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텔리어] 04 - 그들이 만났을 때
S#1. 서울호텔 전경. (밤)
S#2. 사무실.
혼자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 태준. 그 얼굴에서
플랫쉬 백 되는 3부 마지막장면, (진영과 동혁이 마주보고 있는 모습)
왠지 씁쓸하게 한번 웃는데 노크소리.
태준 : 네.
문이 열리면서 안으로 들어서는 영재.
태준 : 들어와.
영재 : (문을 닫고 주춤 들어서면)
태준 : 친구들은.
영재 : 둘 다 술이 많이 취해서.. 골아떨어졌어요.
태준 : 앉아.
영재 : 됐어요. 할 말이나 어서 하세요.
태준 : (본다. 보며) 오늘밤 그 방에서 일어났던 일. 그거 아주 심각한 범죄라는거 알지?
피해자가 원하면 당장 내일이라두 경찰에 신고할수밖에 없는 상황이야.
영재 : ...
태준 : 사장님 돌아가신지 얼마나 됐다구 너 벌써 이래? 어머니한테 미안하지두 않아?
영재 : 형이 우리 집안문제까지 들먹일필요 없잖아요.
태준 : 좀 더 어른스럽게 행동하란 뜻이야. 이제 넌 니 행동엔 책임질 나이가 됐으니까.
영재 : (어이없이 픽 웃더니) 미안해요. 원래 난 못난놈이잖아요. 세상에서 둘도 없는 문제아에 구제불능이요.
태준 : (보면)
영재 : 태준형이나 아버지같은 사람들하군 근본적으로 틀린놈이예요 난. 그러니까 자꾸 날 그런 부류에 집어넣지 마세요.
태준 : 도대체 뭐가 불만이야.
영재 : (보더니) 형이요.
태준 : ...뭐?
영재 : 형하구 아버지요!
태준 : (보면)
영재 : 태준형이 아버지앞에 나타나면서 난 사사건건 비교만 당하구 살았어요.
넌 왜 그것밖에 안돼냐 태준이 형 반만 따라가봐라.. 아버진.. 날 한번도 인정해준적이 없었어요. 알아요?
태준 : (본다. 보면)
영재 : 난 한태준이 아니라 최영재예요. 형이랑은 똑같아질 수 없는 사람이라구요.
그러니까 더 이상 내 인생에 끼어들지 마세요. 아셨어요? (그러더니 돌아서서 나간다. 나가는데 그 뒤로)
태준 : 그러니까 너두.. (보며) 내가 돌아온게 반갑지 않은거구나. 그렇지?
영재 : (뒤돌아 선채 잠시 멈칫..하더니 그대로 나간다)
쿵.. 닫히는 문. 태준, 잠시 멍하니 닫힌 문을 바라보다가 힘없이 책상에 걸터앉는다.
S#3. 동혁의 방 (밤)
꼬냑잔을 들고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동혁, 방안을 천천히 왔다갔다하더니 수화기를 들어 번호를 누른다.
S#4. 엄실장의 방.
자가 깬 부시시한 모습으로 수화기를 집어든다.
엄실장 : 아.. 예. (얼른 스탠드를 켜고 시계를 보면 새벽 두시다. 졸려 죽겠는 표정으로)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말씀하세요.
S#5. 동혁의 방.
동혁 : 이번에 새로 온 총지배인 말인데. 그래 한태준. 그 사람에 대해서 알아봐. 출생, 가족사항, 경력까지 빠짐없이 조사해서
내일까지 보고받을 수 있도록. 그래.
S#6. 엄실장의 방.
엄실장 : 네. 알겠습니다. (수화기를 내려놓더니 벅벅 머리를 문지르며) 어우.. 이 괴물. 잠두 없어 어떻게..
(그러면서 도로 침대에 풀썩 쓰러진다)
S#7. 다시 동혁의 방.
한쪽 소파에 앉는 동혁. 다시 꼬냑을 한모금 들이키며 창밖을 바라본다. 시선에서.
S#8. 진영의 아파트. (새벽)
자명종 소리.
S#9. 진영의 방.
이불을 머리끝까지 푹 눌러쓴 채 손만 꺼내 더듬더듬 소리가 나는 시계를 찾아 툭 버튼을 누른다.
(시계는 새벽 다섯시를 가르키고 있다) 동시에 으으...! (괴성) 소리를 내며 힘겹게 일어서는 진영.
온통 산발이 된 머리모양 그대로 눈을 감은채 침대에서 내려와 문쪽으로 걸어간다.
가다가 쿵.. 벽에 한번 부딪히고 더듬더듬 문고리를 잡아 열고 나간다.
S#10. 거실.
여전히 눈을 감은채로 몽유병 환자처럼 욕실을 찾아가는 진영. 한두번 더 부딪힌 다음에야 욕실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는다.
잠시 후, 다시 활짝 열리는 욕실 문. 진영, 얼굴만 내밀고 킁킁 냄새를 맡는 순간 눈이 번쩍 뜨인다.
진영 : 어? 무슨 냄새야? (그러면서 주방을 보면)
S#11. 주방.
식탁에 맛갈스럽게 차려진 음식들.
진영 : 어! 밥이다!
제니 : (아직도 불앞에서 뭔가 만들며) 일어나셨어요?
진영 : 어. (얼른 손으로 이것저것 집어먹어보며) 음.. 맛있다.
제니 : 냉장고안에 이것저것 있는걸루 만들어봤는데.. 먹을만 해요?
진영 : 이걸 다 니가 만들었다구? 야아. 제니한테 이런 솜씨가 다 있었구나. (자리잡고 앉아서 몇점 더 집어먹다가 문득 떠오른듯)
제니야. 너어. 우리 호텔 주방에서 한번 일해보지 않을래?
제니 : (? 돌아본다)
진영 : 요리사 수업두 받구, 일해서 용돈두 벌구.. 우리 호텔 주방장, 성질이 좀 고약해서 그렇지 속정두 깊구 괜찮은 분이거든.
어때? 생각 있어?
제니 : (생각하더니 얼른 고개를 끄덕여본다)
진영 : 좋아. 오늘 당장 가서 한번 얘기해볼께. (다시 먹다가) 근데 남는거 좀 없니?
제니 : (? 보면)
S#12. 태준의 방앞 복도.
제니가 싸준 도시락가방을 들고 태준의 방쪽으로 오는 진영. 똑똑똑 문을 노크한다. 아무대답이 없다. 다시 한번 똑똑똑..
S#13. 태준의 방안.
깊이 잠들었던 윤희, 뒤척이며 돌아눕는다. 그러면서 이불을 끌어당겨 얼굴까지 폭 뒤집어쓰면.
S#14. 태준의 방앞 복도.
진영, 복도 양쪽을 조심스럽게 살피더니 자신의 마스터키로 문을 연다.
찰칵 문이 열리면 마지막으로 한번 더 복도 양쪽을 살펴본 뒤 아무도 없는걸 확인하고는 재빨리 안으로 들어간다.
S#15. 태준의 방안.
이불을 뒤집어쓰고 자는 윤희의 뒷모습.
진영, 도시락을 한쪽 테이블에 조심스럽게 놓고 침대에 살짝 걸터앉아서 한번 쿡 찔러본다. 뒤척이는 윤희.
진영, 재밌어서 쿡쿡 더 찔러본다. 그러자 누워있던 윤희 부시시 움직이며 이불속에서 얼굴을 드러낸다.
