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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야지음(長夜之飮)
밤새도록 술을 마심 또는 그 술이라는 뜻으로, 밤낮을 가리지 않는 호화판 주연으로 날이 새도 창을 가리고 불을 켜놓은 채 며칠이고 계속하는 술자리를 일컫는 말이다.
長 : 긴 장(長/0)
夜 : 밤 야(夕/5)
之 : 의조사 지(丿/3)
飮 : 마실 음(食/4)
사회생활에서 술이 필요로 하는 만큼 그에 관해 깨우치는 말은 셀 수없이 많다. 적당히 마시면 온갖 시름을 잊고 즐거울 수 있지만 지키기가 쉽지 않아 극단적인 대비가 많다. 술은 범죄의 아비이고, 음주는 일시적 자살이라는 사람은 배척파다.
반면 술이 들어가면 지혜가 나오고, 술이 없는 곳에서는 사랑이 있을 수 없다고 주당들은 강조한다. 이런 사람들일수록 사업상, 사교상 술이 필수라며 술자리를 즐기고 밤늦게까지 술판을 벌인다. 여기에 아리따운 미희와 가무까지 곁들이면 최상의 연회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술자리가 며칠 밤을 이어 계속되는 것이 장야지음(長夜之飮)이고 바로 주지육림(酒池肉林)이 따르니 어감이 좋지 않다.
고대 중국 은(殷)나라의 마지막 왕 주왕(紂王)은 앞서 하(夏)나라 마지막 왕 걸왕(桀王)과 함께 걸주(桀紂)로 칭할 만큼 폭군의 대명사다. 이 주왕이 달기(妲己)라는 미녀에 혹해 무슨 말이든 들어주느라 가렴주구(苛斂誅求)를 일삼았다.
사기(史記)의 은본기(殷本紀)와 원(元)나라의 증선지(曾先之)가 편찬한 십팔사략(十八史略) 등 여러 곳에 질탕하게 벌이는 술판을 자세히 기록했다.
녹대(鹿臺)라는 별궁엔 보물로 채우고 사구(沙丘)라 불리는 별궁에는 술을 부어 커다란 연못을 만들었다. 악사들에게 퇴폐적인 음악, 무희들에겐 음란한 춤 북리미악(北里靡樂)을 계속 시켰다. 성어가 나오는 부분을 보자.
以酒爲池(이주위지)
懸肉爲林(현육위림)
술로 연못을 만들고 고기를 매달아 숲처럼 만든 후
使男女裸(사남녀라)
相逐其間(상축기간)
남녀들을 벌거벗게 하여 그 안에서 서로 쫓아다니게 하면서
爲長夜之飲(위장야지음)
밤새도록 술을 마셨다.
주왕의 이런 음탕한 주연을 간하는 충신들엔 포락(炮烙)이란 형벌을 내렸으니 주무왕(周武王)에 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기 골계(滑稽) 열전 순우곤(淳于髡) 이야기에도 이 말이 등장한다. 제(齊)나라 위왕(威王)이 "수수께끼를 좋아하고 음탕하게 놀면서 밤늦게까지 술 마시기를 즐겨(喜隱, 好爲淫樂, 長夜之飮)" 순우곤이 깨우쳤다.
거창하고 호화로운 술자리에 참가한 주당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술에 관대한 우리나라서도 그에 따르는 폐해엔 생각이 달라져 처벌을 높이고 있다. 술이 취한 뒤에 싸움판이 벌어지고, 깨지도 않은 채 차를 몰다가 사고를 내 자기는 죽지 않고 엉뚱한 사람을 횡사시킨다.
타고 가던 차의 기사를 목 조르는 등 행패를 부린다. 술이 사람을 먹은 결과다. 호기롭게 술을 잘 마신다고 경음(鯨飮)이나 주호(酒豪)로 칭찬받다가 어느 새 취중무천자(醉中無天子)나 주폭(酒暴)이 된다. 이후엔 물론 저 세상에 가는 열반주(涅槃酒)도 시간문제다.
사기 권126. 골계열전(滑稽列傳) 순우곤(淳于髡)의 비유와 음주철학(飮酒哲學)의 교훈
위왕과 순우곤 사이 수수께끼 유머대화(유머, 기지, 풍자, 반어)를 통한 깨달음 리더십과 술에 관한 논쟁에서 배우는 절제 리더십
1. 유머 대화 속에 깨달음을 얻은 왕의 유연한 리더십
유머와 풍자, 해학과 기지는 자신의 의견을 부드럽게 전하고 상대로 하여금 스스로 깨닫게 하여 변화하는 가장 효율적인 소통의 대화법이다. 순우곤(淳于髡)과 위왕(威王)의 일화를 통해 온고지신(溫故知新) 리더십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제(齊)나라 위왕은 선비를 존경하고 순우곤같은 현명한 사람을 등용하였으며, 경청의 리더십을 발휘하여 그들의 우회적 비판을 수용하고 간언을 들어 나라를 크게 부흥시켰다.
사마천은 그 당시 비극적인 궁형을 당하고 그의 삶이 불행과 원망으로 점철되어 있었는데, 왜 유머와 해학, 비유와 풍자가 넘치는 코미디언의 이야기인 골계열전을 썼을까? 그것은 아마도 리더십의 요소인 유머가 있는 지도자(황제, 제후, 관리 등)가 유연성과 경청의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간파했기 때문일 것이다.
황제와 제후가 신하의 유머와 기지, 비유와 풍자를 통해 말귀를 알아듣고 이를 수용하는 지도자로서 아량과 인품, 경청의 리더십을 잘 보여주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었기 때문에 골계열전이 사기(史記)에 수록되었다고 짐작할 수 있다.
