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대규모 택지지구가 속속 들어서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택지지구 배후지역 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택지지구가 개발되면 많은 인구가 유입돼 주변 땅이 후광 효과를 입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런 영향으로 부동산 경기의 침체 속에서도 택지 지구 부근 땅엔 투자자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값도 강보합세다. 수도권에서 개발이 진행 중인 30만평 이상의 택지지구는 20여 곳에 이른다.
다만 개발 초기 때 땅을 살 경우 시가보다 낮게 수용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윤곽이 드러난 이후 매입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택지지구 인근 땅 투자자 발길 토지보상이 거의 끝난 오산시 세교택지개발예정지구(98만평)인근 세교ㆍ내삼미ㆍ외삼미동 일대 자연녹지는 평당 80만∼130만원을 호가한다. 오산 강남뱅크 부동산 전영이 사장은 “연말 개통될 수도권 전철의 세마ㆍ오산대역에서 가까워 시세차익을 노리고 땅을 사려는 사람이 많지만 매물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화성시에선 동탄 신도시(273만평)의 주요 진입로인 317번 지방도로 인근의 동탄면 일대는 평당 200만∼700만원, 향남지구(51만평) 부근은 60만∼100만원을 호가한다. 화성 부동산세상 황용규 사장은 “택지지구의 유동인구를 노리고 카페ㆍ음식점ㆍ찜질방ㆍ수영장ㆍ물류 창고 등을 짓기 위해 땅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평택시에선 주민공람 절차가 끝난 소사벌지구(105만평) 인근 땅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다. 소사벌 지구 인근의 청룡ㆍ죽백동 일대 대로변 땅은 평당 100만원, 이면도로는 50∼60만원선이다.
평택 지제부동산 이운택 사장은“땅값이 2년 전보다 배 정도 올랐지만 내년 토지보상금이 나오면 한차례 더 오를 것으로 본 투자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토지보상이 거의 마무리된 하남시 풍산지구(30만평) 인근의 풍산ㆍ덕풍ㆍ신장동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에도 땅 매수문의가 꾸준하다. 대로변 자연녹지는 평당 150만∼200만원, 이면도로는 100만원 이상을 줘야 매입이 가능하다.
하남 가이드공인 조민호사장은 “서울 사람들이 전원주택 용지로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택지개발이 활발한 용인시의 경우 동백(100만평)ㆍ서천(35만평)ㆍ흥덕지구(64만평) 주변에 투자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흥덕지구 인근의 기흥읍 영덕리의 대로변 자연녹지는 평당 300만∼400만원, 동백지구 진입로 주변 땅은 평당 1000만원까지 호가한다.
나중열 공인중개사는 “아파트 입주 때 팔겠다는 땅주인들이 많아 거래할만한 매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연내에 택지예정지구로 지정될 남양주시의 별내지구(154만평) 인근도 투자수요가 많다. 별내면 광전ㆍ청학ㆍ용암리 일대 대로변 논밭은 평당 50만∼200만, 대지는 150만∼400만원 선이다.
대림공인 관계자는 “서울에서 가까워 지구 지정을 앞두고 매수문의가 부쩍 늘었다. 주변이 그린벨트로 묶여 허가요건을 갖출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아 거래는 드물다”고 말했다.
조심할 게 더 많아 택지지구 주변은 투자가치가 큰 편이지만 매입 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토지공사 관계자는“최소한 지구지정을 위한 주민 공람 이후 매입해야 한다”며 “더 안전한 투자를 원하는 경우 개발계획이 확정되는 개발계획승인을 받은 지역을 고르는 게 좋다”고 말했다.
파주시는 군사보호구역, 오산시는 전철 기지창과 송유관이 있어 개발이 쉽지 않으므로 미리 확인해야 한다. 또 대부분의 수도권 택지지구 주변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평택ㆍ오산ㆍ광명ㆍ파주ㆍ하남ㆍ남양주시 등은 토지투기지역으로 묶여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JML플래닝 진명기 사장은 “외지인은 취득이 어려운 농지나 임야보다 개발허가가 난 대지를 매입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수도권 택지지구 주변 땅 투자 유의점 ▶지구 면적 30만평 이상 유리 -거주 인구(보통 1만8000명 이상) 많아 ▶지구 지정 위한 주민공람 후 매입해야 안전 -매입 땅 수용 여부 파악 가능 ▶지구 주변 용도지역 변경 가능성 -지자체에 확인 필요 ▶그린벨트 풀어 택지 개발하는 곳 조심 -주변 땅 매입해도 개발행위 제한될 수 있어 ▶대부분 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외지인은 취득 어려운 농지ㆍ임야보다 대지 노려야 ▶거품 가능성 경계 -분위기 휩쓸리지 말고 급매물 공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