윤희 : 누구야..
진영 : !!! (순간 화들짝 놀라 벌떡 일어나서는 뒤로 두어걸음 물러나 본다)
윤희 : (본다, 아직 잠이 덜 깬 표정으로) 누구세요?
진영 : (귀신이라도 본것처럼 빤히 쳐다보더니) 아.. 죄송합니다 손님. 다른방으루 착각했나봐요. 정말 죄송합니다.
그러면서 황급히 도시락을 챙겨들고 나간다. 문을 열고 나서다가 멈칫.. 다시 방을 확인한다. 맞는데..?
다시 윤희를 돌아보며
진영 : 저기.. 여기 총지배인님 방이 맞는데... 어떻게 들어오셨어요?
윤희 : (주위를 둘러본다. 그러더니) 잘.. 모르겠는데요. (그러면서 진영을 빤히 본다)
진영 : (멍하니 본다. 보면)
S#16. 사무실.
쿵! 문을 거칠게 닫으며 안으로 들어서는 진영.
책상에 다리를 올리고 의자에 파묻혀 잠이 들었던 태준. 그 소리에 짐짓 잠에서 깬다.
진영, 태준을 보더니 곧장 그 앞으로 다가가 쿵! 도시락을 내려놓는다.
태준 : (찌뿌드한 표정으로 발을 내리며) 그게 뭐야?
진영 : 도시락. 제니가 만들어준거야.
태준 : 그래? (반가워서 도시락으로 손을 뻗는데)
진영 : (턱 그 위로 손을 올려놓는다)
태준 : (? 보면)
진영 : 그 여자 누구야?
태준 : 그 여자?
진영 : 태준씨방, 태준씨 침대에서 태준씨 잠옷입구 자는 그 여자.
태준 : (그제야) 아아..
진영 : 아아?
태준 : 신경쓸 일 아니야. 밥이나 먹자. (그러면서 다시 도시락을 가져오려는데)
진영 : (다시 세게 도시락을 끌어당기며) 도대체 생각이 있는 사람이야? 그렇게 당하구두 또 여자냐구.
태준 :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니까.
진영 : 호텔 객실만 해두 육백스물세개야. 그 중 사백스물두개의 방에 손님이 들었구 나머지 이백 한개의 방이 비어있었어.
아무리 그럴만한 사정이 있다 쳐두 그래. 어떻게 태준씨방에다 여잘 재워?
태준 : 됐어 그만하자.
진영 : 그러다 다른 직원눈에 띄기라두 하면 어쩔거야.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리는거 이제 지긋지긋하지두 않어?
태준 : 지긋지긋해!
진영 : (멈칫)
태준 : 그러니까 그 놈에 여자얘긴 좀 그만 듣자. 어? (그러더니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진영 : (본다. 그러다 생각난듯 얼른 도시락가방 들어보이며) 도시락 안먹을거야?
태준 : (그대로 쿵! 문을 닫고 나가버린다)
진영 : (본다. 훅! 앞머리를 불어제끼면)
S#17. 직원전용 통로.
일단 밖으로는 나왔지만 소리친것에 곧바로 후회하며 나온문을 돌아본다. 그 때
남자직원 : 총지배인님.
태준 : (돌아본다)
S#18. 직원전용통로 일각.
출근하는 오형만, 지나가는 직원들의 인사를 받으며 걸어온다.
사무실쪽으로 코너를 막 도는데 저편으로 남자직원과 뭔가 은밀히 얘길 나누는 태준이 보인다. 뭐지?
오형만, 괜히 한쪽벽에 붙어 두 사람쪽을 살핀다. 그 두 사람에게서 왠지 미심쩍은 냄새가 나는데...
S#19. 태준의 방.
똑똑똑..
윤희 : (돌아보며) 네.
종이가방을 하나 들고 안으로 들어서는 태준. 윤희, 주춤.. 자리에서 일어나 보면
태준 : 잘 쉬었어요?
윤희 : 네.. (보며) 어젠 감사했어요.
태준 : 갑자기 정신을 잃길래 일단 내 방으로 데려왔어요.
객실로 옮기게 되면 아무래두 이사람 저사람 눈에 띄게되고 여러가지로 번거로울거 같아서요.
윤희 : 네에.
태준 : 일단 경찰에 알리진 않았는데.. 어떡할까요.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대신 신고해줄 수 있는데.
윤희 : 아뇨. 됐어요. 그럴거 없어요.
태준 : (보면)
윤희 : 고의루 그런것두 아니구.. 다들 술이 너무 취해서 생긴일이예요. 그런일루 괜히 문제 만들고 싶지 않아요.
(태준을 보며) 어젯밤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아무일두요.
태준 : (본다. 보더니) 무슨뜻인지 알겠어요. (그러더니 들고 있던 가방을 내준다) 이거.. 간단한 티하고 청바지를 하나 샀어요.
옷이 필요할거 같아서. (주고) 그럼.. (돌아서서 나가는데)
윤희 : 고마워요.
태준 : (돌아보더니) 조심해서 돌아가요. (밖으로 나간다)
윤희, 태준이 나간뒤에 나즉히 한숨을 내쉰다. 가방안에 옷을 꺼내 보면 나오는 청바지와 면티.
순간 윤희, 면티에 그려진 귀여운 캐릭터 그림을 보고 픽 웃는다.
S#20. 태준의 방이 보이는 복도 일각.
방에서 나와 반대편으로 가는 태준이 보인다.
살며시 고개를 내밀고 멀어지는 태준을 확인한 뒤 굳게 닫힌 태준의 방을 바라보는 오형만. 그 때
순정 : 여기서 뭐하세요?
오형만 : (제풀에 놀라 돌아보며) 아.. 이순정씨.
순정 : (오지배인이 보는 쪽을 흘낏 보더니) 지금 뭘 염탐하구 계신거예요?
오형만 : 어허. 염탐이라뇨. 거 말조심해요. (행여나 누가 들을까 주위를 살피면)
순정 : 이것보세요 오지배인님. 아무리 그래두 이번 총지배인 결정은 절대루 번복되지 않아요. 이미 게임 오버라구요. 상황종료!
이 정도면 인정할거 인정하구 깨끗하게 받아들이셔야죠.
오형만 : 인정하긴 누굴 인정해요. 허 참.. 뭘 몰라두 한참 모르는구만.
순정 : 내가 뭘 모른다는거예요? (하는데)
그 때 달칵! 소리. 오형만과 순정, ? 동시에 돌아보면 태준의 방에서 나오는 윤희,
순간 순정,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빤히 쳐다본다. 그럼 그렇지! 오형만 회심의 미소로 보면
윤희, 그 두 사람이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걸어가면
오형만 : 바로 저거요. 저게 바루 한태준의 실상이예요. 이제 알겠어요?
순정 : (비틀..!)
S#21. 테니스 장.
텅! 텅! 테니스를 치고 있는 동혁.
그 한쪽으로 운동과는 전혀 상관없는 양복에 바바리 차림으로 서류뭉치까지 들고 나타나는 엄실장.
지나가는 짧은 반바지 차림의 여자들을 흘끔흘끔 쳐다보면서 동혁쪽으로 걸어온다.
S#22. 일각.
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걸어들어오는 동혁. 그 옆으로 음료수병을 들고 따라오는 엄실장.
