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2일 화요일)는 자료집팀에서 자료집 복사를 위해 철암초등학교, 철암교회, 동사무소에
아이들이 직접 전화를 드려 부탁했습니다.
철암초등학교엔 승규가, 철암교회에는 해주가 전화로 부탁드렸고,
동사무소에는 모두 직접가서 부탁드렸습니다.
2학년인 승규가 자신이 하겠다고 나서주었습니다.
오오, 그래 승규가 할래.
전화해서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알려주자
연습도 해 보고 자신이 다이얼을 눌러 전화를 겁니다.
써놓은 '대본'을 줄줄 읽으며 부탁을 하였는데, 어쨌든 전달은 되었고 허락을 받았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오늘은 초등학교에 가서 복사를 해왔습니다.
즐겁게, 기꺼이 재넘어 학교로 걸어가는 아이들이 새삼 고맙고 기특합니다.
명호, 백연, 의철은 자료집 내용(선택활동, 내손활동 부분)에 관심을 보입니다.
복사를 해서 구겨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도서관으로 옵니다.(그래도 역시 주변 동식물에 기웃거리고
가지고 온 공을 차고 굴리고 튕기며 옵니다)
돌아와서도 다시 모여서 표지꾸미기를 하기보다는 나가서 축구하자고 조릅니다.
여자아이들만 꾸미기를 합니다. 현이와 여자아이들에게 미안합니다.
최규호 고유의 속도와 말투, 부탁, 의논방법 때문인지
저와 함께하는 아이들은 좀 '자유로워'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와 함께하는 광활동료들이 고생하는 것 같습니다.
'요리쿡조리쿡'을 함께한 다희도 저의 '태평함'때문에 고생한 것은 아닌지..
다희는 아이들이 나서서 잘 하도록 거들고 독려하는 것을 잘합니다.
'쿡'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가고, 역할을 정하고, 요리를 하고, 감사를 표현하고, 기록을 하는 여러 과정들을
잘 공작해 줍니다.
또 고맙게도 다희가 저녁에 저에게 와서 활동의 소감을 물어주었습니다.
다희와의 이 짧은 1:1나눔의 주제는, 서로의 좋은 점을 배우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다희, 또 현이가 때에 맞게 적절히 도와주고 밀어주는 것을,
다희는 나의 여유로움, 기다려줌을 배워야 하겠다고 합니다..
아닌데..
스스로 날카롭게 점검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몸에 베인 게으름과 방관자적 태도가 그럴듯하게 포장되어 인정받는 것은 아닌가.
강점으로 문제를 희석시키려면 다희가 말한 것과 같은 '긍정적 해석'이 필요하다고
그냥 그렇게 인정해 버릴까.
...
설명회를 하루 앞둔 오늘
이것 저것 기억해야 할 일들
챙겨주고 점검해야 할 과업, 활동들. 감사드려야할 분들.
아이 한 명 한 명 마음에 담기.
'정신이 없다'는 표현이 맞습니다.
평소 생활에서도 여러가지 일을 벌이지 않고 단순 무식 유유자적하게 사는 나에게
초반의 이러한 번잡함은 어떻게든 겪어내고 이겨야할 과정일 겁니다.
이런 분주함 속에서, 여러가지를 동시에 인지하지 못하고
또 어느 하나에도 집중을 하지 못하게 되는게 아닌가 두렵습니다.
그래도 아이 한 명 한 명은 세심히 돌아보고 싶습니다.
아이 한 명 한 명을 존귀히 세우는데 필요한
여러 도구, 시스템, 기계들을
가끔은 너무 부담스러워 하고 이런 도구들이 사람에 집중하는데 방해가 되는 것 같다며 못마땅히 여기기도 하는데
도구들도 최소한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무시하지 말고 성실히 활용해야 하겠습니다..
다만 아쉬움은 여전히 있습니다.
조금 더 고요하게 느긋하게 책읽는 감동함을 광활의 일과시간으로 삼고 싶고
좀 더 선배들의 기록을 되새김질 하며 음미하고 싶습니다. 광활의 일과 중앙부에 이런 시간들을 넣고 싶습니다.
취침시간 걱정 덜하고 개인 노트에 연필로 기록하고 묵상도 하고 싶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색체..
내 고유의 시간 속도와 이곳의 일과 시간 속도....
앗, 내 머리의 용량.....
어차피 겪게되는 '직장인, 사회인으로서의' 속도와 용량.
왜 저는 감사를 '생활팀'으로서가 아니라 '과업팀'으로 받아들이려 할까요.
제 자신이 못마땅합니다.
표현하자면 '무심'하고 '자폐적'인 성격이랄까.
'공동체'생활에서는 자기 내면의 어두움이 드러난다는 어느 책의 구절을 읽었습니다.
'복지팡세'에
감사는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감사를 '하는 것'이 그 성경말씀의 의미라고 했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이 그다지 없다라도요.
좀 생각없이 살아야 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감사기록이 부족해도 김동찬 선생님과 동료들이 댓글이나 말로 보완해 줄 것인데
걱정 없이 편하게, 내 귀에 들리는 만큼, 내가 보는 만큼만 기록하고 그러겠습니다.
생기발랄하게 감사표현 참 잘하는 우리 광활10기 동료들도 있잖아요.
'공동체' 속에서는 내면의 '어두움'도 드러나지만
'회복'도 함께 일어남을 믿습니다.
-감사 보탭니다-
@이재임 어머니(백연 승규), 요리쿡 조리쿡을 구실로 김치를 많이 주시고 요리(김밥)도 도와주셨어요.