순우곤은 전국시대, 제(齊)나라 직하(稷下) 출신의 변사다. 학문이 깊었지만, 익살과 다변(多辯)으로 더 유명했다. 천한 신분 출신으로, 몸도 작고 학문도 잡학(雜學)에 지나지 않았지만 기지가 넘치는 변설로 제후를 섬겨 사명을 다했고, 군주를 풍간(諷諫)하기도 했다. 대부(大夫)가 되었다.
순우곤은 당시 유명한 삼년불비불명(三年不蜚不鳴)의 고사를 남겼다. "3년 동안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는 새가 있습니다. 왕께서는 이 새가 무슨 새인지 알고 계십니까?"고 말하였다.
당시 제나라가 위기 상황에서 위왕에게 간언한 말이다. 방탕한 왕에게 우회적으로 빗대어서 왕의 잘못을 간접적으로 비판한 이말을 곧바로 알아들은 위왕도 대단한 인물이었다. 즉시 위왕이 잘못을 인정하고 정신을 차려 스스로 변신과 개혁을 통해 나라를 제대로 다스렸다는 내용이다.
순우곤 열전의 첫부분 원문과 해석(평역 해설포함)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淳于髡者齊之贅壻也:
(순우곤자제지췌서야)
순우곤(淳于髡)은 제나라 사람이며 데릴사위였다
(당시 데릴사위는 신분이 낮은 계층으로 사마천은 순우곤의 출신 성분이 미천했음을 강조하였고 신분이 낮은 순우곤이 어떻게 해서 재상까지 오를 수 있었는가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유연성과 재치를 겸비한 코미디언이 최고의 재상에 오르는 성공한 정치인으로서의 면모를 강조하기 위하였다)
長不滿七尺(장불만칠척):
순우곤의 키는 7척도 되지 않았다.
(당시 중국의 척단위는 통일되지 않아서 20센티미터 부터 33센티까지 다양했고, 여기서 7척은 대략 키가 160센티미터가 안되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滑稽多辯(골계다변):
재치가 있으며 익살스럽고 변론에 능숙하였다.
(전형적인 변사의 모습으로 상대의 마음을 알고, 깊이 있는 웃음으로 긴장을 풀게하여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달변과 재치있는 사람을 말한다)
數使諸侯(수사제후):
자주 제후들에게 사신으로 나갔을 때도,
(외국에 사신으로 갔을 때도 외교관으로서 뛰어난 언변을 구사하였다)
未嘗屈辱(미상굴욕):
그는 한 번도 굴욕을 당한 일이 없었다.
(상대국 왕의 마음을 얻어 믿음을 갖게 해서 단 한번도 자존심을 구기거나 모욕적인 일을 당하지 않았다)
齊威王之時(제위왕지시):
제나라 위왕(威王) 때
(순우곤이 활동하던 시기)
喜隱好爲淫樂長夜之飮:
(희은호위음악장야지음)
위왕은 수수께끼 풀기를 좋아하고 음탕한 음악을 즐기고 밤새도록 연주하며 잔치를 벌여 술을 마셨다.
(그 당시 위왕은 주색잡기와 궁중의 고상한 클래식이 아닌 사랑타령의 유행가를 좋아했고 3년 동안 주지육림 속에서 방탕한 생활을 하였다)
沈湎不治 委政卿大夫:
(침면불치 위정경대부)
술에 빠져 낮에는 잠자고 정치는 아예 대신들에게 맡긴 채 전혀 나라 일을 돌보지 않았다.
(밤새워 술마시고 질펀하게 궁녀들과 음탕하게 놀아나니까 결국 낮에는 잠을 자고 나라의 정치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채 대신들에게 자연스럽게 위임전결 되었던 것이다)
百官荒亂諸侯並侵國且危亡:
(백관황란제후병침국차위망)
백관들은 기강이 문란해져 질서가 없고 제후들은 사방에서 침략해서 나라가 또한 위험에 처하여 존망의 위기 상황이었다
在於旦暮(재어단모):
나라가 하루 아침에 기울어질 상황인데도
左右莫敢諫(좌우막감간):
좌우의 신하들은 아무도 간언을 하는 자가 없었다.
(신하가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하고 작심하여 왕의 실정을 직접적으로 지적하여 ‘통촉하시옵소서’ 하고 말하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다)
淳于髡說之以隱曰(순우곤설지이은왈):
순우곤은 수수께끼에 빗대어 왕에게 간언했다.
國中有大鳥止王之庭:
(국중유대조지왕지정)
나라 안에 큰 새가 있는데 대궐 뜰에 앉아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순우곤이 기지를 발휘하여 수수께끼를 내지 않고, 만약 죽음을 각오하고 "왕이시여, 당신이 방탕한 생활을 하는 동안 국정은 문란해지고, 백성들의 삶은 도탄에 빠졌습니다"고 직언했다면 쾌락과 술에 취한 왕은 기분이 몹시 상하여 엄벌을 받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순우곤은 유머리더십을 발휘하였다)
三年不蜚又不鳴(삼년불비우불명):
3년 동안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고 있습니다.
王知此鳥何也(왕지차조하야):
제나라 위왕께서는 이 새가 무슨 새인지 알고계십니까?
王曰, 此鳥不飛則已一飛沖天:
(왕왈, 차조불비즉이일비충천)
위왕이 말하였다. 그 새는 날지 않으면 모르는데, 만약 한 번 날았다하면 하늘을 찌를 것이다
不鳴則已一鳴驚人(불명즉이일명경인):
울지 않으면 모르는데 만약에 한 번 울었다하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것이다.
(자신의 실정을 깨끗이 인정하고 이제부터는 대대적인 혁신을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於是乃朝諸縣令長七十二人:
(어시내조제현령장칠십이인)
이에 크게 깨달은 바가 있어 각 현령의 수령들 72명을 조정으로 불렀다.