동혁 : 알아봤어?
엄실장 : (파일을 내밀며) 꽤 실력있는 친구든데요.
동혁 : (걸어오면서 파일을 넘겨보면)
엄실장 : (손에 든 음료를 빨대로 쪽쪽 소리나게 빨아먹으면서) 호텔 직원들 몇몇한테도 물어봤는데요.
한두사람 빼고는 대부분 호의적이드라구요. 흠집이 있다면 삼년전에 있었던 스캔들이 전분데..
그게 아주 치명타였던것 같습니다. 그것 때문에 호텔까지 관뒀었다는데요.
동혁 : (파일을 계속 들춰보는 위로)
엄실장 : 하여튼 오나가나 그 여자들이 문젭니다. (그러면서 곁눈질로 조깅하며 지나가는 여자의 다리를 흘끔 본다)
S#23. 로비.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로비를 빠져나가는 윤희.
그 때 한쪽에서 제복을 입고 걸어오던 영재, 윤희를 발견한다. 얼른 그 앞으로 다가서는데
윤희, 차갑게 외면한 채 지나쳐버린다. 영재, 안타깝게 본다. 로비쪽으로 걸어가는 윤희의 뒷모습.
S#24. 로비 입구.
윤희 막 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한때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밀고 들어온다.
윤희 그들을 피해 한쪽으로 물러서다가 그만 누군가와 부딪히고 만다.
그 바람에 가방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안에 있는 것들이 와르르 쏟아진다.
또르르 굴러떨어지면서 동혁의 신발에 와 부딪히는 약병.
약병을 주워드는 손을 따라올라가면 동혁이다. 동혁, '루미날'이라고 써 있는 것을 보는데
순간 탁 채들어가버리는 윤희, 그 약병을 다른 소지품들과 함께 가방에 집어넣는다. 그러자
엄실장 : 이봐요 아가씨. 사람이 부딪혔으면 사과를 하든가 해야지 매너없이 뭐 그래?
윤희 : (물건을 다 주워담은뒤 다시 일어서며) 피차 잘못한건 마찬가지 아닌가요?
엄실장 : 뭐야? (하는데)
동혁 : (손을 들어 엄실장을 막으며 매너좋게) 미안해요. 미처 못봤어요.
윤희 : 미안해요. 저두 미처 못봤네요.
동혁 : (보면)
윤희 : (그대로 문을 열고 나가버린다)
엄실장 : (뒤에 대고) 요즘 애들 싸가지 없는건 하여튼. 나이두 어려보이는게 벌써부터 호텔이나 들락거리구.
어이구. 싹수가 훤하다 훤해.
동혁 : (픽 웃고는 별관심 없이 돌아서서 가던길 간다)
역시 별관심없이 멀어지는 윤희의 뒷모습에서.
S#25. 김복만의 집 전경.
대문을 열고 들어서는 윤희. 마당까지 일부러 뛰어나와 맞이하는 가정부.
가정부 : 아이구 어쩐 일이예요. 안하던 외박을 다하구.. 회장님이 얼마나 역정내셨는지 아세요?
세상에 그렇게 화내시는거 첨봤네..
윤희 : (일단 들어오긴 했지만 걱정이 스친다, 안쪽을 보면)
S#26. 거실. (또는 아침정원)
말없이 신문을 보고 있는 김복만회장.
그 뒤로 들어서는 윤희. 김복만의 뒷모습을 보고 주춤하다가 용기를 내서.
윤희 : 저 들어왔어요.
김복만 : ...
윤희 : 죄송해요. 걱정 많이 하셨죠.
김복만 : ... (대꾸없이 신문만 넘겨보면)
차가운 아버지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윤희 그대로 고개를 숙인채 이층으로 올라간다. 그러다 멈칫..
다시 고개를 들더니 홱 돌아본다. 보며
윤희 : 어제 저.. 그 자리에서 꼬박 두시간 넘게 기다렸어요.
김복만 : ...
윤희 : 알아요. 아버지 바쁘시다는거. 일 때문에 저녁 약속 취소될 수 얼마든지 있을 수 있어요. 이해해요. 하지만..
(간격을 두고 보며) 전화는 해주셨어야 했어요. 적어두 다른 아버지 같았다면.. 딸생일 날 두시간이 넘도록
혼자 기다리게 하진 않았을거예요.
김복만 : ...
윤희 끝까지 돌아보지 않는 아버지를 원망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더니 그대로 올라가버린다.
그제야 보던 신문을 내려놓는 김복만. 쓰고 있던 안경을 벗으며 딸이 올라간쪽을 잠시 쳐다보더니.
김복만 : 안성댁!
가정부 : (얼른 부엌에서 뛰어나온다) 네. 회장님.
김복만 : 윤희, 아침 챙겨멕이게.
가정부 : 네 회장님. (다시 안으로 들어가면)
김복만 : ... (표정없이 다시 위층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S#27. 윤희의 방.
안으로 들어선 윤희, 힘없이 침대에 걸터앉는다. 그 때 침대위에 놓인 생일선물을 본다.
윤희, 열어보면 그 안에 들어있는 귀금속 세트. 보며
윤희 : 그래요. 이게 아버지 방식이죠. 뭐든지 돈으루 때우는거.
윤희, 표정없이 바라보더니 그대로 두껑을 덮어 한쪽에 툭 던져버린다.
S#25. 호텔전경.
S#26. 주방안.
음식준비를 하느라 바쁜 풍경속에서.
S#27. 주방장 사무실.
제니가 만들어준 도시락의 맛을 보고 있는 노주방장. 그 옆에서 멍청히 한쪽벽만 바라보고 앉아있는 진영.
노주방장 : (흘끔 보더니) 무슨 일 있어?
진영 : 네? (돌아보더니) 아니예요 무슨일은..
노주방장 : 아까는 한태준이가 와서 그러구 앉았다 가더니만.. 번갈아가며 왜들 그래? 또 싸웠어?
진영 : 아니예요. (그러면서 분위기 바꿔) 도시락 어떠세요? 입에 맞으세요?
노주방장 : (대꾸없이 먹기만) 식긴했지만 뭐 그런대루..
진영 : 그거 만든 친구 한번 만나보지 않으실래요? 정식으루 교육받은적두 없는데 꽤 소질있어 보이더라구요.
노주방장 : 몇살인데.
진영 : 스물 둘이요. 한국 나이루 스물셋이예요.
노주방장 : 군댄 갔다왔구?
진영 : 여자예요.
노주방장 : (흘끗 보더니) 안돼.
진영 : 네?
노주방장 : 여자는 안돼.
진영 : 여자라서 안되는게 어딨어요? 요즘 세상에..
노주방장 : 주방은 군대하구 똑같애. 남녀가 평등해질 수 있는데가 아니야.
진영 : 그래두 한번만 만나보세요 네?
노주방장 : 귀찮아. 더 이상 말시키지마. (그러면서도 도시락은 끝까지 닥닥 긁어서 먹는다)
어이구 이 고집쟁이.. 곱게 흘겨보는데 그 때 지직. 무전기 소리. 진영, 받아든다.
진영 : 네. 당직지배인 서진영입니다. (듣다가) 네?
S#28. 객실.
룸메이드들, 어쩔줄 몰라하며 서 있는 뒤로 들어서는 진영.
진영 : 무슨 일이예요?
