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숙 동화집 『생라면 먹는 법』 발간
배경숙의 3동화집 『생라면 먹는 법』이 오늘의문학사에서 발간되었습니다. 배경숙 동화, 김주원 그림으로 구성된 이 동화집은 ‘문학사랑 아동문학선 45’호로 발간되었습니다. 어린이와 부모님이 함께 읽는 동화를 지향하는 이 동화집은 스승(배경숙 동화)과 제자(김주원 학생 그림, 옥천 장야초등학교 6학년)가 합심하여 발간하였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배경숙 선생님은 동화 ‘천국 찾기’와 동극 ‘20년 후에 우리는’으로 아동문학 전문지《아동문예》의 문학상을 수상하여 등단하였습니다. 또한 여러 책에 작품을 발표하여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문학상,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문학상, ‘문예 춘추’ 단테문학상, 동서문학상, 세계동화문학상 등을 수상하였습니다. 현재 선생님은 초등학교에서 정년퇴임한 후에, 세종시에서 사시면서, 대전 가톨릭문학회 임원을 맡고 있습니다.
삽화를 맡은 김주원 학생은 초등학교 1학년 때 전국 지용사생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였고, 충북 도내 어린이 동시화전에서 대상을 2회 받았습니다.. 또한 글도 잘 지어서 전국 정지용백일장과 전국 이은방백일장에서 수상하는 등 글과 그림에서 뛰어난 자질을 보이는 학생입니다.
= 서평
배경숙 선생님 동화 작품, 김주원 제자의 그림 작품을 합심하여 발간한 이 동화집은 순수하고 신선한 느낌을 줍니다.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이 읽어도 좋은 작품들입니다. 배경숙 선생님은 초등학교 선생님이셨습니다. 그리하여 어린이들에 대한 따뜻한 사랑을 동화에 담았습니다. 그리하여 아름다운 동화 속에 <생각할 수 있는 읽을거리>를 마련해 제자들에게 선물하려는 선생님의 귀한 뜻이 들어 있습니다.
<아빠가 힐끗 철수를 바라봅니다.
“생라면 먹는 데도 여러 방법이 있는데 하물며 가족이 살아가는 일인데요.”
아빠가 ‘그럴까.’ 하는 눈빛으로 철수를 바라봅니다. 철수는 갑자기 몸에 힘이 생깁니다. 입도 벙싯 벌어집니다.
“그럼 우리 이사 안 가도 되는 거지요?”
아빠가 보일 듯 말 듯 고개를 끄덕입니다. 철수는 아빠를 와락 끌어안았습니다. 아빠도 철수를 마주 끌어안으며 등을 툭툭 칩니다. 철수는 주머니 속의 쪽지를 꺼내 힘껏 구기면서 말합니다.
“흥, 나 전화번호 바꿀 거야!”>
앞에서 인용한 부분만 보아도, 생활 속에서 이루어지는 한 가정의 에피소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녀와 아버지가 같은 마음이 아니었지만, 이 부분에서 마음의 합치를 이룹니다. 이렇듯이 배경숙 선생님의 동시는 읽을 때 재미와 함께 골똘하게 생각하는 힘을 기르게 하는 동화집입니다. 무엇이 마음에 맞지 않았다가 이 부분에서 의견의 일치를 이루었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이 동화집을 열고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나는 내 책 속의 아이들을 많이 사랑한단다. 물론 책 밖의 아이들을 더 좋아하지.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웃고, 눈동자도 들여다보고, 게임도 할 수 있으니까.
그중의 한 아이가 바로 김주원이야. 내 책에 표지화도 그리고 삽화도 그린 아이. 지금은 의젓한 장야초등학교 6학년이지만 1학년 때는 키가 작고 잘생긴 개구쟁이였단다. 내가 주원이 1학년 때 담임이었거든.
특별한 건 주원이가 그림을 잘 그리고 만들기를 잘해서 내 기억에 콕 박혀 있었다는 거지.>
선생님이 쓰신 서문의 부분입니다. 이렇게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와 담임 선생님으로 만난 후 6년이 흘렀습니다. 선생님은 정년퇴임을 하여 학교에서는 물러나셨지만, 어린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동화 창작에 더욱 힘을 기울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선생님의 동화책에 제자 김주원 학생이 그림을 그려 아름다운 책을 지었습니다. 두 분의 ‘사랑 나눔’으로 지은 책을 읽는 여러분도 사랑을 나누어 받았다가, 다시 더 많은 분들과 사랑을 나누시기 바랍니다.
― 리헌석 문학평론가의 서평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