(자신이 국정을 돌보지 않은 3년 동안, 각 현의 군수 72명이 어떻게 백성들을 다스렸는지 심사 평가하기 위해서 조정으로 불러들여서 엄격한 기준으로 심사를 하였다)
賞一人(상일인):
그 중에서 현령 1명은 상을 내렸다.
(미리 치밀한 조사를 통해 청백리로 뽑힌 1명에게 후한 표창을 하였다)
誅一人(주일인):
아첨하는 자 1명은 사형을 시켰다.
(가혹한 세금으로 백성들에게 원망이 높고, 고위 관리들에게 뇌물을 바쳐온 아첨하고 부정부패한 군수 1명을 가마솥에 삶아 죽이는 엄벌을 시범케이스로 단행하였다. 그리하여 엄격하게 국정을 다스려서 백성들이 왕을 믿고 따르게 하였다)
奮兵而出(분병이출):
군사를 크게 일으켜 침략국에 대하여 반격하게 되었다.
(국정이 안정되고 백성들의 삶이 윤택해져서 국론통일과 부국강병을 통해 주변의 침략국을 물리쳤다)
諸侯振驚皆還齊侵地:
(제후진경개환제침지)
제후들은 크게 놀라 모두가 제나라에서 빼앗았던 땅을 되돌려 주었다.
(국정이 바로잡히고 제나라가 강성해지자 주변의 제후국들이 감히 두려워서 빼앗은 땅을 되돌려주고 화친을 맺었다. 이런 것이 약육강식의 춘추전국시대에 제후국들이 소멸과 생성의 전형적 모습이었다)
威行三十六年(위행삼십육년):
그 뒤 제나라 위왕의 위엄은 36년간에 걸쳐서 떨치게 되었다.
(위왕은 탐관오리를 엄벌에 처하고 국가 기강을 바로잡으니까 백성들이 믿고 따르며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함으로써 36년간 태평성대를 유지하였다. 그런 역할을 재상을 역임한 순우곤의 골계에 의한 간언이 결정적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순우곤(淳于髡)의 수수께끼 유머는 위왕과 소통을 위한 도구였고, 위왕의 인품과 도량이 넓기 때문에 곧바로 자신의 실정(失政)을 깨끗이 인정하고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지도층들이 잘못을 저지르고도 증거가 있고 확실한 물증이 있는데도 뻔한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고 정직하지 못한 후안무치(厚顔無恥)의 세태를 보면서 학교에서 교장이 좀더 정직교육을 강화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아울러, 절대왕정 시대에 신하의 입장에서 순우곤은 왕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 않으면서 아주 절묘한 표현으로 정확하게 자기의 뜻을 전달하고, 위왕도 순우곤의 말에 왕으로서 자존심에 상처를 받지 않고 자신이 한 말에 대해서 책임지고 실천하는 단호한 태도를 보임으로서 36년의 재위기간 백성들이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었다.
A 고등학교 교장이 선진형 전면교과 교실제를 운영하기 위해서 학교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는데, 사사건건 반대하고 "교사들을 귀찮게 해서 왜 그런 사업을 펼치느냐?"고 교장실에 자주 따지러 오는 교사가 있었다.
그리고 어느날 다른 학교에 근무하는 친구인 동료교사에게 A고 교장을 흉보고 비판하는 이야기를 하였다. 독선적이고 자기 맘에 들지 않으며, 교사들의 의견을 듣는 척 흉내는 내지만 결국 자기 뜻대로 모든 일을 관철시키는 파쇼가 강한 교장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 이야기가 돌고 돌아서 결국 A고 교장의 귀에까지 들어왔다. 하지만, A고 교장은 전혀 내식하지 않고 오히려 교장을 비난하고 비판한 그 교사에게 더욱 깎듯이 대하고 친절하게 대화하면서 소통하려고 노력했다. 처음에는 교장의 진의를 의심하여 뜨악한 표정을 짓던 그 교사가 시간이 흐를수록 교장의 진정성을 이해하고, 나중에는 열렬한 지지자가 되었다고 한다.
사람이 '이해의 포용력과 훌륭한 인품'을 갖추는 것은 그가 자라온 성장 배경과 가정교육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얼마든지 본인의 노력과 교육에 의해서 변화시킬 수 있다. 포용력과 이해심은 교장의 중요한 리더십 덕목이기도 하다.
여기서 교장의 역할과 임무에 따른 리더십에 대해서 논의를 계속해보자.
교장은 항상 학교를 경영하면서 '단순한 관리자로 역할을 스스로 제한할 것인가, 아니면 진정한 리더(Leader)의 역할과 임무를 다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자기자신에게 질문해야 한다. 여기서 매니저와 리더는 확연히 구분되는 6가지 차이가 있다.
(1)매니저 밑에서 일하는 구성원은 괴롭고, 리더와 함께하는 사람은 즐겁다.
(2)일을 올바르게 하는 사람은 매니저이고, 올바른 일을 하는 사람은 리더이다.
(3)배고플 때 물고기를 주는 사람은 매니저이고,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사람은 리더이다.
(4)일관리 밖에 모르는 사람은 매니저이고, 사람관리도 잘하는 사람은 리더이다.
(5)자기 이야기만 하는 사람은 미니저이고, 남의 이야기를 들을 줄 아는 사람은 리더이다.
(6)달을 가리킬 때 손가락 끝만 보는 사람은 매니저이고, 달을 볼 줄 아는 사람은 리더이다.
이를 학교 경영의 CEO인 교장의 역할에 대입하여 설명하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첫째, 매니저(관리자)는 과업중심이고 나를 따르라는 식의 자기중심적 사고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리더는 인화중심이며 왜 이런 교육을 해야하는지 충분한 설득과 동의를 얻어낸다.
