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의 일급참모

[청석 임병식]

장군의 일급참모

임병식 rbs1144@daum.net

 여수에 살면서 누가 이순신장군에 대해 물으면 궁금한 것을 속 시원히 대답은 못해줄지언정 해갈은 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에 관련 책을 읽고 모아놓은 자료를 자주 들여다본다. 회고건대 장군에 관한 책은 난중일기를 비롯해 7,8권은 읽은 것 같고 뒤져본 사료도 상당량이 되지 않는가 한다.

 이순신 장군은 워낙 훌륭하시고 큰 바위 얼굴과 같은 존재여서  여러 각도에서 분석하고 평가할 수 있겠지만, 우선 첫째로 꼽을 수 있는 건  누란의 위기를 맞아  조국강토를 한치도 빼앗기지 않겠다는 불타는 충의와 백성을 사랑한  마음이 아닐까 한다.

 또한 노모를 ‘천지(天只)라 이르며 지극정성을 보인 효심. 자식 사랑뿐 아니라 일찍이 아버지를 잃은 조카를 거두어 준 가족애. 그리고 고난의 길인 줄 뻔히 알면서도 자신의 소신을 꺾지 않고  바른 길을 가고자 한  투철한  군인정신을 꼽을 수 있지 않는가 한다.

 장군은 부하를 한없이 사랑하나  군기를 문란 시에는 일벌백계로 처단하는 단호함도 보였다. 시기와 질투 속에서도 묵묵히 자기 길을 걸어갔으며, 전투에 임해서는  사전에 철저한 적의 동태와 지형지세를 파악하고. 적절히 능력에 따라 참모를 운용을 하는  등, 출중함은 한 두 마디 말로 설명 한다는 건 가능하지 않다.

  그러한 장군의 행적에 대해 나름대로 파악하면서 전투마다 연전연승을 한 비결을 생각해보게 된다. 그것은 상황에  따라 적재적소로 쓴 용병술이 아닌가 한다. 수하 장수중에 방답첨사는 가장 나이가 어렸으나 과감하게 중위장으로 삼았다. 거기다가 나이 많은 어영담(魚泳潭 1532 –1594) 광양 현감을 가까이 둔 것은 뛰어난 혜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나이가 이미  60세를 넘고 있었으나 장군은 능력 하나만을 높이 사서  곁을 지키게 했다.

 어영담은 지략은 물론,  포구의 지형지세, 바다 속의 사정, 만조와 간조시기, 수시로 바뀌는 해류의 방향을 정확히 읽어내는 바다의 신이었다.  현대로 말하면 실로 머릿속에 GPS 장치를 갖추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한 능력발휘로   장군을 도와서  33전 33승을 거두게 만들었다. 그에 대한  장군의 신뢰는 남달랐다.  기록에 보면 그러한 것이  여실히 나타나는데  평소에도 늘 “조선의 한쪽인 호남이 지탱된 것은 모두 어영담 덕분이다.”라고 말 했다.

 좀더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어영담이  양곡 600석을 장부에 잘못 적어놓은 것 때문에 감사를  받고 파직을 당했는데, 이때 장군은 간곡하게 구명을 요청한다.

 “ 어영담은 남해의 변장(邊將)으로 물길의 형세를 알지 못한 곳이 없고, 기개와 전술이 남달리 뛰어납니다. 중부장으로서 함께 작전을 모의하고 전투에는 죽음을 무릎 쓰고 앞장섰습니다. 비록 잘못이 있다하여도 이토록 어려운 시기에 장수 한사람을 잃은 것은 적을 막아내는데 방해가 되며 그 보다 바다를 잘 아는 사람이 없는데 바꾸는 것은 좋은 계책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아서 장군은 그를 조방장으로 쓰겠다고 하여 겨우 허락을 받아낸다. 이 대목에서 짚을 것이  있다.  그것은 당시 서인세력의 집요한 견제와 해코지이다. 독운어사 임계영이 들이닥친 1593년 2월은 어영담이 경상도 웅천해전에서 장군을 도와 한창 전투중 이었다. 이런 때에 하필 감사를 강행하여  파직을 시킬 것인가.

 장부를 잘못 기재했다는 것인데 착복을 한 것도 아니고, 씨앗종류를 분류해 놓고 미쳐 정리를 못한 것이었다. 그것은  나중 해명을 들으면 이해가 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를 못마땅하게 여긴 것은 평소 경상우수사 원균이 그를 보고  ‘이순신의 넷째아들이다’라고 놀렸다는 대목에서도 드러난다. 얼마나 어영담이 보필을 잘하여 전투마다 개가를 올렸으면 배 아파하며 놀리기 까지 했을 것인가. 그렇지만 그때마다 그는 개의치 않고 허허 웃고 말았다고 한다.

