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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여행기는 스트라스부르와 빠리를 하나로 묶어서 보여드리려고 했는데
빠리는 그렇다쳐도 스트라스부르에서 생각보다 보여드리고 싶은 사진들이 많아졌어요.
그래서 프랑스편도 독일편처럼 둘로 나누어서 써야할 것 같네요.
일단 오전에는 스트라스부르, 이따가 밤에는 빠리편을 써보겠습니다.
제가 다음주부터는 당분간 인터넷을 할 수가 없어서..여행기를 이번주에 꼭 끝마쳐야 하므로 좀 빡세게 써보겠습니다^^
스트라스부르는 프랑스와 독일 국경에 인접한 작은 도시입니다.
이 도시는 우리에게 예전에 축구선수 서정원 선수가 뛰었던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죠.
무엇보다도 이 도시가 유명한 것은 EU 의회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위 두가지 다 떠나서 너무나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이었답니다.
여행책자에도 정보가 없었고 이 도시에 도착하기까지 여행에 필요한 정보도 전무했습니다.
일단 기차역에 가서 정보를 얻어보자 하는 생각으로 갔었죠.
이곳에서 약 서너시간을 구경하고 빠리로 가는 일정이었습니다.
뭐, 지금도 이 도시에 대해서 제대로 된 정보는 없습니다만 ㅋ
그래서 이런저런 설명보다는 이번 여행기는 사진 위주로 보여드리도록 하지요^^
아침 일찍 하이델베르그 숙소를 나섰다.
인터넷에는 분명 4시부터 아침식사가 가능하다고 해서 난 이틀치 아침식사를 지불했는데
여기와보니 6시 30분 부터란다.
이날은 6시에 숙소를 나섰기 때문에 이날 아침식사는 환불을 받고
전날 사놓았던 초코파이 같은거 하나로 아침을 떼웠다.
이때부터 이상하게 빵이 먹기 싫어졌다;;
이날은 여행에서 맞은 첫번 째 평일이었다.
월요일 아침 이른시간이라 그런가, 유난히 역이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하이델베르그 중앙역>
하이델베르그에서 만하임으로 가서 기차를 갈아타서 독일 오펜부르크까지 가고
거기서 다시 프랑스 기차로 갈아타서 스트라스부르까지 갔다.
오펜부르크에서 스트라스까지 가는 프랑스 기차는 기차라고 부르기에도 좀 작고 아무튼 특이했다.
오펜부르크 역에서 내려서 저 앞쪽에 보이는 프랑스 기차를 타러가는 중.
유럽 기차여행을 할 때는 항상 플랫폼 번호 뿐만 아니라 기차가 그 플랫폼에 어느 구역에 서는지
확인을 해둘 필요가 있다.
위 사진만 보더라도 양쪽에 있는 ICE는 워낙 길기 때문에 플랫폼 대부분을 커버하지만
내가 탈 기차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트라스부르까지 나를 데려다 줄 놈
보조가방이라고 가져간 녀석인데
배가 터질라그런다. 더이상 보조 가방이 아니다.
사실 이 가방은 2004년부터 나를 따라 여행을 다니며 세계 곳곳을 누볐다.
내가 무리를 좀 시켜서인지 지난 호주 여행에서 거의 찢어지려고 회생시켜
이번 유럽까지 데리고 왔다.
사실 가방을 하나 사려고 했는데 사람 마음이란게,
아니 뭐 내 마음일 수도 있지만
여행 가느라 큰 돈을 쓰는건 이해가 가도
가방을 하나 사는데 8만원씩 준다는건 또 납득이 안간다.
요새 가방이 왜이렇게 비싼지, 난 3만원 정도면 살 수 있는지 알고 백화점에 갔다가
소름이 돋는 줄 알았다ㅋㅋ
결국 이번 유럽행도 저 돼지놈에게 기회를 주게 된 것이다.
아무튼 잘 버텨 주었다!