둘째, 주어진 과업을 시행착오 없이 꼼꼼하고 치밀하게 수행하는 것은 매니저의 태도이다. 학생의 행복추구를 위한 교육사업의 방향과 목적, 교육의 미래가치를 내다보는 교육적 신념과 혜안을 가지고 교육에 진력하는 것이 리더의 태도이다.
셋째, 리더는 당장 눈앞의 작은 이익을 추구하는 교육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져오는 교육을 실시하는 존재이다.
넷째,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학교에서 구성원들의 공감과 마음을 얻는 교장의 따뜻한 인간미가 중요하다. 교장의 작은 배려와 진심어린 격려 한마디가 큰 울림이 되어 열혈 팬들을 확보하는 비결이 된다.
다섯째, 리더는 경청의 태도, 아무리 어린 학생들의 이야기도 진지하게 귀담아듣고 최대한 행동으로 실천하려는 열린 마인드의 소유자가 되어야 한다.
여섯째, 멀리 내다보는 지혜와 철학을 갖춘 리더가 되어야 한다. 학교에서 교감의 눈에는 바닥의 휴지가 보이고, 교장의 눈에는 금이 간 교실 벽이 보인다고 한다. 교장은 다양한 의견과 충고를 귀담아듣고 심사숙고의 자세로 교육의 올바른 방향과 목적을 늘 피드백하려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
아울러, 교장은 유머가 있어야 하고, 지속적인 자기 계발을 통해 유머역량을 길러야 한다. 교장이 유머가 있고 좌중을 웃기는 능력이 있으면, 훨씬 소통이 잘된다. 왜냐하면, 미소와 웃음은 공감의 언어이며 상대방이 경계심을 풀고 편안한 마음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머가 풍부한 사람은 상대방에게 관심을 갖게 만들고 친밀감과 호감을 느끼게 한다. 유머는 교장이 교육리더로서 갖추어야할 핵심 역량이다.
2. 술로 인한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신의 절제 리더십 필요
순우곤과 위왕의 술에 대한 일화를 통해 배반낭자(杯盤狼藉)라는 유명한 고사성어가 생겼다.
배반낭자(杯盤狼藉), '잔과 쟁반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술을 마시며 흥겹게 노는 모습이나, 연회가 끝난 후 술잔과 접시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광경을 말한다'는 배반낭자(杯盤狼藉)는 술판의 끝이 무엇인지 2160년 전의 모습을 전하지만, 현재도 별반 달라진게 없다.
골계열전 순우곤(淳于髡) 편에는 술을 마시는 정도에 관해 다음과 같은 위왕과 순우곤의 대화내용을 마치 녹취한 것처럼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래와 같이 수록되어 있다.
위왕이 순우곤에게 물었다. "그대는 술을 얼마나 마시면 취하는가?"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는 순우곤을 빗대어 물었던 질문이었다.
이에 순우곤이 대답하였다. "신은 한 되를 마셔도 취하고, 한 말을 마셔도 취합니다."
위왕이 말했다. "한 되만 마셔도 취한다면서 어찌 한 말을 마실 수 있단 말인가? 무슨 뜻인지 말해줄 수 있겠는가?"
순우곤이 대답하였다. "만약 대왕 앞에서 술을 받았는데 법을 집행하는 사람이 곁에 서 있고, 어사가 뒤에 자리 잡고 있다면 제가 두려운 마음에 엎드려 술을 마셔야 할 것이니 한 되도 못 마시고 취할 것입니다. 또, 친척 중에 어른들을 모신 자리라면 어렵고 또 그분들의 시중을 들어야 하므로 두 되도 못 마시고 취할 것입니다. 하지만, 오랜 벗을 만나 옛날이야기를 하고 회포를 풀며 마신다면 대여섯 되쯤 마실 수 있을 것입니다. 동네 남녀들과 노름을 하며 마신다면 여덟 되쯤 마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해가 지고 취가가 돌아 남녀가 같이 맞붙어 앉아서 신발이 흐트러지며 '술잔과 접시가 어지럽게 흩어지고(배반낭자)' 집안의 등불을 내걸 무렵이 되어서 안주인이 손님들을 모두 보낸 뒤 제집에서 속옷의 옷깃을 헤칠 때, 은근한 여인의 향내가 풍긴다면 아마도 그때는 한말이라도 마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때문에 술이 극에 이르면 어지러워지고, 즐거움이 극에 이르면 슬픔이 생겨난다 했으니, 모든 일이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술이라는 것은 한잔을 마셔도 흐트러짐을 가져옵니다."
우리나라는 음주(술)문화가 세계에서 가장 관용적 태도를 보이는 국가 중 하나이다. 아무 때나 어느 곳에서나 자리를 잡으면 으레 술판, 먹자판, 놀자판이 벌어진다. 예부터 음주가무에 능한 민족이라서 그런지 오늘날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음주문화의 병폐가 크다.
폭탄처럼 제조해서 폭탄주를 마시기도 하고, 포석정의 돌아가는 술잔을 집어서 마시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는지 자기가 마신 술잔을 상대방에게 돌려가면서 마시는 주법이 일반화 되어 있다. 노래방에서 취한 술꾼들의 노래와 춤이 뒤범벅이 된 집단 광기를 발휘하게 되고, 코가 비뚤어지게 마시는 술판의 배반낭자 모습, 이는 우리사회가 하루빨리 척결해야할 병폐라 할 수 있다.
요즘 우리 교육계에서 술 때문에 패가망신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징계, 술이 취해서 동료 직원을 성희롱, 성추행하는 행위 등 높은 도덕성을 강조하는 우리 교육계에서 반드시 척결해야할 시급한 과제이다.
