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베나레스 근처의 시리사까(아카시아 일종) 나무 아래에 계실 때 에라까빳따 용왕과 관련해서 게송 182번을 설하셨다.
깟사빠 부처님 재세시에 젊은 비구가 있었다. 어느 날 그는 갠지스 강에서 배를 타고 에라까 나무숲을 지날 때 우연히 드리워진 나뭇가지에 달려 있는 나뭇잎을 붙잡았다. 배는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고 그는 잡고 있는 잎을 놓지 않았기 때문에 나뭇잎이 뜯어져 버렸다. '이건 사소한 거야!' 그는 아무렇지 않은 것으로 치부했다. 그리고 자신의 허물을 참회하지 않고 이만 년 동안 숲속에서 수행했지만 아무런 도과도 얻지 못했다. 죽음의 순간이 다가오자 그는 에라까 나뭇잎이 목을 졸라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허물을 참회하려고 비구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자 후회가 밀려와 소리쳤다. '나의 계행이 무너졌구나!' 그런 생각으로 죽었기 때문에 그는 용왕으로 태어났다.
그는 태어난 순간 자신의 몸을 보고 눈물을 흘리며 한탄했다. '그렇게 오랫동안 수행했는데 원인 없는 마음으로 개구리들이나 노는 곳에 태어났구나.' 얼마 후 딸이 태어나자 그는 갠지스 강 한가운데서 딸을 몸 위에 올려놓고 노래하고 춤추게 했다. 이때 그에게 이런 생각이 일어났다. '부처님이 이 세상에 출현하셨는지 알아보기 위해 내 딸에게 춤추게 하고 노래로 문제를 내고 대답하는 자에게 딸을 주고 용왕의 힘과 재산을 주겠다고 공고해야겠다.' 그래서 매 보름마다 우뽀사타 재일에 딸을 자신의 몸 위에 올려놓고 춤추며 이렇게 노래했다.
'어떤 것을 다스린 자를 진정한 왕이라 하는가?
어떤 왕이 번뇌의 지배를 받는가?
어떻게 번뇌에서 벗어나는가?
어떤 사람을 어리석은 자라고 부르는가?'
잠부디빠의 모든 남자들이 용왕의 딸을 얻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해서 대답을 준비하여 노래를 불렀다. 하지만 용왕의 딸은 그들의 대답이 모두 틀렸다고 거절했다. 그녀는 매 보름마다 아버지 몸 위에서 춤추고 노래하며 두 부처님 사이의 기간을 보냈다.
부처님께서 새벽에 세상을 살펴보시다가 에라까빳따 용왕과 웃따라 바라문 청년이 지혜의 그물에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부처님께서는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생각해 보시고 예측하셨다. '오늘은 에라까빳따 용왕이 자신의 몸 위에 딸을 올려놓고 춤추게 하는 날이다. 이 웃따라 바라문 청년은 내가 가르쳐준 노래를 배우고 수다원과를 성취할 것이다. 그는 노래를 기억하고 용왕에게 갈 것이고, 용왕이 이 노래를 듣고 붓다가 이 세상에 출현했다는 것을 알고 나에게 올 것이다. 그러면 나는 많은 군중들 앞에서 게송을 읊을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법에 대한 이해를 얻을 것이다.'
베나레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일곱 그루의 시리사싸나무가 서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그리로 가서 나무 아래에 앉아계셨다. 잠부디빠의 사람들이 노래에 대답하려고 몰려들었다. 부처님께서는 멀지 않은 곳에 웃따라 바라문 청년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불렀다.
"웃따라여!" "부처님이시여, 무슨 일입니까?" "이리로 오너라."
웃따라가 되돌아와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자리에 앉아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디로 가는가?" "에라까빳따 용왕의 딸이 노래 부르는 곳으로 갑니다."
"그러면 그 노래에 대한 대답을 아는가?" "대답을 미리 준비했습니다."
