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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fmkorea.com/7113365209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지도 벌써 3년이 넘었어
당시 미얀마 내 시민들과 소수민족들이 반발했지만
막스 베버의 말따나마
'국가라는 건 폭력을 합법적으로 독점한 집단' 이기 때문에
이런 폭력을 독점한 미얀마 군부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이었지
그러다보니 미얀마 군부가 '계속 반항하는 자들은 이렇게 될 거다' 라고
공포감을 조성하는 짓들을 벌이며
자신들이 미얀마 전역을 통제하고 있으니
자신들에게 복종할 것을 요구했지
당시만 하더라도 군부가 순조로이 미얀마를 장악할 것처럼 보였어
하지만 문제는 미얀마 군부가 상상 이상으로 무능한 집단이었다는 거였지
우리네 입장에서는 과거 군사 정권 시절에도
대통령은 체육관에서 뽑았을지언정
국회의원 선거는 정상적으로 치루었고
군사 정권 입장에서도 자신들이 경제를 건설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4공 시절 유신정우회라던가, 5공 시절 비례대표 싹쓸이 같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판을 짜긴 했지만
그래도 최소 1/3 이상의 국민들이 군사 정권을 지지했었기에
87년 대선에서도 어부지리로 '어쨌거나 당선' 되면서
집권을 위한 최소한의 지지기반과 정당성은 갖고 있던 상태였어
하지만 미얀마 군부의 경우 그 자체가 특권 계급으로서
국가에 기생하며 부를 빨아먹으며 컸던 이들이라
미얀마 국민 중 얘네들을 지지하는 이들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었다는 거지
그래서 10년 전 군정 종식 당시에도 미얀마 군부가
개헌 저지선인 의석의 1/4를 가져가는 것으로 합의를 보고
기본 25%의 의석을 깔고
추가로 군부측 지지율에 따라 의석을 더 가져가기로 했는데
지지율이 허경영이나 전광훈이랑 맞먹는 수준이라
걔네들이 추가로 가져간 의석이 전체 의석의 1%에 불과했어
사실 미얀마 국민 입장에서 미얀마 군부를 찍어야 할 이유는 전혀 없었거든
얘네들이 196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계속 집권해 왔는데
얘네들 한 짓은 나라를 통째로 말아먹었다 봐도 무방할 수준이야
독립 당시만 하더라도 미얀마는 인구도 많고 농사도 잘 되고, 자원도 많아서
당시 아시아에서 발전 가능성이 높은 나라로 손꼽히던 나라였는데
온갖 실책으로 경제를 파탄내서 나라를 최빈국으로 전락시켰거든
이러다보니 1988년에 미얀마인들이 군부 퇴진을 요구하는 8888 항쟁을 벌였는데
군부가 시위대들을 학살하고 '지도부만 바꾸어서' 계속 나라를 운영했으니
미얀마 국민들 입장에선 군부가 나라 파탄낸 원흉 그 자체였지
그러니 군부에 대한 지지율이 바닥을 쳤던 거고
근데 미얀마 군부 입장에선 '우리가 나라를 지켜왔는데'
고작 이런 지지율 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건 부정 선거라며
'동작 그만' 이라고 쿠데타를 일으켜서 엎어버린 거거든
사실 쿠데타 이전에도 미얀마 군부의 영향력이 강해서
미얀마 군부가 자신들의 이권을 보장받는 형태에서
이러한 이권을 침해당하지 않도록 자신들이 개헌 저지선을 확보받고
군부가 국정 운영 일선에서 손을 뗀 불안한 상태였지만,
이러한 불안한 상황에서도
아웅산 수지를 비롯한 정치인들이
매년 30~40억 달러씩 외자를 끌어오면서
미얀마 경제가 연간 5~10% 씩 성장하며
최빈국을 벗어나서 개발도상국에 진입하던 상황에서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로 발전의 꿈이 산산조각난 게 너무나 안타깝지
경제가 뭔지도 모르는 무식한 군바리들이 나라를 장악하니까
외화가 고갈되어서 시장에서 외화를 구할 수 없게 되자
이 무식한 것들은 제일 만만한 해외에 있는 미얀마인 상대로
북한마냥 소득의 25%를 강제로 본국으로 송금하라고 협박하질 않나
그리고 외화를 벌어오는 수출 기업들에게 상을 줘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불리한 환율을 내밀면서 '외국에서 외환 받고 하루 안에 환전 안하면 죽인다' 고 엄포를 놓으니
수출업체들이 처벌이 두려워서 위축되니 더더욱 외화 수급이 꼬여버렸지
이 상황에서 군부 저 멍청이들은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석유 수입을 줄여버리는 짓을 해서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를 파탄으로 내몰았고
코로나가 한창 창궐하던 상황에서
외화 아깝다고 의약품 수입을 제한하니 어떤 결과가 벌어졌을지 굳이 말할 필요가 없겠지?
