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편집]
1997년 8월 14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한 호프집에서 여주인 강 씨(당시 만 39세)가 온몸에 흉기로 난자당해 살해당한 사건이다. 공교롭게도 같은 제주도 내에서 일어난 관덕정 살인사건과 같은 날에 일어났으며 두 사건이 발생한 시차는 고작 20분에 불과했다고 한다.[1] 매우 끔찍한 사건이었지만 범인을 검거하는데 실패했고 결국 사건 발생 후 만 15년이 지난 2012년 8월 14일 자로 공소시효가 만료되어 영구 미제 사건이 되고 말았다.
2. 사건 일지[편집]
1997년 8월 14일 오전 7시 38분, 서귀포시의 모 호프집 여주인 강 씨의 남편은 갑자기 아내와 연락이 되지 않자 불안한 마음이 들어 직접 호프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그곳에서 펼쳐진 광경은 매우 처참한 광경이었다. 강 씨는 알몸 상태의 시신으로 발견되었는데 그 상태가 매우 참혹했다. 머리는 여러 차례 둔기에 맞아 두개골이 함몰되었고 음부가 예리한 칼로 절단되어 있었다. 또 온몸은 칼로 난자당한 상태였다. 강 씨의 남편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의 조사에 따르면 그 날 그 호프집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은 여주인 강 씨가 먼저 퇴근시켰다고 한다. 그렇다면 사건 당시 호프집에는 여주인 강 씨만이 남아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런데 강 씨가 평소에 종업원들을 조기 퇴근시킨 적은 없었는데 유독 그 날만은 종업원들을 조기 퇴근시켰다는 것이다. 이 점은 현재까지도 의문점으로 남아 있었는데 그녀는 도대체 왜 종업원들을 일찍 퇴근시키고 혼자서 호프집에 남아 있었던 것일까?
당초 경찰들은 돈을 노린 강도의 소행으로 추정했으나 신용카드가 든 가방도 사라지지 않았고 그 외에도 없어진 금품 같은 건 없어서 돈을 노린 강도의 소행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사건 현장에는 12개의 지문과 강 씨의 손톱에서 나온 혈흔,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족적 등의 단서가 남아 있었으며 특히 용의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피 묻은 수건이 발견되었다. 경찰은 이를 모두 국과수에 넘겨 분석을 의뢰했으나 1997년 당시 기술로는 결정적인 단서를 뽑아낼 수 없었다.[2]
경찰은 이 사건이 면식범의 소행이거나 주변 불량배가 저지른 짓거리로 보았다. 원한 관계도 의심해 보았지만 강 씨는 주변에 그렇게 원한을 사고 다닐 만한 성격이 아니었고 원한을 가진 이들도 거의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어쨌든 면식범과 주변 불량배에 수사의 초점을 맞춘 경찰은 마침내 강 씨의 주변 인물 중에서 그 날 알리바이가 없었던 용의자 3명을 추려내는데 성공했다. 그 3명의 집을 압수수색하는 등 범인이 잡힐 것처럼 보였지만 거기까지였다. 알리바이가 없었던 건 맞았지만 문제의 그 수건에 묻은 피의 혈액형과 용의자 3명의 혈액형이 모두 불일치했기 때문이었다.
사건 제보도 겨우 5건에 불과할 정도로 너무 적었던 데다 목격자도 없었고 이 사건이 발생하고 10일이 지난 8월 24일에 역시 서귀포에서 다방 여종업원 살인사건이 또 발생해 수사력이 분산되었던 것도 사건 해결을 어렵게 만든 이유 중 하나였다.[3] 경찰 측에서 추려낸 용의자 3명이 모두 무혐의로 풀려나면서 결국 이 사건은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되었다.
3. 에필로그[편집]
이른바 태완이법으로 살인죄의 공소시효가 폐지되었으나 이 사건은 2000년 8월 1일 이전에 일어난 사건이라 사건 발생 후 만 15년이 지난 2012년 8월 14일 자로 결국 공소시효가 만료되어 영구 미제 사건이 되고 말았다. 이 사건의 범인을 검거하려면 범인이 2021년 현재를 기준으로 1997년 8월 14일~2012년 8월 14일 그 사이에 만 4년 이상 해외에 도피했을 경우에만 가능하다. 그 외에는 범인을 체포해서 처벌할 방법은 없다. 같은 날에 일어난 관덕정 살인사건과 이 사건, 그리고 제주 변호사 피살 사건까지 제주도 3대 살인사건 중 이 사건과 관덕정 살인사건은 안타깝게도 영구 미제 사건이 되어 사실상 완전범죄가 되어버렸다.[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