앞에서 순우곤이 술이라는 것은 한잔을 마셔도 흐트러짐을 가져온다는 마지막 표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술이 취하면, 정신이 혼미해지고 판단력이 흐려지며 이성을 잃게 되고, 정신적으로 무장해제가 되어 결국 윤리의식의 실종, 정상적인 뇌작동이 안되니까 술이 깨면 기억을 못하는 술주사(酒邪), 술이 취하면 평소 잠재의식이 표면화되어 불법을 합법화하려는 자기합리화적 변명과 폭력행위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특히 교직에 종사하는 교장은 사회 통념상 가혹할 정도로 높은 도덕성의 잣대를 들어 비난하기 때문에 더욱더 술과 술의 속성(광기)에 대해 경계를 해야 한다. 모든 사건의 발단은 결국 술로 인한 발단과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벽교수는 강의에서 술에 취해 노래방에 가게 되면, 분위기에 도취되어 자연스럽게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실성'을 하게 된다고 신랄하게 쓴소리를 하였다. 술에 취하게 되면, 통제가 안되는 돌출 행동과 자칫 흐트러진 언행으로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가져오기도 한다.
도가 지나친 행동과 일탈 행위도 결국 술로 인해서 비롯되는 경우, 교장은 패가망신과 그동안 쌓은 명예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어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의 창피함을 감수해야 한다.
성희롱, 성추행 관련 민원과 피해자 신고는 4대 비리에 해당되어 중징계를 면치 못한다. 그러면, 가문의 수치가 되고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노후 대비 정년후 연금도 절반밖에 수령하지 못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최근 뉴스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경우도 그렇다. 2015년 가을, 어느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은 회식 장소에서 술을 마시고, 2차 노래방에서 여자 교감선생님을 성추행한 혐의로 직위해제 되었다. 술에 취해서 도로를 무단횡단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유명을 달리하신 교장선생님도 있다.
A시 고교에서 회식할 때, 교장이 여교사에게 성희롱 발언을 하였다고 고발을 당해 결국 해임되었고, 소청심사에서도 기각되었는데 4대 비리는 거의 대부분 기각되는 추세라고 한다. 최근에는 S지역의 모 고교 교장이 술에 취해서 경찰관 폭행사건이 있었다고 보도되었다. 교원들의 징계건수가 가장 많은 것도 술로 인한 음주운전이라고 한다.
어느 학교는 부장들이 대부분 여교사들이었는데, 교장이 취기가 돌면 명령조로 술한잔 따르라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매번 불쾌한 경험을 참았지만, 어느날 그동안 참고 견뎠던 여자 부장들이 학교장한테 준엄한 경고를 하였다고 한다.
본인은 그게 소통이라고 여겼겠지만, 거절도 소통의 한 방법이라고 한다. 거절은 타인과 나의 관계 균형을 재조정하는 윤활유같은 소통법이라고 하였다(윤대현교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그후 교장의 태도가 달라져서 그런 불쾌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기분 좋게 마시는 한잔 술은 약이 되고 행복한 마음, 즐거움을 주지만 도가 지나쳐서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가 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때는 사람이 술을 먹는 것이 아니라, 술이 사람을 잡아먹는 꼴이 된다. 그래서 술좌석이 엉망진창이 되도록 흐트러진 경우를 가장 잘 표현한 것이 바로 순우곤 열전의 일화에서 비롯된 배반낭자(杯盤狼藉)라는 고사성어이다.
술은 2160년전(사기의 저술 시기 BC 150년경)부터 그 폐해를 알고 있었으며, 현재 음주로 인한 다양한 사고를 들여다볼 때 어쩌면 그러한 경고는 예나 지금이나 거의 비슷하다. '순우곤 열전의 술이야기'를 오늘날 우리 사회의 병리적 음주문화에 대입해 보면 다음과 같다.
보통사람이 국회의원이나 장관 등 고위공직자 모임이나 대기업 회사의 중역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어색하기 때문에 한잔의 술도 곧 취하게 된다. 부모님 앞에서도 절주를 해야 하니까 몇 잔을 돌아서서 받아 마셔도 곧 취하게 된다.
하지만, 일종의 룸싸롱이나 가요주점, 노래방 등에서 술시중 드는 여인들과 코가 비뚤어지도록 술을 마실 때는 절제를 못하고 몽땅 마셔서 취하게 되는 것은 216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어도 옛날이나 거의 유사하다.
가볍게 마시는 술은 행복과 즐거움의 촉진제 역할을 하며, 괴로울 때 마시는 술은 심적 고통과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치료제이나 적당한 주량을 넘어 취한 술은 자칫 흐트러짐을 넘어 유무형의 사고를 일으킬 위험 물질이 되고 만다. 술은 절제와 절주, 그리고 자세의 흐트러짐 없이 취하지 않고 기분 좋게 적당히 마시는 습관과 태도가 중요하다.