저 놈 터졌으면 큰일날 뻔 했는데 ㅎㅎ
<기차 정보 화면>
스트라스부르에 왔다.
어느새 독일어가 익숙해져 있었는데 이제는 불어가 나오기 시작한다.
사실 이제 부터가 시작이다.
독일어는 그래도 부담이 적었는데 불어는 여행오기전 고작 두달 공부를 했기 때문에 말할때마다
긴장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갑자기 적응이 안되기 시작했다.
난 아직도 물건을 사고 당케 쉔(정말 고맙습니다;독일어)이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다
멕ㅎ시(고맙습니다;불어)라고 말하곤 했다 ㅋ
Ausgang(출구;독일어)은 보이지 않고 Sortie(출구;불어)가 보인다.
내가 프랑스에 왔다고 느끼게 해준 것은 스트라스부르의 풍경이 아니라 바로 언어였다.
힘이 나기 시작했다.
두달동안 공부한 불어 과연 얼마나 써먹을 수 있을지 기대도 되었고,
뭐 원래,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하지 않았는가!^^
지도를 구하고, 아침을 너무 부실하게 먹어서 역에서 빵을 하나 사먹으면서
천천히 일정을 정해보기로 했다.
자, 처음으로 불어를 쓰는 순간이었다.
일단 빵집 앞에 갔다.
무엇무엇을 주세요 할 때는 영어의 please에 해당하는 sil vous plait(씰 부 쁠래)를 사용하면 된다.
프랑스 여행시 기차역에 있다보면 안내방송에서 저 말을 많이 들을 수가 있다.
어쨌든 빵집앞에가서 먹고 싶은 빵을 찾았다.
근데;;; 발음이 너무 어려웠다.
하는 수 없이 난 발음하기 쉬운 이름을 가진 빵을 먹기로 했다.;
빵을 고르고,
(빵이름) un (꼬꺄;콜라) sil vous plait~
Ca coute combien? [싸 꾸뜨 꼼비앙?]얼마입니까? 라고 자신있게 외쳤다.
그런데 빵집 아가씨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불어로 가격을 이야기해줬다-_-
아뿔싸, 불어는 숫자를 외우지 않았다.
그래서 난 쿨한척 하느라고 계산대를 찾았다.
거기 얼마인지 나오면 보고 계산하려고 했는데 젠장.
계산대가 없다;;;
하는 수 없이,
Excuez moi, Je ne peux pas parler la franscais
[엑스뀌제 므와, 쥬네 쁘빠 빠흘레 라 프랑세] 죄송한데요, 제가 불어는 잘 못합니다.
라고 이야기를 했더니 나를 한번 쓰윽 쳐다보더니 영어로 가격을 이야기해줬다.
나름 불어좀 써보려고 했더니;
이거 숫자를 모르니 처음부터 쉽지가 않았다 ㅠㅜ
뭐 그래도 내가 말한 3문장을 프랑스인에게 이해시킨 것만으로도 절반으 성공이었다ㅋㅋ
<스트라스부르 중앙역>
이 역은 외관이 정말 멋있다.
마치 축구장을 보는 것만 같았다.
저 유리 외관 외에도 건물이 있는데 원래 이런 구조로 지었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 원래 건물에다가 저 구조를 덮어씌운 것인지 모르겠다.
스트라스부르에서는 일단 구시가지로 들어가서 대성당을 보고,
나머지 시간에는 그냥 발걸음에 맡기고 돌아다니며 도시 분위기를 느끼기로 했다.
이건 참 완곡한 표현이지만 거칠게 말하자면
별로 할게 없었다는 이야기;ㅋㅋ
하지만!
이곳은 그냥 돌아다니는 것 만으로도 정말 마음이 평온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너무 아름다운 곳이기 때문에.
역 앞에 난 길을 쭈욱 따라가다 보면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길이 있다.
이곳에도 강이 있다.
