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1
오늘은 성인들 모두를 기리는 대축일이다. 특히 전례력에 축일이 별도로 지정되지 않은 성인들을 더 많이 기억하고 기리는 날이다. 다같이 성인품에 올랐을지라도 지명도나 인기는 지역에 따라 시대에 따라 변천이 있기 마련이다. 같은 부모님, 조상이라도 사정은 그리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그런 불평등을 체제적으로 보완하는 날이라 할까!
성서를 인체에 비유한다면 성서의 시편은 우리 몸의 심장과도 같다. 심장이 신선한 산소와 영양분을 각 지체의 세포들에게 날라다 주고 노폐물을 거두어 가듯이, 이스라엘 백성들이 살아가면서 겪은 눈물과 웃음, 축가와 애가등 모든 삶의 애환이 녹아있다. 시편 1편은 150편 전체의 에센라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삶이 편안할 때 들으면 너무도 당연시되는 인생살이의 원칙인 권선징악(勸善懲惡) 을가르치는 듯 하다. 그러나 삶을 실제로 살아본 사람들이 알듯이, 실제 삶에서 약자의 입장에 처했을 때 시편의 말씀은 구구절절 가슴에 와 닿는 현실묘사요, 눌변인 자신을 대변하여 속시원하게 악의 실재를 고발하는 사이다며, 구체적인 정황 속에서 흔들리기 쉬운 개개인에게 바다의 별같이 든든한 표지판 역할을 해준다. 또 한편으론 23편처럼 고달픈 인생살이에서 어딘가 잠깐이나마 기대어 쉴만한 쉼터의 역할도 한다. 시편의 시들은 그들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근본을 되돌아보게하고 마음을 정화하여 고취시키는 역할을 한다. 시편의 시들을 암기하게 되면 일상의 체험을 전통과 유리됨 없이 재해석하고 새로운 비젼을 갖게한다.
한번은 가을에 원주 치악산을 오른 적이 있다. 벌써 30년도 훨씬 지난 이야기이다. 때는 만추(晩秋)라서 만산홍엽(滿山紅葉)이었다. 산을 오르던 나는 시편의 한 구절을 외웠다. 하느님의 산으로 오를 이 누구인고? 그 손은 깨끗하고 마음 정한 이, 헛 군데에 마음을 아니 쓰는 이로다. 그 순간 비록 찰라라고 할 만큼 시간이었지만, 한 순간 내가 사라지고 나의 행세를 하던 모든 것이 갑자기 온통 산에 수북이 덮인 낙엽이 되었다. 한 찰라후 다시 내가 돌아와 그 황홀경은 끝났으나 이 생활을 하면서 가끔 하게 되는 이런 체험은 마치 자신의 마당에서 물을 길어 마시는 것 같다. 사람은 낙이 없으면 못 산다고 한다. 수도자들에게 이런 법열에 드는 것도 그런 낙중의 하나이리라. 나중에는 평상심이 도라고 하니…….
道心靜似山藏玉 書味淸如水養魚 도심정사 산장옥 tj미청어 수양어
2022. 11. 2
위령의 달중에 죽은 모든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이다. 올해 위령의 달 기도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고, 기억하지도 않으려는 잊혀진 연령들을 위하여 드리기로 혼자 작정하다.
위령의 날 미사와 성무일도 장소를 평소의 2층 성당에서 지하 1층의 300주년 기념성당으로 옮겨서 하니, 나같은 환자들은 방이 있는 2층에서 지하 1층까지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이 힘이 들뿐 아니라 위험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어쩌랴! 앞으로 혼자 있을 시간은 차고 넘칠텐데...
11월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닌달
빛 고운 사랑의 추억이 남아있네
그대와 함께 한 빛났던 순간
지금은 어디에 머물렀을까
어느덧 혼자 있을 준비를 하는
시간은 저만치 우두커니 서있네
그대와 함께 한 빛났던 순간
가슴에 다정히 되 살아나네
11월은 모두 다라진 것은 아닌 달
빛 고운 사랑의 추억이 나부끼네
정 희성
기념성당과 같이 있는 명상의 집 포울 갤러리에서는 마침 “별빛명상-오름 이야기” 라는 주제로 홍순용(레오)씨의 전시회가 열린다. 빈센트 반 고흐의 ‘starry night’ 를 연상시키는 작품들이다.
https://youtu.be/oxHnRfhDmrk
https://youtu.be/Qd0APVnD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