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蘇軾)-유월이십칠일망호루취서(六月二十七日望湖樓醉書)(유월 이십칠일 망호루에서 술에 취해)
黑雲翻墨未遮山(흑운번묵미차산) 검은 구름 먹물 퍼지듯 산허리를 감싸고
白雨跳珠亂入船(백우도주난입선) 소나기 진주 알 튀 듯 배위에 어지러이 쏟아진다
捲地風來忽吹散(권지풍래홀취산) 대지를 휘감는 거센 바람 불어 비구름을 흩어버리자
望湖樓下水如天(망호루하수여천) 망호루 아래 수면은 하늘인 듯 맑고 푸르네
*소식[蘇軾, 1037 ~ 1101, 자는 자첨子瞻, 호는 동파거사東坡居士, 쓰촨성(고대에는 촉蜀이라 불리던 땅)의 미산현 출생]은 중국 송대의 문인으로 소식, 소철(蘇轍) 형제는 아버지 소순(蘇洵)과 함께 ‘삼소(三蘇)’라 불리며 당송팔대가의 일원이 될 만큼 문장을 널리 인정받았고, 그가 태어난 해에 그의 고향에 있던 미산의 산천초목이 모두 말라 죽었는데, 그가 죽자 다시 초목이 소생했다는 데 이는 그가 미산의 정기를 한 몸에 타고났다는 것을 웅변해 준다고 하고, 급격적인 정치 혁신을 주장하는 신당파에 반대하다 정적의 공격으로 오대시안을 겪으며 하옥되어 죽음의 문턱까지 갔으나 인재는 아끼는 신당파의 영수 왕안석의 구명운동으로 풀려나 황주자사로 좌천되었는데, 당시 황주 지역에서 돼지를 맛있게 먹는 법을 몰랐던 것을 시인이 동파육東坡肉이라는 요리를 개발하여 널리 보급시켰으며, 소주자사로 재직중에는 항주 서호에 제방을 쌓아 치수사업을 하였고, 아내 왕불과는 결혼 10년만에 사별하였는데, 아내를 애도하면서 쓴 강성자江城子는 중국 전체 도망시悼亡詩를 압도하는 명작으로 인구에 회자되었으며, 호방하고 낙천적이며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로서 정치적으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고, 저서로 “동파전집”이 있습니다.
*위 시는 문학비평가이신 ‘김희보’님의 편저 ‘중국의 명시’에 실려 있는 것을 옮겨 본 것인데, 유월이십칠일 망호루취서 오수 가운데 첫 번째 작품이라 합니다. 기에서 전까지 급변하는 기상을 간명한 비유를 사용하면서 힘차게 묘사하였고, 결구에서는 그와 달리 급격한 동의 세계를 일전시켜 수면과 하늘이 조용해진 풍경을 제시하고 있다. 기와 승이 댓구를 이루면서 “黑”과 “白”의 색체가 인상적이고, 그러다가 결구의 “水如天”이라는 표현이 맑은 하늘과 호수의 푸른 색채를 표출시켜 주고 있다. 전구에서 서호를 서시(西施)에 비기고 있는 것은 어감이 비슷하기도 하겠으나 또 달리 이런 면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즉 서시는 하도 아름다워 얼굴을 찡그리면 더 예쁘게 보였다고 하는데, 서호 역시 맑은 날보다 비 오는 날이 더 멋지다는 뜻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형식 : 칠언절구(七言絶句)
*望湖樓(망호루) : 절강성에 있는 명승지 서호 가에 있던 누각
醉書(취서) : 취한 채 붓이 가는 대로 쓴 글
題(제) : 시를 적는 것
遮(차) : 가리다
白雨(백우) : 소나기
跳珠(도주) : 珠는 진주, 진주알이 구르듯이 빗방울이 거세게 튀기는 것
첫댓글 소나기 내리는 정경이 잘 묘사되어 있는 듯 합니다...
비 오는 날 서호에서 아름다운 여인과 한잔하면 금상첨화 일듯 하네요....ㅎㅎ
ㅎ, 회장님의 말씀 같은 생활이 진정한 풍류를 즐기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오늘도 좋은 날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