이 강이 구시가지를 둘러싸고 흐르고 있다.
<트램>
트램이 다니는데 앞부분이 특이하게 생겼다.
<구시가지의 중심부>
건물들이 참 아기자기하다.
좌측에 흐리게 보이는 곳이 스트라스 부르 대성당이다.
가까이에서 보면 정말 높다.
<스트라스부르 대성당>
저 첨탑의 높이는 약 140m로 프랑스에서 두번째로 큰 높이라고 한다.
<성당 주변 풍경들>
여행가서 선물을 거의 안사는 편인데
부모님과 동생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 선물만 주로 산다.
그래도 여행 도중에는 짐이 되니까 잘 안사는데 독실한 천주교 신자이신 할머니와 어머니를 위해서
이쁜 성당 모형을 하나 샀다.
이게 은근 무게가 나가서 고생을 했지만 그래도 조명까지 비춰주는 것이라 무척 이뻤다.
성당에서 나와서 이제는 더이상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강을 따라 쭈욱 시내를 구경하기로 했다.
사진으로 이 도시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한 내 실력에 유감스러울 뿐이다.
이렇게 좋은 곳을 혼자 보고 있다는 것도 안타까웠고
나중에 유럽에 오면 꼭 한번 다시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사실, 어디인들 안그렇겠냐만....^^;;
아 배가 정말 고팠다.
아침에도 빵을 먹었고 간식으로도 빵을 먹었으니
점심도 빵인거다-_-
<핫도그 가게>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대성당으로 와보니 핫도그 도너츠 등 각종 먹거리를 파는 곳이 있었다.
이곳에서 그냥 무난한 핫도그를 사먹었는데 역시나 빵이 너무 딱딱해서
먹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소세지를 두개나 너주다니!
독일의 그것만은 못했지만 그래도 맛있게 잘도 먹었다.
하지만 속이 니글니글한게 영......
배도 채웠겠다, 이제 슬슬 기차역 방향으로 가면서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스트라부스 시내>
<쁘띠 프랑스>
작은 프랑스란 이름의 이곳은 스트라스부르 안에 있는 작은 지역인데
아기자기한 건물들과 그 사이사이를 흐르는 강이 만들어 내는 분위기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시내에서는 크고 작은 장도 많이 열리고 있었고,
이제 역으로 가야할 시간이 다가오는데
이런, 지도를 무시하고 내 방향감각에만 의존해서 돌아다녔더니
분명 내가 있는 곳이 역 근처이긴 한데 역이 어디인지 모르겠다.
한참을 생각해보 내가 맞게 왔는데 역이 보여야할 타이밍인데 도무지 보이지도 않고
이정표 하나도 없다.
하지만, 위기는 찬스라고 하지 않았는가.
난 여기서 다시한번 두달간 갈고 닦은 불어실력을 한번 테스트 해보기로 했다.
난 지나가던 행인중 한명을 붙잡고 Excusez moi 라고 이야기한뒤,
그냥 역으로 가는 길이 어디죠 라고 물어보면 될 것을,
한마디라도 더 하고 싶었서, 저는 길을 잃었습니다 라는 말까지 하나 추가했다 ㅋㅋ
Excusez moi, 실례합니다
Je suis perdue 저는 긿을 일었습니다
Je cherche Gare de Strasbourg. 저는 스트라스부르 역을 찾습니다
이런 어설픈 불어로 게다가 관사까지 완전 다 무시해버린 ㅋㅋㅋ
아무튼 내 말을 이해한 그는 유창한!불어로 나에게 막 설명을 해준다.
다행히 손짓으로 방향을 가르쳐 주었기에 망정이지
나는 그 사람의 불어를 단 한 단어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 사람이 가르쳐준 방향으로 가보자,
왠걸, 완전 가까운 거리인데 건물에 가려서 역이 안보였던 것이다.
