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찾아온 반가운 가을을 즐기기 위해서 처음으로 아들과 단둘이서 떠난 간월재 1박 입니다.
주말에 찾은 간월재는 텐트 칠 곳을 찾아야 할 만큼 많은 분들이 찾으셨더군요.
아들은 무거운 짐이 부담스러운지 사슴농장에서 출발했지만 힘들어하더군요. 하지만 본인의 배낭을 끝까지 짊어지고 오르는 모습이
대견스러웠네요.
2시간반 만에 오른 간월재 데크 위에는 온갖 원색의 텐트들이 마치 봄의 꽃처럼 피어나 있었습니다.
어렵사리 텐트를 치고 산책을 하는데 거의 텐트들이 따닥따닥 붙어 있더군요.
일몰을 감상하고 아들과 준비해간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시간과의 싸움을 벌였습니다. 카드게임을 해도 가지 않는 시간에
지겨움에 힘겨워 하던 아들은 루미에르 랜턴에 비친 그림자를 이용하여 그림자 놀이를 시작하더군요.
일상에서 쉽게 접하지 못하던 심심함이 아주 사소한 놀이도 즐거움이 될 수 있음을 알게되었을 겁니다.
은은한 랜턴 불빛을 마주하며 이런저런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들도 나누고 있자니 온동네가 떠나갈 듯 고기 냄새가 간월재를 휩쓸고
지나가네요.
화장실을 가면서 저녁식사를 하시는걸 보니 궁금증이 생깁니다.
1. 저걸 우째 배낭에 다 넣어왔을꼬...
2. 저 코펠과 후라이팬, 고기 구운 기름은 어떻하실려나...
3. 과연 저분들이 여기에 오신 목적이 뭘까???
백패킹의 성지... 과연 이 수식어가 얼마나 오래 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조용한 음악을 깔고 은은한 랜턴 불빛 아래 아들과 오순도순 대화를 나누자니 점점 간월재가 난장판이 되어 갑니다.
신나는 음악을 크게 틀고, 데크 위를 쿵쿵 거리며 뛰어 다니고, 취기가 오르신 분들은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간만의 등산에 지친 아들은 잠이 들고 전 잠 못 이루는 밤이 시작됩니다.
밤하늘의 별빛도 오늘은 시원찮네요.
하나둘 텐트의 불도 꺼지고 먹방이 끝나기 시작하는데 아직도 떠드는 사람이 있어 시계를 보니 11시 반이네요.
화장실 갔다오는 길에 울 텐트 옆옆옆에 중년남성 3명이 쉘터 240에 꾸역꾸역 들어가 고기를 궈먹고 있더니 그집입니다.
건축일을 하시나봐요... 테니스 치는데 여자치마는 속바지랑 일체형이랍니다. 산악회도 다니시고... 쉘터가 작다고 투덜
거리기도 합니다.
인근에서 조용히 해주십사 잠을 권유도 해보건만 독불장군입니다.
결국 저는 화장실도 갈 겸 12시 경에 쉘터를 흔들고 조용히 해달라고 친절히 웃으며 말해 봅니다.
남자 1 : 우리 말하는게 들립니까?
저 : 네. 잘 들립니다.
남자2 : 여기가 캠핑장도 아닌데 왜 간섭이냐?
저 : 그러니까 더 조용히 해야죠. ( 빡치기 시작함 )
인상을 좀 썼더니 소근거리기 시작하네요. 결국 웅성웅성 깔깔~~ 거리더니 2시가 넘어서 잠이 드네요.
5시가 넘어서 아들이 깹니다.
약수터에 물 뜨고 오니 배고프답니다. 물 끓여서 오랜만에 전투식량을 준비합니다.
그 와중에 해가 떠오르고 많은 사람들이 일어나서 아침준비를 합니다. 구름 때문에 완벽한 일출은 놓쳤네요.
동네 아이들이 우르르 일어나서 엄빠가 밥 짓는 동안 데크를 열심히 뛰어다닙니다. 쿵쿵쿵~!!!
갑자기 새벽2시에 얼큰하게 취해서 잠들었을 못난 인간들이 생각나서 쳐다보니 시끄러워도 잘자네요.
아침을 먹고 텐트 정리를 하고 마지막으로 떠나는 자리를 확인하고 출발하려는데 옆옆옆집에 꼴불견 한마리가 시끄러운 나머지
집에서 나와 의자에 앉아 멍때리고 있네요. ㅋㅋㅋ 너도 시끄러우니 못자겠지? 숙취도 심할텐데 냉수먹고 속 차려용~
아니 온 것 같이 산을 함께 즐기고 와야 할텐데... 저분들 아마도 데크가 많이 지저분 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아직도 저런 꼴불견들이 있구나... 생각하니 참 깝깝합니다.