술로 인한 돌발적 사고 발생과 돌이킬 수 없는 실수로 인한 후유증 등은 그동안 교직생활에서 쌓은 신뢰와 명예를 하루 아침에 송두리째 날려 보낼 수 있다. 술이 깬 후에 도저히 수습하기 힘든 사태가 발생해서 결국 깊은 후회와 한숨을 쉬어야 하는 불행한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기분이 좋을 때 딱 절제하는 술에 대한 단호한 태도, 강요하지 않는 학교의 음주문화 정착이 되어야 하겠다. 또한, 술을 잘 마시는 주량이 마치 영웅시 되는 편견과 객기를 부리게하는 잘못된 사회적 현상을 바로잡아야만 술로 인한 폐해를 최소화하고 패가망신의 예상치 못한 파장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학교의 회식문화부터 우리의 잘못 된 음주문화를 바로잡는 것이 급선무이다. 폭탄주를 제조하여 일치단결이라는 미명하에 집단으로 취하려는 조직문화의 병폐를 반영한 폭탄주 돌리기, 못마시는 사람에게 강권하며 술잔을 돌리는 행위, 다함께 건배하면서 술잔을 비우고 벌칙을 정하는 마초식 음주문화, 술을 잘 마시는 것과 술이 센 것이 자랑이라는 왜곡된 인식, 이러한 음주문화를 묵인하는 사회적 풍토를 과감히 청산하는 것이 음주문화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교장이 가장 경계해야할 성희롱, 성추행 사건도 결국 음주로 인한 예기치 못한 2차 사고가 대부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술을 한잔만 마셔도 대리 운전하는 것은 기본적 상식이고, 대리운전자와 요금시비로 인한 2차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 만취상태에서는 대리운전을 부르는 것도 되도록 삼가야 한다. 요금시비가 붙으면 대리운전자가 보복행위로 자칫 앙심을 품고 차주가 음주 운전하였다고 신고해버리기 때문이다.
이제 학교에서 회식할 때, 술은 한 장소에서 1가지 술로 1차만 마치는 '1-1-1음주문화' 정착을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 교장은 수신제가(修身齊家)보다 더 신경을 써야할 것이 '술(酒)신제가'인 세상이 되었다. 음주로 인한 불상사가 원천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무엇보다 절제의 리더십이 요구된다.
▶️ 長(길 장/어른 장)은 ❶상형문자로 仧(장),兏(장)은 동자(同字), 长(장)은 약자(略字)이다. 長(장)은 머리털이 긴 노인이 단장을 짚고 서 있는 모양으로, 나중에 노인이 전(轉)하여 나이가 위인 사람으로 관리(官吏)의 長(장), 또한 성장하다, 길게 자라다, 길다 따위의 뜻에 쓰였다. ❷상형문자로 長자는 '길다'나 '어른'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長자는 머리칼이 긴 노인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본래의 의미는 ‘길다’였다. 長자는 백발이 휘날리는 노인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후에 '어른', '우두머리'라는 뜻도 파생되었다. 長자는 부수로 지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상용한자에서는 관련된 글자가 없다. 張(베풀 장)자나 帳(휘장 장)자에 長자가 쓰이기는 했지만, 長자가 부수로 지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長(장)은 (1)어떤 조직체(組織體)나 또는 부서 단위의 우두머리(책임자) (2)긴 기다란의 뜻을 나타내는 말 (3)오랜의 뜻을 나타내는 말 (4)길이 (5)늘 (6)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길다 ②낫다 ③나아가다 ④자라다 ⑤맏 ⑥어른 ⑦길이 ⑧우두머리 ⑨처음 ⑩늘 ⑪항상(恒常),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오랠 구(久),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어릴 유(幼), 짧을 단(短), 늙을 노/로(老)이다. 용례로는 좋은 점을 장점(長點), 긴 것과 짧은 것을 장단(長短), 목숨이 긺을 장수(長壽), 맏 아들을 장남(長男), 한 관청의 으뜸 벼슬을 장관(長官), 오랜 기간을 장기(長期), 장편으로 된 노래를 장가(長歌), 길게 내는 소리를 장음(長音), 어른과 어린이를 장유(長幼), 나이가 많고 덕이 많은 사람의 존칭을 장로(長老), 통나무를 길쭉하게 잘라서 쪼갠 땔나무를 장작(長斫), 오랫동안 깊이 생각함을 장고(長考), 아주 능한 재주를 장기(長技), 생물이 자라서 점점 커짐을 성장(成長), 모임을 대표하는 사람을 회장(會長), 집안의 어른을 가장(家長), 도와서 자라나게 한다는 조장(助長), 시간이나 물건의 길이 따위를 처음에 정한 것보다 늘이어 길게 함을 연장(延長), 위에 서서 집단이나 단체를 지배 통솔하는 사람을 수장(首長), 특별히 뛰어난 장점을 특장(特長), 오륜의 하나로 어른과 어린이 사이에는 순서와 질서가 있음을 이르는 말을 장유유서(長幼有序), 길다란 목에 까마귀 부리 같이 뾰족한 입이라는 뜻으로 관상에서 목이 길고 입이 뾰족한 상을 이르는 말을 장경오훼(長頸烏喙), 오래 서서 분부를 기다린다는 뜻으로 권문세가에 빌붙어 이익을 얻고자하는 사람을 조롱해 이르는 말을 장립대명(長立待命), 긴 눈과 날아다니는 귀라는 뜻으로 옛일이나 먼 곳의 일을 앉은 채로 보고들을 수 있는 눈이나 귀 곧 서적을 이름 또는 사물을 날카롭게 관찰하고 널리 정보를 모아 잘 알고 있음을 이르는 말을 장목비이(長目飛耳), 길고 짧음은 상대적 관계에서 비교할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장단상교(長短相較), 멀리 불어 가는 대풍을 타고 끝없는 바다 저쪽으로 배를 달린다는 뜻으로 대업을 이룬다는 말을 장풍파랑(長風波浪), 소매가 길면 춤을 잘 출 수 있다는 뜻으로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도 조건이 좋은 사람이 유리함을 일컫는 말을 장수선무(長袖善舞), 날이 새도 창을 가리고 불을 켜놓은 채 며칠이고 계속하는 술자리를 일컫는 말을 장야지음(長夜之飮), 길고도 긴 봄날을 일컫는 말을 장장춘일(長長春日), 사업의 오랜 계속을 도모하는 계획을 일컫는 말을 장구지계(長久之計), 길게 뻗친 숲의 깊은 곳을 일컫는 말을 장림심처(長林深處), 오랫동안 살아 죽지 아니함을 일컫는 말을 장생불사(長生不死), 늘 길거리에 모여 있으면서 뜬 벌이를 하는 막벌이꾼을 일컫는 말을 장석친구(長席親舊), 누운 채 일어나지 못함을 일컥는 말을 장와불기(長臥不起), 먼 장래의 계책이라는 말을 장원지계(長遠之計), 긴 줄로 해를 붙들어 맨다는 뜻으로 시간의 흐름을 매어 멈추게 하려는 것 즉 불가능한 일을 이르는 말을 장승계일(長繩繫日), 장자의 일만 개의 등이라는 뜻으로 불교에서 부자가 신불에게 일만 개의 등을 올리는 반면에 가난한 여인은 단 하나의 등을 바치지만 그 참뜻만 있으면 가난한 여인의 한 등이 장자의 만등에 못지 않다는 말을 장자만등(長者萬燈), 부자는 3대까지 가기 어렵다는 말 곧 아버지가 고생해서 재산을 만들고 그것을 보고 자란 아들인 2대는 그것을 잘 지키지만 3대인 손자는 생활이 사치하여 마침내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이룩한 가산을 탕진하는 예가 많음을 이르는 말을 장자삼대(長者三代), 긴 베개와 큰 이불이라는 뜻으로 긴 베개와 큰 이불은 함께 누워자기에 편하므로 형제 간에 우애가 두터움을 이르는 말을 장침대금(長枕大衾) 등에 쓰인다.
