하는 것이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종벌레들은 칼슘 연료로 돌아가는 생체용수철이다.
가장 빠른 종벌레인 보티셀라 콘발라리아 종의 순간최고수축스피드는 무려 8cm/s가량인데,
이들의 몸길이가 50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1초에 자기 몸의 1,600배에 달하는 속도로 움츠러드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람으로 치면 1초에 2.8km 거리를 주파하는 것이며, 이를 다시 시속으로 전환하면, 10,080km/h에 달하는데 이는 극초음속(6,120km/h 마하 5) 이상의 속도로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2분안에 갈 수 있는 정도다.
앞서 언급했듯, 이 생체엔진은 수축과정에서 ATP대신 칼슘이온(Ca²⁺)의 스파크를 주연료로 한다.
ATP는 다만 수축과정 뒤 재수축을 위해 칼슘이온의 농도를 조절하고 재배치하는데 제한적으로 활용될 뿐이다.
ATP대신 칼슘이온을 직접 활용하는 이 수축 메커니즘은 신호에 반응하는 단기적 움직임에 있어서는 에너지 효율성이 훨씬 높으며,
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에너지를 열로 날려버리는 화석연료와는 비교조차할 수 없다.
그 어떤 환경오염 부산물도 만들어내지 않으며, 미세한 영역에서 극도로 효율적인 이 메커니즘을 가진 이들의 생체엔진을 인류가 모방해 활용할 날이 머지않았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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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 S., Pepper, R. E., Nagai, M., & France, D. C. (2017). Vorticella: A Protozoan for Bio-Inspired Engineering. Micromachines,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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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 대박…이과 힘줘
우와.... 진짜 작은데 대박 빠르다 신기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세균이 더신기해미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