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은 공기 속 닭울음 소리에 일어나니 어느새 7시입니다...
주섬주섬 준비를 해서 나오니 모닝 커피가 향긋하게 남은 졸림을 없애줍니다...
잠시 해장 겸 아침식사를 위해 모래재를 넘어 화심 순두부집으로...정말 오랫만이네요...
다시 모래재를 넘어 오는데, 메타세콰이어가 양쪽에 도열하여 멋진 풍경을 보여줍니다...
이 길은 이곳의 볼거리 중 하나라는데, 늦가을에 오면 훨씬 더 멋진 풍경이 펼쳐질 듯합니다...
그리고 다시 짐을 싣고 마령으로 달려가서 9시경 마령초등학교 앞에서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마령면사무소입니다...우측으로 난 골목길로 접어들면서 진안고원길 2구간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주렁주렁 달린 대추가 벌써 발갛게 익어가는 모습이 마음을 풍성하고 넉넉하게 해줍니다...
원불교 마령교당을 지나자 길은 들판을 향해 나아갑니다...
누렇게 익어가는 벼와 각종 작물들, 그리고 푸르른 하늘 아래 우뚝한 내동산이 잘 어우러진 진안의 뜰...오늘은 이곳을 통과하여 나아가는 "들녘길"이며 미리 풍성한 가을을 보지않을까...예상합니다...
한켠으로는 엄청난 수수밭이 우리의 일정을 따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왠지 갑자기 중국영화 "붉은 수수밭(紅高梁)"이 생각나네요...
마령면사무소 소재지를 벗어날즈음 이렇게 저수지 둑방으로 이어지는 길이 예쁘게 이어집니다...저수지 이름은 남악제입니다...
여기는 생각보다 비가 많이 오지 않아서인지 물이 제법 빠지고 없습니다...
낚시 좋아하는 동생은 물고기가 있는지...낚시가 가능한지 살펴봅니다...ㅎㅎ
둑방을 지나니 마을로 내려서는 길이 이어집니다...원평지 마을로 들어서는 길입니다...
마을에는 들깨밭이 너르게 펼쳐지며 마음속으로 벌써 고소한 향을 느끼게 합니다...
아침부터 찾아온 더위 속에 잠시나마 청량함과 쉼을 선사해준 마을회관 앞 등나무 벤치...뒤로는 고추 말리기에 여념이 없으십니다...
잠시 도로를 따라 역방향으로 가다 좌측의 큰 나무쪽으로 향하니 정자와 함께 비석이 있습니다...
정자의 이름은 영풍정(迎豊亭)...풍년을 맞이한다는 의미가 될 듯합니다...이 너른 들판이면 충분히 이런 이름을 붙일 만하네요...
그리고 주위의 자잘한 바위도 그냥 바위가 아니라 고인돌이랍니다...정자에 걸려있는 영풍정의 기록에 적혀있는 내용이었습니다...
또한 그 옆에는 이 광에서 태어난 항일애국자이시며 반민특위위원으로 활동하다 피살된 둔암 오기열 선생의 비가 서 있어서 이곳의 유적들을 모아놓은 형국입니다...
이제 발걸음은 풍년을 예고하고 있는 들판 사이로 난 들녘길을 지나 내동산 아래 흘러가는 섬진강가로 향합니다...
중간에 있던 우렁이 양식장...붉은 것이 알이라고 들었는데, 맞는진 모르것네유...
드디어 섬진강을 만나다...십여년 만입니다...
이렇게 작게 흐르는 섬진강이 저 아래로 내려가면 대한민국 7위의 강이 되는 겁니다...
섬진강을 따라 걸어 내려가던 그때를 생각하며 오늘도 둑방길을 걷습니다...
둑방길을 걷다 계남마을로 접어듭니다...계남마을과 방화마을은 내동산의 기슭에 자리잡고 내동산이 내놓은 넉적한 자락에 여러가지 곡식과 작물들을 심어 살아가는 마을들입니다...