룸메이드1 : 그게요. 손님이 반지를 잃어버렸대서..
여손님 : 당신이 여기 총지배인이야?
진영 : 당직지배인입니다.
여손님 : 당직이구 뭐구 다 필요없구. 가서 총지배인 불러와.
진영 : 손님. 호텔내에서 일어나는 일차적인 문제는 저희가 처리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저한테 말씀을 하시죠.
여손님 : 저기 저 아줌마들이 청소하고 나간뒤루 내 반지랑 시계가 안보여요 지금.
그래서 혹시 봤냐구 물어봤더니 딱 잡아떼드라구 글쎄.
진영 : (룸메이드들 돌아보면)
룸메이드1 : 진짜 못봤어요. 손님 귀중품엔 손 안대요 저희들은.
여손님 : 그럼 한시간전까지만 해두 있던 반지가 왜 갑자기 없어졌어? 당신들이 훔쳐간게 아니면 발이 달려 도망갔나? 어?
진영 : 손님 일단 진정하시구요. 잃어버리신 물건은 최대한 찾아보겠습니다.
하지만 일단 분실하신 물건에 대한 책임은 저희가 지지 않습니다.
여손님 : 뭐 이런 정떨어지는 호텔이 다 있어? 아니 호텔안에서 물건을 잃어버렸는데 호텔이 책임을 안지다니.
그런 무경우가 어딨냐구!
진영 : 호텔규칙상 그렇습니다. 손님. 죄송합니다.
여손님 : 호텔규칙이구 나발이구 나 그런거 모르니까 내 반지나 찾아내. 그게 얼마짜린줄 알구나 이러는거야? 어?
진영 : (본다. 답답하군..)
S#29. 복도.
밖으로 나오는 진영과 룸메이드들.
진영 : 화장대 뒤나 침대옆에두 다 찾아봤어요?
룸메이드1 : 욕실하구 쓰레기통까지 전부 다 찾아봤어요.
진영 : 골치아프게 생겼네. 쉽게 넘어갈 손님이 아니든데.. (한숨. 그러다 둘러보며) 근데 이순정씨는 어디갔길래 안보여요?
룸메이드1 : (슬쩍 룸메이드2를 쳐다보며 난처해하는 기색)
진영 : (?보면)
S#30. 린넨실. (침대보나 객실용품을 보관해두는 장소)
훌쩍훌쩍 울고 있는 순정. 휴지로 코를 확 풀어제끼고 다시 계속 훌쩍거리며
순정 : (설움에 겨워) 이건 배신이야. 삼년을 기다려왔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럴수 있어? 어떻게 나를 두구 다른 여자를..
그러면서 또 코를 흥! 푸는데 달칵! 문이 열리면서 안으로 들어서는 진영.
순정, ? 코를 풀다말고 쳐다보면
진영 : 지금 여기서 뭐하구 있어요?
순정 : (마저 킁! 다 풀고) 보면 몰라? 울구 있잖아.
진영 : 객실에서 물품분실사고가 일어났는데 관리과장이 사태수습은 안하구 대체 이런데서 무슨 궁상이예요?
순정 : 뭐? 궁상?
진영 : 이런데 쳐막혀 울구 짜는데 그게 궁상이지 뭐예요?
순정 : (발끈해서 벌떡 일어나더니) 야! 너! 지금 말 다했어? 이게 보자보자하니까.. 그래 당직지배인 되면 아래위도 없구 선배두
없니? 아무리 실력이 먼저구 직위가 먼저인 세상이라지만 그래두 나이로 보나 경력으로보나 하늘같은 대선배야. 알아?
진영 : 선배면 선배답게 행동하세요.
순정 : 뭐?
진영 : 끄떡하면 지시사항 무시하구 소문이란 소문, 이리저리 다 옮기고 다니구
애들처럼 편갈라서 부서마다 감정싸움이나 시키구. 그러다 문제 생기면 자기 혼자만 쏙 빠지구.
순정 : (부들부들 떨며) 너... 너..
진영 : 가슴에 손을 얹구 생각해보세요. 본인이 얼마나 유치하고 얌체같은 사람인지.
순정 : (순간) 야아아아! (그러더니 그대로 진영의 머리채를 휘어잡는다)
동시에 한데 엉켜 난투극을 벌이는 두 여자.
난투극소리에 안을 들여다보던 룸메이드들, 입을 쩍 벌리고 보더니 재빨리 뛰어들어 말린다.
(짧은 경과)
머리며 옷이며 완전히 엉클어져서 씩씩거리고 보는 순정. 역시 흩어진 머리에 입술까지 터져서 씩씩거리고 노려보는 진영.
진영 : 앞으로 한번만 더 직무태만으로 걸리면 그 땐 총지배인실루 보고서가 올라갈거예요. 똑바루 하세요.
(그리고는 그대로 돌아서서 나가버린다)
순정 : 나쁜 기집애.. (흘겨보던 표정 점점 무너지더니 훌쩍거리며) 아퍼 죽겠네.. (그러면서 긁힌 손목을 쓰다듬는다)
S#31. 직원전용통로.
걸어오는 진영. 머리도 엉망이고, 입술은 터져있고, 소매며 블라우스 단추까지 다 튿어진 상태.
진영도 역시 많이 아픈듯, 얼굴을 찡그리며 막 코너를 돌다가 누군가와 부딪힌다.
진영, 아야! 쳐다보는데 태준, 눈이 휘둥그레져서 진영을 본다.
진영, 자기도 모르게 얼른 머리부터 매만지다가 순간 단추가 튿어진 가슴부위로 시선이 간다. 얼른 두 손으로 여미면.
태준 : (놀라서) 무슨 일이야? 왜 그래?
진영 : (본다. 무안하고 챙피해서 그대로 지나쳐가는데)
태준 : 진영아.. 아니. 서지배인.
진영 : (지나다 걸음을 멈춘다. 돌아보지 않은채로 대답만) 네. 말씀하세요.
태준 : (본다. 보더니) 아까 소리친거 미안해요.
진영 : ...
태준 : 어젯밤에 작은 사고가 있었는데.. 사람들 모르게 해결하려다 보니 그렇게 된거야. 그리구 그 여잔.. 영재친구야.
진영 : (흘끗 돌아보더니 그대로 가던길 간다)
태준 : (한숨. 쉬운게 하나두 없군)
S#32. 탈의실.
거울을 보면서 여분의 블라우스로 갈아입고 헝클어진 머리를 만져가며
진영 : 바보. 진작 말해주면 어디가 덧나냐? (그러면서 깨진 입술 한번 만져본다. 아프다.. 찡그리는데)
그 때 안으로 들어오는 미희(여직원1)
미희 : 어? 여기 계셨네요.
진영 : (올나간 스타킹을 갈아신으며) 어. 왜?
미희 : 아까 프론트에서 서지배인님 찾았었는데.
진영 : 프론트에서?
미희 : 투숙객중 한분이 찾으신대요. 17층에 묵는 분이라든데..
진영 : (본다. 이미 누군지 알고 있다..)
S#33. 동혁의 방앞.
똑똑똑 노크하는 진영.
엄실장 : (안에서) 누구세요.
진영 : 네. 서진영입니다.
문이 열리면서 나타나는 엄실장.
엄실장 : 어서 들어오세요. 기다리구 계십니다.
진영 : (보면)
S#34. 동혁의 스위트 룸 안.
