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족은 슬플 때도 기쁠 때도 항상 가족이 옆에 있습니다.
우리가족은 다섯 식구입니다. 여든 살도 훨씬 더 넘으셨고 하얀 머리에 항상 비녀를 꽂고 계시지만 비녀를 잘 잃어버리시는 할머니와(얼마 전 제가 운동장에서 할머니 비녀로 쓰시라고 은색 막대기를 가져다 드렸는데요.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제가 가져왔다고 자랑하셔서 쑥스러웠어요.) 고등학교 언니 오빠들에게 국어를 가르치시는 미달이 아빠, (왜 미달이냐면 술이랑 담배는 많이 드시면서 밥은 많이 안 드셔서 몸이 말라깽이라 ‘체중미달’을 줄여서 제가 그렇게 별명을 지어드렸어요.) 학원선생님이신 우리 엄마, 큰 오빠, 작은 오빠예요.
전 오후에 학원에서 엄마와 함께 공부하고 같이 밤길을 걸어 퇴근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아침부터 오후까지 가족이랑 떨어져 있다가 밤에 만나지만 오빠랑 저는 오후에 학원에서 엄마랑 같이 공부하니까 친구들이 많이 부러워합니다. 그리고 손잡고 같이 퇴근하면 정말 기쁩니다. 이런 말도 합니다.
“ 엄마, 엄마는 언제 기쁘고 좋아?”
“ 응, 우리 얼이 덕분에 항상 기쁘고 얼이가 행복하게 지내서 즐겁지.”
저는 엄마 말을 들으면 붕붕 뛰고 웃으며, 밤의 거리를 통통 울리며 지납니다. 가로수가 나오면 잡고 있던 손을 놓으며 ‘안녕~’ 헤어졌다가 또 금방 ‘안녕~’하고 만나는 놀이를 하다보면 집까지 눈 깜박 할 사이에 도착합니다.
슬플 때도 있습니다. 할머니께서 술 마실 때, 슬픈 영화 볼 때, 부모님께서 만약 돌아가셔서 혼자 사는 생각을 할 때입니다. 할머니께서는 술을 마시면 꼭 할머니의 미래를 물어보는 것 같습니다.
“ 할무니 죽었으면 좋겄어. 살았으면 좋겄어?”
저는 언제나
“살았으면 좋겠어요.”
대답합니다. 그럴 때 슬픕니다. 왜냐하면 그런 말 하실 때, ‘죽었다’만 들으면 눈물이 조금 솟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덜 그러는데 많이 들으면 눈물이 돕니다. 하지만 술을 안 드신다고 약속하셨기 때문에 마냥 좋습니다. 슬픈 영화를 볼 때는 엄마가 저보다 더 많이 우시기 때문에 괜찮지만 가끔씩 부모님께서 돌아가시는 꿈을 꾸거나 상상을 할 땐 혼자서 웁니다. 그럴 땐 정말 마음에서 슬픔이 돌아다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토요일마다 고모네 집에 가는 것을 생각하면 슬픈 것도 금방 사라지고 즐겁습니다. ‘콜라 마시지 마라, 군것질 하지 마라, 햄버거 먹지 마라’ 어마어마한 잔소리쟁이신 고모랑 대학생인 오빠, 언니가 볼에 침이 묻게 뽀뽀해주고 맛있는 음식을 직접 해서 주십니다. 우리들은 그날만큼은 밤늦도록 컴퓨터게임을 할 수 있고 우리 온 가족들이 새벽까지 이야기하다가 잠잡니다. 특히 밖에 나가서 외식하고, 노래방도 가고 기진맥진 집에 돌아와 씻고 쉴 때 아주 기분 좋고 부모님들이 더 좋아집니다. 우리 모든 가족들이 다 즐겁고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전 엄마 옆에서 잘 때, 무서운 꿈은커녕 까만 어둠도 허옇게 남아서 힘세고 좋은 사람이 절 지켜주고 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엄마께서 지켜주셨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다 일어나면 제일 싫습니다. 밖에 가서 할 일이 꽉 차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침이면 엄마께서 절 가만히 쳐다보시며 웃고 계셔서 아침밥을 열심히 먹습니다. 저는 그 때마다 씩 웃으며 이렇게 생각합니다.
‘엄마는 내가 그렇게 좋으시나? 엄마께서는 내 마음을 아실까? ’
저는 그런 엄마가 많이 좋습니다. 저는 이런 하루들이, 매일 지나가는 하루 하루씩이 다 좋습니다. 부모님께서 우리들을 많이 사랑하고 아끼시고 지켜주신다는 걸 하루마다 깨닫기 때문입니다. 저도 커서 우리 부모님처럼 힘이 들어도 다른 사람을 아끼고 우리 가족들을 날마다 꼼꼼히 사랑하겠습니다.
첫댓글 얼이 뇨석....이눔아 또 볼에다 침을 발라줄테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