요 앞 모정에는 오늘 이곳에 벌초하러 온 분들의 사모님들이 맛있는 닭백숙을 만들고 있어서 사람의 마음을 자꾸만 붙잡네요...ㅎㅎㅎ
날씨는 무척 덥지만 그래도 불어오는 바람에 하늘거리는 코스모스가 가을로 향하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계남마을 약수터에서 시원하게 목을 축이고 세수도 한 다음 마을 뒤 산마름길을 걸어가다 문득 마령쪽을 바라보니 걸어온 길과 주변의 풍성한 벌판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저 뒤편으로 보이는 능선은 성수산으로 이어지는 산금이겠죠...
마을의 안쪽길에는 이렇게 동심의 벽화들이 예쁘게 그려져 있어서 피곤함을 잊게 해줍니다...
잡초와 함께 자라는 이 나무가 도대체 무엇일까...? 내내 의문을 품었는데, 알고보니 이게 바로 아로니아랍니다...
이미 수확을 거의 마쳤는데, 열매가 일부 달린 것을 보고서야 알게 되었지요...
요즘 최고 대세 작물이랍니다...
방화마을을 지나 산마름길을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그 길목에서 뜻밖에 호두나무를 만났습니다...
충청도 이상 올라가야 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서도 푸릇푸릇 잘 자라고 있었습니다...
제법 규모가 큰 고추밭에서 파라솔이 부착된 수레를 타고서 수확에 한창인 아주머니들...
엣날보다 참 편한 기계들이 등장했지만 그래도 이 땡볕에 수확을 하려면 무척이나 힘드시것습니다...
도로를 건너 반대쪽 소롯길로 접어듭니다...
저 멀리 섬진강의 발원지인 성수산과 뒤이어 덕태산이 점차 가까와지고 있습니다...
논두렁에 심겨진 콩...
이것이 녹두라고 합니다...
섬진강가 백마교를 지날 즈음 자전거를 재활용한 표지판이 무척 개성적이네요...ㅎㅎ
성수산과 덕태산이 부쩍 가까와지고...
이제 백운면으로 접어들어 섬진강의 지천 천변길들과 다리를 지나갑니다...여기는 포장이 되어있지안항 훨씬 정감이 있고 발도 편합니다...
이곳에서는 우렁농법으로 벼를 키우고 있나봅니다...
고개를 한껏 숙인 벼들이 곧 수확을 기다리고 있군요...
백운면으로 들어가기 위한 마지막 언덕길을 넘어갑니다...
이곳에도 밭들이 개간되어 많은 작물들을 심어뒀군요...
앗! 진짜 오랫만에 보는 담배꽃입니다...
담배잎사귀야 말리고 있는 모습을 많이 봤지만 이렇게 곷이 핀 것은 보기 드물었는데...
그 언덕길의 정점에는 시원한 모습의 정자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자의 이름은 덕운정(德雲亭)...시원한 나무그늘 아래 넉넉한 쉼터를 내어줍니다...
그런데, 놓아 기르는 닭들이 우찌나 반갑게 맞아주던지...ㅎㅎㅎ
덕운정 부근 밤나무에는 튼실한 크기의 아람이 주렁주렁 매달려 욕심을 내게 만듭니다...
덕운교 다리를 건너 다시 섬진강의 본류 옆으로 난 길을 따라가니 도르메 방앗간이 있습니다...
섬진강 강따라 걷기를 할때 이곳 백운뜰에서 매사냥을 즐기시던 고 전영태 이장님이 이 방앗간 주인이었다던데, 지금도 여전히 사용중인 듯합니다...
오늘은 휴일이라 문을 닫고 있지만 이제 다음 주부턴 명절을 앞두고 바쁘게 돌아가겠지요...?
추억의 섬진강 상류지역입니다...다리를 지나 우측으로 보이는 둑방길을 따라 걷게 됩니다...전에는 이 길이 비포장의 흙길이었던 기억이 나는데, 이젠 시멘트 포장로가 되어버렸군요...