웃따라가 부처님에게 준비한 대답을 말씀드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건 틀렸다. 내가 정확한 대답을 알려주겠으니 외워가지고 가거라." "부처님이시여, 그렇게 하겠습니다."
"웃따라여, 그녀가 노래를 부를 때 이렇게 대답해야 한다."
'여섯 감각의 문을 잘 다스린 자가 진정한 왕이다.
번뇌를 즐기는 자가 번뇌의 지배를 받는 왕이다.
번뇌를 즐기지 않으면 번뇌에서 벗어난다.
번뇌를 즐기는 자를 어리석은 자라고 부른다.'
부처님께서 대답을 알려주고 나서 말씀하셨다.
"웃따라여, 그대가 이 노래를 부르면 그녀가 또 다른 노래를 부를 것이다.
'무엇에 의해서 어리석은 자가 되는가?
현명한 자는 어떻게 번뇌를 떨쳐버리고 열반을 얻는가?
이 질문에 대답하시오.'
그러면 그대는 이렇게 대답해야 한다."
'번뇌의 홍수에 의해서 어리석은 자가 된다.
집착을 떨쳐버리면 열반을 얻는다.'
웃따라는 이 대답을 기억하고 마음에 새기자 곧 수다원과를 성취했다. 그는 수다원이 되어 게송을 지니고 군중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다. 그는 길을 비켜달라고 외쳤다. "대답을 가지고 왔으니 길을 비켜주시오." 군중들이 하도 빽빽하게 모여 있어서 그는 가까스로 군중들을 헤치고 제일 앞으로 나섰다. 용왕의 딸이 아버지의 몸 위에서 춤추며 노래를 불렀고, 웃따라도 노래로 대답하였다.
"어떤 것을 다스린 자를 진정한 왕이라 하는가?" "여섯 감각을 다스린 자를 진정한 왕이라 한다."
"무엇에 의해서 어리석은 자가 되는가?" "번뇌의 홍수에 의해서 어리석은 자가 된다."
용왕이 이 말을 듣고 부처님이 이 세상에 출현하셨다는 것을 알고 생각했다.
'두 부처님 사이 동안 이런 노래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실로 부처님이 이 세상에 출현하셨구나!'
기쁨이 가득 차오르자 그는 긴 꼬리로 강물을 내리쳤다. 그러자 거대한 파도가 일어나 양쪽 강둑을 덮쳤고 사람들이 파도에 휩쓸렸다. 용왕은 물에 빠진 사람들은 태우고 육지에 가서 내려주고 웃따라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젊은이여, 부처님은 어디 계시는가?" "용왕이여, 부처님은 저 나무 아래 앉아 계십니다."
"자, 같이 가도록 합시다." 용왕이 웃따라와 함께 출발하자 많은 군중들이 뒤따라갔다.
용왕은 부처님께 다가가서 여섯 색깔의 광명을 내뿜고 나서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눈물을 흘리며 한 쪽에 섰다. 부처님께서 용왕에게 말했다. "용왕이여, 왜 그러는가?" "부처님이시여, 저는 한때 깟사빠 부처님의 제자였으며 이만 년 동안 수행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오랫동안 수행했어도 해탈을 얻지 못했습니다. 제가 그때 에라까 나뭇잎을 꺽은 일이 있는데 이 일 때문에 원인 없는 마음으로 태어나 몸통으로 돌아다녀야 하는 축생이 되었습니다. 저는 두 부처님 사이 동안 인간이 되지도 못하고 법을 들을 기회도 얻지 못하고 부처님을 만날 기회도 얻지 못했습니다." "용왕이여, 인간이 되기란 실로 어려운 일이다. 인간이 되었어도 법을 들을 기회를 만나는 것은 더욱 어렵다. 붓다가 세상에 출현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붓다는 정말 어렵게 찾아오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법을 설하시고 게송을 읊으셨다. <법구경 게송 182>
'사람으로 태어나기 어렵고
오래 살기도 어렵네.
참된 진리를 듣기가 어렵고
붓다가 출현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네.'
이 게송 끝에 많은 사람들이 법에 대한 이해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