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봉선 꽃말이야기
옛날 동해바다의 용궁에는 아름다운 바다 화원이 있었는데 그 화원에는
'물봉선’이란 꽃이 그자태가 특이하고 아름다워서 용왕을 비롯해 모든
신료들이 하나같이 물봉선의 아름다움을 칭송하고 사랑하여서 물봉선은
이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예쁜 꽃일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를 확인하기 위하여 화원을 구경나온 용왕의 신료들에게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꽃은 어떤 꽃이냐고 물어보면 모든 신료들이 물봉선이라고 대답하곤
했는데 오직 자라만은 이곳 용궁에서는 물봉선꽃이 제일 예쁜 꽃이지만 바다
밖에 육지란 곳에 가면 물봉선꽃 보다 더 예쁜 꽃이 있다고 대답하는 것이
었습니다.
실제로 자라는 용왕의 심부름으로 가끔 육지로 나가는지라 다른 물고기 신료들이
모르는 육지에 대해서 물봉선에게 이야기를 하여 주곤 했습니다.
그리고 지나번 용왕의 심부룸으로 산신령을 만나러 산신령님이 살고있는 높은
산을 다녀 왔는데 그곳 정원에는 물봉선꽃과 모양이 비슷하고 이름까지 같은
‘봉선화’ 란 꽃을 보았느데 그 꽃은 우리 용궁과는 달리 찬란한 햇빛을 직접
받아 꽃의 색갈이 화려하여 많은 사람들이 봉선화꽃을 사랑하고 심지어 그 꽃의
꽃물을 손톱에 물들여 그 꽃을 자기 몸 같이 사랑하고 있다고 설명하여 주는
것이었습니다.
이제까지 자산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물봉선은
자라의 말을 듣고나자 크게 놀라는 한편 봉선화란 꽃을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자라에게 부탁하였습니다.
“ 자라야, 이 다음에 네가 육지에 나갈일이 있으면 나도 좀 데려가서 봉선화를
만나게 하여 주겠니?”
“네가 용궁 밖으로 나갈려면 용왕님의 허락이 있어야 하는데 용왕님이 쉽게 허락
하실까?” 하고 자라가 말하자
“용왕님이 나를 좋아 하시니 내가 어떻게 해서라도 용왕님의 허락을 얻어낼께.
이런 일이 있은 후에 어느날 보름달빛이 정원에 가득한데 용왕님이 마침 산책을
나오셨을 때에 물봉선은 울면서 용왕님에게 자신보다 더 예쁜 봉선화란 꽃을
만나러 육지에 다녀오고 싶은데 허락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하게 되었습니다.
용왕은 크게 놀라 “네가 어떻게 육지에 봉선화란 꽃이 있는지를 알게되었느냐?”
하고 물었습니다.
물봉선이 자라에게서 들었다고 대답을 하자 용왕은 크게 노하여 자라를 불러
“네가 내 심부름으로 육지에 나가 보고 들은 것은 함부로 이야기해서는 않되는데
이를 물봉선에게 이야기하였으니 그 벌로 네 주둥이를 조그맣게 만들어 앞으로
함부로 말을 못하도록 하겠노라.”
하고 용왕은 자라의 주둥이를 앞으로 잡아 뽑아 조그만 입을 만든 후에
“물봉선이 저토록 봉선화를 만나고 싶어하니 네가 물봉선을 데리고 가서 봉선화
를 만나게 하여라. 다만 너에게 한달의 말미를 줄터이니 다음 보름달이 뜰 때
까지는 무슨일이 있어도 용궁으로 돌아 와야 할 것이다.” 하고 엄명을 내렸습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물봉선은 자라의 등에 업혀서 난생처음 육지에 오르게 되었는데
자라는 물봉선을 산신령님이 사는 높은 산 계곡에 있는 정원으로 데려갔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물봉선은 봉선화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자라가 봉선화에게 물봉선을 소개하자 봉선화는 자신과 너무나도 닮은 물봉선을
보고 크게 놀라는 한편 반갑기 그지 없었습니다.
봉선화는 어머님이 돌아가실 때에 유언으로 말씀하시기를 자신은 쌍둥이 자매
였는데 어느해 홍수 때에 동생이 물에 떠내려가 실종이 되었다고 하며 만일
살아 있다면은 동생을 잘 보살피어 주어야 한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리하여 자라에게 물봉선이 어떻게 용궁에 살게 되었는지를 캐어 물어 보니
홍수에 떠내려 오는 동생을 자라가 구하여 용궁으로 데려간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어려서 헤여졌던 자매는 오랫만에 만나고나니 그 반가움은 이루다
말할수 없을 지경이며 다시는 떨어져서 살수 없을것 같이 두자매는 서로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물봉선이 용궁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물봉선은 산속 계곡물 옆에 뿌리를 내리고 새 집을 마련한 후에 자라에게
내 고향이 이곳이니 나는 용궁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선언을 하였습니다.
자라는 자기 혼자 용궁이 있는 바다로 돌아가면 용왕이 이번에야 말로 큰
벌을 내릴 것이 두려워서 바다로는 못가고 용왕의 눈을 피해 강의 바위틈에서
숨어 살게 되었답니다.
첫댓글 아...그렇군요
요즘 물봉선화가 청계산 계곡에 가는곳마다
가득히 피었지요 ㅎㅎ
아니 벌써 정진승 동화 꽃말이야기 제2집이 시작되었군요.
자연인의 무궁한 창작력과 열정에 부러움과 찬사를 함께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