@조금 갑작스레 찾아간 의철 할머니댁. 그럼에도 친절히 맞아주시고 양파 잘게 잘써는 법도 알려주시며
거들어 주셨습니다. 더불어 감자 한박스까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지선이에게' 과자 한 박스 택배로 보내주신 광복 임우석 형님 고맙습니다.
광활후배, 학교후배에 대한 내리사랑 감사합니다.
선배님의 지혜가 담긴 그 의미있는 메시지 잘 새기겠습니다.
@나의 부족함 채워주며 함께 세워준 현이, 다희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배우고 다듬겠습니다.
첫댓글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시느라, 한참을 컴퓨터 앞에 앉아계셨군요. 자신을 열심히 돌아보는 오빠. 저도 제 자신을 돌아보아야 겠습니다. 점검하고 지나가야겠어요. <'공동체' 속에서는 내면의 '어두움'도 드러나지만 '회복'도 함께 일어남을 믿습니다. >저는 동료와 함께하며 제 어두움만 보였는데, 그 가운데 회복도 함께 일어나는군요. 회복. 잊지않을게요.
고맙다 현이야.
규호형 ....... 깊은 생각.
무심하지 않아요. 오빠 고유의 것, 나는 닮고 싶어요.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지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오빠의 조용함, 스스로 느끼기에 방관적인 태도..... 우리에게는 방관적인 태도가 아니라 조용히 지켜봐주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스스로 자신을 탐색하고 깊이 생각하고, 그리고 바꿔보려 마음먹는 모습,, 배웁니다. 고마워요. 오빠^^
어제 오빠와 상철암에서 돌아오는 길,, 실은 오빠와 조용히 거닐며 데이트 하고 싶었어요^^ 딱히 아무말 하지 않아도 그저 같이 있는 것만으로 마음이 느껴지는 사람, 굳이 대화를 주고 받지 않아도 함께 있으면 든든하고 지지가 되는 사람, 오빠는 그런 사람입니다.
오빠는 자신이 뒤에서 너무 바라만 보고 있지 않았는지 걱정했지만.. 오빠가 뒤에서 바라 보았기에 제게 앞에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었어요 ^^ 오빠가 뒤에서 제가 챙기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고 있었으니 참 마음이 든든했습니다. 오빠랑 같이 한 점심식사는 참 기억에 많이 남아요^^ 무슨일이 있으면 이제 오빠를 찾게 되네요 ^^ 오빠랑 가까워 진거 같아서 좋고, 이런 든든한 오빠가 생겨서 저는 참 좋아요 ^^
인간의 모든 불행은 단 한 가지, 고요한 방에 들어앉아 휴식할 줄 모른다는 데서 비롯한다. -파스칼
닮고 싶고, 이야기하고 싶고, 든든한 규호오빠에 겸손한 고양이를 더합니다. '광활 이 정도면 다 했다. 잘 했다' 하지 않고 돌아보는 오빠를 닮고 싶고 이야기하고 싶고 든든합니다. 캬옹
다희와의 짧은 1:1 대화의 주제 서로의 좋은 점을 배우게 되는 것, 함께 나누고 싶어지네요. 피내골 아기 고양이의 포효와 더불어 먼저 감사 기록 해주는 것 고마워요 오빠.
규호아버님의 추천서 내용이 생각납니다. 조금 늦지만 속을 보면 진국이라는...비슷한가요? / 규호를 처음 만난곳이 북한산(열림...)학습여행였던가요? 별로 말이 없던 규호에게 저녁먹자고 제안하였지요. 잘 알지도 못하는 규호에게 자취한다는 말을 듣고, 일정 후에 각자 팀찾아(광활, 순례 등) 흩어지는 사람들 틈에 남겨진 사람들을 모아 식사하였던 그 때, 규호를 찬찬히 볼 수 있었지요.
저도 규호와 같은 과입니다. 좀 자폐적이어서 감정이 혼란스러우면 내면으로 잠수하고, 무심하여 관심없는 것은 옆에 있어도 모르고, 번잡함이 싫어서 셋이서 대화하면 헷갈리기 시작하지요. 비판적인 분석력은 강해서 여러 각도로 보는 노력을 기울여서야 최종적으로 감사에 겨우 도달해요. 과업...맞아요 ^^:;
규호와 저의 장점을 찾아볼까요?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를 객관적으로 들여다 보는 것,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 가를 아는 것, 그렇기에 자신의 발전을 위해 꾸준히 물밑에서 노력하는 것, 다른 사람의 부족함을 있는 그대로 보고 평가하지 않는 것, 지쳐서 도저히 살아날 수 없을 것 같지만, 혼자 조용히 생각하면 반드시 대안을 찾아낸다는 것. 은근과 끈기. 사리분별력. 강한 자생력이지요. <- '내면의 '어두움'도 드러나지만 '회복'도 함께 일어남을 믿습니다.'
규호에게 칭찬 보탭니다.
형의 100분의 1도 잘 모르는 제가, 어찌 감히 형을 이렇다 저렇다 할까요. 그저 이 때까지 보아온 것을 생각하며 형을 믿습니다. 믿을 따름입니다. 그저 그런 확신이 아니라, 믿음 그 자체이지요.
주상이 글 보니까, 괜히 부끄러워진다. 내가 규호를 얼마만큼 안다고 단정지어 글을 썼을까...확~! 지워버릴까? 아냐 아냐...이것도 훈련인 것 같다. 참아야 하느니...다음엔 좀 더 조심스레 글 써야겠다. / 규호~ 미안합니다. 괜히 앞서 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