어쨌든,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역시나 내 의사를 프랑스 사람에게 전달 시켰다는 것 만으로도
그냥 만족할랜다;;^^
역으로 가서 기차를 차려고 하니
아직 시간이 남았는데 내가 탈 기차가 벌써 와있다.
<빠리가지 가는 TGV>
어라 근데 나는 13번 칸으로 예약을 했는데 13번 칸이 없다.
이게 어찌된건가 하고 있는데
또다시 찾아온 위기 뒤의 찬스 -_-^
프랑스 역무원에게 불어로 13번 칸이 어디있냐고 겁없이 물어보았다.
분명 또 난 대답을 알아들을 수 없겠지만 그래도 눈치껏 알아듣거나 정 모르겠으면
다시 영어로 물어볼 생각으로 질문을 던졌다.
아니 그런데 이런 센스쟁이 역무원을 보셨다.
나에게 영어로 대답을 해주는게 아닌가!
그런데 기쁨도 잠시.
아니 왜 영어로 이야기하지 난 불어로 이야기 했는데.
그렇다.
난 불어로 이야기해야지 하고 마음속으로 문장을 생각해내고 또 생각한 뒤
역무원에게 영어로 이야기 한 것이었다.-_-^
역무원 말로는 내가 탈 기차는 아직 도착을 안했다고 한다.
이 사진으로 설명이 된다.
내가 아까 본 기차는 왼쪽기차, 즉 1번칸부터 8번칸까지 있는 기차였고
오른쪽에 있는 기차가 아직 도착을 안했다는 것이다.
Composition des trains
기차들의 결합 정도로 해석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보통 ~의 하면 de를 쓰는데 des라고 되어 있다.
trains처럼 복수이면 des라고 쓰나?
모르겠다 여기까진 안배워서 ㅋㅋ
5분 정도 지나니 내가 탈 기차도 도착을 해서 자리에 앉았다.
<TGV 1등석>
처음 타보는 TGV였다.
예전에 10년 전 아버지와 여행할 때,
우리가 탈 기차가 아닌데 그냥 탔다가 사진만 찍고 내린 기억은 있다^^
내 좌석은 역주행 좌석이다.
그런데 역주행을 하는데도 소음이나 진동이 적어서 그런지
크게 어지럽거나 하진 않았다.
정말 조용조용히 그러나 빠르게 달렸다.
난 하루종일 빵만 먹은게 정말 억울하기까지 해서 빠리에서는 한식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가이드 책을 뒤져봤는데 한식집에 대한 정보가 없다.
그래서 난 친구에게 문자를 보내서 네이버에서 빠리 한식집 5개 정도 검색해서 문자로 보내달라고 하니까
밖이란다.
그래서 친한 후배 번호를 가르쳐 달라고 해서 하나 받았는데,
전화를 해보니까 자꾸 끊는다;;
그래서 몇번 했더니 어떤 남자가
"여보세요, 야이 미x놈아 너 자꾸 장난 전화하면 뒤진다"라는 것이다.
이런, 내 친구가 번호를 잘못 가르쳐 줬다.
덕분에 나는 멀쩡히 미x놈 소리까지 얻어먹고.
그래서 내 친구한테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다시 후배 전화번호를 물어봤다.
그래서 그 후배에게 당장 전화를 걸어 선물 하나 사다줄테니까 검색해서 보내달라고 했더니
녀석이 문자로 보내줬다 ㅋㅋ
다행히 숙소 근처에 하나 있었는데 거리가 작은 곳이라 찾는데 거의 30분이 걸렸다.
숙소에서 한 3분이면 갈 수 있는데 첫날이라 거리도 익숙치가 않고 어두어서 쉽지 않았다.
어쨌든,
빠리에서의 첫쨌날은,
맛있는 김치찌개가 나를 반겨주어 너무 행복했다...ㅠㅜㅠㅜㅠㅜ
스트라스부르 중앙역
<출처 : ★ No.1 유럽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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