이렇게 멍청한 실정을 저지르다보니
미얀마 군부가 철권을 휘두르며 국민들을 억압했지만
전통적으로 사이가 매우 나빴던 주류민족 버마인과 소수민족들이 손을 잡고
이렇게 시민방위군을 만들어서 미얀마 군부에 대항하기 시작하는 지경에 이르렀어
물론,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미얀마군이 아무리 부패했다지만 머릿수가 65만인데
저런 저항 정도는 간단히 분쇄할 수 있어야 정상이겠지만,
내가 이 글에서 군부가 무식하고 멍청하다고 계속 그랬던 게
단순히 군부를 비하하려는 게 아니라 정말 큰 자충수를 두어서 그렇거든
원래 미얀마 군부는 국제적으로 지지해주는 세력이 아무도 없어서
그나마 물주 역할을 하는 중국의 지원으로 돌아가는 판이었는데
미얀마 군부가 중국을 격분하게 만드는 짓을 저지른 거야
원래 중국인들 상대로 보이스피싱을 저지르던 중국계 조직들이
저런 짓을 대놓고 벌일 만한 곳이 어디일까 찾아보다가
내전 중이라서 아무도 들어가고 싶어 하지 않는 미얀마를 최적지로 생각하고
미얀마 군부에게 후하게 뇌물을 주면서 자신들을 받아줄 것을 요청했거든
사실 정상적인 국가라면 저런 범죄자들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었겠지만
미얀마 군부 입장에서 중국은 어차피 자기네를 지지할 수 밖에 없다며
'어차피 중국인들 상대로 보이스피싱 저지르니 우리는 손해볼 게 없다' 며
중국측의 송환 요청에 대해 '우리 내전중이라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다고 배짼 거야
원래 중국은 자국민 상대로 보이스피싱 저지르는 애들
마약 파는 애들 다음으로 잡아 족치려고 안달난 애들이었는데
이렇게 중국이 민감해하는 일을 뇌물에 눈이 어두워서
방조하고 조장하고 있었으니 어이가 없는 일이었지
중국 입장에서 당장에라도 미얀마에 탱크라도 몰고 쳐들어가고 싶었겠지만
아무리 중국이라고 해도 다짜고짜 그렇게 할 수는 없는 것이고
베테랑 공안 넷을 미얀마에 파견하여
해당 상황에 대해 협조를 요청하도록 하였는데
애초에 미얀마 군부가 중국측의 요청을 대놓고 무시한 게
저렇게 범죄자들이 대놓고 군부를 매수한 상황이라
파견나온 공안들을 산채로 공구리쳐 버린 짓을 저지른거지
이러니까 중국이 머리 끝까지 격분해서
미얀마 군부에 협조 요청 같은 거 싹 다 무시하고
무장경찰들 수천명 동원하여 미얀마로 진격한 다음
자국민 상대로 범죄를 벌인 애들 소탕한 다음 굴비 만들어서 압송했지
물론 이유가 어찌되었건 남의 나라에 들어가서
저런 짓을 벌인다는 게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었기에
아까 기사에서 미얀마 군부가 중국을 비난했던 게 그거야
이렇게 되니 중국 입장에서 지원해줘봐야 이런 짓만 벌이는 미얀마 군부를 지지하기보다
차라리 시민군을 지지해서 자기네 지분을 챙기는 쪽이 훨씬 낫다는 판단이 들어서
중국이 미얀마 시민군을 지원하는 사태가 벌어졌지
애초에 미얀마 군부는 정당성이나 지지세력 같은 건 하나도 없어서
중국이 지원해 주어야만 그나마 버틸 수 있던 애들이었는데
중국이 이렇게 미얀마 군부를 버리니 어떻게 되었겠어?
