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젯밤 내내 빗소리가 들리더니 기온이 제법 서늘해졌습니다.
어제 저녁 고등학교 동창 모임에서 주고받은 이야기들 중에는
되새겨야 할 게 있었네요.
어떤 모임이든지
처음 만들 때부터 현재까지 열과 성으로 보듬고 가꾸어 오신 분은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분을 '고문'으로 모시고 존경하며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이런 좋은 풍습이 관료체계에서는 '고문관'이라고 불리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이 '고문관'이 이상하게 폄훼된 채 사용됩니다.
현재 군이나 사회에서 '고문관'이라고 하면
어수룩한 이를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 되어 버렸습니다.
1945년 광복 이후 미국의 군사지원을 받게 되면서
우리나라에 군사자문가들이 파견되었는데, 이들을 '고문관'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우리나라 실정을 제대로 알 수가 없었고.
우리말도 서툴러서 일처리가 늦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서로 말이 잘 통하지 않았으니 답답하기 그지 없었을 겁니다.
그 때문에 이후 군대에서
어리석거나 굼뜬 행동을 하는 사람을 '고문관'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군에 갔다 온 사람들이 이를 주위에 퍼뜨리면서 사회에서도 '고문관'으로 불린 것이지요.
이처럼 일상 언어도 뜻이 바뀌는 일이 잦습니다.
좋은 뜻도 왜곡되고, 나쁜 뜻도 변질 됩니다.
지금 유행하고 줄임말들이 후세에 어떤 영향을 줄지 곰곰이 생각해야 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