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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는 “사람의 몸으로 태어나기 어렵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만나기는 더욱 어렵다”고 한다. 더욱이 요즘과 같이 바쁜 직장생활을 하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직장인 불자들의 활동이 빛나는 것은 당연하다. 대구지역에서 처음으로 부처님오신날 봉축점등식을 거행하는 등 활발한 불자회 활동을 이끌고 있는 대구시 수성구청법우회(회장 박종배)는 그래서 지역불교계를 밝히는 보석으로 빛난다.
<사진설명: 수성구청 법우회 임원들이 지난 13일 시간을 내 구청 마당에 모여 합장하고 있다.>
대구광역시 수성구는 인구 44만을 수용하는 큰 지역이다. 그래서 국회의원도 2명을 배출한다. ‘서울의 강남’으로 불릴 만큼 교육 학군이 뛰어나 지역을 이끄는 리더들이 대거 포진하는 지역으로 손꼽힌다. 이러한 수성구에 불교신행 모임이 만들어진 것은 1987년이다.
“당시에는 신심이 뛰어난 국장, 과장, 계장님들이 주축이 되어 구청불자회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우리 관내에는 사찰도 많아 지역 사찰의 후원도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처음에는 불자회원들과 우의를 돈독히 해 보자는 취지에서 불자회를 조직해 법회를 계속 열어가는 과정에서 회원들이 늘어나고 신심도 더욱 증장되었습니다”
수성구청 법우회 이해환 교화부장(환경청소과 재활용담당)의 설명이다. 대구는 수행하기에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다. 대구 시내 인근에 교구본사인 동화사와 은해사가 있고, 대구시내에만도 사원주지연합회 사찰이 즐비하다. 영남지역 불심이 돈독한 지역 중의 한곳이 대구지역이지만 공무원의 특성상 한정된 시간에 모임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관계로 수행정진을 오롯하게 하기란 쉽지 않았다. 수성구청 법우회도 마찬가지. 법우회 창립 이후 매월 둘째 주 화요일마다 이천동에 위치한 석가사에서 경암스님을 지도법사로 모시고 법회를 봉행하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활동이 없던 차에 1992년부터 부처님오신날 점등식을 수성경찰서와 함께 봉행하면서 수성구청 법우회는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월례법회.성지순례.자원봉사도 ‘척척’
내년엔 자체예산 세워 봉축행사 준비
“구청광장에서 부처님오신날 10일전에 관내 대덕스님들과 금강사, 서봉사, 마하야나합창단을 모시고, 구청장님, 경찰서장님 등 관내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부처님의 가피력으로 지역민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여법한 법회를 봉행하니 뭔가를 크게 성취한 마음이 생겨 구청법우회 회원들의 사기와 신심도 한층 진작되었다고 합니다.”
93년 안동에서 수성구로 전근을 온 박종배 회장의 말이다. 창립된 후 5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 침체된 느낌이 들었던 법우회 활동에 박 회장은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매년 2회씩 성지순례 행사를 진행했다. 입회 회원도 늘어났고, 각자가 이미 사찰에서 신행활동을 많이 해 본 경험이 있는 회원들이 많아 법우회는 자연스럽게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자원봉사 활동도 활발해졌다. 그동안 내부적으로 법회정도만 보면서 소극적(?)인 활동에만 치중했던 법우회는 불교계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보시도 하고 일손을 돕는 일에도 나섰다. 4년 전부터는 수성경찰서와 합동으로 부처님오신날 점등식을 봉행하면서 구청과 경찰서가 함께 봉축행사를 준비하는 모범적인 사례도 만들었다. 2006년 11월 현재 수성구청법우회는 전체 직원 500여명 가운데 50여명이 활동하며 지역 산사를 찾아 자신을 점검하는 템플스테이와 여름, 겨울수련법회를 통해 개별적인 신행심을 고취시키고 있다. 내년부터는 아예 부처님오신날 점등식에 일정부분의 예산을 책정해 지역민을 위한 ‘자비광명의 등’을 밝힐 계획이다.
“직장 안에서 같은 종교를 가진 회원들이라고 해서 특별하게 법우회원들은 대하진 않습니다. 대신 법우회에 활동하지 않는 분들보다 더욱 정성을 다해 주변을 보살피는 게 우리 구청 법우회원들의 특징입니다.”
법우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태환(복지행정과 복지기획담당)씨는 “이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불자들의 삶이 아닌가 싶다”고 소회한다. 남의 잘못을 따지기 전에 자기허물을 먼저 찾아 잘못을 겸허하게 깨달아 화합하고, 억울한 민원을 접할 때 적극적으로 도와 해결하는 공무원상 성취가 수성구청 법우회원들의 정진화두였다. 이들의 활동이 여여해지는 날 수성구청에도 진흙속에 피어나는 연꽃의 향기가 가득해 질 것으로 기대한다.
■ 인터뷰/ 박종배 회장
“남은 공직기간도 불교발전에 회향”
“고등학교때부터 불교학생회를 한 인연이 지금까지 불교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게 해 왔습니다.” 대구광역시 수성구법우회를 2000년부터 이끌고 있는 박종배 회장(기획감사실장.사진)은 지역불교계에 ‘마당발’로 통한다. 71학번인 그는 안동에서 이미 고등학교 불교학생회를 시작해 대학생불교연합회와 대한불교청년회 활동을 거쳐 공무원불자회를 이끌고 있는 신심 있는 불교재원이기도 하다.
“안동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의성 고운사에서 토요참선법회에 참가해 근일선사로부터 배움을 받았습니다. 대불련과 대불청 활동을 한 선배, 후배님들과 인연을 맺다보니 출가한 스님과도 오랜 교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활동한 지가 벌써 40년이 됐습니다.”
대구에 와서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도 부족한 공부를 채우기 위해 경북불교대학 불광사에서 불교교리를 공부를 한 박 회장은 “이렇게 배운 부처님 가르침을 수성구청법우회 회원들에게 회향할 수 있어서 더욱 고마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91년 달라이라마의 구 소련 방문 때 소련불교청년회의 초청으로 함께 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남은 공직생활 동안 구청불자회 발전과 한국불교 발전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불교신문] 대구=여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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