이미 작년 말부터 미얀마 내전에서 군부가 수세에 몰려서
시민군이 승리를 확신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가뜩이나 열악한 처우를 겪으면서
시민들을 향해 발포하라는 명령에 회의감을 가진 병사들이 대거 탈영하면서
병력 부족을 겪고 있는 미얀마 군부가
이렇게 섬노예 모집하듯 청년들을 속이고 납치한 다음 징집하는
참으로 해병 문학스러운 막장스러운 상황이야
보통 이 지경까지 이르렀으면 미얀마 군부의 패색이 완연한 것이고
실제로 수세에 몰린 미얀마 군부에서 '우리 제발 이러지 맙시다' 라고 애원하는 상황이지
솔직히 기존 헌법에서 군부는 자신들의 권리를 보장받았고
가만히 있어도 자기들의 이권을 계속해서 누릴 수 있었을텐데
그걸 만족하지 못하고 다 먹겠다고 하다가 이런 상황에 이르렀으니
코미디가 따로 없지
아마 머지 않은 미래에
60년간 미얀마를 괴롭혔던 군부 독재가 종식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렇다고 해서 '양곤의 봄' 이 오기는 않을 거 같아서 걱정이야
국민 국가를 이룬지 천 년이 되어가는 우리 입장에서
미얀마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미얀마인이 아니냐고 할텐데
사실 미얀마의 주류민족인 버마인이 사는 지역은
미얀마 영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고
나머지 영토에는 여러 소수민족들이 거주하고 있어
게다가 소수민족에 따라 종교도 달라서
로힝야 같은 이슬람을 믿어서 '공공의 적' 으로 찍힌 애들도 있지만
카렌족 같이 기독교를 믿는 애들도 있어서
민족과 종교 갈등으로 미얀마의 국민통합은 매우 요원한 상황이야
실제로 람보 4의 경우 미얀마 군부가 카렌족을 학살하는 장면이 나와 있는데
당시에는 영화가 쓸데 없이 잔인하다고 '미얀마를 악마화 하지 마라!' 라고 엄청나게 욕을 먹었지만
실제로 미얀마 군부가 자기네에 반항적인 소수민족들을 그렇게 박해했다는 게 알려지면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훌륭한 고증이었다' 라고 칭찬을 받는 상황일 정도로
서로간에 갈등과 증오의 골이 워낙 깊어서 그게 걱정이지
지금 미얀마 시민군은 버마인과 소수민족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연방 체제를 구상하고 있지만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은 버마인 입장에선 소수민족에게 '양보' 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고
소수민족 입장에서는 미얀마 군부와 맞서 싸우는 역할은 자기네들이 다했으니
자기네가 피흘리면서 쟁취한 몫을 주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거든
이렇게 조율이 굉장히 어려운 상태에서
중국은 미얀마 내 중국계 소수민족들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게 나중에 화근이 될 수 있어서 걱정이야
과거 중국은 인도양에 진출하기 위해 미얀마 군부를 지지했는데
시민군들을 지지하면서 아무런 댓가를 바라지 않을리가 없거든
그리고 고립주의로 유명한 인도도 은근슬쩍 자국 접경 반군들을 지원해 주고 있어서
미얀마 군정이 종식되었을 때
과연 새로운 정부가 버마인과 소수민족의 이해관계를 매끄럽게 조정하며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외세의 요구를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
나는 그거에 대해 확신이 들지 않더라고
저게 미션 임파서블 수준의 불가능한 수준은 아닐지라도
민주주의의 역사가 사실상 없던 나라에서 저런 조율이 가능할지 생각하면
나는 솔직히 부정적인 입장이야
자칫하면 삼국지에서 동탁 멸망 이후 벌어진 일처럼
다시 한 번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거고
그 결과 민족과 이해관계에 따라 분열 될 수도 있는 거니까
개인적으로 내가 아는 미얀마인들은 순박하고
그리고 아래 사진들처럼 '니들 이런 거 없지?' 라고 무시하면
기죽지 않고 재치있게 상대방을 물러나게 하는 슬기로움을 가진 사람들인데
미얀마가 잘 되었으면 좋겠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아서 안타까워
댓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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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미얀마.. 정말 가보고 싶었던 나라인데 ㅠㅠ.. 제발 양곤의 봄이 오기를..
와 긴글고마워 군부정권 노답인거 알고있었는데 생각했던거 이상이네 우리가 과거를 벗어났던거 처럼 군부정권 이겨내고 봄이 얼른오길 ㅠㅠ
미얀마 애들 진짜 착하고 성실하고 좋은애들이었는데....나 미얀마 놀러가면 인레호수 쉐다곤파고다 같이 가기로 했었는데 무사한지 모르겠네
좋은 사람들한테 따뜻한 봄이 찾아오기를.. 미얀마 잘 몰랐는데 덕분에 알게됐어 잘 읽었어!!!
미얀마.. 잘됐으면 좋겠다 우리도 지금 발등에 불떨어졌지만..
현실이슬프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르완다얌
글 고마워 잘 읽었어!
안타깝다ㅜ….
미얀마 여행갔을때 진짜 좋았는데..사람들도 친절하고..얼른 봄이 오면 좋겠다ㅜㅜ
나도 십년 전에 미얀마 갔었는데, 미얀마 사람들 성실하고 친절했어서 잘됐으면 좋겠다,,, 그때도 아웅산 수지가 같혀있는 집 지나가고 마음이 울적했는데 이렇게 시민군이 이기는 모습도 보고 제대로 된 정부도 세워지면 너무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