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남짓한 한국 야구 리그에서 가장 많은 우승을 한 감독이자 유일하게 두개의 다른 팀(타이거즈, 라이온스)에서 우승을 한 감독이기도 합니다.(김인식, 김재박, 강병철 등은 같은 팀에서 두번 우승을 했습니다.) 그의 경력은 우리나라 야구 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며 분명 한국야구의 한 획을 아주 굵게 그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언제나 김 감독 뒤에 쫓아다니는 말은 크게 두가지 입니다.
첫째는 "그 멤버를 가지고 우승을 누가 못하느냐"는 말입니다.
물론입니다. 그 멤버를 손에 쥐어준다면 우승은 상당히 가시적일 것입니다. 93년 타이거즈가 아마 최고라 생각됩니다. 투수는 선동렬, 이강철, 조계현, 신동수, 김정수, 송유석, 이대진 타자에는 이종범, 홍현우, 김성한, 한대화, 이순철, 이건열 등등....... 이름만 놓고 봐도 으리으리하군여.
그러나 한번 생각해봅시다. 이 멤버를 키워준 감독은 누구일까요?
물론 이종범이나 선동렬 등은 아마때에도 국대를 많이 한 선수입니다. 그러나 김 감독의 최고 강점은 세대교체에 아주 능하다는 데에 있습니다. 사실 타이거즈는 김감독의 18년 동안 별다른 슬럼프가 없었습니다. 막판에 돈 없어서 선수를 갖다 팔았던 시절 빼고는 슬럼프가 없었습니다.
현재의 플레이오프제도가 처음 생긴 86년부터 선수팔아 먹기 직전인 97년까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3위와 게임차가 나서 4위임에도 PO에 오르지 못했던 95년 한 번 뿐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타이거즈를 맡던 98년에서 00년 사이에도 많은 유망주들을 발굴해냅니다. 장성호, 정성훈, 홍세완, 김상훈 등이 그 예입니다.
라이온즈에 가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나이 많고 고액 연봉이었던 김동수, 김기태, 김상진, 김태한, 신동주, 정경배 등을 모두 내치고 배영수, 강영식, 박한이, 박정환 등을 키워냅니다.
그는 물론 최고의 선수들만을 이끌고 야구를 해왔지만 그들을 발굴하고 많은 기회를 주는 감독이란 그리 흔치 않습니다.(몇년째 라인업의 변화가 없다가 세대교체 타이밍을 놓친 베어스가 그 예입니다)
김 감독에게 쫓아다닌 두번째 말은 투수 기용의 문제입니다.
사실 저도 김 감독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실력 있는 감독이라 인정을 할 뿐이지....... 그리고 투수 기용은 매우 가혹합니다.
임창용, 이대진, 선동렬등의 혹사는 굳이 이야기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라이온스로 옮긴 01년에는 김진웅이 혹사해서 결국 베어스의 우즈, 김동주, 안경현 등에게 통타를 당해서 무너지고 02년에는 노장진이 6회 이후의 선발 투수로 나서다가 한국 시리즈에서 트윈스에게 질 뻔했습니다.(라이온스가 한국시리즈에서 승리를 하게 된 건 아무래도 마해영, 양준혁 이 두타자의 공이 가장 컸습니다)
이 말은 변명거리도 핑계거리도 없습니다.
그러나 결국 김 감독은 01년 라이온스로 옮기고 나서 단 두해동안 모두 정규시즌 1위로 올려놓았습니다. 그는 00년과 별반 다르지 않은 선수들을 갖고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아마 다른 점이라고는 외국인 선수들과 신인 박한이 선수, 마해영 정도었겠지요. (그해 신동주와 바꾼 강영식은 별반 활약이 없었습니다)
이 정도 선수들이 추가 되었다고 해서 00년 플레이오프 현대와의 4경기동안 단 4점만 뽑고 치열한 경기는 단 한경기도 없을 만큼 완패한 팀이 정규시즌 1위의 팀이 될 만큼의 상승 효과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김용희 감독은 하지 못했던 걸 왜 김응룡 감독은 했을까요? 아무래도 인정하기 싫겠지만 감독의 실력도 꽤 많은 몫을 차지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싫어하는 건 싫어하는 거고 인정할 건 인정합시다. 김응룡 감독은 분명 야구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감독입니다.
p.s. 아참~~ 위의 님의 말처럼 김성근 감독이 호시노 감독과 흡사하다는 것에는 유효 백만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