안으로 들어서던 진영, 순간 발걸음을 멈추고 보면
한쪽 흰 테이블보에 붉은색 장미로 장식한 식탁이 차려져있다. 그 때 뒤에서
동혁 : 또 늦었군요.
진영, 소리에 돌아보면 이제껏 양복차림으로만 있던 동혁이 크림색 스웨터에 깨끗한 면바지차림의 편안한 분위기로 등장.
진영, 가슴이 쿵쿵 뛰는걸 누르며
진영 : 저.. 다른 객실에 급한 일이 생겨서요..
동혁 : 아직 점심 전이죠? 진영씨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그냥 불란서 요리로 시켜놨는데..
진영 : 네? (식탁을 한번 보더니) 죄송합니다. 업무시간엔 호텔내에서 손님하구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수가 없게 되있어요.
동혁 : 그래요? 그럼 다른데로 나갑시다. 그건 괜찮죠?
진영 : (난처해서 보면)
동혁 : (외투를 걸치며) 근처에 잘 아는집 있어요?
진영 : (보면)
S#35. 칼국수 집.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다. 오며가며 부딪히는 사람들도 익숙하지 않고 왠지 비위생적인 식당분위기도 익숙지 않은 동혁,
맞은편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맛있게 칼국수를 먹고 있는 진영을 본다. 문득 동혁의 시선 의식하고.
진영 : 안드세요?
동혁 : (젓가락을 들며) 먹어요.
진영 : 여기에다요 이거 양념장 넣어서 먹으면 진짜 맛있어요. (직접 다대기를 동혁의 칼국수에 넣어주며)
이태리에서 물건너 온 스파게티같은건 쨉두 안된다니까요.
동혁 : (젓가락으로 휘 저으며 웃는다)
진영 : (그 웃음을 보고 조심스럽게) 왜요? 왜 웃으세요?
동혁 : 모르겠어요. 진영씰 보고 있으면 자꾸 웃음이 나와요.
진영 : (순간 심각..) 제가.. 그렇게 웃기게 생겼어요?
동혁 : (본다. 또 웃는다)
진영 : .... (젓가락을 든 채 썰렁하게 본다)
S#36. 야외 일각.
봄볕을 쬐며 나란히 걸어오는 동혁과 진영. 진영, 햇빛이 좋은지 고개를 들고 숨을 크게 들이쉰다.
동혁, 그런 진영을 보며
동혁 : 호텔에서 일하는거 힘들지 않아요?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을 상대해야 할텐데..
진영 : 당연히 힘들죠. (동혁을 보며) 동혁씨가 묵는 스위트룸이 하루에 얼마짜린지 알아요? 우리가 받는 한달 월급보다두 훨씬
비싼곳이예요. 그런 손님들을 상대하면서 우리는 삼천오백원짜리 칼국수로 점심을 때우죠. 손님앞에선 어떤 궂은 일에두
싫은 기색을 하면 안돼요. 필요한게 있으면 손발이 닳도록 뛰어다녀야 하구요. 그러면서도 고맙다는 말보단
불평하는 소릴 더 많이 들어요. 그런데두 다들 보람을 느끼면서 일해요. 프로들이니까요.
동혁 : 불공평하단 생각은 안해봤어요?
진영 : (본다)
동혁 : 하루치 방값으로 한달 월급보다 많은 돈을 뿌려대는 사람들 보면서 불공평하다는 생각 안들었냐구요.
진영 : 처음엔 그랬지만 지금은 아니예요. 어차피 그 사람들한텐 그 사람들만의 인생이 있는거구
나한텐 나만의 인생이 있는거니까.
동혁 : (본다)
진영 : 그 사람들이 아무리 돈이 많아두 내가 느끼는 행복을 살수는 없는거잖아요. 안그래요?
동혁 : (보면)
진영 : (얼른 분위기를 바꾸며) 참, 서울은 처음이라고 하셨죠? 저희 호텔에 시내투어 프로그램이 있는데..
한번 이용해보시겠어요?
동혁 : 그러죠.
진영 : 안내책자 올려보내드릴께요. (웃으면서 다시 가던길 간다)
동혁 : (아주 잠시.. 따뜻한 눈빛으로 진영을 바라본다. 시선에서)
S#37. 동혁의 방안.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 동혁, 그 뒤로 프레임-인 되는 엄실장.
엄실장 : 부르셨습니까.
동혁 : ...
엄실장 : ? (보면)
동혁 : 엄실장. 엄실장은 행복이 뭐라구 생각해.
엄실장 : 네? 행복이요? (뜬금없는 질문에 잠시 간격을 두고) 글쎄.. 돈 잘벌고 잘먹고 사회적으로 명예도 얻고.
뭐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근데 갑자기 그건 왜...
동혁 : 그냥.. 갑자기 궁금했졌어.
엄실장 : (싱겁게 쳐다보는데)
동혁 : (이내 돌아서서 책상앞으로 오더니) 할 일이 있어.
엄실장 : (보면)
동혁 : 이 호텔 이사중에 우리편이 될수 있는 사람을 알아봐.
엄실장 : 이사..를요?
동혁 : 그래. 한태준이 총지배인 되는걸 막을 수 있는 사람으루.
엄실장 : (보면)
동혁 : (어느새 예의 그 냉정한 표정으로 돌아와있다)
S#38. 로비.
주주1, (이하 김이사) 바쁜 걸음으로 성큼성큼 걸어들어온다. 그러더니 한쪽에 서 있는 직원에게 다가가
주주1 : 이봐. 오지배인더러 좀 보자구 전해.
직원 : 네.
S#39. 직원회의실.
안으로 들어서는 오형만. 커다락 회의용 테이블앞에 앉아 기다리고 있는 김이사(주주1)를 본다.
오형만, 얼른 예를 갖춰 공손히 인사를 하고
오형만 : 부르셨습니까 김이사님.
김이사 : 앉게.
오형만 : 예. (얼른 한쪽에 앉으면)
김이사 : 새로온 총지배인이 한태준이란 얘기가 있든데 그게 사실인가?
오형만 : (비장하게) 사실입니다.
김이사 : 허 참.. (기막힌 표정을 지으면)
오형만 : 저희도 그저 기가 맥힐따름입니다. 이런 말도 안되는 인사행정에 내부적으로도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습니다만
워낙 윤동숙사장님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서 말이죠.
김이사 : 사업에 사자도 모르는 여자가 집안에서 살림이나 할것이지 무슨 호텔경영을 하겠다구..
오형만 : 거기다 더 기막힌 일이 있습니다. 한태준이 그 사람, 아직두 정신 못차리구 오자마자부터 또
여잘 불러들이고 있다는 겁니다. 도대체 개과천선의 기미가 전혀 보이질 않구 있단 말이죠.
김이사 : 아니 여자땜에 쫒겨난 놈이 또 여잘 불러들여? 자네. 그 얘기 확실한건가?
오형만 : 총지배인 방에서 여자가 나오는걸 제 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다. 같이 본 증인까지 있습니다.
김이사 : (잠시 생각하더니) 자네. 증거를 확보할 수 있겠나?
오형만 : 네?
김이사 : 여자가 총지배인방에서 나온 증거 말일세. 그것만 있으면 한태준이고 나발이고 당장 호텔에서 내쫒을 수 있어.
