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막걸리가 대세다. 어릴 때 농촌에서 살 때에는 막걸리 심부름을 자주 다녔다. 그 힘든 일을 막걸리 힘으로 다 해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과거 직장생활 시절에는 소주와 맥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경우가 많았다. 지하철을 타고 내려야할 역을 지나치는 경우는 다반사였다. 심지어 좀 과음을 해서 지하철역 플렛폼에서 단잠을 자다가 지갑 털이를 당한 적도 있었다. 이젠 그렇게 과음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술에 대한 애환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막걸리는 싸기도 하지만 우리들의 정(情)의 표시라고 생각한다. 마음만 먹으면 가까운 지인들에게 한 잔 살 수가 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않다. 남에게 지갑을 열기가 그리 쉽지않다.
그 옛날 시골 아버지는 남들에게 너무 헤프게 술을 잘 사셨다. 그런 아버지를 할매는 늘 나무라셨다. 부전자전이다. 별로 가진 것은 없지만 가까운 이웃에게 술 한 잔 사는 버릇을 내가 물려 받았다. 술 뿐만아니라 그저 주고싶은 마음이다. 그래서 큰 돈을 모으지 못하고 요모양인지는 모르겠으나 후회는 없다. 갚아야 할 것보다 준 것이 더 많았으니 마음의 부자가 된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부자라고 생각하면서 앞으로도 '주고집이' 정신은 변치 않을 작정이다. 비록 통장에 노후자금이 좀 줄어들지라도 가까운 이웃들에게 대포 한 잔 사면서 살고 싶다.
아울러 이 땅을 떠날 때까지 '쓰죽회(다 쓰고 죽자는 모임)' 회원의 본분을 다 하고자 한다.
★어느 선술집 벽에 낙서(落書)★
친구야...!! 이쁜 자식도 어릴 때가 좋고
서방이나 마누라도 사랑이 뜨거울 때가 부부 아니더냐
형제간도 어릴 때가 좋고 벗도 형편이 같을 때가 진정한 벗이 아니더냐
돈만 알아 요망지게 살아도 세월은 가고 조금 모자란 듯 살아도 손해 볼 것 없는 인생사라 속을 줄도 알고 질 줄도 알자
얻어먹을 줄도 알면 사줄 줄도 알게...!! 꽉 쥐고 있다가 죽으면 자네 아들이 감사하다고 할 건가?
살아생전 친구한테 대포 한 잔도 사고 돈 쓸 데 있으면 쓰고 베풀고 죽으면 오히려 친구가 자네를 아쉬워할 것일세...!!
대포 한잔 살 줄 모르는 쫌보가 되지 말게...!! 친구 자주 불러 내 대포 한 잔으로 정을 쌓는 것이 바로 돈 많은 것보다 더 즐겁게 사는 것이라네
그러니 친한 친구 만들어 자주 만나 보세...!!
내가 믿고 사는 세상을 살고 싶으면 남을 속이지 않으면 되고 남이 나를 미워하고 싫어하면
나 또한 가까운 사람에게 가슴 아픈 말 한 적이나 글로 아픔을 주지 않았나 주위를 돌아보며 살아가자
친구야...!! 큰 집이 천간이라도 누워 잠잘 때는 여덟 자 뿐이고
좋은 밭이 만 평이 되어도 하루 보리쌀 두 되면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는 세상이니
몸에 좋은 안주에 소주 한잔하고 묵은지에 우리네 인생을 노래하며 사시게나
멀리 있는 친구보다 지금 자네 옆에서 이야기 들어 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그 사람이 진정한 친구가 아닐까?
속이지 말고 나쁜 짓 하지 말고 남 비평하지 말고 있는 것 써가면서 좋은 말만 하면서 꾸밈없이 살다가 가세나
첫댓글 요즘 막걸리가 대세입니다.
이런저런 취미생활을 하다보니 거의 매일 한 잔을 걸치고 있습니다.
노후를 멋지게 살려고 노력을 하다보니 가까운 이웃들에게 대포 한 잔을 먼저 사 주려고 하는 마음이 솟아 납니다.
부전자전입니다.
생전의 아버지를 쏙 빼닮았습니다.
기마이(남들에게 잘 사는 버릇)가 좋아 동네 술집마다 외상값을 달고 사셨던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아들 잘 둔 덕분(?)에 동네 술집 아줌마들은 외상술을 잘도 주셨습니다.
나도 그 길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농업인의 날'(11.11)
감사합니다.
@박태호