▶️ 夜(밤 야, 고을 이름 액)는 ❶형성문자로 亱(야, 액)은 통자(通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저녁 석(夕; 저녁)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亦(역, 야)의 생략형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亦(역, 야)는 사람 몸의 양 겨드랑, 夜(야)는 하루를 사람의 몸에 비겨 그 옆구리에 달을 그린 모양으로 새벽녘을 이른다. 夕(석)은 月(월; 달)과 같다. 나중에 해질녘에서 새벽까지의 전체를 가리키게 되었는데 낮에 대하여 밤은 곁에 있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❷회의문자로 夜자는 '밤'이나 '저녁 무렵', '한밤중'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夜자는 夕(저녁 석)자와 亦(또 역)자와 결합한 모습이다. 亦자는 사람의 겨드랑이에 점을 찍어놓은 모습을 그린 지사문자(指事文字)이다. 夜자는 이렇게 겨드랑이를 가리키고 있는 亦자에 夕자를 더한 것으로 깜깜한 '어두움'을 뜻하고 있다. 금문에 나온 夜자를 보면 사람의 겨드랑이에 夕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달빛조차 보이지 않는 깜깜한 어두움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夜(야, 액)는 성(姓)의 하나로 ①밤 ②저녁 무렵, 새벽녘 ③한밤중, 깊은 밤 ④침실 ⑤어두워지다 ⑥쉬다, 휴식하다 그리고 ⓐ고을의 이름(액) ⓑ진액, 즙(액)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밤 소(宵),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낮 주(晝)이다. 용례로는 밤중을 야반(夜半), 밤 사이를 야간(夜間), 밤중을 야중(夜中), 야광주 따위가 밤 또는 어둠 속에서 스스로 내는 빛을 야광(夜光), 밤중을 야분(夜分), 밤에 내리는 비를 야우(夜雨), 밤의 경치를 야경(夜景), 밤에 하는 싸움을 야전(夜戰), 밤에 곡함을 야곡(夜哭), 밤에 하는 일을 야근(夜勤), 낮과 밤을 주야(晝夜), 깊은 밤을 심야(深夜), 어떤 일을 하느라고 잠을 자지 않고 밤을 새우는 것을 철야(徹夜), 한밤중을 반야(半夜), 깊은 밤을 중야(中夜), 가을 밤을 추야(秋夜), 새벽녘을 잔야(殘夜), 이슥한 밤을 모야(暮夜), 어젯밤을 전야(前夜), 야랑이 스스로 크다한다는 뜻으로 중국 한나라 때의 오랑캐 중에서 야랑국이 가장 세력이 강하여 오만 하였으므로 용렬하거나 우매한 무리 중에서 세력이 있어 잘난 체하고 뽐냄을 비유하는 말을 야랑자대(夜郞自大), 한밤중에 몰래 도망함을 일컫는 말을 야반도주(夜半逃走), 수놓은 옷을 입고 밤길을 걷는다는 뜻으로 공명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야행피수(夜行被繡), 밤에 시작하여 낮까지 계속함의 뜻으로 어떤 일을 밤낮으로 쉬지 않고 함의 일컫는 말을 야이계주(夜以繼晝), 밤에 세상을 밝혀 주는 밝은 달을 일컫는 말을 야광명월(夜光明月), 밤에 대문을 닫지 아니한다는 뜻으로 세상이 태평하여 인심이 순박하다는 말을 야불폐문(夜不閉門), 밤에는 귀신 이야기를 안 한다는 말을 야부담귀(夜不談鬼), 캄캄한 밤길을 갈 때에 하얗게 보이는 것은 흔히 물이므로 조심해서 밟지 않도록 걸으라는 말을 야부답백(夜不踏白), 밤이 되어도 잠자는 것을 잊는다는 뜻으로 일에 열중함을 이르는 말을 야이망침(夜而忘寢), 밤비 소리를 들으면서 침상을 나란히 놓고 눕는 다는 뜻으로 형세나 친구 사이가 좋음을 이르는 말을 야우대상(夜雨對牀), 어두운 밤에는 예의를 갖추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야반무례(夜半無禮)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일컫는 말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는 뜻으로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말을 지남지북(之南之北),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이란 뜻으로 재능이 아주 빼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드러난다는 비유적 의미의 말을 낭중지추(囊中之錐), 나라를 기울일 만한 여자라는 뜻으로 첫눈에 반할 만큼 매우 아름다운 여자 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는 말을 경국지색(傾國之色), 일을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을 결자해지(結者解之), 알을 쌓아 놓은 듯한 위태로움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태로운 형세를 이르는 말을 누란지위(累卵之危), 어부의 이익이라는 뜻으로 둘이 다투는 틈을 타서 엉뚱한 제3자가 이익을 가로챔을 이르는 말을 어부지리(漁夫之利), 반딧불과 눈빛으로 이룬 공이라는 뜻으로 가난을 이겨내며 반딧불과 눈빛으로 글을 읽어가며 고생 속에서 공부하여 이룬 공을 일컫는 말을 형설지공(螢雪之功),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이르는 말을 역지사지(易地思之), 한단에서 꾼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부귀영화는 일장춘몽과 같이 허무함을 이르는 말을 한단지몽(邯鄲之夢), 도요새가 조개와 