그래도 울아들과 저는 많은 감정을 나누고 하산하며 그 여운을 즐깁니다.
부쩍 자란 아들을 보며 물어봅니다. " 겨울엔 태백산에 갈래?"
첫댓글 꼭 가보고 싶은곳인데, 글을 보니 마음이 안좋네요.
아이들과 함께 왔으면 더 조심하고 모범을 보여야 할것인데 그렇게 방치하고도 민폐라는 개념조차 털어먹은 어른들이 참으로 한심하네요.
아이들이 무슨 죄이겠습니까!
산에 오르기전에 산신께 풀뿌리, 가지하나 훼손하지 않고 아니 온듯 다녀가겠노라 다짐하는 산꾼님들도 계시던데 참 안타깝습니다.
말 그대로 비박인데... 비박이 너무 화려해지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깁니다.
ㅋ. 힘들게 1박 하셨네요. 그래도 아들과 좋은 감정 나누셨다니 위안이 됩니다.
근데 태백은 국립공원이 되어 비박은!
태백산은 당일로 다녀오려구요. 경남에 살아서 눈구경을 잘 못하는 관계로... ^^
개념없는 쓰레기같은 인간들~~
저런분들이 산악회 이야기 하길래 더욱 맘 아팠답니다.
와~~~~~~~가을을 품어봅니다.
멋져부러라~~~~~
마음으로 잘 보고갑니다.
간월재는 날을 잘못 잡아도 이름값은 하는 것 같습니다. 넘 아름다운 곳이죠.
고생하셨어요~
아들과의 소중한 시간으로 모두 잊어버리세요~~^^
세상이 모두 제맘같지 않은거 잘 아시잖아요~
조금만 배려하면 좋을텐데...하는 안타까움은 늘있기 마련 ㅠㅠ
제가 불편했던 것보다는 그분들이 제가 시끄럽다고 하니 "이제 사람없는 곳으로 가자." 이러시더라구요. 그게 맘에 걸립니다. 부디 그분들이 바뀌길...
저도 아들과 같이 간월재 갔을 때 동일한 경험을 했습니다. 밤새 하이톤의 여성분 웃음소리 미치는줄 알았습니다. MT를 왔는지 무슨 게임을 하는건지... ㅠㅠ
그래서 요즘은 번잡한 곳은 피하고 조용히 다녀올 수 있는 곳을 정해서 다녀옵니다.
그러려니 하세요. 정중히 이야기 드려도 이해 못하시는 분들은 아무리 말해도 안바뀝니다.
오히려 궁시렁 거리며 욕만하죠. 감정만 더 상할 뿐입니다.
아들과 즐겁고 안전한 산행하시고 좋은 추억 만들어가시기 바랍니다. ^^
에구... 저만 겪은 일이 아니군요. 저도 조용한 곳으로 다녀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울산사는데 빽패킹의성지라 하는데 잘 안가게 되더라구요
이런사람저런사람..이해는 되지만 남의식을 안하고 하는분들보면 씁쓸합니다 ㅎ
이해는 되지만 조용한 박지에서 하던지 해야되는데..간월재가 요즘은 난장판인듯 합니다
이해하세요, 안하면 머리 아픕니다 ㅎㅎ
고기랑 기름등은 휴지에 흡수시켜 봉투에 밀봉해서 가져오겠지요~백커라면^^
저는 일찍 철수해서 모르겠지만 잘 정리하셨을지 걱정이 되네요.
저도 그곳에..
4시경엔
50대남여분들과
20대남여분들에 자리다툼도
있었지요..ㅠㅠ
마니 우울했습니다..
다시는안오리라
다짐했습니다..
늦은시간에 올라와 자정이넘도록
크게 떠드신아저씨도..미워요ㅠ ㅎ
사람이 많으니 많이 부대끼죠...
밤새 떠들고 새벽에 주무시다가 아침에 우리가 밥먹는 소리가
시끄럽다고 투덜거리던 예전 모 헬기장ㅎㅎ
그런것도 다 좋게 보입니다^^
다른생각으로
이정도는 이미 예상한거 아닌가요?
주말에는 자리싸움까지
저곳에서 조용히 주무시러 가시는것도 잘못이라고 생각이되서요
ㅡ죄송해요 딴지라서
조용하고 한적한곳을 찾아가셔야죠
하필 바글바글한곳을 찾아가셔서
스트레스 받고 오시는지.