 그는 1594년 4월 9일 전염병으로 병사했다. 장군은 크게 낙심했다. 그날은 장군이 분조를 이끌던 광해군에게 건의하여 한산도에서 과거를 보게 하여  100명의 수군장교를 뽑은 날이기도 했다. 희비가 엇갈린 것이다.

 장군은 나중 또 한사람을 조방장으로 둔다. 조방장이란 직책은 주장을 도와 적의 침입을 방어하는 장수. 그 사람은 바로 사도첨사 김완(金浣)이다. 그도 군율을 위반한 죄로 파직 당했는데, 삼도수군통제사이던  장군이 불러서 곁에 둔 것이다.

  처음에 장군은  그를 좋게 보지 않았다. 전라좌수사로 부임하여 사도첨사로 있던 그의 관아를 점검하니 병장기 관리가 엉망이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군관과 서리를 처벌하고 첨사를 보조한 교수를 파직했다.

 그런 후에도 허위보고까지  올렸다. 관할인 나로도와 외 나라도 대평도 소평도를 돌아보자면 빨라도 2,3일이 걸리는데 거짓으로 반나절 만에 점검을 마쳤다고 보고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그는  전쟁이 발발하자 첫 전투인 옥포해전에서 척후장으로 출전하여 혁혁한 공을 세운다.  적선 50여척을 발견하여  불화살을 쏘아 올림으로써  섬멸케 한 것이다.

 그러고 보면 두 사람 다  출중한 능력을 알아보고 수하 장수로 삼은 것이다. 김완은 나중 원균이 이끄는  칠천량 해전에서 단독으로 적선을 침몰시키기도 했으나 마침내 납치가 되고 말았다. 나중  일본에 끌려갔다가  탈출해 돌아왔다.

 칠천량 해전은 원균이 물길을 살피지 않고 나섰다가 당한  처참한 전투였다. 기록에 보면 썰물 때 오히려 거슬러 공격하고 후퇴를 할 때는 반대로 밀물을 거슬러 오르는 바람에 전멸을 당했다는 뼈아픈  평가가 있는 것이다.

 이를 보더라도 전쟁을 함에 있어서 바다 길을 살피고 물때는 맞추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알 수 있다. 여기에서 장군과 원균의  다른 면모를 볼 수  있다. 이순신 장군은 나아가 싸울 때는 반드시 탐망군관을 보내 적의 동태를 파악하고 물길을 살렸다. 백성들과 함께 어울려 술과 음식을 나눠먹으면서 바다 사정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도록 하여 어디가 수심이 깊고 여(숨은 암초)가 있는지 사전에 파악했다. 

여기서 유추해 볼 수 있는 것 중에  명량해전에서 대첩을 거둔 것은  이러한 정보력과 이미 어영담이 다른 전투에서  활용한 것을 십분 발휘란 결과물이 아닌가 한다. 대부분의 전투에서 어영담은 바다상황을 손바닥 보듯이 하며 보좌한 것이다.  그만큼 그는 장군과는 실과 바늘과 같은 존재로,  늘 장군이 전공을 인정받지 못한 그를 두고 안타까워했지만  임진왜란 전승을 두고서  그를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는  인물이 아닌가  여겨진다. (2023)

[人山 이희순]

바다에 문외한이라 볼 수 있는 공께서 바다에 대해 자신만만했을 왜군을 상대로 연전연승을 거둔 데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있었겠지만 어영담 광양현감 같은 능력 있는 참모들이 있었고 공께서 그분들의 실력을 알아보고 중용한 것이 가장 큰 승인이었군요 충성스러운 수병들과 지역민듷의 우국충정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난중일기를 비롯하여 여러 사료를 찾아서 충무공의 발자취를 더듬어 한 가지라도 더 밝혀내시려는 선생님의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청석 임병식]

이순신 장군의 행적을 찾아 그 자취를 더듬다보니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이 어영담 광양현감이었습니다.
그분은 바다의 신으로 남해바다의 물길과 지형지세를 훤히 꿰뚫고 있어서 이순신장군이 연전연승을
거두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습니다.
그가 파직되는 과정, 그가 죽었을때 장군이 보인 태도에서 그분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분을 좀 소개하고 부각시키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