섬진강길을 걷다 만나게 되는 솔밭거리...이젠 오토캠핑시설이 갖춰져서 사람들이 편안하고 시원한 쉼터로 이용중입니다...
솔밭거리에서 섬진강길을 버리고 야트막한 언덕길을 오르면 백운면 소재지로 들어가는 길입니다...1km 남았군요...
거대한 특용작물 재배공장이 있는데, 얼핏 보니깐 수경식물들을 재배하고 있었습니다...
여기도 논두렁에 팥을 심어놨는데, 이제야 꽃이 피었군요...
드디어 백운면으로 들어서는 국도입니다...
"숲을 걸어요...흰 白 구름 雲"이란 표지판이 인상적입니다...
옆에 보이는 정자는 구암정(龜岩亭)...즉, 거북바위정자인데, 그 의미는 바로...
이곳 부근에 거북바위가 실제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봐운 거북바위 중에서 가장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길가의 마트에서 아이스바 하나씩 입에 물고 도착한 곳은 바로 백운면사무소...
앞 풀밭의 정자에 드러누워 더위를 식혀봅니다...
오늘 비록 날씨는 더웠지만 가을이 오는 소리를 들으며 몸과 마음이 넉넉하고 편안하게 들길을 걸어왔던 것 같습니다...문자 그대로 "들녘길"이 되었네요...이름을 참 잘지은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은, 마령면사무소 소재지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가게가 하나도 없어서 좀 힘들었습니다...물론, 식사할 곳도 없구요...
오전에 일찍 시작하여 마무리를 했기 망정이지 아님 굶으며 걸을 길이 될 뻔했습니다...
여기서 제수씨가 차를 가져와서 전주시내로 들어가다 간단히 점심을 먹고 터미널로 가서 동생 부부와 작별을 하였습니다...
화장실서 옷을 갈아입은 다음 표를 사러가니 엥...! 버스표가 없어서 다음 차편을 끊고 대신 커피 한 잔에 도너츠를 먹으며 잠시 여유를 즐겨봅니다...
벌초객들이 많아 고속도로가 엉망이라고 했지만 다행히도 버스는 4시간 조금 넘어 잘 도착했습니다...
이제 다음 10월 첫주에는 연휴를 이용하여 3,4,5구간을 모두 걸어볼 예정입니다...
첫댓글 내년쯤 고원길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많은 도움이 됩니다..
편안한 고원길 이어가시길 기원 합니다..
넵! 감사합니다...매월 첫주를 이용하거나 연휴를 이용하게 되어 갑니다...자료는 글과 지도로 남겨두겠습니다...
참으로 이쁜 길이지요?
처음 보신 꼬투리가 까맣게 익어가던 것은 팥이 아니라 녹두입니당~~~^*^
길들이 참 좋네요...글구 역시 너무 아는체를 했나봅니다...녹두...잘 기억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
고원길입니다.
재미있게 봤습니다.
헌데 6구간은 당분간 미개통이니 건너 뛰시기를 제안합니다. ^^
안녕하세요? 이제 매월 첫주 가게 되었네요...6구간 임도길에 문제가 있나보네요...저는 무척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ㅠ 다른 곳들은 괜찮나요? 시그널이 잘 되어 있었으면 좋겠는데...
@남저 네. 6구간은 임도 뒷부분이 전원주택 공사 관계로 어지럽습니다. 예초도 뺏구요.
1-4구간을 제외하고 100프로 정비는 아닙니다. 6을 제외하고 올해까지 마무리 될 듯 합니다.
@정병귀 아아...여기까지 전원주택공사가...ㅠ 길에 리본같은 시그널이라도 잘 붙어있으면 좋겠습니다...지도보며 숙지를 잘해서 가야겠군요...그래도 다음지도에서 트랙을 제공하고 있으니 다행입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