이런건 쉽게 안고쳐질것 같아요
아들이 처음 비박하는 날이라 가깝고 붐비는 곳으로 정했는데 그리 붐빌줄은 몰랐네요. ^^ 스트레스까진 아닌데 잠을 설쳐서 담날 피곤했습니다.
@관운장 하필 아드님께 안좋은모습을 보여줘서
맘이 상하셨겠네요
아드님세대에서는 문화가 많이 바껴야되는 교육도 필요할것 같네요
@오나가(おなが) 맞습니다. 담세대에게는 그렇게 안되도록 저부터 노력해야겠죠. 저도 이제 간월재는 안가질 것 같네요.
@관운장 저는 그래도 갑니다^^
그런것만 피하면돼죠
조금만위로 올라가면 한적하고 좋은 데크도 있는데요^^
저는 오래전부터 어이없는상황을접하고나서는 그후로 영알가면 간월재서 야영안합니다..조용한곳에서 하룻밤 머물다옵니다..
간월재가 좋다는 말만 들었지 이 정도일줄은 몰랐네요. 오토캠핑장 보다 더 환경이 안좋네요.
@관운장 간월재에대한 안좋은 추억이라..많이 서운하시고 씁쓸하시겠네요..
그냥 털어버리세요..^^
밤새도로 친구들과 동료들과 떠들고 술마시고 놀 계획이라면 한적한곳에서 떠들어도 될텐데
하필 많은이들이 모인곳에서 모가 잘났다고ㅎㅎ
조금씩 바껴야할 문화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렇군요. 쉘터 옆은 위험... 좋은 팁입니다. ^^
이젠 큰 배낭 매고 다니는것도 점점 챙피해집니다.
저런 사람들과 같은 무리로 보여서요
저도 몇해전 간월재 와이프랑 머리 올리로 갔었죠..
약수터쪽 넓은 데끄는 자리가 없어 신불산쪽 데크 끝에 자리 잡았습니다.
해 저믈쯤 시끄럽기 시작합니다.
저희도 저녁 먹고 한잔합니다.
오븟하게 ..ㅎㅎ
시간이 흘러가니 참 과관이었습니다..
늦은 심야시간 떠들쓱..
자고있는 바로옆에서 쉬~~~~
쉬하러 가면서 쿵쿵 등산화 소리..
첫 백 패킹 최 악 이었습니다.
그 후론 쉘터나 3.4인분들 자리옆은 피합니다 .
조금만 눈을 돌려보거나조금만 움직여도 좋은 자리 있습니다.
사람 많이 오는곳은 데크를 피해서 자리를 잡아야 됩니다. 쉘터, 떼거지로 온 사람들은 일단 피하고 ㅋㅋ
요즘은 이상하게 데크보다 흙바닥이 좋네요. 매트깔면 도찐개찐이라.
전 힘들어도 신불산 정산까지 갑니다
저런꼴 보기싫어..
각자에 자유지만 도를 넘는사람들이 꼭있죠
귀마개 챙겨가시면 아주유용하실겁니다
11월달 조금 늦게 갔더니 참 조용하고 좋더군요
식당에서 흡연이 비상식적인 행위라는 것이 받아 들여지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듯이
시간이 필요하겠죠?
우리 다음 세대에서는 조금 더 성숙된 사회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또한 술먹고 한 행동이라고 관대하게 처벌하는 법 적용도 언젠간 개선되길.....
취중 살인, 취중 폭행, ....
덕유대 야영장이 1영지 4영지 개방해서.. 자리가 많습니다. 6영지 구석이나 4영지 구석 찾아가면.. 비박 비슷한 고요함을 느낄 수 있지요..ㅎㅎ 저처럼 혼자 다니는 분들도 요즘 많더라구요.. 간월재7년전 가보고 한번도 않가봤는데...
안타깝습니다. ...
저도 그곳에 . . .
큰딸과막네아들과 함께였는데 맞은편 옆옆쪽에 있었는데 얘들보기가 조금 부끄러웠습니다.
식수대쪽에서 아침에 설겆이 하시는 아저씨도 계시더군요.
지키면서 살면 좋으련만 언제나 있어요 한팀씩은 남을생각하는 백패킹 문화가 정착되길 희망해봅니다.
9월초에 갔다 100동 넘은 텐트보고 아 조만간 여기 뭔일 나겠네 싶었는데 10월부터 단속한다네요/ 참좋은 곳이라 10월 평일에 휴가 내서 갈려 했는데 이제 휴양림 한적한 곳을 찿아봐야 겠네요. 그래도 땀흘리고 배낭메고 가서 밤하늘 별보며 보내는게 좋은데 .....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