다투다가 다 같이 어부에게 잡히고 말았다는 뜻으로 제3자만 이롭게 하는 다툼을 이르는 말을 방휼지쟁(蚌鷸之爭),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려고 생각할 때에는 이미 돌아가셔서 그 뜻을 이룰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풍수지탄(風樹之歎), 아주 바뀐 다른 세상이 된 것 같은 느낌 또는 딴 세대와 같이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비유하는 말을 격세지감(隔世之感), 쇠라도 자를 수 있는 굳고 단단한 사귐이란 뜻으로 친구의 정의가 매우 두터움을 이르는 말을 단금지교(斷金之交), 때늦은 한탄이라는 뜻으로 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이 원통해서 탄식함을 이르는 말을 만시지탄(晩時之歎), 위정자가 나무 옮기기로 백성을 믿게 한다는 뜻으로 신용을 지킴을 이르는 말을 이목지신(移木之信), 검단 노새의 재주라는 뜻으로 겉치례 뿐이고 실속이 보잘것없는 솜씨를 이르는 말을 검려지기(黔驢之技), 푸른 바다가 뽕밭이 되듯이 시절의 변화가 무상함을 이르는 말을 창상지변(滄桑之變),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기세라는 뜻으로 범을 타고 달리는 사람이 도중에서 내릴 수 없는 것처럼 도중에서 그만두거나 물러설 수 없는 형세를 이르는 말을 기호지세(騎虎之勢), 어머니가 아들이 돌아오기를 문에 의지하고서 기다린다는 뜻으로 자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을 이르는 말을 의문지망(倚門之望), 앞의 수레가 뒤집히는 것을 보고 뒤의 수레는 미리 경계한다는 뜻으로 앞사람의 실패를 본보기로 하여 뒷사람이 똑같은 실패를 하지 않도록 조심함을 이르는 말을 복거지계(覆車之戒) 등에 쓰인다.
▶️ 飮(마실 음)은 ❶형성문자로 飲(음)은 통자(通字), 饮(음)은 간자(簡字), 㱃(음), 淾(음)은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밥식변(飠=食; 먹다, 음식)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欠(흠; 입을 크게 벌리고 하품하는 모양, 음)이 합(合)하여 마시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飮자는 '마시다'나 '음료'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飮자는 食(밥 식)자와 欠(하품 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欠자는 입을 벌리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다. 그러니 飮자는 식기에 담긴 것을 먹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飮자는 지금과는 조금 달랐다. 갑골문에서는 술병을 그린 酉(닭 유)자 앞에 혓바닥을 내밀은 사람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술병에 담긴 술을 마시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飮자의 본래 의미는 '술을 마시다'였다. 그러나 후에 酉자가 食자로 바뀌면서 단순한 의미에서의 '마시다'를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飮(음)은 ①마시다 ②호흡하다 ③마시게 하다 ④먹이다, 먹게 하다 ⑤머금다, 품다 ⑥숨기다 ⑦음식, 음식물의 총칭(總稱) ⑧음료(飮料), 마실 것 ⑨술자리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마실 흡(吸)이다. 용례로는 술 마시는 데 쓰는 기구를 음구(飮具), 약을 마심을 음약(飮藥), 독약을 먹음을 음독(飮毒), 물이나 술 등 마시는 것의 총칭을 음료(飮料), 제사를 마치고 제관이 제사에 쓴 술이나 다른 제물을 먹음을 음복(飮福), 더위를 먹음을 음서(飮暑), 마심이나 먹음을 음용(飮用), 흑흑 느끼어 욺을 음읍(飮泣), 저자의 이름을 나타내지 않은 글을 음장(飮章), 술을 마시고 받는 화를 음화(飮禍), 술을 마시며 즐거워함을 음락(飮樂), 마시는 분량을 음량(飮量), 말에게 물을 먹임을 음마(飮馬),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을 음식(飮食), 술을 마심을 음주(飮酒),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을 음호(飮豪), 말에게 물을 마시게 할 때에 먼저 돈을 물 속에 던져서 물 값을 갚는다는 뜻으로 결백한 행실을 이르는 말을 음마투전(飮馬投錢), 물을 마실 때 수원을 생각한다는 뜻으로 근본을 잊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음수사원(飮水思源), 먹고 마시고 할 뿐인 사람 또는 음식만을 즐기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음식지인(飮食之人), 물이 많이 있더라도 마시는 분량은 실상 배를 채우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뜻으로 모든 사람이 제 분수의 넉넉함을 알아야 한다는 비유의 말을 음하만복(飮河滿腹), 재를 마셔 위 속의 더러운 것들을 씻어낸다는 뜻으로 악한 마음을 고쳐서 선으로 돌아감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음회세위(飮灰洗胃)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