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전 잠시 집밖으로 나왔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나왔구나.
대중교통이나 대중시설을 이용하지 않으니 잠깐 동안이면 큰 문제는 없다.
귓볼에 닫는 공기는 차나 우한 폐렴으로 TV만 틀면
소위 엉터리 전문가란 놈들이 뉴스에서 하루종일 떠드는 것도 듣기 싫고.
바깥에는 봄이 벌써 내 가까이 와있다.
목련의 겨울눈도 부풀러 올랐고
지금쯤이면 북한산 대성문 내려가는 골짜기에서 버들개지도 피어있겠지.
휑뎅그레 들어난 까치집에도 까치들이 무얼하는지 바쁘다.
자세히 살펴보면 아직 모과 하나가 나무에 달려 있다.
산수유 꽃망울도 열리기를 준비고 있어요
여주인 혼자 지키는 동네 커피전문점에서 카페라테 한잔을 마시고 더치 커피 한통을 사간다.
다시 걸어 올라와 정직한 작은 빵집 장티크에서
루꼴라 샌드위치, 앙버터, 바케트와 갓구워 담아 놓은 마들렌 몇개를 산다.
카페는 토요일에 쉬고 빵집은 월요일에 쉬니 일요일 오전에 산책을 하며 두군데서 한꺼번에 볼일을 볼수 있다.
서초성당을 지나 순교자 상을 보며 며칠전 한강변 차를 타고 가다 본 새남터를 기억한다.
나야 천주교인은 아니지만 종교의 박해와 순교란 폭력을 나는 아무리 생각하여도 이해할 수가 없다.
양지바른 곳에는 벌써 봄 풀들이 초록색 빛을 자랑한다.
봄은 땅 아래 낮은 곳에서 시작한다.
들판에는 피어나는 봄기운 아지랑이도 볼수가 있겠지요.
내가 마지막 본 아지랑이는 2012년 2월에 일본 야마시로 온천역에서 완행기차를 타고
가나자와로 갔을 때 차장밖으로 본적이 있었다.
프라타너스 나무에는 아직 쓸모없는 열매가 달려 있다.
슈퍼에 들러 몇가지 장을 보고 준비한 바구니에 담아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