오형만 : (본다. 보더니) 구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씩 웃는 표정에서)
S#40. 보안경비실.
cctv들이 비추는 각 층의 복도들이 여러대의 모니터에 비춰지고 있고
그 한쪽에서는 보안직원1(40대 초반)이 아침에 녹화된 부분을 되감기하고 있는 중이다.
오형만, 뒤에서 팔짱을 낀 채 지켜보고 있다. 순간 어떤 화면이 빠르게 지나가자
오형만 : 거기.. 다시 앞으로 돌려봐.
보안직원1 : (화면을 돌리면)
오형만 : 그래 그거. 흰색티 입고 나오는 여자..
보안직원, 되감은 뒤 다시 재생하면. 총지배인실에서 나오는 윤희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져있다.
오형만 : 됐어! (얼굴 가득 번지는 승리의 미소에서)
S#41. 호텔전경. (저녁)
붉게 저녁노을이 지고 있다.
S#42. 태준의 사무실.
책상위에 수북히 쌓인 장부와 서류들. 태준, 셔츠차림으로 장부들을 점검하면서 가끔 뭔가 적고 있다.
그러다 볼펜을 툭 던지면서 긴 한숨.. 그 위로.
태준E : 지난 삼년동안 성수기 두세달을 제외한 평균 객실 점유율이 60%도 안되더군요.
S#43. 사장실.
윤동숙 보고서들을 쳐다보는 맞은편에서
태준 : 손익분기점이 70에서 75프론데 크게 밑돌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상태로 2년 이상 끌어온게 기적이죠.
윤동숙 : 그래두 다른 사업장에선 좀 흑자가 있었던걸루 아는데..
태준 : 양식부 딱 한군데뿐입니다. 솜씨좋은 주방장덕에 단골손님들이 계속 찾아준 덕분이죠.
새로운 기획아이템이나 홍보가 없어서 더 이상의 매출을 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윤동숙 : 다음달까지 당장 갚아야 할 단기상환금때문에 걱정이다. 은행대출은 꿈도 못꾸게 생겼구
그렇다구 사채를 끌어다 쓸수도 없는 노릇이구.
태준 : 우선 한달이란 시간이 있으니까.. 그 안에 호텔내 매출을 올려보는수밖에 없겠어요.
윤동숙 : 한달안에 무슨수루..
태준 : 호텔을 경영하면서 가장 큰 장점은 바로 현금이 돈다는겁니다. 객실 점유율이 80%이상만 넘어주고 각 사업장 매출도
지금보다 2,30%씩만 올라준다면 당장 급한곳은 막아볼 수 있을겁니다.
윤동숙 : 일을 하자면 사람이 필요할텐데.. 남편 죽구나서 다른호텔루 옮겨간 직원들이 꽤 돼. 괜찮을까?
태준 : 하는데까진 해봐야죠.
윤동숙 : (본다. 그래도 안심이 되는듯) 그래. 하는데까지 해보자. 나 총지배인만 믿을게.
태준 : (서류를 접고 자리에서 일어서는데)
윤동숙 : 참. 내일 임시 주주회의가 있어. 거기서 총지배인 임명투표가 있을거야.
태준 : (보면)
윤동숙 : 어쩌면 오지배인이나 유팀장보다 더 거세게 반발하구 나올지도 몰라. 마음 단단히 먹구 있으라구.
태준 : 네. (미소로 답한뒤 나간다)
윤동숙 : (태준이 나간 문을 본다. 한숨.. 담배를 피워물며) 아무리 그래두 과반수는 넘겠지. (그러면서도 걱정스러운 시선..)
S#44. 복도.
서류를 한묶음 들고 사장실에서 걸어나오는 태준. 이미 일전의 각오를 한듯 담담하게 걸어와 엘리베이터 앞에 멈춘다.
버튼을 누르고 층수를 올려다본다. 보다가 문득 한쪽 구석에 있는 폐쇄회로카메라(cctv)가 눈에 들어온다.
태준, 무심코 지나치다가 멈칫 다시 올려다본다. 문득 어떤 생각이 스치고 지나가면서 고개를 돌린다.
S#45. 보안경비실.
폐쇄회로카메라에 잡힌 각층 복도와 로비상황이 여러대의 모니터에 잡히고 있다.
임무교대시간인듯, 보안직원1 다른 직원에게 자리를 교대해주고 막 밖으로 나오는데
그 앞으로 뛰어와 멈춰서는 태준 급하게 온 듯 숨을 몰아쉬고 있다.
보안직원1 : (반갑게) 아니 총지배인님!
태준 : (웃으며) 오랜만이예요.
보안직원1 : 오셨단 말씀은 들었습니다.
태준 : 아직 정식임명이 나질 않아서 직원들한테까지 일일히 인사 못했어요.
보안직원1 : 정말로 잘 돌아오셨습니다. 근데.. 여기엔 무슨일루다..
태준 : (보안경비실의 모니터로 시선을 한번 준 뒤) 뭐 한가지 물어볼게 있어서요.
보안직원1 : (? 보면)
S#46. 프론트 뒷쪽 사무실.
업무를 보고 있는 한쪽에서
진영 : (메모를 체크하면서) 3071호 일본 손님 체크아웃 하셨네요? 이 분 10% 디스카운트 해드렸죠?
여직원 : 네. 그리구 4026호 손님은 일정이 좀 늦춰줬다구 이틀정도 더 묵으신답니다.
진영 : 항공편 변경했는지 확인해드리세요. 아, 그리구 1702호에 시내투어팜플렛 올려다 드리구요.
여직원 : 네 알겠습니다.
진영 : 수고해요. (돌아서서 나가면)
S#47. 객실관리 사무실.
문을 살며시 열고 들어서는 진영. 룸메이드들, 간식을 먹다가 얼른 일어나서 보면
진영 : (괜히 어색해서) 드세요. (휘 둘러보며) 근데 이순정씬 어디갔어요?
룸메이드1 : 글쎄.. 아까부터 안보이든데..
진영 : (조금은 걱정이 되서 돌아본다)
S#48. 직원전용복도.
진영, 화장실이며 탈의실같은데 기웃기웃해보지만 영 순정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막 린넨실앞을 지나치는데 비스듬히 열린 문 사이로 환한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다. 진영 ?해서 돌아본다.
문안쪽을 들여다보면
S#49. 린넨실 일각.
그 날 나온 린넨세탁물을 보관해두는 곳.
순정, 한쪽 눈 언저리에 희미한 멍이 든 채로 손님들이 벗어놓은 수많은 가운들을 일일히 뒤지고 있다.
그러다 한쪽으로 나타나는 진영을 보더니 흠짓.. 얼른 멍든 눈을 가리면서 외면하면
진영 : (퉁명스럽게) 여기서 뭐해요?
순정 : (흘끗 한번 보더니) 아까 귀중품 잃어버린 객실에서 배스로브를 내왔다길래.. 혹시나 주머니같은데 들어가 있나 하구..
(말끝을 흐리면)
진영, 아직은 미운 마음으로 순정을 본다. 그러나 결국 한숨과 함께 한쪽에 자릴잡고 앉는다.
순정 ? 보면 진영, 팔을 걷어부치고 앉아 한쪽을 가리키며
진영 : 이쪽게 확인할거예요?
순정 : 아니.. (다른쪽을 가르키며) 이쪽.
진영,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배스로브를 본다. 그러더니 말없이 하나씩 가져다 주머니를 확인하기 시작한다.
순정도 흘끗 보더니 다시 손을 움직인다. 묵묵히 앉아 배스로브의 주머니를 뒤지는 두 여자의 모습에서.
S#50. 윤회장의 집앞. (밤)
대문을 열고 나오는 윤희. 가정부 그 뒤를 따라나오며
가정부 : 오늘은 그냥 집에 있지 그래요. 다 저녁때 나간거 회장님이 알면 또 난리 날텐데..
윤희 : (무시하고 그대로 가는데)
그 때 그 앞으로 다가서는 고급승용차.
윤희, 김복만의 차라를 것을 알고 자기도 모르게 멈칫.. 보면 윤희옆에 멈춰서는 승용차. 운전을 하는 수행원이 차에서 내린다.
수행원 : 회장님이 모시고 오랍니다.
윤희 : (본다) 다른 약속이 있어요. (그대로 가려는데)
수행원 : (앞을 막으며) 회장님이 모시고 오라셨습니다.
윤희 : (본다. 보면)
S#51. 고급 의상실 앞.
김복만회장의 고급승용차가 세워져 있다.
S#52. 의상실 안.
거울앞에 표정없이 서 있는 윤희. 의상실 여주인, 이옷저옷 대주면서
여주인 : 오늘 저녁때 중요한 모임이 있으신가보죠? 회장님이 직접 전활 주셨지 뭐예요.
윤희씨 생일이니까 특별히 신경써주라구요.
윤희 : ...
여주인 : (두개 옷을 보며) 잠깐만.. 이게 더 나은거 같은데 어때요?
윤희 : 그걸로 하죠.
여주인 : 그렇죠? 이 쪽이 더 회장님이 좋아하시겠죠? 아우 워낙에 회장님 취향이 까다로우셔서..
윤희 : (보면)
여주인 : 구두하구 핸드백 가져올게요. (하는데)
윤희 : 잠깐만요.
여주인 : (? 보면)
윤희 : 이왕 온김에 몇벌 더 사구 싶어요. (휘 돌아보더니) 저기 저 옷하구 저쪽것두요.
그리고 (돌아보며) 저기에 걸려있는 원피스도 싸주세요.
여주인 : 윤.. 윤희씨.
윤희 : (돌아보며) 저쪽에 있는 투피스두요. (여주인을 돌아보며) 아버지한텐 제 생일선물이라고 말씀하세요.
그럼 알아들으실 거예요. (그러더니 여주인이 들고 있는 옷을 낚아채듯 가져가버린다)
여주인 : (멍하니 본다)
S#53. 고급 레스토랑 안.
웨이터의 안내를 받아 한쪽으로 들어오는 윤희. 좀 전에 여주인이 골라준 정갈한 원피스를 입고 있다.
예약한 방에 이미 와서 앉아 있는 김복만. 윤희, 김복만을 한번 보더니 웨이터가 빼주는 의자에 앉는다.
김복만 : 좀 늦었구나.
윤희 : (시선 주지 않은채) 길이 막혔어요.
김복만 : 여주인이 직접 골라준게냐?
윤희 : 네.
김복만 : 역시 안목이 있구만.
윤희 : ... (조소..)
김복만 : 니 생일을 모르고 지나간건 미안하다. 하지만. 두번다시 외박같은 건 하지마. 애비 눈밖에 나기 싫으면.
윤희 : (시선을 들어 보면)
김복만 : 중요한 손님이 오기루 했다. 예의바르게 잘 처신해.
그 때 문이 열리고. 웨이터의 안내를 받으며 들어서는 동혁.
김복만 : 어서와요.
동혁 : 벌써 와 계셨군요.
김복만 : 귀한손님을 초대했으니 먼저와 기다리는게 예의지. 자 인사하지. 이 쪽은 내 딸이야. 윤희 너두 인사드려라.
이번에 아버지 일을 돕기 위해 일부러 미국에서 오신분이다.
동혁 : (본다. 순간 윤희를 알아보고) 안녕하세요. 신동혁입니다.
윤희 : 안녕하세요. (그러면서 본다. 그러다 멈칫.. 어디서 봤더라..)
동혁 : (빤히 쳐다보면)
윤희 : ! (생각났다. 순간 당혹스러움이 스친다. 시선에서)
(경과)
식사를 시작한 세사람. 윤희는 계속 동혁이 신경쓰여 제대로 못먹고 있다. 그 위로
김복만 : 그 호텔은 어떻게 지낼만 하든가.
동혁 : 네. 조용하고 깨끗합니다. 직원들도 친절하구요.
김복만 : 죽은 최사장이 꽤 공을 들이긴 했지.
동혁 : 잘 아는 분이셨습니까?
김복만 : 인연이 깊은 친구였지. 대학시절때부터 연적이었다고 해야할까. 공부면 공부, 일이면 일.. 여자면 여자
참 묘하게두 경쟁이 붙었던 친구야.
동혁 : 항상 이기는 쪽이셨겠군요.
김복만 : 거의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여자만 빼고 말이야.
윤희 : (그 말에 김복만을 본다. 그러자)
김복만 : 이거 내 과거에 대해 너무많이 털어놨군. 자 한잔 하지. (술을 따른다)
동혁 : (받는데)
똑똑.. 노크와 함께 수행원이 나타난다.
수행원 : 회장님. 상도동에서 전홥니다.
김복만 : 그래? (그러더니) 잠깐 실례하겠네.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동혁과 윤희 두 사람만 남은 자리. 어색한 침묵이 수초 흐르더니 윤희, 더 이상 못참겠다는 듯
윤희 : 저기요. 부탁이 있는데..
동혁 : (본다)
윤희 : 아버지한텐 아무말 하지 말아주세요.
동혁 : 어떤거요. 호텔에서 봤다는 거요? 아니면 수면제를 통채루 들고다닌다는거요.
윤희 : (본다. 보면)
동혁 : 대개 재벌집에서 세상걱정없이 자란 여자들이 죽음에 대한 이상한 환상을 가지고 있죠. 미국에서도 그런 경우를 봤어요.
그 중에 몇명은 정말로 자살을 시도하기도 하죠.
윤희 : (보면)
동혁 : 걱정할거 없어요. 난 그런 여자들한테 일일히 관심 쏟을만큼 한가한 사람이 아니니까.
윤희 : (순간 왠지 무시당했다는 불쾌감으로 보면)
동혁 : (무심한 표정으로 스테이크를 한입 집어먹는다)
S#54. 호텔전경. (밤)
S#55. 린넨실.
이미 상당히 지친 진영과 순정, 초췌한 모습으로 계속 손을 움직인다. 속도도 처음보다 훨씬 느려져 있는 상태.
진영, 목이 뻐근한지 잠시 손을 놓고 목운동을 하는데 순정, 그런 진영을 흘끔보더니
순정 : 저기... 뭐하나 물어봐두 되나?
진영 : (계속 목운동하며) 뭔데요.
순정 : 사실은 오늘 아침에 총지배인 방에서 어떤 젊은여자가 나오는걸 봤거든.
진영 : (순간 목운동하다말고 멈칫.. 보면)
순정 : 아니 그냥 지나다가 우연히 본거야. 진짜루. (떠보듯) 그 여자.. 혹시 누군지 알아?
진영 : (본다. 최대한 덤덤하게) 알아요. 영재친구예요.
순정 : 영재..? 사장님 아들?
진영 : 네. 사정이 있어서 하룻밤 재워준거래요.
순정 : 그래? (순간 희색이 만연해서 좋아하는데)
진영 : 또 또..
순정 : 뭐어?
진영 : 또 여기저기 다니면서 소문냈죠. 그렇죠?
순정 : 아니야. 그럴새가 어딨어. 자기랑 싸우고나서 계속 여기 쳐박혀있었는데. (진영이 계속 노려보자) 진짜야.
진영 : 가뜩이나 입지 곤란한 사람 괜한 소문에 휩쓸리게 하지 말아요. 알았어요?
순정 : 말 안했다니까 아무한테두.. (그러다가) 근데.. 자기하구 총지배인님은 어떻게 된거야?
진영 : (다시 베스로브를 뒤적이며) 뭐가요?
순정 : 두 사람.. 옛날에 썸씽스페샬이었잖아. 알 사람은 다 아는데 뭐.
진영 : 다 끝난얘기예요. 지금은 그냥 직장동료이자 친구, 그 이상두 이하두 아니예요.
순정 : 그럼 태준씨한테 다른 여자두 없어?
진영 : (거슬려서) 몰라요. 그렇게 궁금하면 직접 물어보든가.
순정 : (흘겨보며) 되게 딱딱거리네 증말.
진영 : (노려보면)
순정 : (찔끔.. 얼른 시선 피하며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는다. 순간 멈칫)
진영 : (보며) 왜 그래요?
순정 :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보면 반지랑 시계가 나온다)
진영 : (보더니)
진영/순정 : (동시에) 찾았다!
S#56. 객실.
시계와 반지를 돌려받는 여자손님. 왠지 겸연쩍어하면서 진영과 순정의 시선을 피하면
진영과 순정, 서로 마주보며 빙긋 웃는다.
S#57. 복도.
밖으로 나오는 진영과 순정. 몇걸음 걸어오더니 킥킥거리고 웃어가며
진영 : 그 손님 표정 봤어요?
순정 : 저두 사람인데. 그 생난릴 쳐놓구 미안하겠지 그럼.
두 여자 뭐가 재밌는지 킬킬거리고 웃다가 시선 마주친다. 순간 썰렁... 얼른 웃음 거두며 시선을 돌리는 두 사람.
진영 : (흠흠 보더니 퉁명하게) 그만 퇴근하시죠. 들어가서 멍든데 계란맛사지나 좀 하세요.
순정 : 남걱정말구 입술터진데나 얼음찜질 잘해. (그러더니 이내 꼿꼿해져서 간다)
여기저기 삐져나온 블라우스에 완전히 녹초가 된 모습이지만 끝까지 도도한척 사라지는 순정의 뒷모습을 보면서
진영, 픽 웃는다. 그러다 아야.. 웃다가 입술상처가 아픈지 찡그린다.
S#58. 로비.
한쪽에서 뒷짐진채 걸어오는 오형만. 한쪽에 서 있던 벨맨 하나가 하품하는 것을 본다.
놓치지 않은 오형만 그 앞으로 다가서더니
오형만 : (수첩을 꺼내들고) 근무중 기강해이 벌점 5점.
벨맨 : (또 걸렸군.. 머리를 긁적이면)
오형만 : (지나오면서 빙긋 웃는다)
S#59. 사무실.
뭐가 즐거운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들어서는 오형만. 책상앞으로 다가가 서랍을 연다.
순간 멈칫.. 어디갔지? 서랍이란 서랍은 다 열어보고 여기저기 뒤적이는데 그 때 뒤에서.
태준 : 찾고있는게 이겁니까.
오형만 : ! (돌아보면)
태준 : (테잎을 책상위에 올려놓는다)
오형만 : (순간 불쾌한 표정으로 보며) 이제 남의 물건까지 뒤집니까?
태준 : 목적이 불순하면 그럴 수도 있죠.
오형만 : (보면)
태준 : 보나마나 내일 총지배인 임명투표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내용이겠죠.
그럼 난 화면속에 있는 여자가 누군지 밝힐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겠네요. 그렇죠?
오형만 : 그럴수밖에 없겠죠.
태준 : (보며) 오지배인. 그 여자가 누군지 정말 모르겠어요?
오형만 : ?
태준 : 어재 영재한테 스위트룸 내준거 오지배인 맞죠? 그 때 영재친구들이랑 같이 있었던 여자예요. 아직도 기억 안나요?
오형만 : (순간 멈칫..)
태준 : 어젯밤 그 방에서 겁탈미수사건이 일어났었어요. 바로 이 비디오안에 있는 여자가 피해자죠. 호텔 이미지를 고려해서
조용히 처리할려고 했지만 상황이 이렇게 된다면 모든걸 밝힐수밖에 없어요. 아마 책임을 면하긴 어려울겁니다.
오형만 : 이거 왜 이러십니까. 영재는 사장아들이예요.
태준 : 사장아들이래도 예외가 될순 없죠. 총지배인의 허락도 없이 방을 내준건 분명히 직원남용이예요.
오형만 : (보면)
태준 : 그래도 상관없다면 내일 임시 주주회의때 이 비디오를 제출하도록 하세요. 대신 또 하나의 테잎이 있다는것도
알아두는게 좋을거예요. (그러더니 또 다른 비디오 테잎을 플레이어에 넣고 작동시킨다)
지직거리는 화면에 나타나는 정식의 뒷모습. (1부 48씬의 장면이 cctv화면으로 잡힌 영상이다)
정식 공사하는 쪽을 기웃거리다가 뭔가를 건드리고는 급히 달아난다.
곧이어 반쯤 풀어헤쳐진 셔츠를 입구 뛰쳐나오는 오지배인이 보인다.
화면을 바라보던 오지배인의 얼굴 순간 창백해진다. 어금니를 꾹 물며 태준을 노려보면
태준도 감정의 동요없이 오지배인을 바라본다. 바로 그 때 시끄럽게 올려대는 전화벨. 두 사람다 받을 생각도 하지 않은채 서로를 노려보기만 한다.
결국 태준이 수화기를 집어든다.
태준 : 한태준입니다. (듣더니) 알았어요 곧 가죠. (수화기를 내려놓고 다시 오형만을 본다. 보며) 이거 하나만 말해두죠.
이미 이 호텔에 돌아오기로 결심한 이상 그렇게 쉽게 그만두진 않아요.
누구든 나를 막겠다면.. 언제든지 싸울준비가 되있다는 뜻이예요. (그러더니 그대로 오형만을 지나쳐 밖으로 나간다)
문이 닫힘과 동시에 오형만 퍽! 비디어 플레이어를 주먹으로 내리친다.
충격때문에 밖으로 튀어나오는 테잎. 오형만 노려보는 시선에서.
S#60. 칵테일 바.
안으로 들어서는 태준. 미희, 태준에게 한쪽을 가리키면 창가자리에 혼자 앉아 있는 어느 신사.
태준, 그 쪽으로 다가가
태준 : 한태준입니다. 저를 찾으셨다구요.
신사 : (올려다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난다) 뵙게 되서 영광입니다. 제일 신문사 편집국장 장익탭니다. 기억하시겠습니까?
태준 : (? 본다)
누군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 표정. 태준, 의아하게 바라보는 시선에서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